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Wizard Takes Medicine RAW novel - Chapter 546
약먹는 천재마법사 546화
카이세(3)
연구 협력을 제안한 레녹이 마지막으로 꺼내 든 이름.
그 단어가 갈피를 잡지 못하던 카이세의 판단에 쐐기를 박아넣은 것일까.
“……!!!”
동요를 숨기지 못하고 레녹을 뚫어져라 응시하는 카이세의 반응.
그 말을 들은 것만으로, 카이세는 지금 이 상황 자체를 어느 정도 납득하고 받아들인 것처럼 보였다.
“그렇군……. 올리비에라도 한차례 접선했었다고 말했었지. 그 새에 새로운 개발인력을 구해온 건가.”
조용히 혼잣말을 중얼거린 카이세가 이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연구까지는 관심이 없는 줄 알았는데…….”
여전히 경계심이 풀린 것은 아니지만, 지금 상황을 어느 정도는 납득하고 받아들인 기색.
알카이드라는 이름이 지닌 의미가 그만큼 무겁고 중대하다는 증거였다.
“그 이름을 알고 있다는 것 자체가, 외부인이 아니라는 증거겠지. 좋아.”
망설임없이 품안에서 무언가를 꺼내든 카이세가 레녹에게 그것을 휙 던졌다.
레녹은 곧바로 그것을 받아들고 앞으로 나서려다, 생각보다 훨씬 무거운 무게에 놓쳐 버렸다.
“음?”
쨍강!!
단단한 쇳소리를 내며 떨어진 그것은, 레녹의 팔뚝만큼이나 굵직한 크기의 육각렌치였다.
레녹이 살짝 멍한 표정으로 렌치를 내려다보는 사이, 카이세가 퉁명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그것도 못 받으면서 뭘 도와주겠다고 하는 거냐?”
“아니, 지금 이게 무슨…….”
“헛소리는 그만하고 빨리 올라오기나 해. 그쪽이 먼저 제안을 해놓고 생색을 낼 생각인가?”
카이세는 그렇게 말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등을 휙 돌렸다.
방금 막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자연스럽기 그지없는 태도.
이미 반쯤은 레녹을 이번 연구의 동료로서 받아들인 듯한 반응이다.
한 번 마음을 굳힌 뒤로는 자신의 결단에 어떠한 미련도 두지 않는 성정인 걸까.
레녹과 마찬가지로 렌치를 손에 든 채로 낑낑거리며 거대한 알을 닮은 기계장치에 올라탄 카이세가 말했다.
“오늘 안으로 조정을 마치고 나사를 전부 조여야 하니까. 밤샐 각오해.”
“…….”
연구를 돕겠다는 게, 몸으로 때우겠다는 의미는 아니었는데.
예상과는 그림이 좀 달라지기는 했지만, 또 하려면 못 할 일이 어디 있겠는가.
레녹도 한숨을 내쉬며 렌치를 집어 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 * *
사망한 암흑가의 지배자, 카이세 바쥬르와 함께 시작한 조정 작업.
블랙컨슈머 프로젝트의 창안자와, 초월적인 재능을 손에 넣은 마법사 둘이 함께 진행하는 일이다.
테마는 정교한 사고 실험과 고차원적인 마력이론의 토의를 거쳐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시공간 연구.
하지만 알을 닮은 기계장치 사이로 쉴새없이 오가는 대화는 지성의 교환보다는, 투덜거림에 가까운 넋두리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니까 이쪽 회로를 완전히 조여서 흐름을 막지 않으면 반동을 제어할 수 없다니까.”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회로의 잠김이 풀리면서 반대편도 마력흐름이 활성화되게 된다.”
분명히 착실하게 작업을 진행하며 협력하고 있는데도, 서로 나누는 말은 의견교환보단 말다툼에 가깝게 변해간다.
주로 그런 투덜거림을 늘어놓는 것은 레녹이 아니라 카이세 쪽이었다.
“그럴 바에는 처음부터 풀어놓고 회로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편이 나아.”
“회로의 손상을 억눌러봐야 원하는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으면 무슨 의미가 있지?”
“내 말은, 찾아야 하는 해결책이 방향부터 틀렸다는 거다.”
카이세의 질문에 레녹이 무표정한 얼굴로 렌치를 휙휙 돌리며 대꾸했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해도 발원부를 건드리는 건 자살행위야. 발전소째로 터져죽을 생각이 아니라면 다른 곳을 찾아봐야 해.”
“빌어먹을, 대안 없는 반대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야. 알고 있나?”
