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t or Die RAW novel - Chapter 425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425화
김래빈의 팬은 여느 때처럼 테스타의 동향을 체크 중이었다.
겨우 직캠이나 좀 나오는 투어를 떡밥이라고 부르는 걸 개소리로 취급하는 그녀였지만 이번에는 제법 기대했다.
‘방송으로 나오면 떡밥 인정이지.’
문제는 막상 뚜껑 열어 보니 ‘테스타의 콘서트’만 내용물이 아니라는 거였지만!
[스페이서 ? To the World]‘끼워팔기 오지네 진짜.’
그녀는 쌍욕을 참으며 오랜만에 TV로 공중파를 보고 있었다.
[Make some noise!]오프닝과 초반 몇 무대는 진짜 콘서트 실황이었으나, 중간에 VCR과 콘서트 이벤트성 무대가 들어갈 자리에 타 그룹이 튀어나오는 건 사람을 빡치게 만들었다.
특히 이따위로 말하고 다니는 팬을 가진 새끼들이라면!
-퇴스타.. 착착 붙네
-티홀릭처럼 예능돌 하실 듯ㅎㅎ 어리고 잘생긴 갓기 우주둥이들이 아이돌할 동안 만담하세용
-대중성이라고 부르고 이미지 소모라고 읽는다 주어 없음
‘미친 새끼들!’
그쪽도 하도 욕을 먹다 보니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물 듯 공격적인 의견이 송곳처럼 튀어나오는 것이었으나, 어쨌든 보이는 건 송곳이다.
물론 자신은 이를 갈며 최대한 쿨하게 반박했지만.
-오 망돌을 아득바득 라이징이라고 우기면서 갓기 1군을 퇴물이라고 부르는 진귀한 현장
애초에 서바이벌 그룹이라 진성 서바이벌 성애자를 제외하면 ‘같은 소속사니 후배도 내리사랑’ 같은 건 없는 것이다.
테스타는 레이블도 세우고 나왔으니 서로 남 보듯 하면 좋을 텐데, 소속사가 최근 몇 달간 환승 유도가 특히 심했다.
그리고 지금 그 소정의 결과물이 있다.
-오
-꽤 하네
-무대 재밌는데 왜 지랄이지ㅋㅋ
“X발…!”
스페이서의 게스트 무대에 달린 일반 대중들의 관심과 호의적 반응!
팬들도 노골적으로 비난하지 못한다. 공중파 밤 11시 무대라 팬 아닌 사람도 드글거리고 있었으니까.
‘소속사가 푼 알바도 있을 거야.’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열받아서 견딜 수가 없었다.
…문제가 그것만이 아니기도 했고.
-티원 아이돌도 불매해야하는 거 아닌가?
-공론화하고선 이렇게 소비하면 스스로 부끄럽지도 않나?ㅋㅋ
페이지에 하나꼴로 보이는 수준의 저 어그로들.
‘피해자 탓 오지네’ 따위의 대댓글을 맹렬히 달면서도, 김래빈의 팬은 중얼거렸다.
‘잘해라.’
언제나 중요한 시기마다 잘하는 놈들이었지만, 이번에는 정말 잘해야 했다.
특히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화면이 바뀌고, 드디어 다시 이 공연 타이틀의 주인이 등장했다.
열기에 가득 찬 콘서트장이 아닌 고요한 무대 위로 조명이 바뀐다.
탁.
하얗고 창백한 조명.
달빛 같은 색이 무대를 비추며 마치 수면처럼 은은히 빛낸다.
그리고 등장하는 것은 댄서.
발레리노.
고요한 침묵을 가르고, 고전적인 검은 포엣 셔츠 위 하얀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늘씬한 무용수가 독무를 시작했다.
한동안 들어본 적 없지만, 팬들에겐 친숙한 멜로디에 맞춰서.
(고요해 이제는
노래도 꿈도
다 잊어)
테스타의 정규 1집 타이틀이었던 ‘자정, 그리고 다음’의 우아한 첼로 멜로디가 피아노와 현악기들을 타고 스피커를 채웠다.
