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382)
〈 382화 〉 382 작은 마왕
* * *
1.
마크2가 정령계약을 한 날로부터 어언 현실시간으로 한 달이 경과했다.
“관측병. 정령에너지 감지상황은?”
“반경 1km 내에 정령술사 셋 감지. 셋 모두 맵핑 완료했습니다.”
“좋다. 놈들이 이동하기 전까지 제 2종 감시태세를 유지해라.”
검투사키우기.
극동방면 전선군.
EU연합군의 전선군 중 하나를 맡은 야스파냐의 장수 플레이어 는 긴장을 유지하며 전선을 노려보았다.
“정보부. 코드네임 마왕의 상태는?”
“접속 확인되었습니다. 다만 구름에 화면이 가려져있어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빌어먹을 코레아노 녀석들. 우리 쪽 정보부가 정보를 읽고 있다는 사실을 전한 건가?”
동향을 안다고 어찌할 수 있을 정도로 그 괴물 같은 여자의 저력은 만만하지 않다.
등장하면 전선군을 즉시 퇴각시켜야 할 정도의 무력을 지닌 괴물.
그나마 다행이라면 정령계약을 미끼로 삼으면 어느 전장에서든 마왕검객이 직접 교전에 참여하는 것만큼은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빚이야 일단 지워두고 볼 일이죠.]정령계약을 주관하면서 무언가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마왕검객을 상대로 왜 남의 돈으로 이득을 취하냐고 항의할 자신은 없다.
사실, 지금 그들이 경계하는 것도 마왕검객 본인은 아니었다.
“급보! 고고도로부터 미확인 정령반응 감지!”
“고고도?! 젠장, 당했군! 현재 높이는?”
“18200m입니다!”
급히 뺏어든 정보부 요원의 브이튜브 방송화면에서 정신이 아찔해지는 아득한 상공이 펼쳐졌다.
펄럭 펄럭!
제 모습을 감싼 구름을 해방하며 연초를 입에 문 채로 모습을 드러낸 마왕검객.
한 손을 펼친 그녀를 중심으로 옷깃이 바람과 역방향으로 나부끼더니, 고고도의 기압권이 밀려날 정도로 막대한 정령에너지가 발현됐다.
[경고. 경고.] [12등급 정령에너지가 감지되었습니다.] [제 4종 총력전태세를 발령합니다.]전선 전체에 울리는 경보시스템.
야스파냐 소속 마법병단과 정령사들이 긴장한 눈으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들의 눈으로는 포착할 수도 없는 아득한 상공 저편에 강림한 구름의 정령, 마크2.
“짜잔. 오늘 보여줄 무공은 백렬대폭장. 마크2는 오늘도 신기술을 시연하러 왔습니다.”
마나의 제약으로부터 해방된 마크2.
막대한 정령에너지를 통해 펼쳐내는 무공이 단순한 장법을 넘어 뜨거운 열풍을 동반한 구름을 지상을 향해 쏟아내었다.
맨몸의 인간이 들어갔다가는 그대로 불타죽고도 남을 고열을 품은 구름덩어리.
그것이 시시각각 지상과 가까워진다.
야스파냐 마법병단의 대항마법이 정령사들의 인도를 따라 마주 솟구쳤다.
“장군님. 굳이 일개 정령 하나 때문에 마법병단을 모두 동원할 필요가 있습니까?”
“하, 이건 또 뭐야?”
“금일 극동방면 전선군에 배속된 중앙본부의 전선감독관입니다.”
“댁이 뭘 듣고 왔는지는 모르지만 똑똑히 보고 있으시오. 우리가 어떤 괴물과 싸우고 있는지. 어째서 마법병단이 모두 동원되어야 하는지.”
장군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열풍구름과 마법요격이 공중에서 격돌했다.
퍼버벙─
투콰콰콰콰!
에너지를 감싼 구름의 장벽을 걷어내고, 그 힘이 지상에 격돌하기 전에 공중에서 터뜨린다.
