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306
밥만 먹고 레벨업 307화
모든 랭커들을 정리하고 메이웨이는 코니르를 돌아봤다.
“오늘도 라면 못 팔았다…… 누나의 방법이 실패했다……!”
다시 순박한 소년으로 돌아온 코니르.
그를 보면서 메이웨이는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도대체…….’
코니르의 정체는 무엇인가? 이제까지 코니르처럼 강력한 NPC는 본 적이 없었다.
물론 추후 차근차근 업데이트되면서 숨어 있던 강자 NPC들이 모습을 드러낼 확률이 매우 높았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코니르라는 존재보다 강력한 존재는 없어 보인다는 거다.
“그러게, 누나 방법이 실패해 버렸네.”
하지만 메이웨이는 곧 피식하고 웃음 지었다.
코니르가 정체 모를 NPC이면 또 어떠한가?
코니르가 남들보다 강력하고 특별한 NPC이면 어떠한가.
이미 메이웨이는 그를 단순히 NPC가 아닌, 한 사람의 동생으로서 친구로서 생각하고 있었다.
메이웨이는 현실에서 친구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때의 그 일 이후로, 자신이 모두와 멀어졌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남동생과 단둘이 살아가기만 했던 메이웨이였기에 코니르가 더 각별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코니르, 우리 이제 바깥세상에서 라면 한 번 팔아볼까?”
“코니르!! 이번엔 라면 팔기 성공한다!!”
메이웨이와 코니르가 진입통로를 벗어나 아스간 대륙에 진입했다.
* * *
웨이신은 아테네에서도 현실에서도 똑같은 이름을 사용하고 있었다.
캡슐에서 나온 웨이신은 메이웨이가 친구가 되고 싶다던 그 유저의 부러움을 뒤로하고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메이웨이……!’
만약 정말로 그 어린 소년만 없었더라면 메이웨이를 잡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실상 버퍼 능력자 중 최고로 불리는 발키리에게 그러한 강력한 힘을 드러내는 소년이 함께였다는 게 너무도 큰 악수였다.
하지만 웨이신은 아직 끝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용왕의 바다로 간 유저들…….’
그들은 준랭커와 랭커들로 구축된 천명의 이들이었다.
그들 정도라면 바할라 영토를 초토화시키는데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에 중국이란 나라가 어떠한 곳인지 명명백백 알려줄 수 있을 것이다.
웨이신은 곧바로 천명의 랭커들을 이끌고 용왕의 바다를 건너려는 이중 한 명인 카니발을 떠올렸다.
카니발은 북경 길드의 마스터였다.
그는 휴대폰을 이용해 아테네에 있는 그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웨이신: 카니발 님, 아스간 대륙엔 도착하셨습니까?] [카니발: 큰일 났습니다. 현재 저와 두 명의 유저를 제외하고 전부 전멸했습니다!!]“……!?”
웨이신은 지금 이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전멸했다니? 그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웨이신: 그게 무슨 말씀…….] [카니발 님이 로그아웃하셨습니다.]“……?”
웨이신은 지금 이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 * *
카이온 대륙에서 아스간 대륙으로 넘어가는 바다의 중앙.
그곳에 천명의 중국 4대 길드의 길드원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도 길드에서 선출된 준랭커들과 일반 랭커들로 이루어진 이들이었다.
진입통로의 서른 명의 랭커들과 추후에 합류하여 그대로 바할라 영토를 점령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거대한 함적이 나아가던 때였다.
갑자기 바닷속에서 수백 마리의 몬스터 떼들이 배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콰아아아앙-
콰콰콰콰콰콰콰쾅!
“바다 몬스터들을 죽여라!! 배를 부수게 두지 마라!!!”
“이,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끄아아아아악!”
그리고 당혹한 카니발이 한 길드원의 목소리를 들었다.
“카, 카니발 님!! 아, 앞쪽을 보십시오!!!”
카니발의 시선이 황급히 돌아갔다. 그곳을 본 카니발의 눈이 휘둥그레 떠졌다.
‘뭐, 뭐야…….’
흰수염이 난 돌고래들.
흰수염 돌고래. 일반 돌고래들과 다르게 강한 악력을 가지고 있어 용왕의 바다의 상어라 불리는 500레벨대의 몬스터다.
심지어 그 크기는 일반 돌고래의 여덟 배에 족한다.
그 위에 탄 세 존재가 맹렬한 기세로 이곳으로 질주하고 있었다.
두 마리는 토끼였고 또 한 마리는 한쪽에 검은 안대를 쓴 애꾸눈 자라였다.
