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RAW novel - Chapter (1161)
천하제일인의 소꿉친구 1161화(1161/1162)
쩌저저저저적–!!!
하늘이 무너진다. 무어라 표현할 방법이 없다. 딱 그 말 한마디 뿐의 결과였다.
패존에게서 시작된 금은 순식간에 사방으로 뻗어갔고. 당장 채우고 있던 불꽃을 이겨내며 하늘로 치솟았다.
쩌저적 쩌저저적-!!!
난자한 기운은 하늘을 으깨 파편을 만든다. 투박하고 거친 기운은 말 그대로 파괴다.
단어 그대로의 감정이 기운에 한껏 휘감겼는지. 서서히 하늘 전부를 잠재워놓는다.
‘정말 부서지는 것 같아.’
파천(破天).
투아파천무의 이름에서 그러하듯. 정말로 기운은 하늘을 부순다.
아니, 실제로 하늘이 으깨지는 건 아니고 단순히 보이는 시선이 그랬다.
‘……뭐야 저게?’
기운의 형태.
파괴를 띈 모습은 공간 자체에 영향을 준다. 저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뭐냐고.’
나는 패존이 내뿜는 기운을 눈에 온전히 담아냈다. 조금도 놓쳐선 안 된다는 듯 말이다.
‘저건가?’
저것이 길인가.
방금 구성열에게 봤던 내기를 성장시킨 방향성. 그걸 볼 때 잠깐 홀렸던 모든 게 사그라든다.
우우웅-!
심안이 멋대로 켜진다.
심상을 보는 눈이 저 기운의 형태와 밀도를 보여 주었다.
‘아득하다.’
보자마자 소름이 돋았다.
‘저게 뭐야?’
촘촘하게 이어진 거미줄.
그 안에 조금이라도 수틀리면 단번에 무너질 모래성.
기운으로 살포시 쌓아낸 그릇들은 더없이 견고해 보이나. 반대로 자칫 잘못했다간 순식간에 무너질 위치를 지니고 있었다.
‘견고한 듯 부실하다.’
뭐 이리 이질적인 기운이 있을까.
그리고 저걸 유지하기 위한 세밀한 조절은 또 무엇인가.
수틀리면 무너질 게 보이면서도 그걸 아무렇지 않게 유지하고 있는 패존이 놀랍다.
투아파천무의 본질은 파괴다.
그 특성을 띤 기운은 누구보다 난폭하고 거센 놈들이거늘.
저런 아슬아슬하고 세밀한 모양과 상태를 조절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정신력이 필요한가.
‘……말도 안 되는 일이야.’
투아파천무를 익히고 있는 시점에서 더욱이 믿을 수 없었다.
저건 있을 수 없는 상태다.
하지만.
‘해내고 있지.’
패존은 그걸 해냈다.
무인이라면 저걸 보고 누구도 감탄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끌끌끌.”
내 시선을 느꼈는지 패존이 웃는다.
“고놈. 좋은 눈을 타고났나 보구나. 입 닫거라 침이 흐를 것 같으니까.”
“…….”
“보이느냐? 대답해라.”
“……보입니다.”
“좋다. 무엇이 보이느냐.”
“어르신이 개고생하고 있는 게 보입니다.”
“염병할 놈이로군. 그딴 걸 대답이라고 하는 게냐?”
“…….”
근데 그거 말고 무어라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떻게 유지하고 있는지 모르겠는데요.”
“어디까지 보이느냐.”
“흐트러지지 않으려 기운을 막아선 듯 보이나. 오히려 막힘없이 흘리고 있습니다.”
“나쁘지 않은 대답이다.”
패존이 만족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근데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는데요.”
“괜찮다. 지금 네놈 머리로는 이해 못 할 게 보였다. 육식도 똑바로 못 익힌 놈이 이걸 어찌 알겠느냐.”
“…….”
뭐지 저 개무시는? 기분이 상당히 언짢은데 반박할 말이 안 떠올랐다.
