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etective that grows by taking away others ability RAW novel - Chapter 87
087화
“그런데 도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거예요? 총상까지 입고…….”
류환의 질문에 나는 잠시 고민하다 머리를 긁적였다.
“치료해준 건 고마운데 더 이상 깊게 개입하려고 하지 마. 넌 아직 시간이 많이 필요하잖아?”
“네…….”
“고마워. 일단 가줄래? 우리끼리 할 이야기가 남아서.”
“네.”
류환이 사무소 밖으로 나가고 성현이 잠시 고민하는 듯하다 입을 열었다.
“이번 일… 너 때문에 일어난 거 알지?”
그의 말에 나는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한지아 일어나면 제대로 이야기해.”
“그럴 거야. 나도 사람 마음 가지고 장난칠 생각은 없으니까…….”
내 말이 마치고 침묵이 이루어지자 한솔이 입을 열었다.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야?”
“지난번에 킹이란 녀석… 내 동생이 가져다준 진짜 적의 아지트를 계속 털어볼 생각이야. 그래서 말인데 강한솔, 네가 지아 역할을 좀 해줄 수 있을까?”
“응?”
“별거 없어. 그냥 나랑 같이 그놈들 아지트 털면 되는 거야.”
내 대답에 한솔은 씨익 미소를 지었다.
“그 정도야 뭐 해줄 수 있지.”
‘아직 믿을 만한 녀석은 아니지만 강현우에게 확인도 받았고… 어느 정도 실력은 보장되겠지?’
다음 날 아침.
방 안으로 들어가자 지아가 부끄러운 건지, 아니면 자신이 잘못한 걸 알고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몸을 웅크리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몸은 괜찮아?”
“죄송해요…….”
나는 지아의 말에 왠지 모를 한숨이 튀어나왔다.
“됐어. 네가 왜 그랬는지 알고 있으니까…….”
내 말이 끝나고 침묵이 이어졌고, 나는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저기…….”
“네?!”
“우리 소중한 동료지?”
“네, 물론이죠!”
“우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동료야. 맞지?”
“…….”
내 말에 그녀의 표정은 굳어졌고, 나는 지아가 내 말뜻을 이해했다고 생각하여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난 일이 있어서 가볼게. 넌 좀 쉬고 있어.”
이야기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자 성현이 소파에서 일어나 내게 다가왔다.
“어떻게, 얘기 잘 끝냈어?”
“얘기를 해두긴 했는데… 충격이 큰 모양이야.”
“그럴 수밖에 없지. 걔한테는 너뿐이었는데.”
“한지아 좀 부탁할게.”
“어. 그래.”
이야기를 마치고 사무소 밖으로 나오자 한솔이 바이크를 탄 채 날 맞이했다.
“여~”
“강한솔?”
“타!”
“그걸?”
“왜? 바이크가 더 빠르고 멋있잖아.”
“그렇긴 한데, 소리가 크잖아. 적들한테 대놓고 쳐들어왔다고 홍보할 일 있어?”
“그렇네…….”
“따라와.”
한솔을 데리고 지하주차장으로 데려가 진아의 슈퍼카…를 보여줬다.
“저거 타자고?”
“아… 젠장.”
“오히려 저게 더 눈에 띄지 않아?”
“기다려봐.”
나는 이야기를 마치고 아저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잠시 후.
아저씨가 차량 한 대를 타고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왔다.
아주 평범한 승용차를 타고.
아저씨의 차를 뺏어 탈 생각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흘러나왔다.
“무슨 일이야?”
“이거 받아.”
나는 아저씨에게 진아에게 받은 슈퍼카 차 키를 던지고는 아저씨가 타고 온 차량에 올라탔다.
“뭐야? 야, 왜 타?”
“차 좀 빌린다.”
“뭐?”
“회사는 그 차 타고 가.”
“야 미쳤어? 이걸 어떻게…….”
“강한솔! 타!”
“오케이!”
“야… 야!”
아저씨는 멀어져가는 우리를 멍하니 바라보다 진아의 슈퍼카를 한 번 바라봤다.
“차라리 교통카드를 주고 가지… 뭐 이딴 식으로 빌리냐…….”
* * *
“잡아!”
리페어의 한패 중 한 명이 소리치자 여러 명의 사내들이 우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너한테 등 맡겨도 돼?”
내 질문에 한솔은 씨익 미소를 지었다.