“근거 없는 찬동은 좋아하는 모양이군.”
“이런 개…….”
한숨을 푹 내쉰 카이세가 고개를 들어 번쩍이는 수천 갈래 마력회로와 삽입 파이프들을 올려다보았다.
카이세의 얼굴에는 검댕과 재를 비롯한 온갖 먼지가 덥수룩하게 묻어 있었다.
레녹은 그런 카이세의 모습을 다소 흥미로운 눈길로 내려다보았다.
“…….”
솔직히 말해, 레녹은 지금 상황 자체가 그리 나쁘지는 않다고 느꼈다.
카이세가 지니고 있는 시공간 이해도는 실로 엄청난 수준이라, 그와 같이 논쟁하고 이론을 교환하는 것만으로 레녹이 배워가는 것이 많을 정도.
레녹이 해야 하는 일은 카이세가 이미 쌓아 올린 설계를 이해하고 다른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뿐이다.
그것만으로 레녹이 지닌 공간과 시간에 대한 조작 이해도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 체감될 정도였다.
만약 피폭현상과 시공간의 괴리를 해결해야 하는 게 아니라면, 카이세의 말대로 밤을 새워가면서 그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마력이론에 대해 토론해보았겠지.
새카맣게 반짝이는 눈으로 뚫어져라 마력흐름을 응시하던 카이세가,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
“넌 내가 아는 그놈이랑 많이 다르군.”
양손으로 힘겹게 렌치를 돌리던 레녹의 손길이 멎었다.
“무슨 뜻이지?”
“뭔가, 같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실감이 들어.”
“…….”
“이 세상에 제대로 붙어 있는다는 느낌 말이다. 무슨 말인지 알겠나?”
카이세는 그렇게 말하고 파이프 필터를 쥐고 풀어내며 웃었다.
“나도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군. 그냥 말이 그렇다는 이야기야.”
“프로젝트에 심취해서 반쯤 미쳐버리기라도 한 모양이군.”
레녹은 잠깐 고민하다가, 심드렁한 반응을 유지했다.
오히려 그런 태도에 카이세가 편안함을 느끼고 속내를 털어놓으려는 사실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이세는 그 대답을 웃어넘기지 못했다.
“그래. 어쩌면 정말 미쳐버린 걸지도 모르지……. 난 정말로 가끔씩 그런 생각을 해.”
“…….”
“지금 대화하고 있는 너 역시 어쩌면 내가 만들어낸 환각일지도 몰라. 다른 사람이 보면 나 혼자서 미친 것처럼 중얼거리고 있는 것 아닐까?”
카이세가 멍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시작한 일이지만, 정작 끝이 다가올수록 처음을 떠올리기 점점 어려워지지……. 진실에 가까이 다가간다고 느끼면, 나 자신에게서는 반대로 더 멀어지고 있어.”
레녹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말은 이어진다.
“끝이라는 게 정말 존재하기는 하는걸까? 정해진 결말 이상의 무언가에 정말로 도달할 수 있을까?”
“프로젝트가 아무런 의미 없이 끝나는 것을 두려워하나?”
“차라리 그렇게 끝나면 다행이겠지.”
카이세의 미소가 차갑게 변했다.
“하지만 여기서 더 나빠진다면? 만약 세상의 멸망을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가 독촉하고 있는 거라면?”
“…….”
“이보다 더 나빠질 구석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외해를 헤엄치는 괴물들은 언제나 인리를 뛰어넘는 최악을 선사해 왔지. 우리가 해온 모든 일들이 멸망을 막는 게 아니라, 앞당기고 있다면 난 어떻게 해야 하지?”
렌치를 움켜쥔 카이세의 어깨가 힘없이 늘어지는 듯하다.
“갈수록 확신을 잃고 있어…… 알카이드의 조언도, 올리비에라의 눈으로도 보이고 들리지 않아. 하물며 나를 따르는 동료들에게 어떻게 이런 사실을 말해야 할까.”
“…….”
생전 처음 보는 레녹에게 이런 고민을 털어놓는다는 것 자체가, 당시의 카이세가 얼마나 정신적으로 궁지에 몰려 있었는지 증명한다.
방금 레녹과 함께 장비를 정비하며 나누었던 사소한 말다툼조차, 카이세에게 있어서 잠깐의 안식처럼 느껴졌다는 방증.
하지만 레녹은 카이세가 어째서 자신없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지 이해했다.
지금 그의 옆에 서 있는 이 남자는, 역사상 세계의 비밀에 가장 가까이 접근했던 천재들 중 하나.
