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etective that grows by taking away others ability RAW novel - Chapter 40
040화
다음 날.
퇴원 신청을 하고, 뉴스를 보며 옷을 갈아입던 중 뜻밖의 소식을 들었다.
한지수, 그러니까 클럽에서 처음 만난 그 여자가 죽었다.
사인은 자살.
그 외에도 김성현이 내게 건네준 자료에 적혀있던 인간들과 그 외에 깊게 연루되어있던 사람들 전부 사망했다.
마찬가지로 사인은 전원 자살이라고 한다.
이로 인해 이번 일의 주범은 못 찾을 것 같지만, 그래도 USB 안에 있던 장부 덕분에 밀매범들은 싹 다 잡을 수 있었고, 그 장부엔 유명 연예인부터 시작해서 연예계 관계자, 검찰, 정계 인사 등 고위급 거물들이 잔뜩 적혀있었다고 한다.
그때 나한테 그렇게 들이밀던 여자가 갑자기?
그것뿐만 아니라 모든 관계자가 자살을 한다?
마치 입막음을 하기 위해 모두 죽여버린 것만 같은…….
한지수.
이번 일에 나와 같은 능력자가 있다는 건 분명한데…
이번 일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목을 집중시킬법한 엄청난 사건이다.
아마 유명인, 고위급 인사들이라고 해서 조용히 끝내진 못할 것이다.
그리고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뉴스엔 나에 대해서 자세히 나오지 않고, 그저 정보원이라고만 소개되었다.
“그나저나 이지은, 얘는 퇴원하는데 한 번을 전화 안 하네.”
“옷은 다 갈아입었냐?”
옷을 다 갈아입자 아저씨가 병실로 찾아왔다.
“아저씨? 어떻게 알고 찾아온 거야?”
“그거야 넌 지금 이번 사건의 중요 인물이니까, 병원에서 너 퇴원하려고 한다고 연락 왔지.”
나는 아저씨의 말에 피식하고 웃음을 내뱉었다.
“아 맞다. 나, 능력 돌아왔다?”
“뭐?! 어떻게?”
아저씨는 내 말을 듣더니 믿지 못하겠다는 듯 놀라 소리쳤다.
“보는 눈이 많아. 가면서 얘기해줄게.”
나는 아저씨의 어깨를 툭툭 치고, 병실에서 나왔다.
* * *
“집으로 데려다줄까?”
“아니. 들를 곳이 한 군데 있어. 그냥 사무소에서 내려줘.”
“아직 다 낫지도 않았는데 괜찮아?”
나는 아저씨의 질문에 대답 대신 괜찮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그나저나 능력은 도대체 어떻게 사용할 수 있게 된 거야?”
“나도 모르겠어. 근데 녀석들이랑 싸우다 갑자기 심장이 엄청나게 빨리 뛰더라고. 그때 이길 수 있을 것 같단 기분이 들면서 갑자기 능력이 발동되더라.”
“그게 무슨…….”
‘각성에 대한 건… 말하지 말자.’
“아마 엔돌핀? 아레드날린? 뭐 그것 때문인 것 같은데…….”
“아레드날린? 아드레날린 아냐?”
“뭐, 그거나 그거나 똑같지.”
“너, 진짜 바보냐?”
“아이… 어쨌든, 그때 얘기했잖아. 내 또 다른 능력.”
“아!”
“여튼, 어제 그 사건 이후로 능력을 다시 쓸 수 있게 된 것 같아.”
“그건 좋은 일이네.”
“그리고 김성현…….”
“아, 그 녀석… 너, 걔랑 친구라는 거 거짓말이지?”
나는 아저씨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 녀석, 어딘가 위험해 보이는데…….”
“맞아.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 녀석도 나와 같은 초능력자야.”
아저씨는 내 대답에 놀라 차를 멈췄다.
끼이익!
“뭐?!”
“아이, 깜짝이야. 왜 갑자기 멈추고 그래.”
“안 멈추게 생겼어?!”
“뭐… 어쨌든 그 녀석은 나 같은 초능력자인 것과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녀석인 건 확실한 것 같아.”
“그래서 어떻게 하려고?”
아저씨의 말에 나는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녀석에 대해 조사해보려고. 그래서 부탁인데, 아저씨도 그 녀석에 대해서 좀 알아봐 줘.”
“그래, 알겠어.”
“그리고 이번 블루문 클럽에 장부 있지? 그것도 복사해서 좀 가져다 줄 수 있어?”
“장부? 그건 또 왜?”
“그냥 좀 필요해.”
