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Side Story (135)
135 – 일은 내가 다 했는데···
2부 135화. 일은 내가 다 했는데···
[포도리, 서두르세요! 빨리 레벨을 올려야 돼요!]불꽃이가 분발하며 포도리를 재촉했다.
아니면 제가 창조수가 되게 생겼다고요!
아무리 급하다고 해도 세준이 올린 세상의 레벨을 다시 낮출 수도 없는 법이니,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건 재촉 말고는 없었다.
그렇게 불꽃이의 재촉을 받은 포도리.
[불꽃이 님, 해냈습니다!]3시간 만에 1레벨 세상을 2레벨로 올리는 데 성공했다.
[포도리, 잘했어요! 이거 먹고 한 번 더 가죠!] [네? 저 오늘 진짜 열심히 했는데 하루는 쉬게 해주셔야···] [포도리, 불타고 싶어요?]화르르륵.
불꽃이가 뿌리로 거대한 불꽃을 만들자
[아···아닙니다!]포도리는 화들짝 놀라며 불꽃이가 준 영양제를 허겁지겁 먹었다.
세준 님, 왜 그러셨어요···
왜 세상의 레벨을 올린 거예요···
그렇게 세준의 활약으로 포도리가 피해를 보는 사이
“흐흐흐. 배부르다.”
“푸후훗. 배부르다냥!”
세준과 테오가 바닥에 나란히 누워 뽈록 나온 배를 쓰다듬으며 함박미소를 지은 채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세준이 배 나온 것도 멋있네.
‘히히히. 이건 소장 각이야.’
제목은 배 나온 세준이 1237번째로 저장해야지.
모든 기억을 사진보다 생생하게 저장할 수 있는 에일린은 지금 기억에 제목을 붙여 머릿속에 세준의 모습을 소장했고
우리 테오 님, 배 출렁거리는 거 너무 귀여워요.
‘뀻뀻뀻. 안 되겠어요. 이건 저장해야지.’
“뀻뀻뀻. 마력의 힘이여···.”
이오나는 메모리 마법으로 테오의 모습을 소장했다.
그렇게 에일린과 이오나가 애인들의 모습에 푹 빠져 있을 때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꾸엥이 커피 나왔다요!]꾸엥이가 커피를 가지고 왔다.
그리고
끼히힛.낑!
[히힛. 집사야! 꾸엥이 형아가 이거 만들어줬다!]“히힛. 아빠, 꾸엥이 오빠가 태초 꺼도 만들어줬어요!”
까망이와 태초가 군고구마 말랭이 라떼와 딸기우유를 들고 꾸엥이의 뒤를 졸졸졸 따라왔다.
“꾸엥아, 고마워.”
세준은 바닥에 일어나 앉아 커피를 받은 후
후루룩.
“크으. 좋다.”
테오와 꾸엥이를 품에 안은 채 커피를 마셨고
“역시 꾸엥이가 내린 커피가 제일 맛있어.”
에일린은 세준의 오른쪽에
“뀻뀻뀻. 맞아요.”
이오나는 테오의 꼬리에 걸터앉아 커피를 마셨다.
끼히힛.낑!
[히힛. 맛있다!]촵.촵.촵.
까망이는 세준의 발바닥에 궁둥이를 붙이고 열심히 군고구마 라떼를 핥아 먹었으며
“히힛. 맛있어.”
태초는 세준의 왼쪽에 앉아 딸기우유를 홀짝홀짝 마셨다. 덕분에 태초의 입가에 딸기우유가 묻으며 입 주변에 분홍색 거품이 생겼다.
그렇게 세준과 일행들이 즐겁고 여유로운 티타임을 보내던 중.
[세준 님, 시간이 됐습니다.] [시스템 억삼치리]가 말을 걸었고“응.”
세준이 주머니에서 녹색과 보락색이 섞인 구슬을 꿀꺽 삼켰다.
잠시 후.
[생명의 정수 1%를 흡수하는데 성공하셨사옵니다.] [독의 정수 1%를 흡수하는 데 성공하셨사옵니다.]세준의 앞에 나타나는 메시지.
[위대한 무색용이 되기 위한 38, 39번째 시험을 한 번에 통과하셨사옵니다.] [시험 통과 보상으로 위대한 무색용의 힘 0.02%를 전승하셨사옵니다.]이어서 위대한 무색용의 시험을 2개 통과했다는 메시지도 나타났다.
이제 3일 후에 또 먹으면 되겠다.
“억삼치리 3일 후에 정수 먹어야 된다고 알려줘.”
[네. 알겠습니다.]세준은 다음에 정수를 흡수할 일정을 [시스템 억삼치리]에게 기억시키고
후루룩.
“이제 일 해야지.”
남은 커피를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나 10번째 거탑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신약 : 대마력의 완두콩을 수확하셨사옵니다.]···
..
