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602
밥만 먹고 레벨업 603화
뱀의 신 엘리자베스.
그녀는 이제까지의 존재들과 달랐다.
블랙 드래곤 보르몬보다 몇 격이나 더 높은 존재였고 반신 아수라와 다르게 완전한 절대신급에 오른 자였다.
또한, 대악마 베로스처럼 봉인된 상태 또한 아니었다.
그녀를 사냥에 성공한 것은 믿기지 않는 경악스러운 일이 분명하다.
과연 현재 신을 죽여낸 자가 세상에 존재할까?
아니, 존재하지 않았다.
[식신이자 천외국의 왕. 그가 신조차 베어내는 새로운 업적을 세상에 남겼습니다!] [신의 전당에 그의 이름과 동상이 세워질 것입니다!] [동상의 모양은 스스로가 선택하여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동상의 위치는 스스로가 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들어진 동상이 담고 있는 뜻에 따라 마주하기만 해도 버프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세상에 알려진다.
식신 민혁이, 신조차 베었다.
또한, 민혁은 현재 MVP 상점으로 캐시를 적립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사실, 후작 리오나나 뱀의 신 엘리자베스와 전투를 치를 때마다 계속된 알림을 들었던 민혁이었다.
이번 전투로 적립된 캐시?
44만 캐시에 달하고 있었다.
경악스러울 정도로 많은 양이다.
그만큼 이 자리엔 많은 이들이 있었고 많은 이들이 보며 경악하고 감탄하고 있던 것.
그리고.
엘리자베스를 사냥하면서 추가적인 적립이 이루어진다.
[신조차 베어낸 당신의 업적에 많은 이들이 감탄하며 경악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열 세신의 검을 쥐고 휘둘렀던 모습은 신화로 남을 것입니다!] [330,000캐시가 적립됩니다!] [지금 이 순간, 이를 지켜보는 신들이 놀라고 있습니다!] [100,000캐시가 적립됩니다!] [지금 이 순간, 절대신급에 해당하는 자들이 놀라고 있습니다!] [300,000캐시를 획득합니다!] [지금 이 순간, 모든 일의 원흉인 정체를 알 수 없는 자가 놀라고 있습니다.] [100,000캐시를 획득합니다!]정체를 알 수 없는, 모든 일의 원흉이 놀라고 있다.
하지만 민혁이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있을 리 없었다.
알림은 끊임없이 들려온다.
[126,311플래티넘을 획득하셨습니다.] [경험치 99,000,000,000을 획득하셨습니다.] [레벨업 하셨습니다.] [레벨업 하셨습니다.] [레벨업…….] [신의 여섯 괴물의 권능 상자를 획득하셨습니다.] [뱀의 신의 반지를 획득하셨습니다.] [절대신의 보물상자(13)를 획득합니다.] [뱀의 신 엘리자베스의 알을 획득합니다.] [에파치의 롱소드를 획득합니다.] [코르도의 날개 부츠를 획득…….] [보르미의 장검을 획득…….]이것은 민혁 개인에게 들려온 알림이었다.
그 외에도 분명 엘리자베스는 모두가 함께 사냥한 존재가 맞다.
물론, 마세르라티 길드의 길드원들과 남아있던 유저들의 생존은 매우 적은 편이었다.
대신 NPC들이 있었다.
[검의 대제 엘레가 뱀의 신 엘리자베스를 사냥함으로써 잠재력이 큰 폭으로 상승합니다.] [창신 밴이 뱀의 신 엘리자베스를 사냥함으로써 잠재력이 큰 폭으로…….] [엘피스가 뱀의 신 엘리자베스를 사냥함으로써…….]끊임없이 들려오는 알림들!
하지만 민혁은 말이 없었으며, 그 자리의 그 누구도 뜨겁게 환호하지 못하고 있었다.
방금 전 민혁과 함께 마지막 검을 휘둘렀던 발렌이 사라져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민혁은 더 이상 그 누구도 잃고 싶지 않았다. 밴을 잃었을 때의 그 슬픔을 다시 겪고 싶진 않았다.
하지만 아테네는 매번 전투가 비일비재하다. 그가 바란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었다.
스르르르- 사라져가기 시작하는 발렌.
발렌이 민혁의 뺨에 손을 가져갔다. 그러고는 작게 웃어 보였다.
민혁은 그의 손을 양손으로 쥐었다.
크고 투박한 발렌의 손은 따뜻했고 포근했다.
“고마워요.”
그와 함께, 발렌은 완전한 빛이 되었다.
빛이 된 그가 하늘 위로 천천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때, 이변이 벌어졌다.
[태초의 신이 첫 번째 스승과 첫 번째 제자가 만들어낸 업적에 놀라고 있습니다.] [태초의 신 아테네가 두 사람을 위한 선물을 하사합니다.]그 순간.
하늘 높이 솟구쳐 오르던 빛이 된, 검신 발렌.
