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154
밥만 먹고 레벨업 1155화
투, 투둑-
이미 브라크 왕국의 1/3가량의 병력이 블랙홀에 집어삼켜졌다.
백성들의 발목에 묶여 있는 밧줄들도 끊어지려 하고 있다.
[왕 브라크 Lv 1,109.]브라크는 이미 걷잡을 수 없이 강해진 상태였다.
민혁 개인의 힘만으로는 그를 죽일 수 없었다.
민혁은 레오의 몸을 보며, 군대의 혁명가 바랄도 온전한 힘을 발휘하긴 힘들 거라 판단했다.
“낙인을 모두 지울 순 없겠지만, 흐릿하겐 만들 수 있네.”
민혁은 바랄의 말에 귀 기울였다.
“바로 그들에게 억압되었던 것을 돌려주는 것이네.”
그들에게 억압되었던 것.
민혁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이제 한계입니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습니다!”
혁명가들과 함께 나타난 십만이 넘는 혁명자들도, 자신들의 몸에 밧줄을 묶어 다른 백성들이 먹히지 않게 당기고 있었다.
그러나 블랙홀의 강한 인력으로 인해, 그들은 온몸의 뼈가 부러지는 듯했으며 손바닥이 찢어져 피가 철철 흐르고 있다.
민혁이 추측하기로 낙인이 새겨진 자들만이 블랙홀에 삼켜지는 것 같았다.
물론 브라크 개인이 죽여 삼키는 경우, 낙인이 새겨지지 않는 자들도 삼킬 수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랬다.
그렇다면 방법은 있었다.
“으아아아아, 제바아아알!”
“히이이이이익!”
“날 먹지 마!”
“전하, 제발, 제발……!”
민혁이 절규하는 그들에게 외쳤다.
“아직도 왕을 믿는가!?”
민혁은 똑똑히 보았다.
백성들은 브라크의 명에 절대적으로 복종하지 않는다.
반대로 브라크의 군대는 절대적으로 복종하여 몸을 통제할 수 없었다.
“너희들을 죽이려는 왕을 섬기고 싶은가!?”
병사들의 발목엔 밧줄이 채워져 있다.
끊임없이 빨려 들어가는 그들도 알고 있다.
왕은 애초부터 없었던 걸지도 모른다.
어쩌면 자신들은 그저 믿고 싶었던 걸지도 모른다.
무릇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을 지탱해 줄 무언가를 필요로 했다.
왕은 미우나, 그를 버릴 수 없는 결정적 이유였다.
“우리보고 어떻게 하라고오오오!!”
“우리도 이딴 왕을 섬기고 싶었던 적 없다!!!”
“제발, 누가 이 빌어먹을 왕 좀 죽여줘!”
[모든 군대를 이끄는 신이 당신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군주는 백성을 위해 싸우고, 백성을 위해 검을 들어야 한다.]민혁이 최근에 얻은 ‘절대군주’의 칭호엔 특별한 힘이 있다.
패시브 스킬 절대군주의 믿음.
군신으로서 하는 모든 말은 그들의 가슴에 더욱더 와닿는다.
군신이란 존재의 목소리가 그들의 가슴을 크게 흔든다.
[나약한 너희를 위해 난 선봉에 설 것이고, 어떤 위험으로부터도 지켜줄 준비가 되어 있다.]자신들의 왕 브라크와는 전혀 다른 따스한 목소리.
그 목소리의 주인이 외친다.
“나 천외제국의 황제 민혁은 지금부터 이주를 원하는 모든 자들을 받아들일 것이다.”
“……!”
“……!”
“너희들의 왕과 다르게 내가 직접 검을 들어 지킬 것이고, 좋은 곳에서 재울 것이며, 오로지 너희를 지키는 데 목적을 두고 살아갈 것이다.”
누군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싸, 쌀도 줍니까?”
“따뜻한 잠자리도 있는 겁니까?”
“먹을 것을 아낌없이 주겠다. 자고 싶은 만큼 자도 된다.”
군대마저 브라크에게 억압되어 왔다.