“미리 알려주고 싶진 않았으나. 이왕 이렇게 된 거 보여 주는 게 맞겠다 싶었다.”
패존이 서서히 움직인다.
한 걸음. 딱 한 걸음을 내딛자.
꽈가가가가가각—!!!
“……!”
지면이 그대로 무너졌다. 그 범위는 말도 안 되게 넓었다.
“잘 보아라.”
패존이 두 걸음을 내디딘다.
“이게 칠식이다. 이름은…… 아, 그래.”
파천호운(破天浩雲).
“그리 지으면 되겠군.”
패존이 웃었고. 그대로 파괴가 난자했다.
쿠아아아아아–!!!
지끈거리는 소리에 귀에 기운을 둘렀다. 간신히 소리를 막아냈다.
하늘을 부수는 넓은 구름.
그 말이 딱 알맞다. 엄청난 범위의 군세와 같다.
기껏 해봐야 두 걸음에 세상이 바뀔 지경이다.
‘……미쳤네.’
저런 걸 어떻게 만든 거지? 그걸 보며 기겁을 하고 있을 무렵.
“우습지도 않군.”
화륵르르륵-!!
불씨가 흩날리며 목소리가 들렸다.
“어찌 난폭하게 구는가 싶더니만.”
구성열의 목소리였다.
“새로운 재롱을 만들어와 자랑을 하고 싶던 게구나.”
웃음이 담긴 말투. 이변은 그다음에 일어났다.
우우우우우웅-!!
“……허?”
금이 간 세상 위로 붉은 하늘이 내려앉는다.
적천이었다. 분명 적천인데.
‘……뭐지?’
느낌이 전혀 달랐다.
주변의 온도가 올라가는 건 동일했고, 그 외에 변화도 비슷하지만.
‘끈적한데?’
뭔가 끈적하다. 표현할 수 있는 게 이것뿐이 없었다.
“날뛰어보아라.”
구성열이 웃었다.
파천호운을 보면서도 그는 웃는다. 저릿한 불꽃이 그의 손아귀에 떠올랐다.
후아아아-!!
“……미친.”
작게 만들어진 염옥이 순식간에 크기를 키운다. 방대한 내기로 이루어진 말도 안 되는 크기였다.
순전히 크기만 키운 염옥이다. 아무리 봐도 별다른 방법을 넣지는 않았다.
압도적인 내기량을 가득히 불어넣었을 뿐. 그 무식하고 간단한 방법에서 오는 존재감은 실로 거대했다.
“하하하-!”
그걸 보며 비주가 웃었다.
“더 무식해졌구나. 역시 네놈은 그대로야.”
기운을 말하는 거겠지? 무식하다 아무렇지 않게 뱉은 말과 함께 그의 기운도 강해졌다.
구성열이 이를 보며 염옥을 내던졌다.
초대염옥. 태양이 떨어지듯 패존에게 구체가 추락한다.
하지만.
투아무권.
파천호운을 두른 패존이 투아파천무의 무공을 시전하고.
끼이이이익-!!
공기가 찢기며 염옥에 구멍이 뚫렸다.
파아아아아아-!!!
짓이겨 망가진 염옥이 순식간에 터져나가고. 모여 있던 기운이 주변을 휩쓸었다. 숲길이 모조리 망가지며 잿더미로 변했다.
그때에도 구성열은 제 공격이 먹히지 않았음에 놀라지 않았다.
그저 시선을 옮겨 패존을 찾을 뿐이었다.
허공에 떠오른 건 여전했다. 그는 움직이지 않고 손을 살짝 휘저었다.
화르르르륵-!!!
바닥에 흩뿌려진 불꽃이 움직여 하늘로 솟아오른다. 의지를 지닌 불꽃은 구성열의 명령에 따라 패존을 노렸다.
콰드드득-!!
파천호운이 불꽃을 막아낸다. 그 틈에 패존이 구성열에게 달려들었고.
“움직여라, 미친개. 계속 가만히 있을 텐가?”
“…….”
난투가 시작됐다.
