100-Year-Old Top Chef RAW novel - Chapter 138
138화. 반유현의 도시 (2)
두말할 것 없는 완벽한 성공이었다.
땡! 땡!
-와아아아! 저거 보세요. 어떻게 저 종소리 하나로 군더더기 없이 셰프들을 통제할 수 있습니까. 하루 이틀 연습한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아,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축제 시작 전, 불과 몇 시간 동안만 저 동선을 맞춰봤다고 하는데요?
-에이! 아무리 반유현 셰프라 한들 어떻게 그렇겠습니까.
요리 유튜버, 미식 유튜버, 여행 유튜버 등등 이렇다 할 채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나의 영상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하자, 사람들은 저마다 개성을 섞어 영상을 편집하고 하이라이트로 만들었다.
개중에서 단연 화제가 된 장면은 150명의 셰프들이 내가 치는 종소리에 맞춰 움직이는 장면이었다.
-와아아아아! 저 장면은 행사 바로 두 시간 전에 만들어진 동선이라고 합니다.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소문은 소문대로 타고 흘러가 점점 진실이 되었다.
아, 물론 실제로 행사 시작 두 시간 전에 종소리에 의한 동선을 만들고 맞춰본 것은 맞았다.
-안녕하십니까. BBS 리포터 엘리스입니다! 오늘은 라스베이거스 ‘반유현 레인보우’라는…….
나의 영상을 퍼 나르는 것은 유튜버들뿐만이 아니었다.
세계 공영방송사의 여행, 다큐 채널부터 뉴스까지 그날 저녁의 나를 조명했다.
-반유현 셰프는 세계적인 미식 축제 ‘언코크드’보다 많은 사람들을 자신의 축제에 동원하며…….
-라스베이거스의 왕좌는 반유현 셰프이며, 앞으로도 그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특히나 가장 강력하게 보도를 하는 방송사는 미국, 네바다주의 지역 방송사들이었다.
프랑스 파리처럼, 라스베이거스의 부흥을 나로 하여금 다시 이루어보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내비치는 그들.
이제 라스베이거스라는 도시를 주무르는 것은 관광청이나, 몇몇의 스타셰프, 그리고 특급호텔들이 아닌, 브랜드 ‘반유현’이라는 것을 이번 행사를 통해 똑똑히 알아버린 것이다.
-라스베이거스의 새로운 역사를 열었습니다. 그가 앞으로 런칭할 레스토랑은 무려 여섯 개나 더 있습니다.
-반유현 팩토리의 성적우수자들의 레스토랑인 ‘반유현 화이트’, 프랑스에 다섯 개 있는 그 매장을 라스베이거스에 다섯 개 더 런칭한다고 합니다!
-또, 라스베이거스 포시즌스 내부 뷔페 형식의 ‘반유현 레인보우’뿐만 아니라,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을 런칭한다고 하네요. 그렇게 되면 총 일곱 개의 ‘반유현’ 레스토랑이 라스베이거스에 런칭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람들의 관심은 또다시, 반유현 팩토리로 이어졌다.
-라스베이거스에 확정적으로 ‘반유현 화이트’를 런칭하는 사실이 알려지자, 반유현 팩토리 내부적으로도 셰프들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저는 현재, 반유현 팩토리에 나와있습니다. 셰프들을 만나보시죠!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오!! 와아아!! TV 나온다!!
-네, 하하하 흥분을 조금 가라앉히시구요. 이 조직의 수장인 반유현 셰프가, 라스베이거스에 반유현 화이트를 더 런칭한다고 했을 때, 내부적으로 어떤 반응들이 있었었나요?
-다들 더 날카로워졌습니다. 바늘구멍 같았던 반유현 화이트의 진출이 조금이나마 늘어났다는 것이구요. 실제로 몽토르게이 골목에서 ‘반유현 화이트 1’을 운영하시던 메이 셰프님과 그 팀원들이 라스베이거스 레스토랑 ‘반유현’의 총괄 셰프가 되셨고요.
이번 라스베이거스의 행보의 시작은 완벽한 선순환의 구조를 만들어냈다.
반유현 팩토리의 성적 우수자로 뽑혀 파리에서 ‘반유현 화이트’를 운영하던 다섯 개의 팀은 라스베이거스에서 공식 레스토랑을 맡는 셰프가 되었다.
