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Football Talents Are Mine RAW novel - Chapter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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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새로운 도약(2)
마드리드에 위치한 SAK 국제학교 엘 카스티요(SAK International School El Castillo).
일행은 모니카가 다니게 될 학교에 가서 학교장과 입학절차를 진행하였다.
“모니카 양. 세레나 감독님의 평가가 아주 좋더군요. 브라질에서 열심히 했나보네요.”
“네. 스페인에 꼭 오고 싶었거든요.”
“여기까지 온 이상 목표는 올림픽이겠죠?”
“네.”
“좋아요. 이제 나이가 있으니 정신없이 바쁠 거예요. 아, 그런데 여기 두 분은 관계가 어떻게 되나요?”
과연 예술학교의 학교장답게, 중년의 사내는 우아함을 풍기며 반대편 소파에 앉아있는 두 남자를 가리켰다.
모니카와 동행한 호영과 루치였다.
이에 루치가 명함을 내밀며 말했다.
“먼 삼촌입니다. 여기 명함 받으시죠.”
“스포츠 에이전트시군요? 마드리드에서 거주하시는 거면 축구 에이전트이신가요?”
“주로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동합니다.”
“오, 그렇습니까? 저도 레알 마드리드의 팬입니다.”
그리 놀랄 만한 일은 아니었다.
마드리드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레알 마드리드 아니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팬이니까.
학교장이 말했다.
“소시오(Socio)는 아니지만 시간 날 때마다 축구를 즐겨보는 팬이랍니다. 베르나베우에 가진 못하더라도 집에서 챙겨보는 편이죠.”
“하하. 이런 인연이. 여기 인사하세요. 옆에 있는 이 소년이 저와 함께하고 있는 선수입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소속이죠.”
“오, 유소년인가 보군요? 후베닐인가요?”
“하하하. 올해 1군에 데뷔합니다.”
“아아, 그렇군··· 예?”
사뭇 놀라는 얼굴의 학교장.
호영이 선글라스를 벗으며 정식으로 인사를 건네자, 학교장이 양손으로 각종 제스처를 취하며 화답했다.
“하하하. 이것도 인연인데, 안 바쁘시면 말씀 좀 나누시다 가시죠.”
알고 보니 그는 수다쟁이였다.
한 시간에 달하는 대화를 끝으로, 일행은 기숙사에 짐을 풀고 호영의 집으로 이동했다.
그래도 3년 만의 재회인데 이대로 헤어질 수는 없지 않은가.
두 사람 모두 앞으로 바빠질 예정이었기에 오늘 아니면 언제 만날 수 있을지 몰랐다.
차는 어느새 집 앞 주차장에 도착했다.
기분 탓인지 오늘따라 루치의 운전이 급해 보였다.
끼익.
차를 파킹하자 루치가 말했다.
“할아버님 할머님 두 분 다 외출 중인 거 아시죠?”
“아 그래요?”
“모르셨어요? 할아버님은 호수낚시 가셨고 할머님은 센트럴마켓 가셨는데.”
몇 달 전부터 집에서 같이 지내온 루치는 호영보다 집안 사정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왜요?”
“아뇨. 별 의미는 없고, 저도 일 좀 보고 오려고 합니다.”
“같이 안 들어가시고요?”
“예. 일이 있어서.”
“오늘 스케줄 없다면서요?”
“아까 생겼습니다. 느지막이 할머님 모시고 갈 테니 그런 줄 아세요. 모니카 양은 그때 다시 데려다주면 되죠?”
“괜찮아요. 지리도 익힐 겸 제가 알아서 돌아가 볼게요.”
“하하. 편하실 대로 해요.”
이후 모니카가 차에서 내리자, 루치가 호영을 보며 한쪽 눈을 찡그렸다.
입꼬리는 음흉하게 말려 올라가 있었다.
그 모습에 호영은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았다.
‘역시 브라질리언이야.’
과연, 첫 경험 평균 연령이 ‘17세’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브라질리언다운 생각이었다.
호영이 모니카의 손을 끌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모니카, 보여줄 게 있어.”
“뭔데?”
“그동안 모아온 게 있거든.”
호영은 방으로 들어가 커다란 상자를 열었다.
올해 여름 이적시장은 유로2008과 베이징올림픽축구의 여파로 그 여느 때보다도 활발하게 돌아갔다.
8월 막바지인 지금까지도 그 열기가 대단했는데, 특히 EPL이 왕성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맨체스터 시티는 베이징올림픽에서 활약한 콤파니-조-사발레타-호비뉴 등을 영입하면서 빅 클럽으로의 도약을 꿈꿨고, 그에 맞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베르바토프’와 ‘테베즈’를 영입하면서 공격진을 대폭 강화하였다.
스페인 라 리가(La liga)도 만만치 않았다.
바르셀로나의 신임감독으로 내정된 펩 과르디올라는, 지난 시즌 누누이 지적받았던 수비력의 부재를 해결하기 위해 1500억 가량을 투입하면서 수비진을 대폭 강화하였다.