오히려 그렇기에 더욱 불안해하고 정신적으로 몰려 있는 것이다.
자신이 정말로 세계의 결말을 건드릴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음을 알고 있기에.
조금만 잘못하더라도 지금보다 더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사실 역시 이해하고 있다.
카이세의 광증에 가까운 불안함과 초조함은, 오히려 그가 그만큼 뛰어나고 우수한 프로젝트의 관리자이자 창안자였다는 증거.
“스스로를 미쳤다고 의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아직 완전히 끝장난 건 아니라는 의미지.”
레녹이 다시 렌치를 주워들고 나사를 조이면서 대답했다.
“그럼 완전히 미쳐 버리기 전에 계획을 성공시키면 될 일이다. 간단한 해결책이 존재하는데 왜 그렇게 쓸데없이 힘을 빼는지 모르겠군.”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 거냐?”
허탈한 카이세의 웃음.
레녹도 알고 있다. 지금 레녹이 던진 그 말이 얼마나 무책임하고 고민 없이 나온 대답인지.
하지만 카이세는 그런 레녹의 무책임한 대답에 오히려 반쯤 정신을 차린 것처럼 보였다.
검댕이 뭍은 얼굴을 맨 손으로 쓱쓱 문지르더니, 오히려 더 시커매진 얼굴로 히죽 웃기 시작한 것이다.
“뭐, 그래도 그쪽이 환각이 아니라는 건 알겠군. 내가 만든 환각이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할 리는 없지.”
눈웃음을 짓는 그의 새카만 눈동자는 아까보다 훨씬 더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
“좋아. 개소리는 이제 충분히 했으니까, 빨리 작업을 끝내보자고. 이대로면 올리비에라가 돌아오기 전에 대충 마무리를 지을 수 있겠어.”
레녹은 그 말에 대답하는 대신, 저 아래쪽에서 빨빨거리며 움직이는 카이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생전의 카이세는 레녹이 상상하던 것처럼 압도적인 카리스마나 위엄이 자주 드러나는 인물은 아니었다.
오히려 다른 이들처럼 자신이 정한 대답에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흔들리며 주저하고 망설이던 사람이었을 뿐.
카이세의 말대로,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기계장치의 조정이 끝난다.
두 사람은 쉴 새 없이 말다툼에 가까운 토론을 벌이면서도, 문제가 생기는 부분을 착실하게 없애가며 장치를 조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원래 이 시간선에서는 결코 존재하지 않았을, 다소 이른 시간에 완성되는 카이세의 시공간 연구 결과물.
“…….”
걱정하지는 않는다.
지금 이 페쇄구역에서 일어나는 일은, 진짜 과거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아니다.
과거로 날아가서 그 시대의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 구역의 시간선 안에 괴리된 기억과 마주하고 있을 뿐.
레녹이 직접 개입해서 과거의 일부분을 바꾼다고 하더라도, 타임패러독스가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
그렇기에 레녹은 카이세의 연구를 방해하기보다는, 반대로 그에 협조해서 빠르게 연구를 끝내버리는 식으로 이번 사태를 해결하려 했던 것이다.
연구를 도와주며 카이세의 신뢰를 얻는 것이 프로젝트의 비밀을 알아내기도, 시공간의 괴리현상을 해결하기에도 효율적인 방법이라 생각했기에.
하지만 지금 카이세의 고민을 들어주고 그의 마음을 잠시나마 풀어준 이 순간에 의미가 있을까.
폐쇄구역에서 일어나는 이 기현상이 끝나기 전에, 레녹은 카이세에게 그가 원하는 비밀과 진실을 전해 들을 수 있을까.
어째서 하필 이 시점에 폐쇄구역에서 수십 년 전의 시간선이 재현되고 있는지.
그로 인해서 발생한 피폭현상이 더욱 격렬하게 변하고 있는지.
아직 레녹이 제대로 이해하고 손에 넣은 진실은 아무것도 없다.
지금 카이세를 도와 그 연구를 완성시키는 것은, 이 구역에서 일어난 일련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일 뿐.
‘다른 사람들이 지금 이 상황을 어디까지 알아차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레녹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수밖에.
“대충 마무리가 됐군.”
위이이이잉!!
거대한 알의 표면을 구성하는 알의 강판을 덮고 나사를 조인 뒤에야, 카이세가 땀을 훔치면서 만족스러운 기색으로 물러났다.
