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ting the World Tree RAW novel - Chapter 294
고양이 한 마리
“마로니에.”
“….”
속옷을 뚫고 튀어나오기 직전의 양물.
코를 기둥 옆에 두고, 살살 그 향을 맡는다.
“…아.”
비강 안에 가득 찬 남성의 향에 진정하지 못한다.
속옷 안에 감춰진 자지는 흉물스럽게 커져 있었다.
우뚝.
마로니에는 자신의 코 위에 놓인 자지를 빤히 바라보았다.
-하웁.
속옷째로 하복부에 밀려오는 말랑하면서도 뜨거운 감촉.
송곳니가 귀두에 스치고, 따끔한 고통과 함께 침이 고인 블랑쉬의 혀가 아랫기둥을 살살 쓸어올렸다.
온 몸이 부르르 떨릴 정도의 감촉이다.
“야. 야!”
여린 두 팔이 내 허리를 감았다.
입 바깥으로 성기를 꺼낸 마로니에는 타액으로 푹 젖은 속옷에 코를 박고, 향을 즐기며, 혀로 핥아 음미했다.
“프훕, 츱, 프헤에….”
침을 질질 흘리며 입을 벌린 그녀.
나를 올려다보는 농밀한 눈빛에는 성욕이 지독하게 얽혀 있다.
새파란, 청명한 색이 어둡게 가라앉아 타락한 눈동자.
즈르륵. 즈르륵. 흰 스타킹에 감싸인 허벅지 비벼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툭.
다리에 힘이 풀린 건지 무릎을 꿇는 마로니에.
“하아, 하악… 하아. 하아….”
정신이 나갔어.
표정을 볼 수 없다.
어둠 속이라 시야가 좁다.
그렇기에 마로니에의 자극적인 숨소리는 더 진하고 매혹적으로 내 귓가에 울려왔다.
-후욱, 후욱.
천박한 숨소리가 화장실 내부에 울린다.
해소할 생각이었는데, 이제는 내쪽에서 정신이 흐릿해진다.
국목이라는 그녀가.
작고, 귀엽고, 두 손에 받치면 가볍게 들릴 소녀같은 마로니에가 내 아래서 향을 맡고 있다.
“…읏.”
속옷 끝에 맺힌 반투명한 액체.
귀두의 끝에 부드러운 입술의 감촉이 느껴졌다.
-쭙.
타액마저 핥아 마신다.
그것이 달콤한 코코넛 주스라도 되듯. 사랑스럽게 양손으로 내 기둥을 어루만지면서 나를 달랜다.
“…이거.”
마로니에의 색욕에 찌든 목소리.
본래였다면 오후 12시의 대낮에 울려 퍼지는 탑의 종소리같은 그녀의 음색이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조아.”
달콤한 한 아름의 초콜릿같은 목소리는 흥분할수록 점점 더 질척해진다.
“좋아, 좋아….”
상온에 놓인 녹은 초콜렛처럼 귓가를 간질이는 그녀의 목소리.
그 어떤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마로니에만이 할 수 있는 목소리.
“얼마나, 얼마나 기다렸는데.”
듣기만 해도 온몸의 성욕이 크게 발작하는 듯하다.
자그마한 신체에서 풍기는 땀에 뒤덮인 살내음은 쿰쿰해서, 그렇다고 전혀 기분 나쁘지 않은 야한 냄새라 하루 종일이라도 껴안고 싶다.
속옷을 잡은 마로니에가 살살, 그것을 내렸다.
핏줄 선 흉물스러운 자지.
잘 내려가지 않아 낑낑대다가 튀어나온 그것이 볼에 닿았다.
그 말랑한 감촉마저 정신이 나갈 것만 같았다.
나는 쾌락에 벗어나기 위해 잠시 물러섰다.
그러다 팔꿈치가 스위치를 누르면서, 천장에 있던 불이 달칵 켜졌다.
-번쩍.
무릎을 꿇은 마로니에의 모습이 눈 안에 들어왔다.
치마 사이에 흰 속옷은 일 자로 젖어있고.