패존은 진심으로 구성열을 상대하듯 온몸을 다해 전투를 벌였고. 그걸 보며 구성열 또한 합을 보이기 시작했다.
빨랐다. 소리는 진즉 두 사람을 따라갈 수 없었다.
‘……이런.’
삼존급.
한 명은 애당초 삼존이며 또 다른 한 명은 아무리 봐도 그 수준에 머문 존재였다.
조부의 강함에 당황스러운 건 맞지만, 그걸 떠나 저 두 존재가 싸우고 있는 것에 눈길을 뗄 수가 없다.
‘……왜 싸우는 건데?’
애당초 밥 처먹다 왜 저리 싸우는 건지가 문제지만. 그건 넘어가더라도, 저 수준으로 사방을 박살 내며 싸우고 있다는 것도 문제였다.
어디까지 하려는 걸까.
점점 싸움은 격렬해진다. 놀라운 건 구성열이 조금씩 밀리고 있다는 점이었다.
박투술이 주된 패존에게 거리를 내어줬고 불꽃을 쏘아대도 파천호운에 막히니 어쩔 수 없는 듯 보였다.
그렇게 찰나를 싸우던 와중.
퉁-!!
패존이 구성열에게 거리를 벌리며 그를 노려본다.
“뭐 하는 거냐.”
마음에 안 든다는 음성이 가득했다.
“제대로 할 생각이 없는 게냐? 이러면 의미가 없잖느냐.”
키이이잉-!!
파천호운을 해제하지 않은 채 패존이 그에게 말했다.
“네 아들에게 보여 주고 싶은 게 있었을 텐데? 그러니 내 말을 들은 거 아니더냐.”
패존이 말하며 어딘가를 쳐다본다. 나와 정 반대편에 서 있는 이. 내 아버지였다.
아버지 또한 나와 같이 놀란 눈으로 이 싸움을 지켜보고 있었다.
“할 거면 제대로 해라. 재미없는 싸움만큼 부질없는 건 없으니까.”
“…….”
패존의 말을 들은 구성열이 머리를 쓸어올렸다.
“흠.”
외마디 침음.
그게 기점이었다.
‘어?’
오싹-!
팔에 소름이 돋았다. 뭐지? 의아한 감각에 눈을 키우니.
화르르르륵-!!!
어마어마한 열기가 쏟아졌다. 고개가 절로 올라간다. 내 시선의 끝엔 구성열이 있었다.
“소가주.”
구성열이 아버지를 부른다.
“……예.”
아버지가 대답하기 무섭게 구성열의 머리카락이 완전히 변화했다.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형태다. 나는 저걸 알고 있었다.
‘……불꽃과 완전한 동화.’
구염화륜공이 대성에 오르면서 생기는 일. 육신이 불꽃이 되어 심공을 완벽하게 조절할 수 있게 됐을 때의 모습이었다.
“보아라.”
구성열은 그 형태가 된 채 아버지에게 말했다.
한데.
“이것이 네가 지녀야 할 업이다.”
분명 시선은 아버지에게 보내고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그의 목소리는 나를 향해 말하는 것 같았다.
화아아아아-!!!
열이 돋은 화기가 점점 구성열의 육체를 감싼다.
안개가 그의 몸을 휘감듯 시야를 가리더니.
후우우욱-!
얼마 지나지 않아 온전한 모습을 드러냈다.
“하하-.”
드러난 구성열의 모습. 이를 본 패존은 웃었고.
“…….”
아버지의 눈은 화등잔만 하게 커졌으며.
“……어?”
나는 그걸 보며 당황해야 했다.
“저건…….”
구성열의 형태는 정말 불꽃이었다.
붉은 무복이 불꽃과 동화되어 타오르고 있었고. 피부는 새하얗게 변해있었다.
어딘가 기형적인 모습이었다.
그 변화에 모두가 당황하나, 나만큼은 당황의 이유가 달랐다.
‘저거…….’
지금 구성열에게 느껴지는 기운.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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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의 기운이잖아.’
주인의 격.
어머니와 태천에게 느껴지던 그 지고한 기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