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654)
1.
인류 최초의 다중귀환자.
위지천.
그의 첫 빙의게임은 였다.
전국시대.
무로마치 막부 치하.
1467년부터 1573년에 걸친 기나긴 생존기.
클리어조건은 무림비망록과 다르지 않았다.
주어지는 미션을 클리어하며 100번째 미션을 클리어할 시, 현실로 귀환.
귀환을 선택하지 않고 도전을 계속한다면 200번째, 300번째 등 100번마다 다시 귀환기회를 제공한다.
위지천은 생각했다.
‘이대로 돌아가기엔 너무 억울하다!’
첫 빙의 때, 그는 일개 상인으로 시작했다.
일본의 역사 따위는 관심에도 없었던 흔한 한국인이었던 그는 대차게 망할 다이묘에게 잘못 선을 대었고 반란을 일으킨 부하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악착같이 살아남아 100번째 미션을 마친 그는 자신의 특권으로 다른 선택을 했다.
“회귀를 하겠다. 이 게임에 빙의한 첫 시점으로!”
[현재 게임에 존재하는 플레이어가 337명입니다.] [최후의 1인이 되지 않을 시, 회귀는 불가능합니다.]위지천은 이를 악물고 더욱 버텼다.
200번째 미션이 되어 그는 다시금 외쳤다.
“회귀를 하겠다. 이 게임에 빙의한 첫 시점으로!”
[현재 게임에 존재하는 플레이어가 125명입니다.] [최후의 1인이 되지 않을 시, 회귀는 불가능합니다.]버티고, 버티고, 또 버텼다.
900번째 미션이 되었을 때, 그는 마침내 맞이했다.
[현재 게임에 존재하는 플레이어가 2명입니다.] [최후의 1인이 되지 않을 시, 회귀는 불가능합니다.]“이립(30세)에 들어와 칠순(70세)을 맞이하였다… 이래도 끝을 볼 수 없다면 정녕 이 게임에서 끝을 보는 것은 불가능하겠구나!”
난세의 노검객 위지천.
젊은 날의 복수를 끝마치고 모든 가산을 총동원하여 비역사적 괴력난신과 관련된 모든 히든피스를 긁어모아 강해졌다.
그의 이름은 전국시대에 공포로 자리매김하였지만 다이묘들의 군세를 홀로 꺾기에는 부족했다.
그의 추정대로라면 남은 플레이어는 다이묘.
위지천은 현실로의 복귀를 선택했다.
클리어 특전으로 젊음은 되찾았지만 마음 속 깊이 뿌리를 드리운 패배감과 절망, 이루지 못한 회귀에 대한 아쉬움은 깊이 남았다.
그러던 그에게 또 다른 게임이 나타났으니… 그것이 그의 두 번째 빙의게임 이었다.
“이번에는 다를 것이다. 진정한 천하최강의 힘으로 그 어떤 군세의 눈치도 보지 않는 지존이 되겠다!”
갓 빙의한 빙의자들과 달리, 전국시대에서 무수한 실전을 거치며 상인의 삶과 도망자의 삶, 방랑자의 삶에 이어 무인의 삶을 살았던 위지천.
그는 남들보다 극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무림에서 천재 소리를 들었다.
“이 아이의 성장속도는 강호일절이오.”
“천하제일인의 자질이 흐려졌군. 어찌하여 성장세가 둔화되었지?”
“근골의 성장이 멈추었네. 천하십대고수의 반열에 그치는 것으로 만족해야겠어.”
위지천의 소망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무림에는 기라성같은 재야고수들이 널리고 널렸다.
한때 천하제일의 자질이라 그를 일컫던 이들도 초반의 성장세가 꺾인 뒤로는 평가가 점점 내려왔다.
천하십대고수.
그것이 위지천이 도달한 한계였다.
“인정할 수 없어. 경험자인 내가 어째서 비경험자보다도 못해야 한다는 것이냐!!”
그는 정파무림을 떠났다.
더 강한 힘을 위해 신강에 들어갔다.