그가 검의 모양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 검은 너무도 아름답고 멋져, 모든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검이 된 신이 당신께 마지막 인사를 전합니다.] [검이 된 신이 언젠간 다시 만날 거라 말합니다.] [검이 된 신이 당신께 진정한 신이 되라 말합니다.]“……기필코 교관님을 다시 찾겠어요.”
우우우우우웅-
빛으로 만들어진 검이 공명한다. 그 검이 눈 깜짝할 사이에 어딘가로 날아가 사라졌다.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딘가의 땅에 깊숙하게 박혀 민혁을 기다린다.
회자정리거자필반(會者定離去者必返).
만나는 사람은 반드시 헤어지게 되며 떠난 자는 반드시 돌아온다.
* * *
㈜즐거움.
이벤트 관리팀 박이현 팀장.
그는 경악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100만 캐시를 넘게 모았다고……?’
말도 안 된다.
이건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박이현 팀장 또한 직접 눈으로 목격한 바가 있다.
그가 열 세신의 힘을 받아 사실상 불가능한 일을 해냈다는 거다.
‘도대체 100만 캐시로 받을 수 있는 보상은 뭐야!?’
그건 박이현 팀장도 모른다.
20만 캐시까지는 이벤트 관리팀이 설정했다.
하지만 만약 50만 캐시의 격을 넘을 시, 보상의 폭은 MVP 상점 스스로가 선택할 수 있다.
박이현 팀장.
그는 떨리는 손으로 커피 자판기에서 뽑은 커피를 한 모금 홀짝였다.
‘도대체 그는 어떤 보상을 선택할까? 또 그는 어떠한 동상을 세울까?’
100만 캐시 이상을 적립해낸 민혁이다.
또한, 그는 신조차 베어낸 보상으로 특별한 힘을 품은 자신을 위한 동상을 세울 수 있었다.
그때, 박민규 팀장이 화장실에 갔다가 그에게 다가와 어깨 위에 손을 올렸다.
“박 팀장님.”
“괜찮나?”
“괜찮습니다. 그보다 박민규 팀장님께선 식신이 어떤 보상을 선택하고 어떠한 동상을 세울 것 같습니까?”
“응? 흐음.”
박이현 팀장은 가슴이 떨렸다.
자신이 민혁 당사자라면 지금 가슴이 떨려 미칠 것만 같았을 거다.
현재 MVP 상점으로 얻을 수 있는 보상의 값어치는 천문학적.
또한, 그가 멋진 동상을 세운다면 그 파급력은 더 클 것이다.
“엄청난 것을 선택하겠죠?”
그 말에 박민규 팀장은 고개를 저었다.
“……에? 그런 걸 선택하지 않는단 말씀이십니까?”
“직접 보면 알 거야.”
박민규 팀장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회의실로 들어갔다.
곧바로 박이현 팀장도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엄청난 것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듯한 박민규 팀장님의 제스처는 뭐지?’
박이현은 현실주의자다.
유저란 좋은 아티팩트, 높은 스텟을 원하는 게 당연지사이지 않은가.
그때, 강태훈 사장이 말했다.
“내가 아는 그라면…….”
그가 싱긋 웃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이사진들도 작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때, 천외국으로 돌아간 민혁이 MVP 상점에서 첫 번째 물품을 선택했다.
그것은 바로.
“……!?”
박이현.
그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분명 그는 발렌이란 검신과 친했다지만 그래 봤자 NPC 아닌가……?’
그런 생각 또한 들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민혁이 거대한 동상을 천외국의 광장 중심에 세웠다.
그 동상을 본 박이현의 가슴이 짜르르해졌다.
그 동상은 멋지거나, 혹은 절대적인 카리스마가 있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 동상이 품은 뜻이 너무도 깊고 아름다웠기에, 박이현은 탄식을 흘리고야 말았다.
“이게…… 식신이 만들어가는 세상…….”
강태훈.
그가 그 중얼거림을 듣고 말했다.
“그가 만인의 사랑을 받는 이유일세.”
* * *
민혁은 자신과 함께 싸워준 모든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리고 마세르라티 길드와 헤어지기 전, 리챠드와 악수를 나눴다.
‘영광스러운 전투였네.’
그와 함께, 그들은 흩어졌다.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그리고 돌아오기 전 민혁은 그레모리에게 이야기를 들었다.
‘잊지 마. 검신 발렌은 언제나 너를 생각하고 걱정했다는 사실.’
그리고 민혁은 로이나를 만나지 못했다.
그녀가 어딘가로 사라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민혁.
그는 발렌을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검이 된 그를 만날 것이다.
그리고 그레모리는 추가적인 말을 했었다.
‘그에게 도대체 무슨 요리를 해줬던 거야? 네가 해준 그 요리를 다시 먹고 싶다고 노래 부르던데.’
피식-
민혁이 작게 웃었다.
그를 만나 그에게 해줬던 요리.