피케, 케이타, 카레세스, 흘렙, 알베스에 대한 영입비용이었다.
그리고 나가는 게 있으면 들어오는 것도 있어야 하는 법.
여러 명의 잉여자원이 팔려나갔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큰 매출은 호나우지뉴의 AC밀란행이었다.
그러면서 호날두를 영입하고자 1300억 가량의 액수를 투입했지만, 당사자가 반대 의사를 밝히는 탓에 무산되었다.
8월 29일 아침.
조간신문으로 관련 기사를 훑던 호영은 방 침대에서 일어났다.
‘메시랑 호날두는 이번 시대에도 섞일 수 없는 운명이구나.’
그렇다면 레알 마드리드로 오게 될까?
‘아마도 그러겠지.’
어렸을 때부터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는 게 ‘꿈이자 어머니의 소원’이라며 언론에 밝혔던 호날두였기에 그럴 가능성이 농후했다.
본래 이적 시기는 내년 여름.
호영은 그와 같은 팀에서 뛸 수 있다는 가능성에 더없이 흥분되었다.
과연 공존이 가능할지는 가봐야 아는 문제이지만.
‘김칫국 그만 마시고 훈련이나 가자.’
이른 아침.
외출준비를 끝마친 호영은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멍멍!
조그마한 강아지들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쪼르르 달려왔다.
며칠 전 호영이 보너스의 일부를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용돈 겸으로 드렸더니, 다음날 어딘가에서 솜사탕 같은 강아지들을 데려온 것이었다.
견종은 비숑프리제였는데 호영은 구름 같다고 둥둥이라고 불렀다.
“저녁에 보자, 둥둥이들아.”
멍멍!
강아지들의 아침 인사를 받으며 집을 나서려고 하자, 할머니 이문희가 현관으로 나와 배웅을 해주었다.
“조심히 다녀오너라.”
“아, 저 때문에 깨신 거예요?”
“그런 생각 마라. 원래 늙으면 잠이 없어지는 법이란다.”
“이상하네. 미녀는 잠이 많다고 하던데.”
“호호. 아참, 호영아.”
“네?”
이문희는 호피 무늬 안경을 쓰면서 호영에게 손짓했다.
“저번에 그 색시 있잖니. 외국 애답지 않게 싹싹하더라. 집에 자주 데려오면 할머니가 맛있는 거 해줄게.”
“예에?”
사실 며칠 전.
모니카를 집에 데려와서 지금까지 수집한 선수들의 유니폼들을 구경시켜주고 있었는데, 모임에 갔다던 이문희가 일찍 돌아온 사건이 있었다.
그래서 그때 모니카를 인사시켰는데, 이문희는 그때의 만남이 인상 깊었던 모양이었다.
“모니카가 좀 싹싹하고 예의 바르긴 하죠. 아무래도 걔 외할머니가 스페인분이라 스페인예절도 잘 알고 있더라고요.”
“오 그러니? 그럼 다음에 그쪽 어르신은 어디 사는지 한번 물어보려무나. 양 부모님들은 브라질에 계시고?”
“네. 그런데 할머니, 저 아직 열여섯 살인데 벌써 증손이 보고 싶으신 건 아니죠?”
“아니, 얘가 무슨 말을~ 어서 다녀오너라.”
“하하.”
아직 50대 초중반으로 한창 젊으신 할머니.
‘많이 외로우신가보네.’
강아지를 키우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지도 몰랐다.
나중에 여유 좀 생기면 효도 한 번 기똥차게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저 다녀오겠습니다.”
“너무 무리하진 말고. 뼈 삭어.”
“넵!”
그날 점심.
발데베바스 1군 훈련장.
이틀 뒤 있을 리그 1라운드에 대비하여 실전훈련이 진행되고 있었다.
다만 올림픽 때문에 팀에 늦게 복귀한 호영은, 훈련에 앞서 메디컬 테스트를 통해 몸 점검부터 마쳤다.
이번 프리시즌에 너무 많은 경기를 소화한 탓에 무릎을 중점적으로 검사했는데, 다행히 별 이상 없다는 검사결과가 나왔다.
다만.
“아직은 괜찮아. 그런데······.”
간만에 만난 메디컬 테스트 팀 닥터 아리아나는 놀란 반응을 보였다.
작년보다 늘어난 근육량이 그 이유였다.
“원래 성장기에는 자라나야 정상 아닌가요?”
“그렇지. 그런데 성장 속도가 너무 빠르니까, 관리를 잘해야지.”
아무래도 근육 관련 재능이 많다 보니 성장 속도도 빠른 모양이었다.
호영이 물었다.
“다리 근육이 너무 많아도 안 좋은 건가요?”
“아니, 근육량이 많아지는 건 좋은 소식이야. 너도 알다시피 허벅지 근육은 커질수록 파워와 순발력이 증가하거든. 그리고 허벅지 근육만 잘 발달돼있어도 부상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확 줄어들어. 팀에서 가장 허벅지가 두터운 로버트(Robert 호베르투 카를로스)가 현재 30인치거든?”
