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Tooth Chief Chaebol Shaman RAW novel - Chapter (32)
032화
잘하면 이 게임 한 방으로 메이슨 회장을 날려버릴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거액을 걸게 되면 배당률이 낮아지기는 하겠지만 빅 이벤트인 만큼 최소한 100배는 넘을 것이다.
1억 달러를 베팅하면 100억 달러로 불어난다는 뜻이니 단숨에 억만장자가 되는 거다.
솔직히 내심 기대가 될 정도다.
물론 변수가 심하단 말에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확인한 내 능력이라면 1, 2, 3등을 맞추는 일은 그리 어렵진 않을 것 같다.
1, 2, 3등을 나란히 맞추는 것을 삼쌍승식이라고 하는데 2001년 지금 한국에는 없는 베팅 방법이다.
미국에서는 삼쌍승식 평균 배당률이 600배가 넘는다고 하니 경마만 잘 활용해도 카지노 못지않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 같기는 했다.
“그렇다면 이번에야말로 맥클레인 씨 한을 풀어드릴 수 있겠네요.”
“경마도 처음이라면서 자신감이 넘치는 이유를 모르겠네요.”
“제가 샤먼이라고 했잖아요. 한번 믿어보세요.”
“그래도 전 혼란스러워요.”
* ? ? * ? ? *
메이슨 회장이 경마를 통해 나를 제압해 보겠다고 제안한 이유가 있었다.
경마를 즐기는 탓도 있지만, 이번 경주에서 가장 우승 확률이 높은 와일드 씽이라는 말이 본인 소유라서다.
그만큼 경마에 대한 감각을 키워왔고, 전문가라 자신하기에 미국에 온 지 얼마 안 되는 나를 무시하는 거였다.
“아저씨! 뉴욕은 좀 어때요?”
―하하하! 지금은 워싱턴D.C야.
“재밌으세요?”
―재미보단 숨통이 트인달까? 아무튼 좋아.
“그래도 여기 좀 오셔야겠어요.”
―응? 갑자기 거긴 왜?
“빅 이벤트가 있거든요. 내일까진 오셔야 참가할 수 있을 겁니다.”
―돈이 되는 일이야?
“물론이죠. 재준 아저씨는 오기 힘들겠죠?”
―비자 때문에 당장 날아오기는 힘들 거야. 그래도 연락은 해볼게.
“지금 메이슨 호텔 스위트에 묵고 있으니까 따로 예약할 거 없이 바로 오세요.”
―그래. 알았다.
공짜로 묵고 있는 방인데다 침실이 많아서 굳이 다른 룸을 잡을 필요는 없어서 한 말이다.
재준 아저씨가 나중에 경마로 큰돈을 벌었다고 하면 억울해할 것 같아서 들먹이긴 했는데 아무래도 주말까지 날아오기는 어려울 것이다.
현권 아저씨가 급히 라스베이거스로 돌아오는 동안 나는 꿀맛 같은 휴식을 취했다.
요 며칠 내 주변에 온갖 여자들이 적응하기 힘든 야시시한 눈빛을 보내는데 이게 다 나를 유혹하기 위한 거란다.
익숙하지 않은 상황이라 내심 당황스러웠는데 이게 다 카지노에 퍼진 소문 때문이다.
워낙 높은 승률을 기록하다 보니 엄청난 부자에게 프로 겜블러라고 소문이 난 것이다.
그나마 제인이 섹시한 자태로 가끔 나타나서 임자가 있다고 탓에 그나마 덜하긴 했는데 까딱하면 달라붙는 통에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니었다.
나도 남자라 그런지 이런 식으로 달라붙으면 아주 곤욕이다.
그러던 차에 최수희를 만나게 되었다.
“안녕하세요. 한국분이시죠?”
“아! 네.”
“반가워요. 전 최수희라고 해요.”
“이무혁입니다.”
“여기 카지노에 대단한 플레이어가 있다고 해서 궁금했는데 한국분이시라 깜짝 놀랐어요.”
“소문이란 과장되기 마련입니다.”
“아니던데요?”
“며칠 되셨나 보죠?”
“네. 여기 홀덤 토너먼트 참가하려고 왔거든요.”
토너먼트라 해도 게임 종류가 워낙 많고, 규모와 상금도 다양해서 그녀 레벨이 어느 정도인지 쉽게 판단하기는 어려웠다.
무엇보다 내 또래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데 토너먼트를 찾아다닐 정도면 홀덤 게임을 어지간히도 즐기는 듯했다.
반면 나는 토너먼트엔 관심이 없었다.