앙상한 그 팔뚝이 반증이다.
“당신을 섬기겠습니다.”
“천외제국으로 가겠습니다.”
“우리를 받아주십시오!”
[164,314명이 천외제국으로의 이주를 신청합니다.]‘받아들인다.’
곧바로 민혁은 볼 수 있었다.
몸을 통제하지 못하고 끌려가던 병력 중 이주를 신청한 자들이 거짓말처럼 멈췄다.
애초에 육체를 통제하는 절대복종의 힘은 브라크의 군대였기에 가능했던 것.
그러나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브라크도 더 이상 자신의 강압적인 힘에 통제되지 않는 군대를 보며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그와 동시에 민혁은 진짜 ‘혁명’을 시작했다.
억압되었던 것 중 가장 큰 것.
요리의 혁명가로서 그들에게 내린다.
자신이 직접 만들었던 샌드위치를 쥔다.
동시에.
[모두를 위한 즐거움.]십만 명이든, 백만 명이든, 천만 명이든.
영지, 수도, 왕국, 어디에도 적용할 수 있는 힘.
그들이 억압받았던 것.
그들이 먹고자 했던 것.
어떠한 자들은 살면서 처음 보는 것.
그것이 동시에 환한 빛이 되어 그들 앞에 놓인다.
[혁명가들에 의해 시작된 혁명.] [그 혁명에 누군가 목 놓아 울었다.]생전 처음 보는 음식에, 곳곳에서 울음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어떠한 이는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 속에서도 그 샌드위치를 허겁지겁 먹어치웠다.
“이게 맛있다는 거구나…….”
“맛있어, 너무 맛있어……!”
그들이 행복해한다.
[누군가는 웃었다.] [그들에게 채워졌던 족쇄가 느슨해졌다.]낙인이 훨씬 더 흐릿해졌다.
그와 동시에 브라크가 내달려 오기 시작했다.
[왕 브라크 Lv 1,141.]폭탄을 설치했던 듯, 건물이 무너져 브라크를 뒤덮었다.
그러나 흠집조차 없는 그를 보며, 민혁은 레오의 희생이 담긴 검을 쥐었다.
민혁이 바랄을 돌아본다.
또 레오를 돌아본다.
그리고 가르뎅을 돌아본다.
레오가 말했다.
“혁명의 끝은 ‘죽음’으로 예상하고 있었네.”
“알고 있었거든, 누군가는 요리의 억압을 풀고, 누군가는 억압된 군대를 해체하고, 누군가는 빼앗긴 무기를 쥐여주고, 또 누군가는 행복한 결말을 써 내려갔지. 그런데도 결말은 비극이었네.”
결국, 혼돈의 나라는 행복해질 수 없다는 사실.
그럼에도 혁명을 하던 이유.
“우리의 죽음이, 또 다른 혁명을 만들어내고.”
“그자의 죽음이 또 다른 혁명을 만들어낼 것이며.”
“또, 그자의 죽음이 점차 변화되는 세상을 만들 테니.”
민혁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들을 보았다.
그리고 깨닫는다.
비상식적으로 강해진 브라크가 노리는 자가, 자신이 아니었음을.
“그런데 자네가 나타났어. 우리는 알았지, 우리 개개인의 힘으론 브라크를 죽일 수 없다는 걸.”
“…….”
“그러나, 그 개개인의 힘이 모이면 이길 수 있다는 걸. 자네 때문에 실낱같은 작은 희망이 생겨난 거야.”
온몸에 화상을 입은 레오.
며칠이나마 세상을 보게 된 그가 화사하게 웃음 지었다.
“우리가 놈을 막을 테니, 놈을 베게.”
그 순간 레오와 바랄의 몸이 뜨거운 화염에 휩싸였다.
이미 진물이 터져 흘렀던 레오의 피부가 다시 뜨겁게 달궈진다.
차락-
책장 넘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마지막 페이지가 시작됩니다.] [무기의 빛, 군대의 빛, 그들은 자신들을 삼키는 어둠 속에서 불꽃이 되었다. 불꽃은 어둠 속에서 점차 크기를 늘려갔다.]“고작 1분일세, 브라크와 가까워진 우리가 평소의 힘을 낼 수 있는 시간. 걱정 말게, 우리는 그 힘을 하나로 만들면 이길 수 있다는…….”
