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ensional Survival Strategy RAW novel - Chapter 1512
불만 세력을 밖으로 돌리면서 전투 경험을 쌓으려는 목적으로 만든 원정군이란 말이었다.
처음부터 심상치 않은 은하 원정군의 앞날이 걱정되는 시작에게 차원창세신 코아는 웃으면서 말한다.
“후후후-! 걱정하지 마십시오.
강요는 없습니다.
적절한 대가를 주면서 자원하는 존재들만을 모을 생각입니다.
그리고, 저의 불사불멸(不死不滅)을 모두 걸어줄 것이니 모두 무사히 돌아옵니다.”
“지금처럼 누구도 안 죽는다는 말이시군요.”
“물론입니다.
저의 신격을 넘어서는 존재가 직접 손을 쓰지 않는다면 그들의 생환은 확정입니다.
스스로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절대로 죽지 못합니다.”
“안 죽는 것이 아니라 못 죽는 것이군요.”
“정확하십니다.”
이러면 조금 안심이 되지만, 대수의 창조력을 익히면서 서서히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이 바뀌는 시작은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육체의 죽음을 방지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야.
정신체가 되려면 의지가 더욱 중요해.
그런데 죽음의 반복은 의지를 꺾어서 자멸시킨다.’
물론 원정군의 창설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런 제안이 나온 이유는 이미 충분히 보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전쟁을 원하는 강경파를 이대로 내버려 두면 신족들이 내전을 벌일 것이다.
이미 지성체까지 동원한 성전(聖戰)이 시작되기 직전이다.’
내부 충돌사태가 벌어지기 전에 전쟁을 바라는 투신과 강경파들을 외부 은하계로 빼돌리자는 제안이니 반대할 수 없었다.
“그렇게 하세요.
은하 원정군의 창설로 이 행성의 평화가 유지된다면 반대할 이유는 없어요.”
시작이 싫어하는 것은 죽음이며 무서워하는 것은 전쟁이었다.
그런데도 뜻밖에 빠르게 나온 시작의 허락에 차원창세신 코아는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면서 보고를 끝낸다.
“모든 것은 저의 이름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창조주가 되실 시작님에게는 약간의 오명조차 생기지 않게 하겠습니다.”
“믿고 있어요.”
시작의 허락을 받아낸 차원창세신 코아는 은하 원정군의 창설을 신속하게 이루어낸다.
오래간만에 화면 가득히 모습을 드러낸 차원창세신 코아의 모습에 모든 인류와 정신체들은 귀를 기울인다.
긴 설명은 필요 없다는 듯이 간단하게 통보한다.
“중앙신계 직속 은하 원정군을 만든다.
적은 세계를 좀먹는 청혈의 일족이며 목표는 다른 은하계의 확보와 견제다.
모든 일족은 최정예에서 자원하는 존재들을 선발해서 보내라.”
차원창세신 코아가 쓸어버린 벌레 괴물들을 떠올린 모든 존재는 최정예 전력의 자원자를 보내라는 소리에 멈칫했다.
‘별의 폭발에서도 살아남는 그 벌레 괴물들과 싸운다는 것인가?’
‘누가 그런 위험한 전쟁을 다른 은하계에서 하려고 하겠어?’
부정적인 여론이 팽배하지만, 명령한 존재가 무섭기 짝이 없었다.
‘하는 시늉으로도 해야 한다.’
‘일단 선출부터 하자.’
‘인원수만 대충 맞추면 되겠지.’
그런 모든 종족의 의지의 흐름을 읽고 있던 차원창세신 코아는 부정적으로 결론이 나오려 하자 피식 웃으면서 말한다.
“후-! 내 명령을 못 따르겠다고?”
행성에 살고 있는 모든 존재 전체가 갑자기 겨울이 온 듯한 싸늘한 느낌을 받았다.
“좋아! 피치 못할 사정이 있다면 그럴 수도 있지.
나는 관대한 빛의 창조신이다.
무턱대고 자기의 의지를 밀어붙이는 독재를 할 생각은 없다.
그 상대가 신족이 아니라 지성체라고 해도 똑같다.”
웃으면서 하는 말인데 이미 몇 번 데인 경험이 있는 신왕과 고대신들은 소름이 쫙 올라왔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의 투기가 서린 눈빛이 자신들을 노려보고 있다는 것을 파악한 것이다.
‘우리 속셈을 눈치채셨다!’
‘역시 신황님은 생각을 모두 읽는다.’
그들도 다른 은하계로 보낼 투신의 명단을 범죄신으로 채울 생각이었는데 당장 포기한다.
그리고, 부활해서 전투만을 원하던 강성 투신과 전신들에게 의지를 보낸다.
‘너희가 그렇게나 바라던 전쟁이다.’
‘누가 참전하겠느냐?’
신왕으로서 바로 명령하면 되기도 하지만, 워낙 위험한 전투라서 하극상이나 탈주가 벌어질 확률이 지극히 높았기에 일단 의사부터 확인하는 것이다.