폭발 직후, 공기층 전체가 수면처럼 일렁거리더니 수백 입방미터 반경에서 한 차례 걷어내었던 구름이 무섭도록 다시 쌓였다.
“충격흡수역장 전개!”
“모두 엎드리십시오! 3, 2, 1, 충돌!!”
귀머거리가 아니라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을 수밖에 없는 경고음이 폭발과 함께 그쳤다.
쿠웅─
하늘을 수놓듯이 하늘 위로 퍼져나가는 고압의 충격파가 세상을 주홍빛으로 물들인다.
지상에서 터졌다면 한 순간에 전선군 전체가 열압력에 터져나가 즉사하고도 남을 무시무시한 위력의 열압력폭발!
“이, 이건 대체……!”
“코드네임 작은마왕. 마왕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 나타나서 전선을 초토화하는 정령마법을 펼치는 EU연합군의 악몽, 극동의 작은마왕이오.”
“이, 이런 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정령은 개쓰레기라는 분석결과가 만연하거늘, 저것의 어디가 정령일 수 있단 말입니까!”
“부정해봤자 소용없소. 전선군 셋과 맞바꾸어 얻은 정보를 외면한다면 닥쳐올 미래는 방면군의 붕괴뿐이니.”
“반격은, 반격수단은 있습니까?!”
는 사령부의 지시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떠오르는 수십 기의 비행펫을 가리켰다.
“마침 새로운 자살지망생들이 나타났군. 보면 알게 될 거요.”
마법병단의 필사적인 저항에 간신히 막아낸 한 차례의 공세.
그 틈을 호기로 본 와이번 기사단의 기수들이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저만한 대마법을 펼친 이상, 다음 공세를 펼치기까지는 쿨타임이 있을 거다!”
“최대속도로 날아올라라! 가속도 내성강화 훈련으로 9G의 중력도 버텨낸 우리들의 근성을 보여주는 거다!”
“대장님. 사령부에서 즉시 회군하라는 신호입니다.”
“하, 전선의 겁쟁이들이 말이 많군. 개소리 말라 그래.”
“마력불안정에 의한 통신마법장애, 라고 보고해두겠습니다.”
산소마저 소실된 고열지옥을 가르며 고고도로 솟구치는 와이번기사단.
그들의 시력강화마법에 저 위에서 자신들을 내려다보며 눈을 깜빡거리는 마크2의 모습이 보였다.
이겼다.
기수들은 웃었다.
눈에 보인 이상, 절대로 놓치지 않는다.
그들이 들고 온 마상창에 새겨진 마법이 스위치를 누름과 동시에 발현되었다.
생명체의 반응속도로는 대항할 수 없는 시전속도 최상위에 손꼽히는 번개계열마법.
그것도 동시전개를 할 때에만 개방되는 연계기까지 발현에 성공했다.
마법전에서 사전방어주문으로 적의 기습을 방어하는 것은 기본이라는 상식조차도 모르는 애송이 따위가 작은마왕이라니.
‘역시 소문은 과장되었군.’
‘전선군 녀석들, 이런 것에 졌다고 말하기가 수치스러워서 적을 띄워준 건가?’
수치도 모르는 부끄러운 녀석들이군.
차라리 좋다.
그들이 띄운 적의 명성을 고스란히 집어삼켰으니까.
오늘부로 와이번 기사단은 이렇게 불릴 것이다.
작은마왕을 쓰러뜨린 기사단.
EU연합군 최고의 기사단.
검투사키우기의 명실상부한 신흥랭커들이라고.
파지직
“어?”
“어째서 뇌기가 구름에……”
번쩍.
빛이 날아들었을 때, 그들이 준비한 방어수단은 모조리 깨져나갔다.
“실망. 화력이 너무 약합니다.”
와이번기사단의 혼신의 힘을 다한 돌격특공은 고작 한 겹의 구름을 뚫지 못했다.