.
완두콩을 따며 휴식으로 굳은 몸을 풀었다.
이렇게 몸을 미리 풀어놔야지 언제든 출동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수확 끝.”
완두콩 수확이 끝내며 세준의 몸이 어느 정도 풀리자
[퀘스트가 발생했사옵니다.] [퀘스트 : 5레벨 세상 <루미르>에 가서···]보상 : <고유 권능 : 잠깐 창조신>의 시간 17분 적립.
기다렸다는 듯 대리 창조신 퀘스트가 발생했다.
하지만
“엥? 가서 빼드로를 잘 타이르라고?”
이번엔 퀘스트 내용이 좀 이상했다.
항상 물리적인 공간에서만 인과율이 비틀어지는 건 아니었다. 가끔은 여러 존재들이 만들어낸 인과율이 꼬이고 꼬여 비틀어진 인과율이 생명체 안에 존재하는 경우도 있었다.
추가로 퀘스트 내용에는 빼드로가 죽으면 비틀어진 인과율이 폭주하니, 죽지 않게 보호하라는 설명도 있었다.
잠시 후.
[5레벨 세상 <루미르>에 도착하셨사옵니다.]세준은 일행들과 <루미르>에 도착했고
“빼드로라고 알아?”
“오버왕 고슴도치 빼드로요? 당연히 알죠. 저기로 길을 따라가다 보면 동굴이 하나 있을 거예요.”
비틀어진 인과율을 가진 고슴도치 빼드로가 사는 동굴을 금방 찾을 수 있었다.
“가라. 박까망!”
끼히힛.낑!낑!
[히힛. 집사야! 위대한 까망이 님만 믿어! 위대한 까망이 님이 정신교육 잘 시켜 놓을게!]와다다다.
세준의 지시에 호기롭게 동굴 안으로 달려가는 까망이.
세준은 까망이 찬스로 쉽게 가려 했지만
와다다다.
“왜 다시 나와?”
낑···
[집사야···오늘 위대한 까망이 님, 컨디션이 안 좋아···]까망이가 갑자기 아픈 연기를 하기 시작했다.
뭐지?
딱 봐도 꾀병인데?
세준은 의아해하며
“이리 와.”
꾀병을 부리는 까망이를 안고 까망이의 배를 쓰다듬어주며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관통의 강철 가시 빼드로]“아.”
이래서 꾀병을 부렸구나.
까망이가 왜 꾀병을 부렸는지 알 수 있었다.
정신교육을 하려면 박치기를 해야 하는데 빼드로의 가시에 찔리면 아플 것 같고, 못 하겠다고 하기에는 자존심이 상하고 그래서 꾀병을 부린 것.
으이구. 못난아.
세준은 까망이를 한번 한심하게 바라봐준 후.
“안녕. 난 박세준이라고 해.”
“푸후훗. 이 몸은 박테오라고 한다냥!”
빼드로에게 말을 걸었다. 일단 대화로 풀어보고 일이 잘 안 풀리면 테오와 같이 빼드로의 정신세계로 갈 생각을 했다.
하지만
“네. 안녕하세요. 전 빼드로에요.”
빼드로는 잘 타이를 필요가 없을 정도로 굉장히 예의 바르고 순했다.
가식인가?
세준이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빼드로를 유심히 보자
“왜···왜요? 제가 뭘 잘못했나요? 죄송합니다!”
빼드로는 얼굴이 창백해진 채 횡설수설했고 빼드로의 가시들이 길어지기 시작했다.
“아니야! 빼드로, 너 잘못한 거 없어!”
세준이 빼드로의 반응에 살짝 당황하며 손을 크게 흔들자
“악! 때리지 마세요!”
이번에는 세준의 큰 움직임에 빼드로가 공포에 질렸다. 이번에도 빼드로의 반응이 격해지자, 가시가 자라났다.
왜 다른 이들이 패드로를 오버왕이라고 부르는지 알 수 있었다.
어쩌지?
세준은 빼드로가 겁을 먹지 않게 미소를 지으며 고민했다. 여기서 심각한 표정을 지으면 또 자기 때문에 화가 났다고 오해할 테고, 그러면 또 가시가 자랄 테니까.
차라리 나쁜 녀석이면 패면 되는데, 유리멘탈이라니···
‘일단 먹이면서 친해져 보자.’
세준은 자신의 장기를 써서 패드로의 경계심을 없애보기로 했다.
“괴괴괴. 맛있어요.”
다행히 맛있는 걸 먹자 세준과 일행들에 경계심이 낮아진 빼드로가 요상한 소리를 내며 웃었다.
“아. 제 웃음소리가 이상하죠? 죄···죄송해요!”
물론 유리멘탈 빼드로는 바로 눈치를 보기 시작했지만
“아냐. 괴괴괴가 어때서. 난 흐흐흐라고 웃어.”