청혈의 일족이라 정식으로 명명된 벌레 괴물들에 대해서 잘 아는 투신과 전신은 잠시 침묵했다.
‘···.’
창조신계조차 사라지게 한 괴물이라서 너무나 위험한 전투였다.
그러나, 격렬한 전투를 바라는 본능이 꿈틀거린다.
‘투신은 싸워야 산다.’
‘전신에게 전쟁이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거기에 은하계의 모든 청혈의 일족을 혼자서 순식간에 쓸어버린 차원창세신 코아의 힘이 결정하게 한다.
“거듭 말하겠는데 나는 독재를 할 생각이 없다.
은하 원정군의 참전자에게 불사불멸(不死不滅)의 권능을 걸어주고, 부활과 복귀를 보장하겠다.”
안전까지 보장하겠다는데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더구나, 도전자의 자격을 고민하다가 놓쳤다가 세계수 줄기에서 벌어진 격렬한 전투를 보면서 피가 뜨거워진 고위 투신과 전신들은 더는 참지 못했다.
‘내가 가겠소.’
‘하겠습니다.’
은하 원정군에 편입을 결심한 투신과 전신들이 하나둘씩 승인을 하고서 신왕들에게 보낸다.
강경파 신족들이 은하원정군에 명단을 올리는 모습을 본 차원창세신 코아는 기쁜 미소를 지으면서 말한다.
“조화보다 투쟁을 선택한 모든 투신들이여.
스스로 의지로 자신들의 운명을 결정한 강자들을 나는 축복한다.
나의 신성은 안주하지 않는 폭주로서 은하원정군에게 끝없는 진화가 보장될 것이다.”
그 말은 바로 법칙이 되어서 차원권능 영역에 전부 확립되어간다.
화아아아아아아-!
은하 원정군에 합류한 모든 신의 눈빛에 황금빛이 일렁거린다.
‘이것이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신성인가?’
‘가만히 있어도 강해지는 느낌이다!
온몸을 휘감는 맹렬한 투기와 활기에 환희의 외침을 터트리기도 전에 차원창세신 코아는 찬물을 끼얹었다.
“앞으로 은하원정군에 참전한 존재들만이 전투와 결투를 벌일 자격이 있다.
그 외에 내 허락 없이 소란을 피우는 것들은 모두 말단병사로 강제 참전을 시킨다.
그리고, 점령한 다른 은하계는 모두 은하원정군의 존재들에게 관리를 맡긴다.
전리품은 전투하여 얻은 존재들에게 배분하는 것이 당연한 조치다.”
“!!!”
“!!!”
권능을 사용하는 고위 정신체는 현실을 강화하고 변화시킨다.
그러니 은하원정군 소속이 아닌 모든 존재의 전쟁과 투쟁을 금지한 차원창세신 코아의 말은 바로 법칙이 되어버렸다.
모든 존재의 귀에 잠금이 걸리는 소리가 울린다.
차캉-! 차캉-!
강대한 권능에 의해서 그들의 영혼과 신령에 방금 투쟁금지가 각인되다시피 한 것이다.
뜻밖의 제약에 신족과 지성체들이 당황하여 대책을 생각하기도 전에 차원창세신 코아의 차가운 목소리가 울린다.
“다시 강조하는데 나는 독재를 할 생각이 없다.
쓸데없이 넓은 영역과 대부분 무능한 부하들은 귀찮으며 방해만 된다.
그런데 나의 임무와 내가 바라는 것은 이 세계의 전부를 손에 넣어서 새로운 창조주님의 영역에 넣어서 발전시키는 것이다.
바빠 죽겠는데 세계 전부를 생각하면 먼지보다 못한 행성의 영역 다툼에 아등바등하면서 방해만 되는 약자들만 있다면 말이 달라지자.
지금 명확히 선언하겠다.”
그 순간 하늘 전부를 가릴 정도로 황금빛의 눈동자가 커져서 행성을 내려다본다.
“나는 차원창세신 코아.
창조주님을 대신하여 세계를 관리하고 발전시키는 상급 창조신이지만, 멸망의 필연을 거부하는 현실부정의 마도신이기도 하다.
영원한 발전은 내가 모시는 분의 바람이거늘 내가 어찌 나의 영역이 망해가는 꼴을 내버려 둘까?
그럴 수는 없지.”
구구구구구구구구구-!
일반 행성의 일만 배 이상으로 커졌던 달의 중앙신계가 서서히 회전을 시작한다.
그리고, 드러난 달의 뒷면을 본 모든 존재는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거기에는 모든 표면을 덮을 정도로 커다란 영광의 의자가 있었고, 차원창세신 코아를 그대로 확대한 거신이 앉아있었기 때문이다.
그 정체는 이 은하계를 점령하고 있던 청혈의 일족의 정기로 만들어낸 흑염의 창조대신 성멸(星滅)이었다.
“서서히 퇴보하는 꼴을 보느니 모든 것을 한입에 삼켜서 초기화시키고 다시 만들겠다.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퇴보와 멸망의 현실부정이야말로 내가 만들어진 의미이다.”