“그건 불가능할 것 같은데? 중요한 증거물이라 함부로 보여줬다간 큰일 나거든.”
아저씨의 말에 입술을 깨물고 지은이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지은이의 전화기는 꺼져 있다고 나왔다.
“그나저나 지은이는 어떻게 됐어? 계속 전화하는데 받지도 않고… 이젠 꺼놨네?”
“놔둬. 세나 씨도 이번 일로 크게 심란했을 텐데. 너 쓰러져 있을 때 계속 ‘나 때문이야’ 이러면서 자책했다니까? 너한테 가기 전에 상담하는 것 보고 보냈으니까 괜찮을 거야.”
“그래?”
아저씨의 말을 듣고 머릿속이 복잡해지면서 지은이에게 미안해졌다.
이번 일로 인해 돈을 많이 벌긴 했지만.
돈으로 지울 수 없는 수많은 상처를 남긴 의뢰였다.
* * *
나는 지난번에 날 돌봐준 아저씨에 대해 조사를 부탁한 녀석들의 사무실을 찾았다.
“앗, 형님!”
“형님은 무슨. 내가 탐정님이라고 부르라고 했지.”
“아 맞다. 탐정님, 어쩐 일로 찾아오셨… 아니 근데 탐정님! 얼굴이…….”
녀석은 내 얼굴을 보고는 놀라 눈을 크게 뜨고 날 바라봤다.
“그냥 일이 좀 있었어.”
“아니, 탐정님 얼굴을 이렇게 만든 녀석들이 도대체 누굽니까?! 내가 그냥 박살을…….”
“그냥 가만히 있어. 내가 이 정도인데, 그 녀석들은 어떻게 됐겠냐?”
그는 내 말에 곧바로 수긍하며 미소를 지었다.
“하긴… 탐정님 얼굴이 이 정도면 그놈들은 납골당에 있겠죠?”
“아부하는 능력이 늘었다?”
“에이~ 사실인데요.”
‘이상할 정도로 아부를 잘하는 놈이야…….’
나는 잠시 고민하다 녀석을 바라봤다.
“야, 너 혹시 내가 찾아보라고 했던 사람은 못 찾았냐?”
“네?! 아니 그게 무슨…….”
눈빛이 흔들리는 걸 보니 못 찾은 모양이네.
“그럼 찾았어?”
“그게… 사실 아무리 찾아봐도 탐정님께서 부탁하신 분의 정보는 안 나오더라구요. 이거 아무래도 국가 기밀급의 사람인 것 같은데요?”
‘국가 기밀?’
그는 진지해진 내 표정에 농담이라는 듯 미소를 지었다.
“에이~ 설마 그렇겠습니까? 무슨 소설이나 드라마도 아니고… 저희가 좀 더 열심히 찾아보겠습니다.”
“아니. 이제 됐어.”
“네?”
‘아저씨가 엄청난 사람이라는 것 정도는 알게 되었으니까… 더 조사해봤자 나오지 않을 거야.’
“그 대신 다른 사람을 좀 알아 봐줬으면 하는데.”
“그… 이번엔 좀 많은 정보나 쉬운 사람으로 좀… 안됩니까?”
나는 그의 질문에 씽긋 미소를 지었다.
“걱정하지마. 이번엔 경찰이니까.”
“겨, 경찰이요?”
“왜? 불만 있어?”
“아니… 그래도 경찰은 좀…….”
“그래? 그치, 경찰은 좀 그렇지?”
그는 내 질문에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네…….”
“그럼 내가 준 천만 원 돌려주고, 월세도 이번 달부터…….”
“뭘 하면 됩니까?!”
“왜? 하기 싫다며.”
“남자라면 하기 싫어도 할수 밖에 없는 일이 있지 않습니까? 제겐 그게 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그의 말에 피식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정말 말은 잘해요.’
“이름은 김성현, 직업은 경찰, 강남서 강력1팀에서 근무하고 있어.”
“아. 강력반… 입니까?”
“어, 왜?”
그는 내 질문에 머리를 긁적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 제가 예전에 조직 생활을 좀 하다 보니… 경찰 중에서도 강력반을 제일 싫어해서…….”
“그럼…….”
“아, 하기 싫다는 건 아닙니다. 한 번 조사해보겠습니다.”
“그래, 조사하는 김에 그 녀석 뒤도 좀 밟아봐.”
그는 내 말에 표정이 굳어졌고…
“물론 그냥 하라는 거 아니다. 천만 원 더 보내줄게.”
이 말에 그의 표정이 다시 밝아졌다.