변변찮은 세력조차 없는 이들을 규합하여 마교를 세우고 힘을 키우기 위한 새로운 운기법과 무공을 연구하는데 모든 재산을 들였다.
그리고 끝내 창시하였다.
천마의 상징.
마교의 상징.
천마신공을.
“하. 하하하. 천하에 다시없을 절세무공을 창시한 마교의 창시자가 정작 자신이 만든 무공을 대성하지 못하다니. 원망스럽구나. 이 저주받을 힘이!”
위지천은 자신의 한계를 실감했다.
그리하여 그는 두 번째 게임 에서도 귀환을 선택했다.
또 다시 삶의 의미를 상실한 그에게 마치 유혹이라도 하듯이 몇 개인가의 게임에 진입할 수 있는 초대권이 나타났다.
그것은 성좌들의 유혹이었다.
가장 높이 올라가서 가장 큰 절망을 품고 무너진 자를 자신의 사도로 삼고자 하는 이들의 유혹.
그가 진실을 깨달은 계기는 자신의 하나뿐인 조카가 이라 불리는 SF게임에 끌려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였다.
그것은 그의 세 번째 게임이 되었고, 위지천은 마침내 목도하게 되었다.
언젠가 지구에 당도하게 될 미래를.
성좌들이 지배한 세계의 말로를.
2.
위지천은 다시 한 번 경고했다.
“네가 본 성좌들의 힘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마라. 마선조차도 반요곡보다 먼저 탄생한 의 게임을 만든 자에게서 시스템의 사용법을 배우고 큰 그림의 설계를 학습했다.”
“마선 그 이상의 성좌가 있다는 말인가요.”
“오래된 성좌가 반드시 강하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성좌의 악의는 살아온 세월에 비례하여 더욱 음험하고 악독해지지. 사도의 존재를 붕괴시키는 것을 최고의 유희로 삼는 15각형의 악마나 마찬가지로.”
이 남자, 갑작스러운 등장은 둘째 치고 기묘하리만치 정보가 많다.
입고 있는 옷 또한 귀물마냥 엄청난 마력을 품고 있으며 외부의 공격을 방어하는 다양한 기능이 깃들어있음이 느껴진다.
귀물을 넘어선 무언가.
일컫는다면 신외지물.
그만한 물질을 눈에 보이는 것만 일곱 개가 넘게 전신에 두르고 있다.
“꽤나 위험한 게임을 경험했나보군요. 무림비망록에 못지않은.”
“그 이상이지. 무림은 인간만 조심하면 되었지만 종말의 시간에는 외계종과 그들을 지배하는 성좌, 성좌들이 만들어낸 시스템과도 맞서 싸워야 했으니까.”
“…그 게임, 에픽판타지 따위보다 훨씬 위험하게 들리는군요.”
“이름은 입에 담지 않겠다. 그것 자체가 인과를 앞당길지 모르니. 내가 경험한 것은 ‘클로즈베타서비스’. 오픈베타서비스가 아니니까. 아직은 시간이 있다.”
실력은 증명했다.
불길한 미래 또한 경고했다.
위지천은 다시금 말했다.
“이제 봐주지 말고 끝내라. 성좌들에게 시간과 기회를 허락한다면 게임을 통한 간접적인 강림이 아닌 성좌의 진체가 현실에 출현하는 미래가 다가온다.”
마선이 꿈꾸었던 최상의 미래.
반요곡과 헬세살을 통해 지구에 강림하고자 했던 큰 그림이 수많은 성좌들의 동시강림이라는 최악의 형태로 이루어진다.
“대요괴과 인과를 얻어 3대 요괴왕이 되는 미래가 실존하는 것처럼 이 세계에도 그런 절망적인 미래가 존재한다는 말이다.”
“이해했어요. 당신이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지는. 그렇다면 어째서 자신의 힘으로 막지 않는 거죠?”
“막고 싶었다. 하나의 통로는 당대 최강의 동료와 함께 부수기도 했었지. 하지만 그 하나의 통로를 막기 위해 치른 대가조차도 너무나도 막대했다.”
