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1113
1112
그렇게 지크는 퀘스트를 클리어하고 을 깨는 데 성공했다.
문제는 마나 홀.
쩍, 쩌억!
무언가 금이 가는 소리가 지크의 귓가를 파고들었다.
“안 돼….”
지크는 기진맥진한 상태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마나 홀이 부서지고 있었다.
마나 홀에 들어 있던 에너지 자원들이 급속도로 빠져나가는 게 느껴졌다.
“가부좌를 틀고 앉도록 해라.”
그때, 사부의 음성이 지크를 이끌어주었다.
“예?”
“마나 홀이 부서지기 전에 환골탈태를 이루어야 할 것이 아니더냐?”
“하지만 전….”
지크는 를 하는 방법을 모른다고 말하려고 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알림: 새 스킬의 사용이 가능합니다!] [알림: 스킬을 습득하셨습니다!]뒤이어 스킬창이 떠올랐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환골탈태]위대한 그랜드 마스터만이 경험할 수 있는 특권.
•타입 : 액티브 스킬
•레벨 : 1
•소모값 : 가지고 있는 모든 에너지 자원 100%
•최대 사용 가능 횟수 : 1
•효과 : 육체를 더욱 강력하게 재구성합니다.
•참고 : 이 스킬을 습득한 후 최초 1회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본좌가 도와줄 것이다.”
사부가 지크에게 말했다.
“그러니 환골탈태를 이루도록 해라. 시간이 없다. 지금 당장 환골탈태하도록 해라. 그간 쌓은 에너지 자원들을 잃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아, 알겠습니다.”
지크는 사부의 지시에 따라 서둘러 가부좌를 틀었다.
그런 뒤 스킬을 클릭했다.
[알림: 스킬을 사용하시겠습니까?] [선택: Yes / No] [입력: Yes!]스킬을 사용하자마자 가 시작되었다.
쩍, 쩌억!
지크의 피부가 갈라지고.
화륵, 화르륵!
육체가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기이하게도, 이 불길은 전혀 뜨겁지 않았다.
오히려 어머니의 품처럼 부드럽고, 또 따뜻했다.
‘이게… 환골탈태인가?’
지크는 자신의 몸에 일어나는 변화를 보고 놀랐다.
쩍, 쩌억!
불길에 의해 시커멓게 탄 피부가 시커먼 재가 되어 흩날렸다.
그리고 그 속에서 새하얀, 새 살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마치 불사조처럼, 육체가 불타오름과 동시에 새롭게 재구성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마나 홀.
생명이나 다름없는, 가장 중요한 기관에서 에너지의 폭풍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으득!
지크는 마나 홀이 재구성되는 고통에 이를 악물었다.
그러나….
“크으으으으으!”
아무리 이를 악물어도, 신음이 새어 나갔다.
그만큼 마나 홀의 재구성은 단순한 육체의 재구성과는 다르게 너무나도 고통스러웠다.
“집중하여라.”
사부가 지크의 머리 위에 손을 올려놓고 말했다.
“본좌가 널 도울 것이다.”
“예, 사부님… 크윽!”
“입은 열지 말고, 집중하여라.”
지크는 사부의 지시에 따라 고통을 참아내는 한편, 마나 홀을 재구성하는 데 집중했다.
[알림: 중입니다!] [알림: 완료까지 앞으로 3시간 58분 41초 남았습니다!]지크는 눈앞에 떠오른 알림창을 바라보다가, 순간 정신을 잃었다.
그건 지크의 의지가 약해서 그런 게 아니었다.
[알림: 상태 이상!] [알림: 에 걸렸습니다!] [알림: 당신의 캐릭터가 모든 것을 잊고 에 집중합니다!]게임 캐릭터 지크프리트 폰 프로아가 상태에 이르렀기에, 게이머 한태성은 잠시 아무것도 할 게 없어졌다.
그저 가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
지크가 그랜드 마스터의 경지에 올라 를 이루는 동안 펠릭스에서는 베르단디의 결계 해제 작업이 한창이었다.
시간이 흐른 만큼 결계의 해제는 점점 더 속도가 붙고 있었다.
그래서 이제는 펠릭스에 쳐진 결계 중 3분의 2 이상이 해제된 상태였다.
물론 그런다고 펠릭스 내부로 진입한다거나, 안을 들여다보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결계는 100퍼센트 해제되어야 깰 수가 있어서, 진행률이 높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었다.