(여긴 자정,
너의 Midnight)
가사는 없지만 가사가 들리는 것 같다.
예술 공연에 가까운, 소름 끼치는 퀄리티의 움직임과 표현력. 기존 안무와 고전 발레 사이에서 절묘한 밸런스를 잡았다.
그래, 다 좋은데 말이다.
‘…근데 테스타는?’
아니, 이젠 설마 발레리노까지 끼워 파냐? Tnet에서 발레 서바이벌까지 하냐고.
순간 홀린 듯이 입을 벌리고 보던 김래빈의 팬이 결국 울분을 터뜨릴 때쯤.
우아하게 무대 외각에 선 발레리노가 천천히 몸 선을 가다듬으며 음악이 끝난다.
그리고 검은 소매 위 하얀 손이 가면을 벗….
[Midnight Intro ? 선아현(TeSTAR)]-????
-어 헐
-선아현?
-찐 발레리노인줄
-아현인데
“…??”
이, 이게 뭐야.
김래빈의 팬은 눈알이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
하지만 실제 상황이었다. 합성이 아니라면 방금 화면에서 나왔던 발레리노가 선아현이라는 건데?
“…….”
다시 확인해도 맞다.
심지어 이게 생… 생방송이라고?
그녀는 아까 가면 쓴 발레리노의 몸을 떠올리며 다시 웅장한 오케스트라가 흐르는 화면 속, 앞머리를 넘긴 선아현을 보았다.
‘…다시 보니 확실히 선아현 몸이 맞긴 한데.’
자신이야 선아현을 썩 좋아하지 않아서 몰랐다고 쳐도, 선아현의 팬들도 혹시 하면서도 굳이 떠들지 않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수준이었으니까!
문외한이 봐도 전문 발레 공연이 따로 없었단 말이다.
‘이걸 언제 연습한 거지?’
아니, 이게 짧게 연습한다고 할 수 있는 건가? 선아현이 아무리 현대무용 전공이라도 발레는 어릴 때 잠깐 배웠다며!
“아!”
그 순간, 번개처럼 스치는 카더라가 있었다.
투어가 시작되자, 선아현뿐만 아니라 테스타 전체를 대상으로 돌던 말!
-애들 분위기 좀 달라진 것 같았음 좋은 쪽으로.. 무대에 밀도가 더 생긴 것 같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이번 투어 꼭 직접 보는 걸 추천
-직캠으로 전달 안 되는 미묘한 변화가 확실히 있습니다
-진짜 애들 캠핑 가서 폭포 수련이라도 한 건가 뭐지?ㅋㅋㅋㅋ
‘자기들은 표 있다고 뽕 차서 자기들끼리 맞장구치면서 상대적 박탈감이나 조장하는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얘들이 진짜 무슨 각성 상태에 들어간 모양이다.
‘그 뭐야, 운동선수들도 그런 사람 있다며.’
-와 미친 장고 X끼 폼 지렸고~
-야 닥쳐!
김래빈의 팬은 자신의 남동생과 했던 소통… 은 아닌 말싸움을 떠올리며 내심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기껍다.
‘이 그룹 누구든 일단 잘해야지. 못 하면 죽는다 진짜.’
아무도 의도하지 않았으나, 외부의 적이 만든 테스타 내부 개인 팬덤들의 단결 효과였다.
물론 이 상황은 그녀가 생각하는 것 같은 케이스는 아니었으나, 일부 비슷한 부분도 있긴 했다.
각성 상태 같다는 느낌이.
‘후우.’
무대 위.
선아현은 고개를 들고 발걸음을 옮겼다. 불이 들어온 카메라가 따라온다.
그리고 냉철히 평가했다. 방금 퍼포먼스는 양호했다.
물론 몸이 달라졌기 때문에 한계는 있다. 어려운 기술과 디테일은 잡을 수 없다.
그래도,
‘이것도… 재밌어.’