상금이 아무리 크다한들 카지노 VIP룸에서 하루 즐기는 것만 못해서다.
“발음을 들어보니 재미교포는 아니신 듯한데 여행 중이십니까?”
“그건 아니에요. 뉴욕에서 경영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데 방학이라 와 본 거예요. 홀덤이든 뭐든 여기가 본 고장이잖아요. 여긴 아마추어라 해도 상대하기 쉽지 않거든요.”
“하긴 그렇겠네요.”
“승률이 대단하시다고 들었어요. 무혁 씨야말로 여행 중이신 거 같은데 어떻게 그럴 수 있죠?”
“제가 운이 좀 따르는 편입니다.”
“에이~ 그게 어떻게 운으로만 되겠어요. 실력이 따라야지. 하지만 좀 신기하긴 해요. 카지노 게임은 절대적으로 딜러에게 유리한 법이기 마련인데.”
“그러게요. 저도 라스베이거스에 와서 처음으로 카지노 게임을 해봤는데 하시는 말씀 이해 하겠더라구요.”
“어머! 정말이세요?”
이 여자! 집중해서 과거를 읽어보니 세화그룹 최현조 회장 막내딸이다.
뉴욕대를 졸업하고 대학원을 거쳐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데 머리를 식히러 온 것인지 도박에 빠진 것인지 확실하진 않았다.
그래도 토너먼트에 참가하러 왔다는 걸 보면 도박 중독은 아닌 듯했다.
“네. 여기 와서 처음이니까 한 달 조금 안 된 것 같습니다.”
“그걸 믿으라구요?”
“제가 처음 만나는 수희 씨에게 거짓말할 이유가 있을까요?”
“그렇긴 한데… 도저히 믿기지 않아서요.”
“그래도 믿어보세요. 행운이 따를지도 모르니까.”
“제발 그랬으면 좋겠네요. 집에서 빨리 귀국하라고 성화시거든요. 아직 학기도 남았는데.”
“아무래도 IMF 시대다 보니 한국 사정이 그리 녹록한 건 아니죠. 세화그룹 역시 마찬가지고.”
“…….”
내가 세화그룹을 언급하니 화들짝 놀랐다.
그러더니 억울한 표정으로 변하더니 이내 살짝 표독해졌다.
“왜 그런 표정입니까?”
“절 아세요?”
“조금 전에 만나서 이름 소개받은 것이 전부입니다만?”
“근데 제가 세화그룹 사람이라는 걸 어떻게 아시죠?”
“글쎄요. 제가 어떻게 알았을까요?”
“장난하세요?”
“글쎄요. 처음부터 다 알면 재미없으니까 한국으로 돌아가서 만날 기회가 생긴다면 그때 말씀드리죠. 그러니 지금은 수수께끼로 남겨두는 것이 어떨까요?”
백인과 동양인이라 제인과 비교하기는 좀 그렇지만 비슷한 맥락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내가 어떤 스타일의 여자를 좋아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일단 제인이나 최수희처럼 과감하고 도발적인 섹시미를 풍기는 여자는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친구라면 몰라도 애인으로 삼기에는 부담스럽달까?
“대답하기 싫다면 어쩔 수 없죠.”
“다음에 만나게 되면 제가 한 가지 정도는 해결책을 드리죠.”
“무엇에 대한 해결책을 말하는 거죠?”
“무엇이든요.”
“갈수록 모를 말씀만 하시네요.”
“그게 제 매력입니다. 그럼!”
* ? ? * ? ? *
급히 도착한 현권 아저씨와 함께 말을 보러 왔다.
경마장 마방에서 컨디션 조절 중인데 메이슨 회장의 주선해준 조교사 도움으로 마방을 살펴볼 수 있었다.
“무혁아! 무슨 내기가 걸렸길래 마방까지 와서 말을 보는 거냐?”
“메이슨 호텔 회장이랑 아주 큰 내기가 걸렸어요. 잘만 하면 호텔을 인수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
“그, 그게 말이 돼?”
“그러게요. 미국이 기회의 땅이라고 하더니 저한테도 그런 기회가 생기는 모양입니다.”
“헐~”
“아저씨는 경마에 대해서 좀 아세요?”
“소싯적에는 좀 해보기는 했다만 한참 전이고 여긴 미국이라 잘 모르겠다.”
“어디건 간에 말이 뛰는 건데 비슷하지 않을까요?”
“그렇긴 하다만…….”
“저한테 다 방법이 있으니까 걱정 마세요.”
“어떤… 아!”
현권 아저씨는 나를 무슨 도사쯤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어떤 식으로 경마에 임할지 대충 눈치를 챘다.