회색 로브를 쓴 거신이 눈을 크게 뜨자 태양처럼 우주를 밝히는 강렬한 황금빛을 뿌린다.
이마에 박힌 커다란 보석에 빛의 날개를 활짝 펼친 차원창세신 코아의 모습이 비치면서 강렬한 신언이 울려 퍼진다.
듣도 보도 못한 거신의 출현에 모든 존재가 경악하는 것은 당연했다.
‘저···저건 도대체 뭐야?’
‘거인신인가?’
‘그래도 지나치게 크잖아!’
‘어떻게 저런 거체가 유지되는 것인가?’
위성 크기의 선조신들이 그야말로 먼지처럼 보일 정도로 거대한 투신의 눈동자는 서서히 닫힌다.
그와 동시에 하늘에 비추어지던 화면이 꺼지면서 마지막 통보를 남겼다.
“나는 망해가는 세계를 다시 부흥시키기 위해서라면 독재가 아닌 절대독재를 하겠노라.
그런 내게 거역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덤벼라.”
그렇게 행성인류의 죽음을 금지한 시작에게서 전쟁의 허락을 받아낸 차원창세신 코아가 외부 은하계를 향해서 움직인다.
그리고, 그때 은하유성 아이언은 용자동맹과 영웅동맹의 발족식에 참석하고 있었다.
개인수련에 바쁜 그에게 이런 행사의 참석과 주관은 모두 여왕들에게 맡겨왔는데 이번에는 그럴 수가 없었다.
중앙신계를 관리하는 삭월의 시즈지부터 시작해서 은하제국을 다스리고 있던 청춘의 환상 크롬까지 간곡하게 부탁했기 때문이다.
황금 책탑을 오르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그녀들의 부탁을 거절하기는 힘들었다.
‘이것 참! 이런 짓까지 해야 하나?’
투덜거리면서 단상에 오르는 아이언의 모습은 눈부실 정도로 아름답고 위엄에 넘쳤다.
복제 에반젤리의 화려한 황금 깃발을 상의로 입고, 창 부분을 권갑으로 바꾸어서 착용한 아이언에게 다른 복장은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황금 후계의 경지까지 올라간 황금 권능 자체가 그가 어떤 존재인지 명확하게 알려주고 있었다.
황금 권능이 파도처럼 좌중으로 퍼져나간다.
우우우우웅-!
중앙신계의 대광장에 마련된 단상에 올라선 은하유성 아이언을 보는 모든 존재는 침조차 삼키지 못하고 있었다.
그것은 어떤 상위존재에게도 덤벼들 수 있는 불굴의 용기를 가진 용자왕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압박감에 기계 몸으로 호흡곤란을 맛볼 정도였다.
‘으으으윽! 숨···숨이 막힌다.’
‘기계 몸이 무슨 숨을 쉬어?
정신들 차려!’
무사한 것은 사자왕 가이 정도였다.
약간 힘들어 보이기는 하지만 멀쩡한 가이의 모습을 본 다른 용자왕들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커어어-! 왜 넌 멀쩡한 거냐?’
‘기합이다!
눈과 몸에 힘을 팍 줘!’
‘기계 몸에 무슨 기합이야!’
‘힘을 주라는 것은 전압을 올리라는 거냐?’
‘···.’
은하제국 크롬 여왕의 이름으로 소집하여 교육을 마친 개조인간과 초능력자는 중앙신계가 전력으로 지원하여 최대한 강화해놓은 상태였다.
더구나, 일반기체까지 받아서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던 그들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단상에 오른 빛나는 금발의 절세 미소년을 본 순간 깨달았다.
‘이 분이시구나!’
‘은하계에서 가장 위대한 존재.’
영웅황제의 조종사로서 용자동맹의 맹주가 된 청춘의 환상 크롬과 삭월의 시즈지가 항상 입에 올렸던 중앙신계의 신계주신이었다.
‘최고위 창조신 은하유성 아이언.’
무수한 신족 중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최고위 창조신의 신격과 영웅신의 투기 앞에서 아직 지성체인데도 정신을 잃지 않고 버티는 것도 대단한 위업이었다.
그러나, 황금 권능의 후계가 되어서 신체 능력과 판단 기준이 급상승한 아이언에게 이들은 너무나 불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후우-! 형편없는데다가 많군.
이들을 언제 저번처럼 기를까?’
지워진 흐름에서 흑염 도적단과 싸우고, 서로 충돌시키면서 만들어낸 용자동맹과 영웅동맹을 기억하는 아이언에게 지금 수준은 너무나 약했다.
‘어차피 흐름이 바뀌면 지워진다.
그럼 일반 용자는 싹 쓸어버리고, 용자왕만 기를까?’
실망하여 고민하는 아이언의 의지는 모두에게 전달되었다.
심장이 내려앉는 느낌을 받는 용자왕들은 부르르 떤다.
‘방···방금! 우리는 수없이 죽었다.’
‘신체가 모래처럼 으깨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