새롭게 얻은 지식과 경험이 무대의 고양감을 부추겼다.
그리고 무대 위로 효과와 함께 등장하는, 자신과 비슷한 차림의 멤버들.
[Welcome]선아현은 희미한 웃음과 함께 그 대형에 합류했다.
이어지는 것은 테스타의 또 다른 예전 히트 타이틀.
부름(Nightmare).
오케스트라로 편곡되어 좀 더 깊어진 단조의 끈적한 곡이 울렸다.
[Call-it지금 불러봐 그 이름
꿀처럼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을]
이번 투어에서는 메들리에만 살짝 등장했던 이 퇴폐적인 곡이 특별 무대로 편성된 것이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이, 자극적인 섹시 컨셉은 강렬했다. 이 무대를 위해서 헤어를 일시적으로 바꾼 멤버도 많았기에 반응은 더 뜨거웠다.
김래빈의 팬도 열심히 글을 올릴 정도로.
-김래빈 시크릿투톤임??? 미친 이딴 걸 소화하는 남돌이 존재한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게다가 방송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마무리 멘트까지.
[긴 시간 콘서트를 함께 즐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드디어 마지막 무대만을 남겨놓고 있는데요.]-어?
-선아현 말 왜이렇게 잘함
-뭐야 개멋있어
선아현이 전에 없이 부드럽고 또렷한 발음으로 진행 카드를 잡으며 한 번 더 반응이 폭발했다.
[그러면 지금, ‘약속’ 들려드리겠습니다.]그렇게 테스타의 콘서트 중계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단순히 무대를 무척 잘한 것 이상의 의외성과 특이점 덕에 이목을 끈 덕이었다.
하지만 도리어 그 이유 때문에, 소속사에 일어난 ‘논란’은 더 커졌다.
* * *
콘서트 실황 스케줄이 끝난 후 귀가한 뒤.
[테스타 콘서트에 나온 이 의상, 당신은 살 수 없다. (정진일보 톡톡 공감)]“음, 기사가 점점 세지는 것 같은데?”
“아이고, 우리 콘서트 이야기로 잘 연결하셨네요.”
“흐음.”
“…그렇단 말이지.”
왜 날 그런 표정으로 보는지는 모르겠다만, 내가 한 건 아니다.
‘그냥 바람만 넣은 거지.’
매니지먼트실 실장에게 이른 명절 선물을 보내는 척하며 소속사의 윗분들 생각을 얻어듣는 것으로 시작했을 뿐이다.
“뻔한 결과인데요.”
나는 어깨를 으쓱하고 물기를 닦았다. 씻고 나온 몸이 개운했다.
씻으면 개운한 게 당연한 것처럼, 사실 이건 누가 손 안 대면 필연적으로 망할 수밖에 없었다.
소속사가 키우라는 아이돌은 안 키우고 딴짓이나 했으니까.
-근본 없는 소속사인 T1 Stars의 의류 사업 콜라보.
그래도 사실 같은 게임과 콜라보했던 것을 떠올리면 이 정도는 양호했다.
‘아이돌들은 워낙 의류 광고를 많이 찍기도 하고.’
문제는… 회사가 아예 ‘매출의 다각화’를 꿈꾸며 무모한 짓을 했다는 점이다.
이 콜라보를 많이 키웠거든.
-와, ‘브론즈부터 플래티넘까지. 부담 없는 저가부터 특별한 프리미엄까지 다양한 선택지?’
-등급에 따라 디자인과 옷감의 질 차이가 심한 것 같습니다….
일단 디자인을 어떻게든 쪼개서 여러 라인을 만들었는데, 의 등급에서 이걸 직접 따온 모양이다.
프로그램 쪽에 로열티까지 주면서 이 짓을 했다고 한다.
‘장삿속이지 뭐.’
그래도 이것만 발표되었으면 감각 없고 올드하다, 순 날강도 새끼들이라며 욕먹고 말았겠지.
문제는 다음부터다.