“그래도 생각보다는 훨씬 빨리 끝나서 다행이야. 이걸로 족히 일주일은 앞당겨서 전선으로 돌아갈 수 있겠어.”
“…….”
“무슨 생각으로 연구를 도와주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애초에 이쪽 분야를 제대로 이해하는 놈도 많지 않아서…… 도움이 됐다.”
카이세가 레녹을 돌아보고 헛기침을 몇 번 하다, 씩 웃었다.
“그 사실에는 감사를 표하지. 따로 원하는 보상이나 대가가 있나?”
“대가라…….”
“지금은 이렇게 렌치를 붙잡고 검댕을 뒤집어쓰고 있지만, 이래 봬도 밖에 나가면 힘 좀 쓰는 편이라고.”
너털웃음을 터트린 카이세가 얼굴을 소매 끝으로 쓱쓱 닦아내며 말했다.
“뭐 유명하거나 돈이 많은 건 아니지만, 원하는 조건 하나 정도 들어줄 수준은 된다.”
“…….”
“부담갖지 말고 생각해 봐. 알카이드에게 전언을 듣고 찾아왔다면, 앞으로도 프로젝트에 협조해 줬으면 하니까.”
‘보상이라.’
레녹은 대답을 미루면서, 매달려 있던 거치대를 풀고 천천히 지상으로 내려왔다.
카이세의 옆에 서서 가만히 기계장치를 올려다보던 레녹이 물었다
“태블릿. 아까 부숴 먹지 않았나.”
“그랬지.”
머쓱하게 뺨을 긁적이는 카이세의 모습.
“시설을 전체적으로 통제할 단말이 필요할 텐데, 동력실 근처에는 별다른 관제장비가 보이지 않는군.”
“아, 그걸 생각하고 있었나?”
카이세가 그제서야 레녹의 미적지근한 태도를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집중력이 좋군. 이런 역량을 가진 팀원을 구하기는 쉽지 않은데. 갈수록 탐이 난단 말이지…….”
“…….”
“내 친구나 동료들은 싸우고 부수는 건 잘해도, 지식 분야를 깊게 파고드는 쪽으로는 영 부족해.”
카이세는 그렇게 말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태블릿이 부서진 쪽을 향해 걸었다.
자신이 레녹을 향해 던져서 박살 난 태블릿의 파편 위로 손을 가져다 댄 그가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프로젝트의 개발진 중에서도 믿을만한 사람이 더 있었으면 좋겠는데. 원로원은 영 믿을 수가 없어서……. 뭐, 좋아.”
카이세가 씩 웃으며 레녹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아까 내 마력이 어떻게 흐르는지 보고 있었지? 지금 그 이유를 알려주마.”
천천히 정신을 고양시키는 카이세의 손 위로 자줏빛의 마력이 넘실거렸다.
체내 생명활동을 역행해 거꾸로 흐르는 마력이 태블릿의 파편 사이를 휘감고 솟아오르는 그 순간.
차르르륵!!
완전히 박살 난 채 부품과 내부 구조를 훤히 드러낸 태블릿 파편이, 그 자리에서 시간이 되감기듯 거꾸로 수복되기 시작했다.
레녹이 그 예상치 못한 광경에 살짝 놀란 표정으로 시선을 돌린 사이.
카이세는 자신의 손에서 재차 조립된 태블릿을 아무렇지도 않게 손에 들고 전원을 켰다.
우웅!!
“그래도 아직 컨디션이 나쁘진 않군. 요즘은 이런 용도로 마력을 써본 적이 없어서.”
“…….”
“처음부터 이 태블릿 하나에만 장치의 기능을 연동시켜 놓았거든. 쓸데없이 기밀이 새어나갈 우려도 줄일 수 있고 말이야.”
웃으며 태블릿을 흔들어대는 카이세의 모습을 레녹은 조용히 응시했다.
시간이 되감기듯이 태블릿이 알아서 수복되는 현상.
그것이 결코 카이세가 우연으로 만들어낸 기적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생명활동을 역행해서 흐르는 마력. 태블릿을 박살내 놓고도 아무렇지도 않고 작업을 진행하던 그 태도.
암흑가의 보스에 가까운 그가 어째서 이렇게 중대한 프로젝트와 연구의 중심에 서 있게 되었는지.
그 모든 의문이 방금 그 한 번의 기적으로 조금이나마 풀리는 기분이 든다.
카이세 바쥬르의 마력은 단순히 체내 생명활동을 거슬러 흐르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건 역행을 넘어, 시간의 개념 자체를 부정하고 역천(逆天)하는 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