바로 토인족 캬리와 제빗, 그리고 자라 인간 라든이었다.
그리고 곧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쏴하아아아아아아악-
거대한 해일이 생성되며 그 위에 올라탄 사내가 있었다.
해일은 자그마치 약 7m 높이로 커다랬다.
드리워진 그림자를 보며 그들은 해일의 위에 올라탄 존재를 보았다.
“요, 용왕!!”
황금 도포를 입었으며 메기의 얼굴에 기다란 수염이 자라난 존재.
그가 삼지창을 들고 그들을 매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요, 용왕!! 바다를 건널 때 해만 끼치지 않는다면 우릴 막을 이유는 없지 않은가.”
용왕은 대답하지 않았다.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
캬리는 배를 띄운 카이온 대륙의 이들의 용무가 궁금하여 그들의 이야기를 엿들었다.
그리고 들을 수 있었다.
‘아기 돼지가 절대 신수라니, 크흐흐, 대한민국 식신 민혁 유저라. 그곳의 강자들을 무릎 꿇린다면 우리 중국 랭커들의 입지가 더 단단해지겠지.’
‘민혁 님?’
용왕의 바다에서 민혁은 은인이었다. 또한, 용왕의 목숨을 구해준 이이기도 하였다.
캬리는 곧바로 용왕님께 보고를 올렸다.
그리고 용왕은 곧바로 바다의 군대를 불러들였다.
“돌아가지 않는다면 모두 바다에 묻힐 거다.”
“미, 미친…… 모두 공격해라!!!”
카니발은 이곳에서 차마 돌아갈 수 없었다.
용왕과 그 아이들, 그리고 바닷속 생명체들이 그들을 압박해갔다.
이곳은 바다였다.
용왕과 그곳에서 사는 이들의 세상이다.
반대로 유저들은 물에 빠지면 상태 이상 호흡곤란에 빠져 서서히 죽게 된다.
콰아아아아아아앙-
용왕의 삼지창에서 뻗어진 폭발이 단숨에 배를 가격한다.
그리고 캬리와 제빗, 자라 인간 라든이 배 안으로 뛰어들어와 학살하기 시작했다.
“끄아아아아악!”
“으, 으아아아아아아악!”
그리고 결국에 배는 완전히 반파되어버렸다.
난간의 끝에 선 카니발과 그를 비롯해 생존한 두 명의 유저들.
그들은 이 상황을 믿을 수 없었다.
‘우, 우리가 대한민국 땅을 밟아보기도 전에 전멸이라고……?’
그때 때마침 귓속말이 왔다.
[웨이신: 카니발 님, 아스간 대륙엔 도착하셨습니까?] [카니발: 큰일 났습니다. 현재 저와 두 명의 유저를 제외하고 전부 전멸했습니다!!]그리고 카니발의 몸이 물속으로 잠기기 시작했다.
* * *
박민규 팀장은 눈을 떨었다.
이렇듯, 중국 유저들이 아스간 대륙을 침범하는 것으로 업데이트의 방향을 잡았었다.
그런데, 지금 용왕의 바다로 갔던 이들이 자신들도 예측하지 못한 공격에 전멸해 버렸다.
박민규 팀장의 경악한 표정 뒤에서 이민화 사원이 말했다.
“미, 민혁 유저는 정말 특별한 것 같아요…… 그는 그저 가만히 있었을 뿐인데, 그를 아끼고 사랑하는 존재들이 그에게 가는 걸 막고 있어요…….”
이민화 사원은 지금, 메이웨이와 함께 있는 코니르를 보고 있었다.
그렇다.
민혁은 그저 가만히 있었을 뿐이고 이 모든 상황을 모른다.
그런데, 그를 아끼고 사랑하는 존재들.
그들이 그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었다.
그에 박민규 팀장이 말했다.
“역시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하나 봐, 이민화 씨.”
“네?”
“이제까지 내가 화낸 거 많이 서운하진 않았지?”
그에 이민화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럼요.”
‘아니요.’
속마음과 겉모습이 완전히 다른 이민화 사원이었다. 박민규 팀장은 몰랐다.
이민화 사원의 집에 만들어진 저주의 인형에 ‘박민규’라고 적혀 있었고 매일 밤 이민화가 바늘로 찌른다는 사실을!
* * *
로열 백화점의 신사복 매장.
그 매장 안에서 여성 직원 효진이 눈물을 꾹꾹 억누르다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그녀가 서둘러 눈물을 훔쳐냈다.