-‘아이돌이 직접 만든 티셔츠’, 특정 상품은 멤버쉽 가입자만 구매 가능.
일단 행간에서 한 번 더 수금하고 싶은 마음을 드러내서 팬들 심기를 지극히 불편하게 했다. 그래도 이것도 어떻게든 수습이 됐을 것이다.
다음 언플만 아니었다면.
-테스타, 미리내가 입은 ‘플래티넘’ 옷?
-‘플래티넘’ 등급은 가장 아름다운 이미지를 선사하기 위해 착용한 아이돌의 한 사이즈로만 제작되며….
이 미친놈들이 플래티넘 등급의 옷은 ‘아이돌이 실착용할 수 있는 사이즈’만 판다고 언론에 올리지만 않았어도 말이다.
뭘 노린 건지는 알겠다.
아마 ‘실착용’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넣어서 팬들의 소장욕을 부추기고 싶었나 본데, X된 거다.
굿즈와 의류의 차이점을 인식하지 못한 결과는 이렇게 다가왔다.
-미친 거 아닌가
-지금 아이돌들 평면 화면으로 송출되느라 다 극한으로 관리한 상태임 근데 ‘가장 아름다운 사이즈만’ 이지랄ㅋㅋㅋㅋㅋㅋ
-그 돈 주고 사서 옷에 맞게 몸을 맞추라는 거냐 아님 뭐 모셔놓고 살라고?
그 와중에 ‘실착용 인증샷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라는 관계자 인터뷰까지 발굴되며 완전히… 여론은 나락으로 처박혔다.
-예예 아이돌 몸 가진 사람만 입으라는 사인 잘 알아들었습니다
-매장 가면 아래위 스캔 당하고 못 사게 할 듯 트라우마 ON
-이러고 런칭하면 왠지 얼굴도 볼 것 같지 않냐 입구 컷 당하는 내 모습..
반감만 더럽게 산 것이다.
‘바본가.’
사실 어떻게 생각하면 ‘아이돌 같은 사람만 입을 수 있다’는 걸 차별화 전략으로 삼아서 비윤리적으로 돈 쓸어모을 각도 보이는데 말이다.
그 사람 심리를 정확히 못 찔러서 역으로 치명상이나 입은 것이다.
‘급 나누는 걸로 이득 보고 싶으면 더 교묘하게 했어야지.’
Tnet표 서바이벌이 왜 욕을 먹으면서도 계속 사람들을 보게 만드는가.
자극적이고, 세련되고, 스스로 희화화하면서 컨텐츠적인 매력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새끼들은?’
이 회사에는 그런 걸 할 놈이 별로 없다. 우리가 레이블 만들면서 싹 쓸어갔기 때문이다.
그리고 있는 사람들도 다 실무진에 있는데, 이 사업은 누가 했다?
포트폴리오와 수익 나눠 먹으려고 윗분들이 적극적으로 계약 체결하셨다.
그러므로….
‘약속된 결과가 왔지.’
박살 난 것이다.
“그래?”
그렇다.
“그것뿐이야?”
나는 결백하다.
문맥 잡아서 익명글 하나 올린 것뿐이다.
-플래티넘급, 에서 나와서 다 아는 최고급이란 뜻의 라인을 아이돌 원 사이즈만…
-세상에는 다양한 매력을 가진 다양한 체구의 사람이 있는데.
“그거 선동이잖아!”
“아니요. 기사 내용 그대로 적었습니다.”
“…확실해?”
“네.”
혹시 몰라서 VPN까지 쓰면서 적었다. 걸릴 일은 없다.
뭐, 원래 비전을 가지고 소속사 출범한 새끼들이 아니라 뜯어먹으려는 놈들만 윗선에 있다 보니, 사실 예정된 재앙을 좀 끌어당긴 것뿐이다.
“…그리고, 우리가 콘서트 실황에서 입은 의상도 원래 여기서 ‘플래티넘’ 등급으로 팔려고 한 거죠.”
“이야, 우리 소속사도 대단하다 진짜.”