담아낸 뇌전을 그저 되돌려 주는 것만으로도 기수 하나와 와이번 한 마리가 즉사할 정도의 위력임에도 실망을 드러내는 작은마왕.
구름처럼 흐릿한 몸체에 돌연 선명한 안광이 번뜩였다.
“교육. 뇌기란 이 정도는 해줘야합니다.”
뇌전구름 위로 쏟아지는 마크2의 장력이 실린 구름들.
힘을 담은 구름이 뇌전구름을 수천 조각으로 찢으며 사방에서 동시에 노란 스파크가 서로 이어지며 빛을 키웠다.
고작 12명이 펼치는 연계기 따위와는 규모로도 위력으로도 차원이 다른 전개력.
“사우전드 체인Thousand Chain이라니. 뇌전마법 광역기 최고봉의 기술을, 어떻게…….”
“이건 사기야…….”
기사단의 5년을 갈아 넣은 스펙을 웃도는 일격.
마크2는 그 일격을 펼치며 말했다.
“자랑. 이 기술은 지난주에 배운 것입니다. 번개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고작 일주일. 일주일 만에 우리들의 5년이 따라잡힌 걸로도 모자라 추월당했단 말인가…….”
번개가 번쩍인 뒤, 기사단은 잿더미도 남기지 못하고 전멸했다.
“저런 것에게 반격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고고도에서 불현 듯 나타나 극대정령마법을 발사하며, 목숨을 걸고 접근한 특공도 가볍게 받아쳐 전멸시킨다.
작은마왕이라는 칭호에 한 치의 손색도 없는 실로 마왕스러운 존재감!
“무리…겠지요.”
“보고 들은 모든 것을 중앙에 전하시오. 인류는 아직 작은마왕을 이길 힘조차도 얻지 못했다고. 휴전이 아니면 멸망뿐이라고.”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최선을 다해 마크2의 공격을 막아내고 버티는 것뿐.
그마저도 한 번이라도 방어에 실패한다면 수천 단위의 희생자가 빗발치는 극대마법을 매번 완벽하게 막아내야만 한다.
이런 걸 계속한다고 해도 작은마왕은 실컷 힘을 쓰다가 만족해서 돌아갈 뿐.
다시 등장하면 쌩쌩해져서는 지옥 같은 극대마법 기습공세를 반복한다.
정령왕급 정령과 계약이라도 하지 않으면 희망은 없다.
“그래, 수도에서 진행되고 있다던 정령계약 의식은 어떻게 되고 있지?”
“상당한 진척을 이뤘다고 합니다. 마왕검객의 방해를 받지 않도록 그녀가 다른 지역에 출몰한 동안에만 신중하게 진행해온 의식입니다.”
“정령왕의 소환, 정말로 성공할 수 있겠나?”
“국가예산을 총동원하고도 모자라 국고까지 털어 마련한 제물들입니다. 분명 정령왕과의 계약도 가능할 겁니다.”
작은마왕과 마왕검객에 맞설 인류 최후의 희망.
정령왕과의 정령계약.
이에 모든 것을 건 EU연합군의 수뇌부.
투콰과과과!
그들의 소망이 들어지기라도 한 걸까.
수도방면에서 커다란 암흑기둥이 솟구쳤다.
“저건 뭐지?”
“저도 잘… 정령왕의 등장이펙트 아닙니까?”
[두려워하십시오.] [야스파냐의 수도에서 막대한 공물을 취해 격을 넘어선 존재가 탄생했습니다.] [그의 이름은 미노타우루스.]“오, 이런…….”
“저건, 마왕검객이 두고 간 그 황소가 아닌가!”
[미노타우루스가 공물의 힘을 소화하는 중입니다.] [경고. 경고.] [지금부터 48일 내에 미궁도시 라비린토스의 중심에 기거하는 미노타우루스를 토벌하지 못할 시, 새로운 월드보스 이 탄생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