스무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어려운 가정형편에 백화점에서 일을 시작한 효진.
그녀는 오늘 진상 중 진상을 만났다.
한참 떠오르기 시작한 중소기업의 대표 CEO인 젊은 남성이었다.
그는 엊그제 사간 정장이 찢어져 있었다며 환불하러 왔다.
하지만 찢어진 부분도 그랬지만 옷 자체가 얼룩져 있었다.
‘술 마시다가…… 엎지른 게 분명해…….’
그런데 그것을 가지고 환불을 요구하고 있었다. 효진은 처음엔 차분하게 불가능하다고 말씀드렸다.
또한, 꼼꼼하게 옷을 확인하고 보낸 효진이었기 때문에 절대 그럴 리 없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남성 우태진은 버럭버럭 소리를 쳤다.
“그럼 내가 거짓말이라도 한다는 거야? 응!!!? 나 당장 컴플레인 걸 수 있어! 고객 관리를 이따위로 하나!?”
사람의 천성은 변하지 않는다.
우태진은 우연히 하던 사업이 잘 되어 대표가 되어 성공한 타입이었다.
그리고 그 전엔 나쁜 일에 몸담고 있었다.
“하, 하지만 손님…… 이건 분명히…… 술 자국…….”
“와, 원래부터 묻어 있었다니까?”
그리고 우태진은 손가락으로 그녀의 이마를 눌러댔다.
“내가 여기에서 쓴 돈이 얼마인데, 일화그룹 백화점은 이딴 식이야? 그 회사는 사람을 이런 식으로 가르치나?”
“죄송합니다.”
효진은 억울했지만, 고개를 연신 숙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고개를 숙일 때,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렸다.
“로열 백화점의 일화그룹 강민후 회장님께선 직원분들께 이렇게 가르치셨죠. 우리 그룹의 주인은 직원들이라고요.”
그에 우태진의 고개가 돌아갔다. 그곳에 키가 185㎝ 정도 되는 어마어마한 키에 엄청난 덩치를 가진 남성이 있었다.
‘뭐, 이렇게 커?’
순간 우태진은 당황했다. 심지어 그 옆에 있는 머리를 짧게 친 남성도 덩치가 상당했다.
하지만 우태진은 당황하지 않았다.
세상을 휘두르는 건 이제 몸과 힘이 아니라, 돈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남성은 그렇게 좋은 명품 옷도 걸치지 않았다.
“당신은 뭔데, 끼어…….”
“그리고 회장님께서 또 말씀하신 게 있죠. 스스로 잘못하지 않았을 때, 절대 고개 숙이지 마라. 당신은 소중한 우리 가족이며, 그에 대한 후폭풍은 자기가 모두 감당하겠다고요.”
이는 유명한 일화였다.
강민후 회장은 직원들을 누구보다 아끼는 이였다.
심지어, 어떤 중소기업 대표가 미팅 자리에서 여직원을 성추행하고 그쪽 대표가 모르쇠 하며 일관할 때, 직접 쳐들어가 한바탕 엎어버리고 계약을 끊어버렸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기업은 곧 직원들의 것이라는 말을 명명백백 보여주는, 말뿐만이 아닌 회장이 바로 로열 백화점의 주인이기도 했다.
“그러니까, 직원분은 고개 숙이실 필요가 없죠.”
“아니, 당신 진짜……!”
그리고 사내가 성큼성큼 다가왔다. 순간 우태진은 위압감을 느꼈다.
사내가 옷을 확인했다.
“누가 봐도 술 자국이 분명하네요, 이 찢어진 부분은 어디 못 가운데에 긁힌 것 같은데.”
“야!! 너 누구냐고!!”
“손님인데요?”
사내가 태연하게 답했다.
그리고 침착하게 목소리 하나 흐트러지지 않고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손님이고 SNS를 할 줄 알며 업로드를 아주 좋아하는 손님입니다. 얼굴 잘 찍혔는데요, 계속하실래요? 아, 여러분 보이시나요? 대일기업 대표 이사 우태진 님께서 찢어진 옷가지고 갑질하시네요. 와~ 돈도 많으신 분이 못~됐~다~”
“……!”
우태진은 요즘 뉴스에 떠오르는 ‘갑질 동영상’ 등을 그제야 떠올렸다.
사내는 그것을 이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태진은 여기에서 기가 죽기엔 너무 자존심이 상했다. 한 마디 더하려는 때, 청년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이 처먹고 쪽팔린 줄 아세요.”
그는 바로 민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