“넵, 알겠습니다. 들어가십쇼! 탐정님!”
“그래~”
녀석들의 사무실에서 나오고 사무소에 도착하자 발신자 표시 제한으로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혹시 진우 전화입니까?
“진우? 잘못 거신 것 같은데요?”
―이런… 기억이 없으려나. 그럼 ○○○씨는 아십니까?
그의 질문에 나도 모르게 눈빛이 흔들렸다.
그가 물어본 이름은.
아저씨.
날 돌봐줬던 아저씨의 이름이었으니까.
“당신 누구야?”
―다행이다. 진우가 맞구나.
“당신 정체가 뭐냐고!”
―날… 찾아와주겠니?
“뭐?”
―날 찾아오면 네가 궁금한 것들을 알려줄 수 있어.
“거기 어디야? 당장 말해!”
―문자로 보내주마.
그는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리고 잠시 뒤, 이상한 번호로 주소가 적힌 문자가 날라왔다.
‘네가 누군진 모르겠지만… 만약 나한테 장난질하는 거면 죽을 각오를 하는 게 좋을거다.’
이를 꽉 깨물고 녀석이 보낸 주소로 가려던 순간 지은이에게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어, 미안한데, 나 지금 좀 바쁘거든?”
―아… 그래?
나는 나가려던 발걸음을 멈췄다.
지은이의 목소리가 날 멈춰 세웠다.
마치 지은이의 목소리가 내게 ‘이야기를 들어줘.’라고 말하고 있었으니까.
“너, 무슨 일 있었어?”
―응? 아니, 아무것도…….
“그럼 무슨 일이야?”
―그냥… 미안해.
“전화 안 받았다고 사과하는 거야? 너답지 않게 왜 그래? 설마 우는 거야?”
이상한 낌새가 느껴졌지만, 나는 태연한 척 지은이에게 장난을 걸어봤다.
―그것도 미안하고… 항상 네가 하는 일을 방해나 하고, 나 때문에 다친 것도… 그리고 또 나 때문에…….
‘이 바보가…….’
“야 이 멍청아! 그게 무슨 소리야! 그딴 헛소리 집어치워! 내가 너 때문에 다쳤다고 했어? 애초에 내가 하는 일이 다 이런 일이야. 근데 왜 네가 그러는 건데! 너 지금 어디야? 내가 지금 당장 갈 테니까 꼼짝 말고 있어.”
그러나 지은이는 훌쩍거리다 이내 아무 말 없이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런… 젠장!”
나는 나도 모르게 주먹을 쥐고 책상을 내리쳤다.
콰앙!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아저씨에 대해서, 아저씨를 죽인 새끼가 누군지 알아낼 단서를 찾았는데… 그렇다고 지은이를 그냥 두면 큰일이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인데… 아저씨… 나 어떻게 해야 돼?’
머리를 감싸며 고민하던 중 아저씨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현재를 중요하게 여긴다면 미래를 봐라. 과거에 너무 얽매이지 마라.’
고마워, 아저씨.
내가 괜히 아저씨를 닮고 싶어하는 게 아니라니까?
* * *
지은이의 소속사로 달려가 지은이의 집 주소를 알려달라고 부탁했지만, 이미 지은이의 의뢰는 끝나고 나는 외부인인 상황.
그들은 내게 지난번 일은 고맙지만 지은이의 집은 알려줄 수 없다며 쫓겨났다.
입구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하던 중 누군가 내 어깨를 툭툭 쳤다.
“혹시… 요한 탐정님 맞으신가요?”
‘어… 어디선가 봤는데…….’
“아! 그때 술집!”
그녀는 내 말 놀라 내 입을 틀어막았다.
“쉿!”
“아… 네.”
그녀는 내 대답에 미소를 지으며 손을 뗐다.
“오랜만이네요. 탐정님.”
“아, 네. 그… 이름이?”
그녀는 내 질문에 살짝 당황한 눈빛을 보였지만 곧바로 다시 미소를 유지했다.
“설마 저 누군지 모르세요?”
“그 술… 아니, 그때 만났을 때 말고 본 적이 없어서… 혹시 그쪽도 연예인이신가요?”
“아하하… 좀 더 노력해야겠네요. 이희진이라고 하는데 진짜 모르세요?”
‘그러고 보니… 처음 봤을 때부터 어딘가 낯이 익다 했더니, 지은이가 사무소에서 즐겨보던 드라마의 여주인공이네! 항상 자기 친구라고 자랑했었지?’
“아, 티비에서 본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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