무릎을 꿇었으나 허벅지는 무방비하게 벌여져 그 아래로 실선이 늘어졌다.
그 위에 나와 눈이 마주친 새빨간 얼굴.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얼굴이다.
“일어나.”
“응….”
내 말에 순종한다.
자리에서 일어난 마로니에의 몸은 땀 범벅이었다.
긴장 하면 몸에 땀이 많이 나는 체질인지, 이곳 저곳이 젖어 번들거렸다.
나는 살짝 고개를 숙였다.
시야에 들어온 마로니에가 헛숨을 삼켰다.
-콩닥, 콩닥.
사람의 심장이 이렇게 뛰는 것도 가능하구나.
쿵쿵대는 게 아니라, 사랑스럽게 박자에 맞춰 콩닥인다. 꼭 노래를 좋아하는 마로니에처럼 심장도 자기 감정을 살리는 모양이다.
나는 양 손을 마로니에의 두 겨드랑이에 집어넣었다.
…나도 모르게.
몸체 안으로 얼굴을 집어넣었다.
환희하듯 마로니에가 내 얼굴을 끌어안았다.
-쿵.
살짝 밀려 변기의 뒷 물탱크에 마로니에의 등이 부딪힌다.
송송이 맺힌 땀을 방울마다 혀로 핥았다.
살짝 달달한 향에 혀 위로 진동했다.
젖은 반팔을 올려 보면 봉긋이 튀어나온 가슴 위로 젖꼭지가 발딱 서 있었다.
“…우리.”
마로니에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이번에 해 버리면, 없었던 일로 못 해. 그때랑은 달라. 기질도 그대로고….”
“하고 싶다며.”
“…….”
양 팔을 살짝 벌리는 마로니에.
“응.”
눈동자에 사랑이 얽혀 질척인다.
“…블랑쉬를 안아주세요.”
두 팔로 마로니에를 끌어안았다.
춥지 않게 양 팔로, 가슴 속에 마로니에를 품고 힘을 주어 그녀를 포박했다.
“…끄읍, 끗, 으훅, 옥….”
결박을 당했다는 답답함, 힘을 주어 한 포옹이라 고통이 있을 법도 한데.
숨을 쉬지 못하는 그 순간마저 마로니에는 몸을 연신 떨고 있었다.
우리가 함께 지냈던 그 짧은 하루 사이에 몸이 기억이라도 한 걸까.
속옷 아래로 애액이 뿜어져 나왔다.
“고양이 같네.”
틱틱대면서도 품에 안겨서 사랑스럽게 애교를 부리는 고양이.
마로니에의 성격이 그렇다.
“…고양이.”
“별로야?”
“고양이로 만들어 줘….”
선을 넘으니 말을 가리지 않는다.
무엇이든 허락할 기세다.
이대로 사귀자고 해도, 어떤 체위를 하자고 해도 뭐든지 승낙할 모습.
그러나 삽입까진 갈 수 없다.
마로니에가 가장 바라고 있는 것은 그것일 테지만, 결국 이조차도 꾸며진 감정의 한 풀에 불과할 테니까.
“…다 내려놓고…. 네 고양이로 살래.”
다만 그럼에도 마로니에의 입에서 새어나오는 서글픈 목소리는.
의외로 많은 스트레스를 품고 있었다.
“국목이랑, 가문에서 벗어나서….”
봉긋 솟은 마로니에의 머리카락을 가리듯이 누르고 쓰다듬는다.
“평범하게.”
지친 눈동자.
익숙한 눈매다.
반복되는 일상이나, 주말이라는 휴일도 없이 매일 일에 지쳐 맥없이 탁 풀린 사회인의 눈동자.
귀족으로서의 책임과 국목의 의무를 동반한 마로니에는 그만한 스트레스를 견딜 수 없었나 보다.
그리고 그런 마로니에는.
일이 꼬여서, 이젠 그 도피처로 나를 찾고 있다.
“…내가, 싫어?”
“너를 왜 싫어하겠어. 네가 날 싫어하면 모를까.”
“별로야?”
“충분히 예쁘지.”
“…안 귀여워?”