이것은 반유현 팩토리의 시스템을 대외적으로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으며, 반유현 팩토리 내부의 셰프들에게 대단한 동기를 심어주었다.
“반유현 팩토리 자유시장의 경쟁률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부지를 구해야겠군.”
“파리, 또는 프랑스 전역의 그렇다 할 부지를 골라보겠습니다.”
“아니야. 새로운 분교를 구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기존에 있던 반유현 팩토리도, 굉장히 큰 건물로 지었는데 이제는 그곳에 몰리는 관심과 사람들을 수용할 수가 없었다.
나는 더 넓은 부지로 새로운 캠퍼스를 지어 이사를 고려하는, 내 비서진들 ‘반유현팀’의 제안을 일단 거절했다.
“갑자기 그런 생각이 문뜩 떠오르네, 각 대륙별로 반유현 팩토리를 두는 건 어떨까.”
“예, 예? 다시 한번 말씀해…….”
“각, 대륙, 별로, 반유현 팩토리를 두는 건 어떻겠냐고. 캠퍼스를 동시에 다섯 개씩 올릴 만큼의 현찰은 없지만 투자도 많이들 들어올 것 같은데.”
“아…….”
이들이 생각해 본 적 없던, 아니, 먼 미래에나 계획할 것으로 생각해두었던 것을 지금 말하니 또 벙찐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오스틴 뒤로 경호원들과 비서진들이 나의 얼굴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뭐해, 당장들 나가서 투자할 회사들 물어와.”
“예?”
“라스베이거스에 런칭할 레스토랑들 때문에 바쁘지만. 대륙별 반유현 팩토리의 캠퍼스를 두는 것까지 동시에 추진시키자고.”
이제는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 내에서도 활활 타오르고 있는 반유현 팩토리에 대한 관심.
그 관심에 불을 기름을 부을 생각이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을 생각이고.
지구 전체에 있는 고급 셰프 인력을 내 손으로 만들 생각이다.
“후. 바쁘긴 바쁘겠다.”
***
라스베이거스 첫, 레스토랑인 ‘레인보우’를 레스토랑 ‘반유현’ 예약 어플에 서비스하자 또다시 3개월 기간의 모든 예약이 꽉 차버렸다.
뷔페 형식이라 다른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보다 회전율이 빨라 현장 웨이팅을 받기에, 예약할 수 있는 양이 적기도 했지만.
사람들의 관심이 압도적이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성공적 런칭을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셰프님, 그리고 현재 저희는 투자 제안서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컨펌을 한번 해주시겠습니까?”
내 비서진들은 레인보우의 런칭을 축하할 새도 없이, 반유현 팩토리의 5대륙 캠퍼스에 대한 계획서, 투자제안서를 열심히 만들고 있었다.
“그 제안서 보고 문장 몇 줄 고쳐주는 것 보다, 반유현 화이트를 더 성공적으로 만드는 게 효과적일 것 같은데?”
그들이 아무리 종이에 유려한 문장들을 잘 적어봤자, 투자자들은 나의 이름과 얼굴을 보고 투자하기 마련이었다.
그의 일환으로 라스베이거스에 새롭게 런칭할 ‘반유현 화이트’가 중요했다.
반유현 팩토리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이 레스토랑의 부흥은 당연히 내가 계획하고 있는 5대륙 반유현 캠퍼스에 대단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미 반유현 셰프님께서 ‘반유현 화이트’를 런칭할 호텔들을 다섯 개를 정하셨잖습니까? 그런데…….”
이미 내 세력들을 모으기 위해서, 반유현 화이트를 런칭하는 것을 빌미로 라스베이거스 내에 호텔들을 모았었다.
그렇게 선정된 다섯 곳이 이미 있었는데 오스틴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것에 약간의 문제가 생긴 듯했다.
“다른 호텔들이, 이미 선정된 호텔과의 위약금을 모두 지불하겠다는 제안은 기본이고, 더 파격적인 제안들로 제안서를 보냈습니다.”
이미 선정된 호텔들보다 더 파격적인 조건들로 나에게 제안을 걸어온 호텔들이었다.
물론, 이것들은 정확히 말하면 문제는 아니었다.