“아니. 내가 너보다 더 앞에 있어서 네가 내 등을 봐줘야 할걸?”
한솔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녀석은 적들의 맨 뒤로 나타나 우리에게 소리친 녀석의 얼굴을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
퍼억!
앞에선 내가, 뒤에선 한솔이 녀석들을 처리하며 순식간에 녀석들을 전부 쓰러트리고, 녀석들의 사업과 관련된 장부, 녀석들이 저지른 불법의 증거물들을 얻어냈다.
‘강한솔… 확실히 강한 녀석이야. 잘하면 좋은 동료가 될지도 모르겠어.’
멍하니 한솔을 바라보자 그녀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내게 다가왔다.
“왜?”
“아니, 아무것도 아냐.”
“에이~ 아무것도 아니긴~ 얼굴에 다 써 있는데?”
“뭐가?”
“‘세상에! 이 녀석 엄청 쓸 만하잖아?!’ 라구~”
그녀의 말에 나는 피식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뭐… 비슷하게 생각하긴 했어.”
“역시나~ 나도 내가 생각해도 내가 참 멋있는 것 같아.”
‘성격은 강현우랑 완전 반대네.’
“챙길 거 다 챙기고 아저씨한테 넘기자.”
“알았어.”
* * *
“하아…….”
‘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후회하고 있는 지아의 앞에 성현이 문을 열고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몸은 좀 괜찮아?”
“아… 네.”
“무슨 이야기를 들었을까나.”
“저 놀리러 오신 건가요?”
“설마. 그냥 위로해주러 온 거야.”
“위로요?”
“너, 요한한테 차였잖아.”
지아는 성현의 말에 부끄러워졌는지 입술을 꽈악 깨물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게 뭐, 부끄러워 할 일인가?”
성현은 지아를 한 번 보고 다시 한번 미소를 지었다.
“요한 씨가 저 많이 싫어하겠죠?”
“걔가? 널 왜 싫어해?”
“제가… 요한 씨 말 안 듣고 제멋대로 행동해서…….”
성현은 지아의 말에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녀석이 겨우 그런 걸로 화내는 녀석으로 보여?”
“그건…….”
“걱정하지 마. 그 녀석 화내기보다는 널 걱정하고 있으니까.”
그러자 지아는 슬그머니 손을 내리고 성현을 올려다봤다.
“정말요?”
“정말이고 말고.”
지아는 성현의 말에 안도한 듯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다.”
“근데…….”
“네?”
“요한을 더 이상 곤란하게 하진 말자.”
성현의 말에 지아는 알고 있지만 싫다는 듯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너도 알고 있잖아. 요한, 그 녀석이 왜 여기까지 왔는지.”
“알고는 있지만…….”
“요한이 세나를 다시 만났을 때, 네가 계속 요한을 좋아한다면 요한이 곤란하게 될 거야.”
성현의 말에 지아는 볼을 부풀리고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그래. 많이 슬프겠지. 짝사랑이라는 거 생각보다 많이 아프니까… 좋아하지만, 좋아한다고 말 못 한다는 거… 슬프잖아?”
“네.”
“그렇다고 거기 가만히 있는 건 아깝잖아. 너도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 거야.”
“네…….”
“그나저나 요한 그 녀석, 이상하다고 느낄 정도로 인기가 많단 말이야. 도대체 이유가 뭐야?”
“본인이 해야 할 일을 아무 말 없이 묵묵히 한다는 점…….”
“응?”
“그리고 무심한 척 챙겨주는 것도…….”
“아…….”
“그리고 무엇보다 잘 생겼어요…….”
지아는 이 말을 하고 부끄러워졌는지 새빨개진 볼을 이불로 숨겼다.
“하하… 뭐, 걔가 괜찮게 생기긴 했지. 생각해보면 그 녀석, 어렸을 때랑 지금이랑 변한 게 하나도 없네.”
“성현 씨는 요한 씨를 잘 아시는 것 같네요?”
“알고 있지. 실험 당하기 전부터 알던 사이었으니까.”
“요한 씨… 어렸을 땐 어땠어요?”
“지금이랑 똑같아. 킹이 어렸을 땐 엄청 약했거든? 그런 동생 때문인지 책임감이 강했고, 언제나 상냥했지.”
성현의 말에 지아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역시나…….”
“아, 그나저나 너, 왜 갑자기 그런 짓을 한 거야?”
“네?”