“부디… 성공하기를.”
미카엘은 베르단디가 결계를 해제하는 걸 보면서 간절히 기도했다.
그는 진짜배기 이 열리기 직전이란 소식을 듣고 날개를 찾는 여정을 잠정 중단해야만 했다.
나머지 2개의 날개가 어디 있는지 파악이 되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마냥 찾아다닐 수가 없어서 이렇듯 합류했던 것이다.
“잘 될 겁니다.”
샤키로가 미카엘을 향해 말했다.
“이제껏 잘해왔잖습니까.”
“압니다.”
미카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전 믿습니다. 저들이 잘해 낼 것이라는 걸.”
미카엘이 말하는 이란 중간계의 지적생명체들을 뜻했다.
지금 이 자리에는 연합군과 게이머들뿐 아니라 엘프 왕국 엘론델의 군대를 비롯해 중간계의 여러 종족이 와 있었다.
그들의 목표는 모두 같았다.
천족의 강림에 맞서 중간계를 지켜내는 것.
지금, 이 순간만큼은 종족을 떠나 한마음 한뜻으로 다 함께 천족과 맞서 싸우려는 것이다.
물론 그 전에 결계를 해제하고, 신성동맹과 일루미나티의 음모를 저지한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말이다.
“부디 더 이상 피가 흐르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미카엘이 간절한 마음을 담아 말했다.
형제자매들에게 동족의 배신자 취급을 받고, 또 그들을 직접 죽여야 했던 미카엘이었다.
그런 입장에서, 이 상황이 제발 좀 멈추었으면 하고 바라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저 역시 같은 마음입니다.”
샤키로도 미카엘의 발언에 동의를 표시했다.
그게 지금 모두가 바라는 거였다.
평화.
중간계는 지난 몇 년 동안 각종 사건·사고들로 인해서 시름해 왔고, 그에 따라 수없이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은 상황이었다.
최근에는 마우레키온 제국의 내전, 그리고 연합군과 신성동맹 간에 벌어진 세계대전으로 인해 수천만 명이 죽기도 했다.
이제는 그만 평화가 찾아와도 될 법한, 그런 암흑기가 수년째 계속되어 왔다.
***
[알림: 이 해제되었습니다.] [알림: 가 완료되었습니다!]지크는 눈앞에 떠오른 알림창과 함께 서서히 눈을 떴다.
“일어났느냐.”
사부가 그런 지크를 맞이해주었다.
“예, 사부님.”
지크는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일단 입도록 해라.”
사부가 지크에게 펑퍼짐한 바지 한 장을 던져주었다.
“헉!”
지크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그 바지를 허겁지겁 입었다.
를 이루는 과정에서 입고 있던 옷이 다 타버려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 상태였기 때문이다.
“기분이 어떠하냐.”
사부가 지크에게 물었다.
“어, 그게….”
지크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왠지 날아갈 것 같습니다.”
“그러냐?”
“예.”
확실히, 몸이 더 가벼워진 기분이었다.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날아갈 것 같다고 표현하면 딱 알맞았다.
실제로 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뭐, 뭐야!’
지크는 자신의 근력, 지구력 등이 이전보다 비약적으로 상승해 있는 걸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무려 70퍼센트.
전체적인 스펙 상승이 드라마틱하다 못해서, 이전과는 비교하는 것 자체가 실례인 수준이었다.
생명력도 엄청나게 높아졌고, 생명력 재생률도 기괴할 정도로 높은 수치를 자랑해서 어지간한 상처쯤은 바로 회복하는 게 가능할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가장 큰 변화는 다름 아닌 에너지 자원이었다.
기존에 지크는 마나, 마력, 신성력, 각종 속성 에너지, 방사능 에너지 등등의 여러 에너지 자원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에너지 자원들은 온데간데없었다.
대신에 이란 새로운 에너지 자원 하나만이 덩그러니 마나 홀을 채우고 있었다.
“이건….”
지크가 영문을 몰라 혼란스러워 중얼거릴 때였다.
“그랜드 마스터의 경지에 올라 마나 홀이 재구성되었고, 그 결과 네 녀석이 가지고 있던 에너지 자원들이 합일을 이룬 것이니라.”
사부가 지크의 궁금증을 해소해주었다.
“합일… 말씀입니까?”
“그렇다.”