위지천이 기를 거두는 순간, 해응응은 진심으로 깜짝 놀랐다.
사라졌다.
사람이라면 지녀야 할 기척을 넘어서 생명의 기운 그 자체가 끊어졌다.
그가 다시금 내공을 일으키자 한번 끊겼던 기운이 아슬아슬하게 되살아났다.
“이것은 저주다. 헬세살의 세계에서 마선이 내린 세계멸망 급 저주를 베며 저주의 일부가 신체에 깃든 여파이지.”
“그 마선이 제가 아는 마선과 같은 존재인가요?”
“반요곡의 마선이 반복되는 무대에 질려 창시한 새로운 무대 . 반요곡보다 더 강해진 마선이다.”
“왜 그런 어리석은 짓을 했죠? 당신 정도의 실력이라면 반요곡에서도 끝을 도모할 수 있었을 텐데.”
“아니. 그것은 불가능하다. 나는 먼 미래, 인류에 강림해서는 안 될 세 번째 게임에서 마선의 힘을 빌려 성좌들에게 맞섰으니까.”
“!!”
“마선의 눈을 속일 인간이 조금이라도 많은 곳에서 그와의 단말을, 마선의 목숨을 끊어야했다.”
요컨대 그는 세계를 구하려 한 용사였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힘의 한계를 체감하였고, 빌려서는 안 될 힘을 빌렸으며, 인과의 매듭을 짓는 과정에서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
“단말은 끊었지만 그 대가로 내 영혼은 불안정해져서 세계로부터 존재가 사라지기 시작했고 이를 도왔던 블랙은 종말점에 걸렸지.”
“그거 참 안됐네요.”
“내게 남은 시간은 얼마 없다. 힘을 사용할수록 영혼이 소멸할 시간도 가까워지지. 언젠가 네게도 닥칠지 모를 미래다. 그러니 녀석들에게 이 이상 기회를 주지 마라.”
위지천의 사정은 이해했다.
세상에는 반요곡의 마선보다 더한 성좌도 존재한다는 사실도 이해했다.
에픽판타지의 메탈드래곤보다 더한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는 사실마저도 이해했다.
“그럼 오히려 좋은 거 아닌가요?”
“뭐…? 내 얘기를 듣고도 그런 결론이 나와?”
“무림인은 적수가 있을 때 실전에서 강해지잖아요.”
수련만 백날 한들 경지에 접어든 뒤부터는 강자와의 사투 한 번이 더욱 귀중해진다.
생사의 갈림길 속에서 쌓아왔던 수련의 성취가, 축적되어진 무공의 깊이가 무르익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해지길 바라는 것도 정도가 있다.
강함이란 뭔가를 얻기 위해 추구하는 것.
사문의 명예. 일신의 영달. 부와 성공. 개인의 성취.
그것이 무엇이든 지구가 망한다면 하등 쓸모가 없을 노력이자 무공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미친 인간도 있기 마련이다.
“애초에 저는 당신이랑은 달라요. 눈에 띈 성좌와 그들의 게임은 하나도 잊지 않고 기억해두고 있어요.”
“너, 설마…?”
“에픽판타지가 끝나면 저들의 게임을 하나씩 찾아가서 성좌들을 모두 격퇴할 거예요. 그 뒤에도 감히 제 영역을 침범할 성좌가 나온다면 오히려 환영이죠.”
그만큼 실력에 자신이 있을 테고, 더 많은 경지레벨이 오를 적이 되어줄 테니까.
“대체 그렇게까지 강해지려는 이유가 뭐지?”
“궁금해졌거든요. 제 힘과 반요곡의 군세가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
요컨대 이것은 선전포고였다.
“그러니 성좌들은 분발해야 할 거예요. 에픽판타지에서 저를 막지 못한다면 다음은 전원 각개격파 당해 힘을 상실하는 미래뿐이니.”
인간들이 겪었던 종말에 대한 두려움을 저들이라고 겪지 말라는 법이 없었다.
“제가 곧 종말이에요.”
다음화는 11월 15일 06시 업데이트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