“평소엔 얌전하던 애가 왜 갑자기 킹한테 총을 쏜 이유 말이야.”
“그게…….”
지아는 잠시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요한 씨가 킹이랑 리페어는 언젠가 죽여야 할 대상이라고 했거든요.”
“어?”
“성현 씨도 리벤지여서 알고 있잖아요. 우리가 어떤 인간이었고, 얼마나 나쁜 짓을 많이 했는지.”
지아의 말에 성현은 고개를 숙였다.
“그렇지…….”
“요한 씨만큼은 우리 같은 사람으로 만들기 싫었어요.”
“그래서 총을 쏜 거야?”
“네. 그렇게 하면 요한 씨가 좋아 해줄 줄 알았는데…….”
성현은 지아의 말에 뒷머리를 긁었다.
“바보야, 그런 짓 한다고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어?”
“네?”
“만약 요한이 널 위해 사람을 죽였어. 그럼 네 기분이 어떨 것 같아?”
지아는 성현의 말에 잠시 고민하는 듯하다 인상을 찌푸렸다.
“그게 요한의 기분일 거야.”
“그렇… 군요.”
“게다가 네가 진짜 총으로 쏜 것도 모자라 총까지 맞았으니… 요한이 널 볼 낯짝이 있겠어?”
“으음…….”
“걔가 괜찮은 척하고 있을 뿐이지. 진짜 마음은 너한테 미안함으로 가득할 거야.”
“네…….”
“그러니까 나중에 걔한테 제대로 사과를 하든, 본심을 말하든 해.”
“네…….”
지아의 표정을 보고 성현은 안심한 듯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도 아까보단 지금 표정이 더 낫네.”
“네?”
“아냐. 쉬고 있어. 뭐 먹을 거라도 만들어올 테니까.”
“네.”
그날 저녁.
사무소 근처 카페로 가자 이상현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아, 요한 씨.”
“오래 기다렸어?”
“아뇨, 저도 방금 왔습니다.”
“요새 사일런스 상황은 어때?”
그는 내 질문에 애써 미소를 지었다.
“뭐… 여전히 바쁘죠. 솔직히 지금도 겨우 시간 내서 온 거라…….”
그의 말에 나는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너, 혹시 한일회라고 알아?”
“한일회요?”
“리벤지 같은 조직이긴 한데, 리벤지보다 더 강한 녀석들이야.”
상현은 내 말을 듣고 잠시 고민하다 안주머니에서 사진을 꺼내며 입을 열었다.
“사실… 저도 리벤지 말고 또 다른 조직이 있다는 걸 알아냈거든요.”
“이 사진은…….”
그가 보여준 사진 속엔 가면을 쓴 사람들 사이에 신강철과 리페어가 모인 사진이었다.
“보시다시피 신강철과 리페어가 함께 있는 사진이죠.”
“네 연인이 가져다준 거야?”
“연인은 아닌데… 뭐, 그렇다고 치죠.”
그가 보여준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붉은 넥타이에 검은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이 한 명 눈에 들어왔다.
“이 새끼…….”
“왜 그러시죠?”
상현의 질문에 나는 붉은 넥타이를 가리켰다.
“이 새끼… 한일회 조직 초능력자야.”
“그럼 요한 씨가 ㅤ쫓고 있는 녀석들과 제가 찾고 있던 녀석이… 같은 녀석인 거네요.”
“그런 셈이지. 에휴… 국가기관이라고 해서 뭐라도 알고 있을 줄 알았는데…….”
“요한 씨도 저희 상황 아시잖아요. 알고 있어도 리벤지 놈들 때문에 자료가 다 날아갔다구요.”
“뭐… 알겠어.”
이야기를 마치고 나가려다 한지아가 떠올랐다.
“아. 한지아… 도대체 어떤 애야?”
“네?”
“한지아 어떤 애냐고.”
“그거야… 착하고, 정의롭고 좋은 애죠. 근데 그건 왜 물어보시는 거죠?”
나는 그의 말에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너, 한지아가 나 좋아하고 있다는 거 알고 있었지?”
“그거야… 다른 사람 대할 때랑 요한 씨를 대할 때랑 다르니까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죠. 근데 그게 왜요?”
“걔가 갑자기 눈이 돌아간 것마냥 행동해서…….”
“네?”
“한지아가 킹을 쐈어.”
“쐈… 다뇨?”
“말 그대로 총으로 킹을 쐈다고. 그것도 심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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