그러나 레오는 그 말을 끝맺지 못했다. 이미 브라크가 그들에게 당도해 있었기 때문이다.
“승천권.”
콰아아아아앙-!
불에 타오르는 레오의 갈비뼈가 부러진다.
뒤로 퉁겨져 나가는 그의 입에서 피가 왈칵하고 쏟아졌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몸을 태우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군대의 혁명가 바랄.
가장 위대한 군신이라 불렸던 자.
쿠구구구구구구구-!
엄청난 힘이 그에게서 샘솟는다.
그 명성과 같이, 수천 개의 대포가 그 주변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동시에.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엄청난 폭격이 이어졌다.
브라크가 거대한 충격을 받고 신음을 흘렸다.
그러나 1,100레벨을 넘어서는 브라크는 그 무지막지한 폭격을 견뎌내고 있었다.
[두 개의 빛은 더 크게 타올랐다.]화르르르르르르륵-
레오의 몸을 뒤덮은 화염이 그를 녹아내리게 하는 것만 같다.
그러나 레오는 바랄에게 손을 뻗어 그의 대포를 강화했다.
콰콰콰콰콰콰콰콰쾅-!
“그으으으으으으읍!”
브라크의 입에서 짙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민혁은 희망을 품었다.
그들의 말과 다르게 저 둘이 브라크를 터뜨려 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지만.
[낙인이 더 크게 압박하기 시작합니다.]브라크는 낙인을 조종하는 게 가능했다.
힘을 쓸수록 그 고통을 더 크게 느낄 수 있게.
“그아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아악!”
비명에 가까운 소리가 울려 퍼진다.
인간이 느끼는 고통 중 가장 큰 고통인 작열통 속에서도.
가장 뜨겁고 아름답게 타올랐다.
민혁은 폭격 속에 뛰어들지 못했다.
그 강렬한 폭격에 휘말릴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대신에 그 안으로 패황지존도를 날렸고, 그 외의 원거리 스킬들을 꾸준히 발동하였다.
하지만.
[낙인이 더 크게 압박하기 시작합니다.]그 압박 속에서, 불꽃은 점차 바람 앞의 등불처럼 흔들리기 시작했다.
폭격이 약해진다.
약해진 폭격을 틈타 브라크가 온몸이 불에 뒤덮인 바랄에게 다가가 주먹을 꽂고 있었다.
푸화아아아악-!
복부를 관통하고 빠져나온, 피 묻은 그 팔이 그로테스크하다.
바랄은 민혁을 바라보며 작은 웃음을 짓고 있었다.
푸화아아아아악-!
바랄이 복부에서 뽑힌 브라크의 팔에 의해 천천히 허물어진다.
몸을 뒤덮은 불이 사라진 바랄이 꿈틀거린다.
“……!”
분노한 민혁이 서둘러 브라크를 뒤쫓는다.
그러나 1,100레벨대의 놈은 민혁이 쫓을 수 있는 속도가 아니었다.
레오가 자신을 흔들림 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말한다.
“우리는, 힘을 모았네.”
또다시 그 소리다,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
자신들 힘으론 이길 수 없기에 힘을 모았다는 말.
그 이해할 수 없는 소리를 하는 레오는 브라크를 보며 물러서지 않았다.
콰지이이익-!
브라크의 발에 명치가 가격당한 레오의 몸속 모든 뼈가 으스러진다.
죽진 않은 듯하나, 벽에 처박힌 그가 정신을 잃고 주르륵 쓰러진다.
민혁이 입술을 깨물었다.
그가 서둘러 가르뎅에게 내달렸다. 그러나 이미 가르뎅은 브라크가 쏘아 보낸 힘에 의해 온몸이 갈기갈기 찢겨 허물어지고 있었다.
민혁이 허물어지는 가르뎅을 부축했다.
입가에서 피를 흘리는 가르뎅이 말한다.