“차고 넘치지.”
“……나랑, 하는 게 별로야? 가슴이 작아서…?”
훅 치고 오는 바람에 나는 할 말을 잊었다.
뭐라고 답해야 하나.
그 대신 얼굴을 움직여 마로니에와 입술을 부딪혔다.
“읍…,”
혀를 집어넣자 아주 가볍게 입술이 열려 그것을 맞이했다.
내 혀를 반기듯이, 혀끝으로 내 뿌리를 핥고, 입천장을 긁고 타액을 교환한다.
청렴한 목인의 신체가 인간의 저속한 침에 더럽혀졌다.
“으응… 춥. 프하아….”
입을 떼고 서로를 바라보는 사이.
나는 손을 내려 마로니에의 스타킹, 속옷의 너머로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솜털이 나있는 그곳의 균열을 열었다.
-찌꺽.
얼마 가지 않아 마로니에의 입에서 열띤 신음이 튀어나왔다.
“세뇌가 풀린다면.”
“…읏, 응…. 흐앙….”
“그래도 감정이 비슷하면 내가 어떻게든 책임질 게.”
그건 어렵지 않으니까.
집 안 여편네들한테 바가지를 긁히겠지만… 그건 이미 사실이고.
마로니에의 허리가 꺾이며 나를 꽉 끌어안는다.
“근데 지금은 상황이 종잡을 수 없잖냐.”
손가락을 점차 늘려 나간다.
꽉 조이는 구불구불한 질 안을, 갈고리처럼 손을 꺾어 민감한 부분을 자극한다.
안그래도 좁은 마로니에의 보지다.
“…흐읏, 흐윽, 읏 끕, 오호옥… 옥.”
추잡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으힛, 으히이잇…. 힉, 흐읏.”
애액이 흥건하게, 오줌이 튀어나오고.
“바란다면.”
다 끝낸 뒤에 마로니에가 원하기만 한다면.
어차피 그 시기의 나는 유랑할 놈이니까.
얼굴에 철판 깔고 마로니에를 빼내오는 것정돈 가능하다.
나는 뒷말을 하지 않았다.
“…으 냐아아…앗.”
고양이 같은 소리를 내며 자지러지는 마로니에를 끌어안았다.
“혼자 할 때랑…너무 달라…. 넣지도 않았는데… 읏.”
입술을 내밀어 키스를 졸라대는 마로니에.
나는 하는 수 없이 다시 혀를 섞었다.
꺼내 놓은 자지가 그 순간 마로니에의 허벅지 사이로 쏘옥 들어간다.
그 말랑한 감촉에 살살 허리를 흔들자, 마로니에가 울어대기 시작했다.
“…아, 앗 응, 아… 하앗.”
“블랑쉬.”
젖은 보지의 면을 훑으며, 솟은 클리토리스가 지분거려진다.
애액은 미끈거리며 허벅지에 얽혀들었고.
까슬한 스타킹의 감촉은 마찰이 지속되며 열을 만들어냈으나.
나는 더욱 마로니에를 압박하며 허벅지에 자지를 비벼댔다.
-지퓨우웃.
얼마 지나지 않아 새하얀 정액이 마로니에의 흰 스타킹 위에 뿌려졌다.
“…하아, 하아.”
“만족 했어?”
허벅지에 뿌려진 정액을 자기도 모르게 손으로 훑은 마로니에는, 그것을 입으로 가져다대었다.
그 손을 잡았다.
“먹진 마. 괜히 메스꺼워질라.”
“…응.”
-솨아아아!
근처 세면대에서 대충 옷째로 몸을 닦고.
우리는 다시 방으로 들어왔다.
어쩔 수 없이 각자 샤워를 해야 했다.
조금 어색한 침묵이 이어지다가, 마로니에가 말을 꺼내 나 먼저 씻게 되었고. 방에 돌아와 옷을 갈아 입으니 그 다음으로 마로니에가 샤워실에 들어갔다.
성욕을 한 번 푸니 머리가 멀끔하다.
새하얀 스타킹의 감촉은 아직도 떠올리면 음심이 솟구친다.