세준은 아무렇지 않은 척 최대한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줬다.
그리고
“저는 이상하게 남들이 조금만 웃으면 절 비웃는 거 같고, 인상을 찌푸리면 저한테 화내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남들이랑 같이 있으면 불안해져요.”
세준은 빼드로의 고민을 들어주며 빼드로를 어떻게 타일러 비틀어진 인과율을 정상으로 돌릴지 실마리를 찾았다.
“그래. 그럴 수 있지. 나도 가끔 눈치를 보거든.”
빼드로의 말에 세준도 솔직한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냥?! 박 회장도 눈치를 봤냥?!”
“당연하지. 내가 처음에 탑에 와서 에일린이랑 수장님들 눈치를 얼마나 봤는데. 그땐 진짜 죽는 줄 알았다고.”
“푸후훗. 그때는 죽는 줄 알았다고 아니고 박 회장, 진짜 죽을 뻔했다냥!”
“그래. 알려줘서 고맙다.”
“괴괴괴.”
세준과 테오의 대화에 빼드로가 웃었다. 이제 세준이 이 정도로 화를 내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생겼는지 사과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세준 님은 그래서 어떻게 했어요?”
슬금.슬금.
대화를 하며 세준에게 조금씩 다가오며 거리를 좁히는 빼드로.
좋아. 이제 많이 친해졌어.
세준도 빼드로를 향해 슬쩍 몸을 움직이며 같이 거리를 좁혔다.
그때
따끔.
세준의 손등을 빼드로의 가시가 찔렀다.
빼드로가 놀라지 않게 해야 해.
세준은 빼드로가 당황하지 않게 아무렇지 않은 척을 했지만, 상처에서 피 한 방울이 베어 나왔다.
“죄···죄송해요! 제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절 미워하지 말아 주세요!”
유리멘탈 빼드로가 다시 패닉에 빠졌고 가시가 빠르게 길어지기 시작했다.
“괜찮아. 빼드로.”
그런 빼드로의 날카롭고 단단한 가시를 세준이 과감히 쓰다듬었다. 용의 가죽에 용의 비늘로 코팅한 장갑을 끼고.
뜨거운 냄비를 잡을 때 쓰려고 만든 냄비 장갑이었다.
“만지지 마세요! 또 다쳐요!”
패드로는 화들짝 놀라며 뒤로 물러나며 도망치려 했지만
“빼드로, 봐봐. 나 안 다쳤어.”
세준은 장갑을 낀 자신의 손을 보여주며 빼드로를 진정시켰고.
“어? 정말이네요.”
자신의 가시가 세준을 다치지 않게 한다는 것에 안심한 빼드로가 안정을 되찾아갔다.
“빼드로, 누군가 널 보며 비웃을 수도 있고, 욕할 수도 있고, 화를 낼 수도 있어. 하지만 그렇다고 네가 잘못한 건 아냐.”
“제가 잘못한 게 아니라고요?”
“응. 그건 그들의 생각이니까. 그들의 생각에 휘둘리지 마.”
“빼드로, 너만의 생각이 있어야 해. 그래야 남의 생각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어.”
“나만의 생각···.”
세준이 장갑을 낀 손으로 계속 빼드로를 쓰다듬으며 말을 하자, 빼드로의 가시가 점점 줄어들어 갔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괴로롱.
세준의 말을 들으며 긴장이 풀린 빼드로가 곯아떨어졌고
[5레벨 세상 <루미르>에서 빼드로를 잘 타일러 주셨사옵니다.]···
..
.
세준의 앞에 퀘스트 완료 메시지가 나타났다.
그리고
[<루미르>의 영웅 : 줏대 있는 외유내강 빼드로]어느새 빼드로의 이름이 변하며 <루미르>의 영웅이 됐다. 비틀어진 인과율이 정상으로 돌아오며 빼드로의 능력도 상승시켜 준 모양이었다.
분명 축하할 일이지만
“와. 한 게 뭐 있다고 영웅이야?”
일은 내가 다 했는데···
그걸 보며 세준은 배가 좀 아팠다. 아니. 많이 아팠다.
잠시 후.
“으음.”
빼드로가 깨어났고
“빼드로, 다 내 덕분인줄 알아라.”
“푸후훗. 그렇다냥! 모든 건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의 덕인 것이다냥!”
세준과 테오는 한껏 거들먹 거렸다.
하지만
“전 아니라고 생각하는 데요? 제가 잘 해서 영웅이 된 거죠.”
너무 줏대가 있어진 빼드로였다.
그러나 빼드로가 모르는 게 있었다.
“후훗. 빼드로, 많이 컸군.”
“푸후훗. 빼드로, 건방지다냥!”
유리멘탈이 아닌 빼드로는 팰 수 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