“나는 이야기를 다시 썼네.”
“…….”
항상 새드엔딩으로 적어나갔다던 혼돈의 나라.
“이번만큼은 해피엔딩일세.”
가르뎅이 환하게 웃음 지으며 식어갔다.
애초에 일개 작가에 불과한 그는 브라크의 데미지를 견디기에 무리였던 거다.
대부분의 이들이 전투 불능에 빠졌다.
민혁에게 들려오는 이야기들은 전부 가르뎅이 집필한 것이다.
의문인 사실은.
[이야기의 빛, 무기의 빛, 군대의 빛이 더 뜨겁게 타오르기 시작합니다.] [거대한 불꽃이 어둠에 번져 나가 거대한 불을 일으키고 있습니다.]‘유사하지 않습니다’라는 이야기가 들려오지 않고 있다.
그렇다는 건, 그들의 힘이 아직도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는 거다.
쓰러진 그들.
들려오는 이야기를 따르면, 가르뎅은 여기까지 전부 예상하고 집필하였다는 것이 된다.
민혁은 가르뎅의 환한 웃음을 보고 깨달았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민혁은 다섯 번째 페이지가 완성되면 벌어지는 일을 알고 있었으니까.
그들의 죽음은, 아직 ‘완전한’ 것이 아니다.
브라크가 민혁의 앞에 당도했다.
아까와 다르게, 확연히 강해진 그가 민혁을 공격했다.
콰지지지직-!
이젠 위대한 초월자의 갑옷을 입었음에도 엄청난 데미지가 느껴질 정도였다.
민혁은 끊임없이 타격을 당하면서 블랙홀을 보았다.
블랙홀은 2분 내지로 주변의 모든 것을 삼킬 것 같았다.
그때, 멈췄던 이야기가 다시 들려왔다.
[홀로 남은 요리의 빛은 어둠을 삼키기 벅찼다.] [그때 이야기의 빛, 군대의 빛, 무기의 빛이 그의 품속 어딘가에서 반응하기 시작했다.] [임시 혁명가의 증표가 반응하기 시작합니다!]민혁은 똑똑히 기억한다.
레오를 만났을 때도, 바랄을 만났을 때도, 가르뎅을 만났을 때도.
그들은 전부 임시 혁명가의 증표에 알 수 없는 표식을 새겼다.
그 표식이 환하게 빛난다.
[모든 빛들이 모여, 어둠과 필적하는 크기로 하늘의 절반을 채웠다.]알림이 들려온다.
[임시 혁명가의 증표에 군대의 혁명가의 가장 강력한 힘이 깃들어 있습니다.] [임시 혁명가의 증표에 무기의 혁명가의…….] [임시 혁명가의 증표에 이야기의 혁명가의…….]민혁은 알았다.
힘을 한곳에 모은다는 것.
그것은 바로 그들이 가진 힘을 자신에게 주는 것이었다.
민혁이 빠르게 임시 혁명가의 증표를 꺼냈다.
그 안에, 자신을 위해 ‘희생’하고, 마지막 힘을 이곳에 그러모은, 가장 위대한 장인 레오의 힘이 깃들어 있었다.
[영겁의 검에 무기의 혁명가의 가장 큰 힘이 일시적으로 깃듭니다.] [영겁의 검이 강화됩니다.]민혁은 계속 브라크를 가격하고 있었다.
그러나 너무도 단단해진 그의 육체는 더 이상 벨 수 없어졌다.
심지어 많은 이들을 포식한 브라크가 1,000레벨을 넘어서는 순간, 민혁이 날려 버린 팔 하나가 재생되었다.
“베어봐라, 응!? 크하하하!”
브라크가 광소를 터뜨렸다.
그리고 민혁이 강화된 영겁의 검으로 브라크를 베어냈다.
푸쉬이이이이익-
브라크의 몸에서 핏줄기가 뿜어진다.
[영겁의 검의 공격력이 4,500에 도달합니다.]민혁이 당혹한 브라크를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되고 있었다.
[거대한 어둠이 빛에 삼켜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