사부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녀석이 무슨 짬뽕도 아니고, 여러 에너지 자원들을 다 같이 가지고 있다고 마냥 좋은 것이겠느냐? 본좌가 진즉 육체개조를 해주지 않았다면, 네 녀석의 마나 홀은 에너지 자원들의 충돌로 인해 백 번이고 천 번이고 파괴되었을 것이다.”
“아!”
“근원력이란 만물의 근본이요, 의지의 힘이니라. 그러니 그 어떤 에너지로 변화할 수 있지 않겠느냐? 네 녀석은 이제 무적으로 가는 첫 발걸음을 내디딘 게야.”
“사부님….”
지크가 사부의 앞에 넙죽 엎드려 절했다.
“가르침에 감사드립니다.”
“끌끌.”
사부가 웃었다.
“암, 그래야지. 본좌의 도움이 없었다면, 네 녀석이 언감생심 그랜드 마스터의 경지에 올라설 수 있었겠느냐? 껄껄!”
“백 번 천 번 옳으신 말씀이십니다!”
지크는 사부의 자화자찬을 부정하지 않았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이렇듯 지크를 극한까지 몰아붙인 후 억지로 경지를 끌어올려 줄 수 있는 존재가 이 세상에 몇이나 있겠는가?
“무슨 마음가짐이었느냐.”
사부가 지크에게 물었다.
“예?”
“본좌를 물어뜯을 생각까지 했던 원동력이 있을 것 아니더냐?”
“그건….”
지크가 대답했다.
“절박함이었습니다, 사부님.”
“절박함이라.”
“살아남아야 했습니다.”
“왜 살아야 했느냐?”
“지키고 싶었습니다.”
“지키고 싶었다라….”
“제가 살아남아서 강해져야 지켜낼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야 저 또한 더 강해질 기회를 얻을 테고요.”
“훌륭하구나.”
사부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그래, 그런 정신이니라.”
사부는 지크의 대답이 퍽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었다.
“그간 네 녀석에게는 절박함이 부족했느니라. 강해지고 싶은 열망은 있었지. 그러나 모든 걸 잃는 한이 있더라도 강함을 손에 넣으려는 도전정신이 부족했다. 배부른 돼지가 되어버렸던 게야.”
“반성합니다, 사부님.”
지크는 사부의 말씀에 깊이 공감했다.
그간 자체적인 성능빨에 의지해 과거의 절박함을 잃어버린 게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네 녀석의 근성은 전혀 죽지 않았더구나. 본좌에게 밤새도록 얻어맞으면서도 오뚝이처럼 일어나지 않았더냐.”
“하하하….”
“좋은 자세이니라.”
사부가 고개를 끄덕이며 지크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그것이 본좌가 네 녀석을 선택한 이유이니, 네 녀석은 초심을 잊지 않았다고 할 수 있느니라.”
“예, 사부님.”
“하지만 자만하면 아니 될 것이야. 이제 시작이니라.”
“이제 시작이라 하심은….”
“무적의 힘을 손에 넣으려거든 아직 한참 멀었다는 걸 모르느냐?”
“아닙니다!”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니라.”
“예!”
“그러다 보면 더욱 강해질 발판을 얻게 될 것이니라.”
그와 동시에 지크의 눈앞에 퀘스트 창이 떠올랐다.
[알림: 퀘스트가 발생했습니다!]***
퀘스트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각성 : 무적으로 가는 길]가 500레벨을 달성하면 퀘스트를 통해 상위 클래스로 전직할 수 있습니다.
•타입 : 각성 퀘스트
•레벨 제한 : 500
앞으로 50레벨만 올리면 의 상위 클래스로 전직이 가능했다.
‘그럼 더 강한 스킬이 막 생기겠지?’
지크는 벌써 기대가 되었다.
에서 로 전직했을 때의 변화도 가히 혁명적이었다.
그런데 보다 더욱 상위의 클래스라면, 얼마나 성능이 뛰어날지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당장 후에 올라간 스펙만 해도 어마어마하지 않던가?
물론 그래 봤자 대천사에게는 상대도 되지 않을 테지만 말이다.
“어서 가보도록 하여라.”
사부가 지크에게 말했다.
“가서, 네 녀석의 무력으로 원하는 바를 이루도록 하여라.”
“예, 사부님!”
지크는 그 말과 함께 10장의 날개를 활짝 펼쳤다.
파앙!
그리고는 무시무시한 속도로 펠릭스를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