“애초에 축제가 끝나고부터, 제안을 한 호텔들은 줄 잘못 선 호텔들이잖아.”
맨 처음 내가 제안을 했을 때, 관광청의 옆에 붙어 있던 호텔들이 대부분이었다.
축제가 열리고 ‘언코크드’와 관광청의 몰락에 절망하던 호텔들이 이제야 나의 가치를 몸소 깨닫고 파격적인 제안을 해 온 것이었다.
“위약금을 다 물어준다니…… 이 정도의 파격적인 제안을 하는 건 그들이 반성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다 치워버려. 의리가 있지.”
위약금도 많은 돈이긴 하지만, 결국엔 돈이다.
지금 내가 가진 이름값은 오히려 돈에 의해 움직이면 그 가치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새롭게 제안 온 호텔들은 관심 하나 주지 마. 완벽하게, 어느 정도냐면 이 도시 안에서 나의 영향력에 의해 어떤 이득도 취할 수 없게 만들어야 돼.”
“아, 알겠습니다.”
“그게, 처음부터 내 가치를 알아본 회사들에 대한 표현이야.”
이런 행동을 보이면 보일수록, 나를 따르는 회사와 사람들은 더 많아질 것이다.
***
‘반유현 화이트’는 런칭하기로 한 호텔들의 1층 로비, 또는 야외 정원에 위치해 있었다.
코스요리가 아니라 대부분 단품요리의 메뉴를 몇 개씩 파는 특성 덕에 프라이빗한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들를 수 있는 위치를 선택한 것이다.
파리의 ‘반유현 골목’, 그곳에 위치한 ‘반유현 화이트’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간판이 참 멋있습니다.”
이미 선정되었던 다섯 개의 호텔에 ‘반유현 화이트’라는 간판이 걸려있었다.
“그런데, 이 또한 역사상 없었다고 합니다.”
뭔가 거창하게, 계속해서 ‘역사’를 들먹거리는 오스틴에 의해 다소 민망하기도 했지만.
그의 말은 모두 사실이었다.
“이 멋진 도시에, 이런 간판을 다는 호텔들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라스베이거스는 대단히 화려한 도시의 풍경을 이루고 있는데, 그 이유가 멋들어진 호텔들과 그에 못지않은 건물들이었다.
그런 건물들에 어떤 간판을 내건다는 건, 그 건물의 익스테리어(exterior)를 망칠 수가 있는 것인데 ‘반유현 화이트’를 런칭하기로 한 호텔들은 하나 같이 모두 간판을 내걸었다.
[ 반유현 – 화이트 ]다섯 개의 매장, 다섯 개의 호텔 모두.
특히나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성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호텔도 간판을 내걸었다.
“저건, 조금 무리한 것 아닌가? 내 이름이 저 호텔의 외관을 망치는 것 같아서 신경 쓰이는데.”
어떻게든 어울리게 만들기 위해 깃발 형식으로 잘 꾸며놓기도 했지만, 결국 간판은 간판이었다.
그 성 모양 호텔 특유의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해치는 것 같아 기분은 좋지만, 걱정이 되기도 했다.
“회장이 직접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회장님이?”
“자신들이 맨 처음 반유현 화이트를 런칭하기 위해 한 제안은 반유현 셰프님이 새롭게 받은 제안에 비하면 볼품없는 것일 텐데, 그런 제안들을 모두 거절하고 의리를 지켜주셔서 정말 고맙다구요. 반유현 셰프님의 의리에 감탄했고 자신들도 반유현 셰프님의 브랜드가 들어오는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내가 보여주었던 행동에 대해, 저들도 답례를 하는 것이었다.
“가치를 제대로 아는 회사구만.”
[ 반유현 화이트! 라스베이거스에 이름을 남기다! ] [ 특급 호텔들 역사에 유례없던 ‘간판’ 내걸어! ] [ 외관으로 보여지는 것보다 반유현이라는 이름이 가치 있어. ]호텔이 세워지고 나서 외관에 어떤 부착물도 붙이지 않는 전통을 보여왔던 특급 호텔들이 반유현이라는 이름을 내걸자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를 쏟아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효과로, 반유현 화이트가 런칭될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 달 각 호텔들의 객실이 모두 마감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