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653
밥만 먹고 레벨업 654화
창신 에르데스.
만약 신들을 일반적인 계급체계로 나눈다면 아테네는 신이며, 절대신들은 한 제국의 황제이다.
그리고 창신 에르데스는 왕과 같은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같은 신이라 하나 이 신들의 세상은 확실한 체계로 나누어져 있다.
에르데스는 신 중에서도 꽤 오랜 시간 동안 그 자리를 내어주지 않고 굳건히 지킨 인물이다.
또한 절대신 후보이기도 하였다.
그러한 그가 어느 날 갑자기 창신의 자리를 고작 인간의 전설 따위에게 계승하고 사라졌다.
여러 가지 소문들이 돌았다.
인간이 창신 에르데스를 꺾었다는 소문.
혹은 창신 에르데스가 우연치 않은 일로 인해 죽어가고 있어 자리를 계승시켰다는 소문 등.
하지만 확실한 건 한 가지 있었다.
‘창신을 계승한 자가 대단한 자’라는 확신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창신 에르데스의 그 힘을 계승받지는 못할 테니까.
그런데, 지금.
자신들이 비웃던 대륙신.
대륙에서 일개 왕에 지나지 않는다던 먹는 것을 좋아하는 자.
그 앞에 새롭게 자리를 계승한 창신인 노장이 한쪽 무릎을 꿇고 그에게 예의를 취한다.
“전하, 부르셨습니까.”
쿠우우우우웅-
그뿐만이 아니다.
등장한 순간, 아르디스의 파이어골렘을 단 한 번에 쓰러뜨렸다.
창신의 위엄을 낱낱이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차, 창신이라고!?’
‘소문으로 들었던 그 창신이 저 사내의 가신이라고?’
‘뭐야? 무슨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지? 어떻게 신이 인간…… 아니, 최근에 대륙신이었던 자의 가신일 수가 있어!?’
그들은 이해할 수 없었다.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였다.
신들조차도, 신을 수하로 두고 있는 경우는 드물었다.
특히나 가장 놀란 건 아르디스였다.
그는 파이어 골렘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있었다.
파이어 골렘의 HP량은 말도 안 될 정도로 높은 편이었다.
또한, 그 방어력은 어떠한가?
‘어지간한 신들의 공격도 막아낼 수 있을 지경일 텐데.’
물론 이 신들이란 창신급이라 불리는 신들의 이하라 부르면 맞다.
확실한 건, 저기 서 있는 저 창신이 있으면 자신은 절대 저 식신이란 자를 이기지 못한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내가 저 하찮은 자를 부하 때문에 손대지 못한다고?’
아르디스는 허탈해졌다.
저 나약하고 멍청한 자의 가신 때문에 그를 이길 수 없게 된 것이다.
“전하, 시키실 일은 없으십니까?”
한쪽 무릎을 꿇고 예의를 취하는 밴.
그는 역시 민혁의 가신인 만큼 눈치가 빨랐다.
그가 주변을 날카로운 눈으로 흩는다.
그들이 흠칫 놀라면서 시선을 회피한다.
그리고 아르디스. 그가 말한다.
“이 싸움은 무효다. 나는 파이어 골렘을 소환해야지만 진정한 진가를 발휘하기에 소환한 것이었다. 그런데 창신을 소환한다고? 상식에 벗어나는 일이다.”
아르디스는 최대한 이 상황을 벗어나 보려고 했다.
그에 민혁이 재밌다는 듯 말했다.
“너는 되고 나는 안된다? 그만큼 어이없는 말이 어딨지.”
“난 너와 싸운다고 했지, 창신과 싸운다고는 하지 않았거든.”
그에 민혁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 말은 마치 창신만 없다면 나 따위는 언제든 이길 수 있다는 말로 들리는군.”
“당연한 말 아닌가?”
아르디스는 그를 조소했다.
어째서 그가 꽤 자신감이 있었는지 이번에 깨달았다.
그는 창신이라는 가신을 두고 있었기에 그렇게 기고만장할 수 있었던 거다.
어쩌면 저자가 신이 될 수 있게 도와준 이가 저 창신일지도 몰랐다.
“그래? 어이가 없군. 나는 널 한 번에 쓰러트릴 자신이 있는데.”
“미쳐도 단단히 미쳤군.”
“신을 소환하더니, 말이 너무 건방지군.”