“하하하! 눈치채셨나 보네요?”
“그게 될까?”
“안 될 거 뭐 있겠어요.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만 제대로 읽어도 예측이 가능할 거 같은데.”
“아이구야~ 난 모르겠다. 아무튼 너무 무리하지는 마.”
“이미 화살은 시위를 떠났어요. 아저씨!”
“될까?”
“걱정 마세요. 다 잃어도 저한테는 카지노 지분 11%랑 LA 사업이 남으니까.”
“그건 또 무슨 소리야?”
“그러니까…….”
아저씨가 여행하는 동안 내가 이루어낸 업적을 자랑스럽게 말했다.
말하다 보니 내가 생각해도 말도 안 되는 일들이라 새삼 놀랍긴 했다.
“세상에… 난 뭐라고 말도 못 하겠다.”
“그만 놀라시고 말이나 열심히 보세요.”
마방을 돌아다니면서 경주에 참가하는 말을 살피는데 한 마리가 모자랐다.
‘뭐지? 왜 우승 말이 안 보이는 걸까?’
이상하게도 우승해야 할 말이 어떤 마방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안내하는 조교사에게 물어보니 한 마리가 훈련 도중 다리가 부러졌단다.
그래서 급하게 블랙로즈란 말이 경주 참가를 공수 중이라 했다.
“내일이 경주인데 오늘 공수 중이면 괜찮은 겁니까?”
“이런 경우가 왕왕 있는데 참가하는데 의의를 두는 거죠. 어쨌든 마릿수는 맞춰야 하니까요.”
“그렇군요.”
조교사는 그리 말했지만 내게는 대박이 터진다는 소리로 들렸다.
이 소식을 모두가 알게 될 것이고 경마 좀 한다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블랙로즈에게 베팅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대급 배당이 터지는 거였구나?’
여기 와서 알게 되었다.
여러 기수들과 조교사들과 악수하면서 인사를 나누었는데 그들에게서 본 미래에 우승 말은 블랙로즈였으니까.
“그 말은 언제 도착하죠?”
“아! 마침 저기 오네요. 저쪽으로 가시죠.”
“네.”
가까이 본 경주마들은 멋진 근육을 가지고 있어서 하나같이 멋진 모습들이었다.
특히 잘 달리는 말들끼리 펼치는 대결이라 그런지 멋짐이 폭발하는 거 같았다.
“조심하십시오.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겠지만 이 말은 순위권에 들기 어려울 겁니다.”
“그래요?”
“제가 아는 한 이 말은 똥말입니다. 그래도 컨디션은 괜찮아 보이네요.”
은유적인 표현이겠지만 경주 능력이 떨어지는 말을 똥말이라고 하는 거다.
통상적으로 그런 말들은 머릿수나 채우는 거지 절대 우승할 리가 없다.
“오늘 고마웠어요.”
“아닙니다.”
“이거 받아요.”
“오! 감사합니다.”
메이슨 회장이 소개해주라고 보낸 사람이지만 조교사에게 미리 준비해서 봉투에 넣어둔 5천 달러를 건넸다.
* ? ? * ? ? *
“말을 보니까 좀 어떠세요?”
“좋은 말들 같다만 너무 많아. 한국에서는 많이 뛰어봤자 14마리 정도인데 20마리나 되다니 그중에 어떻게 1등을 예측하겠어. 게다가 넌 1, 2, 3등을 나란히 맞춰야 한다며?”
“믿어보세요. 이만 호텔로 돌아갈까요?”
“다 좋은데 난 어쩌냐?”
“뭐가요?”
“여행하느라 써버려서 현금이 얼마 남지도 않았어.”
“제가 좀 빌려 드릴 테니까 100만 달러만 베팅하세요.”
“정말 자신 있는 거지?”
“그럼요.”
카지노에서 딴 돈이라 세금 문제를 걱정해서 에드워드에게 물었더니 걱정할 거 없다고 했다.
지극히 합법적인 방법이고 카지노에서 확인서를 받아 제출하면 그만이란다.
그리고 딴 돈을 전부 다 한국으로 가져가려 한다면 딴지를 걸 수도 있겠지만 시일이 걸릴 뿐이니 걱정 말라고도 했다.
그리고 나 같은 경우엔 LA에 재투자하는 식으로 사업을 시작할 것이니 더더욱이나 문제 될 것은 없다고 말해 주었다.
“재준 아저씨는 오기 힘들다고 하시죠?”
“아무래도 비자 때문에 힘들지.”
“아쉽네요. 이번 경주는 기회인데…….”
“그럼 나중에 가까운 일본이나 한번 다녀와.”
“일본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