“그래서 이런 기사가 많이 뜬 거였군요….”
덕분에 콘서트 실황 방송이 잘된 만큼 더 장작이 되어 어그로가 끌린 모양이다.
그럼 소속사에 엮인 우리도 타격을 입냐고?
‘순간적으론 좀 입긴 했을지도 모르지.’
아무래도 이 소속사 간판이니까.
-테스타도 결국 이걸 동의해서 나오는 거 아닌가
└ㅂㅅ 걔들이 알기나 했겠냐?
하지만 영향을 발휘할 만큼 오래 가진 않을 것이다.
이렇게까지 문제가 커지면 본사가 나서기 때문이다.
“음, 주가에 영향을 주면 안 되니까?”
“아마도 그렇겠지.”
게다가 말이다.
‘T1 엔터테인먼트 입장에서야 자기 밑의 소속사는 소속사 역할만 하면 돼.’
본사 입장에서야 다른 사업은 다른 계열사로 하면 그만이다. 부가 사업이 그렇게 아쉬운 건 윗대가리들뿐이었다는 거지.
그렇다면 이 소속사 윗대가리들과 달리 이쪽 사업에 빠삭한 T1 엔터테이먼트 전문가들이 어떻게 하겠는가?
원래 있던 브랜드 상품의 가치라도 보존하려고 든다.
바로 잘 팔리는 자사 아이돌.
“벌써 수습 기사 뜨네요.”
나는 뉴스 페이지를 갱신하다가 본사의 움직임을 발견했다.
아마도 준비하면서 간 보고 있다가, 콘서트 끝나자마자 반응 확인하고 푼 것 같다.
[T1 Stars의 독단적 행보, 아티스트들의 당혹스러움] [터슬에이, “계약 사실 무근… 논의 단계였다.”]모든 건 소속사의 노답 경영진이 설친 것으로 정리되는 것이다.
잘못을 저지른 놈들이 대가를 전부 치르는 아름다운 광경이지. 그렇게 이 소속사 이사진은 본사로부터 손절된다.
‘한둘은 자리보전 못 하겠군.’
그리고 이 악재를 빠르게 덮기 위해서, 마찬가지로 주력 종목으로 이벤트를 벌이지 않겠는가.
류청우가 씩 웃었다.
“그 말뜻은?”
“예.”
나도 웃었다.
“앨범 내주는 거죠.”
“오오오오!”
약속된 전개였다.
“성적 잘 나오는 팀 우선으로 내줄 겁니다. 좋은 소식으로 덮어야 하니까.”
“그러면야….”
배세진이 뒷말을 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깨닫고 싱글벙글 웃는다.
당연히 테스타지.
“그리고 그건! 아현이가 오늘 방송에서 잘해준 덕에 쉬웠죠~”
“맞아, 잘했어요!”
“고마워…!”
이 야밤에 공치사가 거실을 날아다닌다.
‘헛짓거리하던 놈들은 망하고… 우리는 앨범 내고.’
분위기 괜찮군.
그때였다.
지이잉-
내 전화기가 울린다.
“혹시, 벌써 전화가 왔어…?”
“설마 티원이야?”
새벽 2시에?
그렇게까지 T1이 발 빠르게 행동할까 싶다만, 나도 약간의 기대가 있다.
나는 빠르게 스마트폰으로 시선을 내리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근데 앨범 이야기면 내가 아니라 류청우한테 전화하는 게 맞지 않나.’
그러게.
그리고 역시, 앨범 전화가 아니었다.
대신 상상도 한 적 없던 놈이 전화를 걸었다.
“…….”
“문대야?”
일단 받았다.
-안녕하세요.
VTIC의 목소리였다.
…근데, 한 번도 전화한 적 없던 놈이다.
-잘 지내십니까, 문대 씨.
바로 주단이다.
군대 가는 놈이 웬 새벽에 전화를….
-긴히 제안 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만. 이건 누구도 손해 보지 않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벌써 끊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