그에 반해 호영의 허벅지는 24인치.
여기서 더 성장해도 문제될 건 전혀 없었다.
“하지만 호나우두 선수처럼 넓적다리 부위만 지나치게 발달되면 문제가 돼.”
“제가 그런 건 아니죠?”
“그건 아니야.”
“휴.”
천만다행이었다.
“그래서 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거야. 인체구조상, 앞 근육이랑 뒷근육이 대략 7대3의 비율을 이룰 때 최고의 힘을 발휘할 수 있거든? 그런데 호영이 너는 스프린트를 많이 하다 보니 지금 앞 근육 비율이 상당히 높아. 지구력과 스피드가 동시에 필요하니 속근과 지근의 조화도 미리미리 신경 써야 되고.”
“웨이트를 강도 높게 해야겠네요.”
“뼈 성장에 무리가지 않도록 구단 측에서 훈련 스케줄을 짜줄 거야. 8주 뒤에 다시 검사하면서 경과를 볼 테니까 너무 걱정은 하지 마렴.”
“감사합니다.”
“그리고 당분간은 너무 무리해서 뛰지 말고.”
“네.”
상담은 여기서 끝이었다.
“됐어. 이만 가서 훈련에 참가해도 좋아.”
“아, 잠시만요.”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 호영은 가방에서 무언가를 주섬주섬 꺼내주었다.
“이거.”
“뭐니?”
“베이징에서 받아온 올림픽기념 금화에요. 행운을 불러온대요.”
“하하. 고마워. 너한테도 행운을 빌게.”
자신을 성심성의껏 돌봐주는 사람들에게, 작게나마 보답하고 싶었던 호영의 마음이었다.
몸 상태 점검을 마친 호영은 곧바로 1군 팀 훈련에 참가하였다.
발데베바스 제1훈련장.
호영이 모습을 드러내자 몇몇 선수들이 호영을 반겼다.
“어이 메달리스트! 여기 공 좀 차줘라!”
이 말을 내뱉은 사람은 호베르투 카를로스.
“이야~ 메달리스트 오셨네! 몸값 장난 아니게 뛰었겠는데!”
그리고 이건 세르히오 라모스였다.
호영은 선수들과 인사를 나눈 뒤 바로 슈스터 감독과 면담을 나눴다.
슈스터가 자상한 어조로 물었다.
“몸은 좀 괜찮니?”
“예. 하루가 다르게 좋아지고 있어요.”
“다행이구나. 조만간 데뷔전을 치를 수 있기를 기대하마.”
그러자 호영은 금박지로 포장된 자그마한 상자를 꺼냈다.
“이거 받으세요.”
“베이징올림픽 기념금화?”
“구단에 행운을 불러줄 거예요. 제가 만나는 사람들마다 하나씩 나눠주고 있거든요.”
“하하하. 이번 시즌 기대를 안 할 수가 없겠는데.”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꼭 보여드릴 테니까요.”
호영은 강한 결의를 내비치며 자신을 어필했다.
그리고 슈스터는 대답했다.
“그럼 어디 한 번 보자꾸나.”
삐익!
이윽고 미니게임 후반전이 시작되었고, 호영은 마르셀루-이과인-스네이더-반 더 바르트 등 1.5군 멤버들이 속해있는 B팀에 투입되었다.
공격형 미드필더보다는 체력소모가 확실히 적은 골게터의 역할을 맡게 되었다.
포지션은 이과인과 함께 투톱을 봐야하는 최전방 스트라이커.
그로부터 10분쯤 지났을까.
훈련장을 누비는 호영을 보며, 슈스터 감독은 수석코치 마누엘 루이즈(Manuel Ruiz)와 이야기를 나눴다.
“확실히 컨디션이 최상은 아니군.”
“예. 좀 기다려야할 것 같습니다. 지난 시즌 끝내고 6월부터 지금까지 안 쉬고 달려왔으니까요.”
슈스터 감독은 원래, 우호영의 올림픽 차출을 극구 반대하던 입장이었다.
어린 나이에 몸을 너무 혹사시키는 것만큼이나 미련한 짓도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군 면제라는 값진 결과물을 얻어온 것이 첫 번째 이유.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몸놀림에 아주 자신감이 붙었군.”
“선배들 사이에서 알게 모르게 주눅 들던 것도 많이 사라졌네요.”
“그렇겠지. 한 번 큰 무대를 경험해봤으니까. 이 정도면 1부 리그에 던져놔도 금방 적응하겠어.”
하루가 멀다하게 성장하는 우호영.
그 모습에 둘은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슈스터가 말했다.
“그럼 1라운드 서브명단에 올려보도록 하지. 일단 내일 훈련까지 경과를 보고.”
“예. 충분할 것 같습니다.”
우호영의 라 리가(La liga) 최연소 데뷔.
그날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