민혁이 누군가에게 처음으로 해줬던 요리이기도 하다.
민혁은 MVP 상점을 열람했다.
그 MVP 상점에는 진귀한 보상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중에서 민혁은 자신이 원하던 것을 찾아냈다.
[소중한 자에게 닿는 요리. 30,000캐시.]민혁은 단숨에 구매했다.
이 요리는 그가 어디에 있든 닿을 수 있다.
민혁은 그와의 추억을 회상하며 요리한다.
그와 함께 맛있게 먹었던 마늘빵을 굽는다.
그와 함께 식탁에 함께 앉아 먹었던 인스턴트 스프를 끓인다.
그리고, 그를 만나 언젠가 다시 한번 꼭 해주겠다며 생각하면서 결국 해주지 못했던 요리.
까르보나라 스파게티까지 함께 만든다.
모두 만들어낸 후.
민혁은 ‘함께 먹는 즐거움’ 스킬을 발동하여 똑같은 요리를 만들어냈다.
그다음. 만들어낸 요리에 소중한 자에게 닿는 요리가 발동하며 스르르 사라진다.
“맛있게 드세요. 교관님.”
민혁이 작게 웃으며 말한다.
먼저 그 뜨뜻한 인스턴트 스프를 한 수저 떠서 맛본다.
입안에서 짭짤하면서도 부드러운 풍미가 입안 가득 맴돈다.
그렇게 몇 번 떠먹어주다가 이번엔 마늘빵을 한입 베어 문다.
바삭-
방금 막 했기에 바삭함과 함께, 부드럽고 따뜻함이 공존한다.
심지어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그 맛은 가히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이번엔, 마늘빵을 스프에 푹 찍어 입에 넣어본다.
부드러운 풍미와 따뜻하고 바삭한 마늘빵이 만나자 입안에서 미소가 피어오르게 한다.
그다음, 이번엔 까르보나라 스파게티를 오른손의 포크로 돌돌 말아, 왼손의 수저 위에 살며시 얹는다.
잘 말린 까르보나라를 입에 넣자 고소한 맛과 부드러운 풍미가 입안에서 춤을 춘다.
몇 번 떠먹어주다가 아삭한 오이피클을 집어 든다.
아삭아삭-
새콤하고 달짝지근한 오이피클이 느끼한 음식의 맛을 입안에서 씻겨 내려간다.
그에게로 즐거움의 미소가 피어오른다.
흐뭇하게 웃어주다가, 그가 앞을 바라보며 질문한다.
“맛있나요, 교관님?”
마치 그에게서 대답이 들려오는 것 같다.
민혁은 마지막 까르보나라 스파게티를 먹어내고는 한참 동안이나 허공을 바라봤다.
그러다 부드럽게 웃었다.
“고맙습니다.”
그 시각.
정체 모를 곳에 박힌 찬란한 빛을 흩뿌리는 검이 더욱더 환한 빛을 터뜨리며 공명하고 있었다.
훌륭했네. 하고 대답하는 것만 같다.
* * *
로이나 교관.
초보자 마을의 사냥 교관이기도 하며 검신 발렌의 아내이기도 하다.
그녀는 천천히 천외국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그녀는 엘리자베스 사냥이 끝난 후, 즉시 그 자리를 떠났다.
그녀는 슬피 울었다.
나의 사랑하는 사람이 죽음을 맞이했기에.
그랬기에 서둘러 그 자리를 떠난 것이다.
자칫, 자신이 민혁에게 거대한 화를 드러내게 될지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아직, 네 살 정도밖에 되지 않은 딸 아이의 손을 꼭 잡고 천외국으로 걸어가는 그녀.
‘그이는 원하던 일을 했어…….’
하지만 아내로서는 납득되지 않았고 슬펐다.
그 슬픔과 화를 억누르며 이곳에 당도했지만 다시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
그녀는 그 자리에 서서 펑펑 울었다.
나의 남편은 정말 바보 같은 사람이다.
나와 남겨진 내 아이는 어쩌란 말인가?
그렇게 울고 있을 때.
“와아아아아, 아빠다!!!”
딸 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에 로이나는 떨궜던 고개를 들어, 아이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봤다.
그 동상을 본 순간, 로이나는 주저앉고야 말았다.
“바보들…….”
그러면서 그녀는 이를 드러내 활짝 웃고야 말았다.
그곳에 있었다.
거대하고 웅장한 크기의 두 개의 동상.
처음 아테네를 시작했던 민혁이, 목검을 쥐고 허수아비를 향해 검을 휘두르고 있다.
그 뒤로 양 팔짱을 낀 발렌 교관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고 있다.
두 사람의 첫 만남.
민혁은 신조차 베어내어 만들어낸 동상의 보상을, ‘고작’ 서로의 첫 만남을 표현한 것이다.
동상의 앞엔 이러한 글귀가 쓰여 있다.
[소중한 친구이자 존경하는 스승.] [내 곁에서 영원히 함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