산수유의 침대에 대충 걸터 앉아, 마로니에를 기다리다가. 오질 않아 침대에 누웠다.
-드르륵.
얼마 안 돼서 문이 열렸다.
-탁, 탁.
작은 발자국 소리. 총총대며 걸어온 마로니에가 침대 위의 나를 내려다 보았다.
-스르륵.
이불을 조심스레 걷는다.
“…왜?”
“같이 잘래….”
“들키면 어쩌려고.”
“그 전에, 옮길 테니까…. 그전까지만 같이, 있으면 안돼?”
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들키면 어쩌나, 그것도 있고.
지금 이렇게 어리광을 조금씩 들어주다 보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일어날 것 같아서 고민이 깊어졌다.
“…이번만이다.”
어렵게 대답을 하자, 마로니에는 얇은 잠옷을 입고 내 침대 위로 쏘옥 들어왔다.
어떻게 자나 지켜 보았더니, 눈치를 보던 그녀가 내 배 위로 올라와 웅크렸다.
엉덩이를 뒤로 쑤욱 내민 채 두 허벅지는 내 허리에 가 있고. 양 팔은 내 가슴을 끌어안는다.
“편하게 옆에서 자는 건 못해? 블랑쉬.”
“오늘은… 고양이….”
그 말을 귀에 담아두고 있었는지, 마로니에가 내 가슴에 볼을 부비적거렸다.
“……잘 거야.”
완전 제멋대로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이불 아래의 마로니에를 꼬옥 안아주었다.
그러자 마음에 든 듯 볼을 몇 번이나 비벼댄다.
손으로 말랑한 엉덩이를 톡톡 두드려주자, 살짝 기어오듯 앞으로 나와 내 입술에 뽀뽀를 하고 다시 눈을 감는 마로니에.
-쪽.
내가 죄가 많았다.
* * * * * * *
자고 있다.
도중에 깬 마로니에는 앞서 시간을 확인했다.
5시. 산수유가 일어나는 시각은 의외로 좀 늦다.
가장 먼저 일어나는 게 현자님과 이시헌, 아침 일과를 하러 간다고 했으니까.
최소 7시까지는 여유가 남아있는 셈이다.
“….”
-세뇌가 풀린다면.
-그래도 감정이 같다면 책임질게.
그 말을 기억한다.
자기도 어떻게 될지 모르면서.
책임이나 진다는 소리나 하고 앉았다.
그럼 산수유는 어쩌려고?
그렇게 여자를 미치게 하는 걸 보니 또 어디에 여자를 숨겨둔 게 분명하다.
아무리 여러 여자와 결혼하는 게 합법이라지만….
여자의 욕구는 그리 적지 않을 텐데.
“…크응.”
자다가 숨이 넘어간 듯 고개를 살짝 젓는 이시헌.
마로니에는 이시헌의 배 위에서 기어가 그 입술을 훔쳤다.
-쪽.
달다.
그런 착각이 든다.
‘한 번만 더….’
-쪽.
아랫 입술을 핥았다.
살짝 벌어진 틈새로 혀를 집어넣어 잇새를 핥았다.
두 손으로 볼을 매만졌다.
어제 자신이 외워둔 얼굴이다.
-쪽.
잠이 깊은 모양인지 깰 기미를 안 보인다.
아직 시간은 충분했다.
마로니에는 있는 힘껏 혀를 뻗어 이시헌의 입 안을 침투했다.
그 향이 숨에 가득 찬다.
‘…좋아.’
-츄릅.
‘조아….’
-츕. 츱. 쯔읍. 쩌업.
‘조아…….’
사랑스럽다는 말을 가장 잘 표현한 얼굴.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 얼굴이었는데 이제는 포로가 다 되어버렸다.
이시헌을 덮치듯이 누른 마로니에는 그 얼굴을 끌어안으며 봉긋 솟은 가슴으로 남자를 품었다.
작지만, 남자 하나를 품기엔 충분한 가슴이다.
이대로 조금만 더.
이 남자를 품어야겠다고 생각할 즈음.
바로 등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블랑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