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Comic Genius RAW novel - Chapter 125
126화. 한국 애니 고등학교 (1)
기적이었다.
[ 크리스마스 일간 관객수 38만 명 기록. ] [ , 한국 애니메이션의 저력을 보여주다. 120만 손익분기점을 넘어, 총 관객 수 320만 명 돌파! ] [ 국산 애니메이션 , 국내 관객 200만을 기록한 외산 애니 를 뛰어넘다. ]12월 30일 기준 총 관객 수가 321만 명이 되었다.
그로 인해, 다시 국산 애니 업계는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 투자 관련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진행중입니다. 안 선생님께서 참여하신 의 흥행 덕분인 듯합니다.
고준하 편집장으로부터 상황을 들었다.
“구체적이라면 어느 정도로 이야기가 오간 거죠?”
– 구두로 계약 관련 이야기에 합의를 했고, 지면으로 계약할 일만 남았습니다. 이번엔 방송사 SBC 측에서도 투자를 하겠다고 나섰고, 손우콩 측에서도 투자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다시 국내 애니화에 진전이 있었다. 나뿐만이 아니라, 대명성의 다른 작품들도 애니화 논의가 오가고 있다는 듯하다.
의 흥행으로, 국내 서브컬처 발전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흥행으로 인해 기뻐한 건 제작진이나 영화관뿐만이 아니었다.
로 인해 조바심을 느낀 모양이었지만, 결국 성공적으로 끝맺음을 맺어 기뻐하는 투자자들이었다.
‘손익 분기점은 120만 명이었고, 현재는 그 3배에 준하는 매출까지 올렸다.’
상영 기간은 더 늘어나, 1월 말까지로 정해졌다.
320만 명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관객수는 더욱 오를 것이다.
앞으로 투자가 활발해지겠지.
이제야 태동기를 넘어 성장기에 도달했다.
내가 살려낸 국산 서브 컬쳐 시장을 본격적으로 키워야했다.
“그래, 아직 한국 서브 컬쳐가 확실하게 성공할 거라고 말할 순 없어.”
2000년 이후로 대박친 한국 극장판 애니메이션이라곤 고작 해봐야 뿐이지 않는가.
“올해는 목표 5개 중에 이룬 게 하나도 없지만.”
하지만 의 흥행으로 한국 애니 산업을 되살렸고, 는 국내 판매부수 700만부를 넘게 찍어냈다.
목표에 점점 가까워져가고 있다.
“내년에는 어떻게 될지 기대가 되는 걸.”
내가 원하는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더더욱 발전된 국산 서브 컬쳐 시장.
좋은 미래밖에 보이지 않았기에 기대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 내년엔…….”
그러고보니, 나는 내년부터 고등학생이 된다.
모든 진로에 관한 이야기는 이미 어머니와 이야기해두었다.
“너가 하고 싶은 일이잖니? 그럼 그렇게 하렴.”
회귀 전 때와 똑같았다.
일이 잘 되든 안 되든, 어머니는 항상 나를 응원해주셨다.
“그렇게 해서 한국 애니고에 지원했지.”
“국내 최고의 애니 고등학교잖아요.”
“응, 그만큼 경쟁률도 세. 성적도 나쁘지 않아야 하고.”
나는 모니터를 띄우면서 말했다.
“정말 다행이도 1차는 합격했거든.”
모니터엔, 12월 중에 발표된 1차 합격자 리스트가 띄워져 있었다.
내신 점수와 자기소개서 등을 제출하여 1차합격자 명단에 내 이름을 올렸다.
이제 남은 건 실기시험을 통한 최종합격뿐이었다.
“그저 애니고 1차합격일뿐이잖아요. 이게 다행인가요?”
“다행이지. 사실 내신이 좀 간당간당해서 1차조차 떨어지는 게 아닐까 겁먹긴 했거든.”
그렇게 생각이 들 만하기도 했다.
왜냐하면, 내 내신 점수가 아슬아슬했으니까.
[ 내신90, 실기100, 가산점수 10 ]총합 200점으로 최종 합격이 결정된다는 듯 하다.
“이럴 거면 3학년 때 공부도 열심히 할 걸 그랬나 싶어.”
수업시간엔 충실했으나, 집에선 공부에 손을 대지 않았으니. 반에서 중하위를 하는 정도로 머물렀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 한국 애니 고등학교, 국내 특성화고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다. ] [ 한국 애니고 만화 창작과 역대급 경쟁률을 보이다! ]한국 최고의 서브 컬쳐 특성화 고등학교인 한국 애니 고등학교엔 엄청난 경쟁률이 몰렸다.
한국 서브 컬쳐 시장이 비약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이었다.
‘회귀 전의 만화창작과는 10대1 정도였는데.’
현재의 만화창작과 경쟁률은 52대1.
대입도 아닌, 고입이었음에 불구하고 그 경쟁률은 어마어마한 수준.
다른 과에 비해 10배나 높은 경쟁률이었다.
“게다가 만화 창작과 학생은 고작 25명밖에 뽑지 않거든. 정말 들어가기 힘든 거지.”
안 그래도 적게 뽑고 미친 경쟁률마저 보였으니, 내 계획이 틀어질까 겁이 났던 것이다.
“부끄럽지만, 설마…… 성적이 안 돼서 1차부터 떨어지는 거 아닐까 생각이 들었어.”
다행이도 운좋게 1차에 붙은 듯했다.
이제 남은 것은 실기 시험.
“서준님은 오히려 이제부터 자신만만인 거 아니에요?”
“실기가 크게 걱정이 안 돼는 게 사실이긴 하지.”
그래. 나는 만점을 받을 자신이 있었으니까.
이유는 말해봐야 입만 아팠다.
“근데 왜 하필 애니고에 진학하려는 거예요? 검정고시도 괜찮을 텐데.”
“음, 검정고시를 봐서 만화에 전념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애니고에 붙어서 그곳의 학생이 되어야하는 이유가 있었다.
“사실 회귀 전의 중학생 시절에 한국 애니고에 입학하고 싶었어.”
하지만 실기 시험에 낙방했다.
아무래도 그만한 실력이 되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나는 애니고 입학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실력을 가졌으니.
내 작은 원망이자 꿈을 다시 이뤄낼 기회가 온 것이다.
“고작 그 이유 때문인가요?”
“아니지, 좀 더 있어. 한국 애니고는 국내에서 가장 만화를 잘 그리는 학생들이 모이는 학교야. 재능 있는 인재를 구하기 제일 좋은 곳이지.”
미래에 성공하거나 가능성이 있는 학생들을 나의 사람으로 미리 선점한다는 것.
아주 큰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만화뿐만 아니야. 애니메이터, 게임창작 등도 있지.”
한국 서브컬처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들을 모조리 내가 데려가겠다.
그 목적으로 나는 국내 최고의 애니 고등학교라는 한국 애니고에 진학하고자 했다.
사유는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한국 애니고는 자율을 중시하거든. 다른 학교보다 자유로운 게 장점이야. 학교 수업이든 뭐든.”
검정고시 못지않게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었다.
“기숙사 생활이긴 하지만. 근처에 집이 있으면 집에서 등하교를 할 수 있도록 허락해줘.”
경기도 하남시에 집이 있는 가정 하였다. 그래서 나는 집을 이곳으로 이사하려 했다.
“아무래도 나는 연재 작가잖아. 기숙사보단 집에서 생활을 해야겠지.”
학교를 다니면서 사옥의 화실생활을 하기 힘들어지겠지만 말이다.
‘혹시 모르지, 실력이 엄청 좋은 학생들이 있으면 내 어시로 써먹을지도 모르고.’
물론 그건 직접 봐야 알겠지만 말이다.
실기 시험은 앞으로 며칠 안 남은, 1월 5일.
“단숨에 합격해야지.”
애니고에서의 생활이 기대되었다.
“아, 그리고. 이제 슬슬 내 정체를 숨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
내 말을 듣고 라피스가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흐음, 13살에 데뷔해서 4년 뒤인 17살에 공개라. 왜 이제야 그런 결심을 하신 거죠?”
라피스의 질문에 나는 어깨를 들썩였다.
“굳이 밝힐 필요는 없지만, 동시에 숨길 필요도 없다고 할까.”
고등학생이나 되었고 작업에 지장을 주지 않으니 굳이 숨길 필요가 없었다.
이미 안서준은 국내 최고의 작가로 자리 잡았다.
나 는 물론, 의 각본마저 성공시켰으니.
이미 나는 흥행보증수표가 되었고,
“게다가 1차 합격도 아슬아슬한 수준이야. 를 연재한 게 가산점이 되지 않을까 하고 넣어봤어.”
“가산점이 되고도 남겠죠. 이미 학교는 기절초풍하고 있을 걸요?”
“그러려나?”
나는 라피스와 함께 히죽 웃었다.
* * *
약 2주전.
한국 애니고 1차 서류 심사.
학교에서 심사위원 3명이서 조용히 서류를 분류하고 있었다.
한동안 조용했던 곳이었지만, 심사위원 한 명이 먼저 그 침묵을 깼다.`
“어라, 이 학생 이름이 안서준이에요.”
“안서준? 랑 재밌게 봤는데.”
“그 작가랑 이름이 똑같네요?”
안서준이란 학생은 당연히 동명이인인지 알았다.
‘안서준’이란 이름이 흔하지는 않았기에 눈에 띄었다.
“이거 재밌네. 만화창작과에 안서준이란 이름을 가진 녀석이 지원을 하다니.”
“만약 붙으면 학교에서 주목 받겠어요. 안서준이란 이름 하나로.”
“얼마나 대단한 놈인지 볼까?”
우선 안서준의 내신 성적을 확인했다.
“으음……. 그런데, 이 정도 성적이면 붙기 힘들지.”
심사위원이 턱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그의 말이 맞았다.
안서준의 내신 성적은 예상 합격 커트라인에 못 미쳤다.
“1, 2학년 내신은 높지만, 정작 대부분 비율을 차지하는 3학년 내신이 낮아요.”
“아쉽네. 2학년 성적 만큼이었으면 붙을지도 몰랐는데.”
“으음, 별다른 수상 내역도 없어서 가산점을 줄 수도 없네요. 1차 합격도 힘들겠네.”
안서준의 내신은 200점 만점에 168점이었다.
매년 합격생들의 평균 점수는 175점.
게다가 올해는 경쟁률이 폭등했기 때문에, 그 커트라인은 더욱 올라갈 전망이었다.
안서준이란 지원자는 무난히 떨어질 듯했다.
“지금 저희들이 확인한 서류대로면 1차 합격 커트라인은 최소 173점이에요.”
“168점은 1차도 안되겠네.”
“그렇죠. 1차 합격은 운 좋게 할 수 있어도, 이만한 내신으로 최종합격은 힘들겠어요.”
“실기에서 만점 맞지 않는 이상 무리죠.”
“실기 만점자는 창립이래 한 명도 없었잖아. 그냥 떨어진다고 봐야지.”
이미 탈락자로 판단되긴 했지만, 서류를 끝까지 살펴보았다.
“어?”
다른 학생들은 빈칸으로 내버려둔 특별기고란에 뭐가 적혀있는 게 아닌가.
[ 작품을 계약했습니다. ]다름 아닌, 계약.
만화가로서의 생명길을 벌써부터 이뤄낸 것.
“계약이라고?”
“설마.”
설마가 사람 잡았다.
계약을 증명하는 증빙 서류들도 몇 장 들어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엥? 계약서 사본까지 있는데요?”
“우와, 정말이라고? 벌써 계약까지 따냈어?”
“예비 고1인데 장하네. 이건 가산점 크게 줄 수 있겠네요.”
계약은 진전에 따라 최고 가산점까지 부여가 가능했다.
“운이 좋으면 1차는 합격하겠는 걸?”
아주 가끔씩 약소 출판사 공모전에 상을 타서 계약을 따낸 학생들이 지원을 하기도 했다.
계약서는 최고 가산점을 줄 수 있는 특례.
이 안서준이란 학생도 내신이 못 미쳤지만, 가산점을 받아 1차 심사에 합격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자, 어디보자. 출판사는 대명……성……어……?”
“뭐야, 이거?”
대명성.
모두가 알고 있는 국내 최고의 만화 출판사가 아닌가.
게다가 무슨 우연일까? 심지어, 의 안서준과 동일한 출판사였다.
“잠시만. 다시 확인해보자.”
계약서의 내용을 확인했다. 사인과 도장마저 위조가 아니었다.
애초에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이런 위조를 할 이유가 없었다.
“이, 이건 말이 안 되는데요.”
“ 작가가…… 예비 고1이라고……?”
심사위원들의 눈이 회까닥 돌아버리기 직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