“인간의 오만함이란 역시…….”
아르디스뿐만이 아닌 다른 신들 역시 혀를 찼다.
그에 민혁은 기발한 생각이 났다.
“후우후우후우…….”
그는 숨을 거칠게 쉬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땅을 짓밟았다.
콱! 콱콱콱!
“나를 무시해!? 한 나라의 왕이자 인간이나 신이 된 위대한 나를!!!?”
그리고 상황에 절묘하게 창신 밴이 서둘러 몸을 일으킨다.
민혁이 남들에게 보이지 않게 찡긋 윙크하자 그가 서둘러 말한다.
“저, 전하…… 고정하시옵소서. 저번처럼 그렇게 물불 가리지 않고 화내시면 안 됩니다. 저번에도 이렇게 화를 참지 못하시다가 신하 여럿을 죽이시지 않았습니까.”
“말리지 마라. 밴. 내 이 자리에 있는 놈들 모두 가만두지 않겠어!”
“전하, 제발 고정하소서!!”
아르디스.
그리고 신들.
그들은 알 수 있었다.
민혁이 다혈질적인 분노조절 장애의 성격을 가진 인물이라는 걸.
그러고 보면 그는 아르디스가 접시를 떨어뜨렸다는 이유만으로 주먹으로 안면을 후려쳤다.
누가 봐도 분노조절 장애였다.
급기야, 화를 참지 못하는 그가 언성을 높였다.
“너 따위. 내가 마음만 먹으면 한 번에 이긴다니까!? 그래, 그럼 이렇게 하자. 창신과 이번 전투에 함께 하지 않겠다!”
“저, 전하!!”
창신 밴.
그의 눈이 커다랗게 뜨인다.
그가 다급하게 고개를 저으며 그의 팔을 잡아보지만 민혁은 얼굴이 시뻘게져 그를 뿌리친다.
“어때!? 1:1로 한 번 하자니까!? 대신에 내가 창신과 함께 싸우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넌 뭘 추가로 걸겠어!!?”
바로 그때였다.
한 여인이 앞으로 나섰다.
물의 화신 에오드였다.
물의 화신 에오드는 아르디스와 마찬가지로 속성의 화신 중 한 신이었다.
그녀는 지금 속성의 화신이 무시받고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속성의 화신이 저러한 자에게 치욕을 겪는 걸 원치 않았다.
“제가 신의 인정을 거는 건 어떤가요?”
“하하하하하!? 그래? 그럼 너도 걸어!”
민혁이 오만하게 웃어 보인다.
곧바로 다른 이가 앞으로 나섰다.
그 모습이 흡사 골렘과 닮은 이였다.
“나 또한 신의 인정을 걸겠다.”
바로 땅의 화신이었다.
그를 들은 민혁의 눈이 보이지 않게 빛났다.
‘생각보다 훨씬 좋은데?’
상황을 이끌어가는 것은 어떻게 주도하느냐에 따라 달렸다.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든.
애초에 자신이 들어오고 먼저 무시한 자들은 저들이었으며, 자신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들의 콧대를 누르고 그들에게 이득을 취할 생각이다.
곧바로.
[식신 민혁과의 내기가 협의하에 수정됩니다.] [식신 민혁은 신의 자격을 조건으로 걸었습니다.] [불의 화신인 당신은 ‘신의 인정’을 조건으로 걸었습니다.] [식신 민혁은 수정내용으로 창신 밴과 함께 전투하지 않음을 알립니다.] [땅의 화신과 물의 화신의 신의 인정이 추가됩니다.]아르디스.
“으, 으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
그는 웃었다.
미칠 듯이 웃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멍청한 인간과 자신이 싸워야 한다는 것이 어이없으면서도 우스웠다.
스스로의 화를 참지 못해 일을 그르치는 자라니!?
그 자리의 모두가 실소를 머금었다.
저 인간이 신을 부린다는 특별함은 인정한다.
그러나 오늘날. 그는 신의 자격을 박탈당하고 더 이상 이곳에 들어올 수 없으리라.
그런데 그때였다.
뚜벅뚜벅뚜벅-
누군가 신들을 헤치고 걸어오기 시작했다.
아르디스는 의아했다.
신들이 길을 비켜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인물.
그를 보는 순간 아르디스는 숨이 턱 하니 막힐 뻔했다.
‘요, 요리의 신!?’
절대신 중 하나인 요리의 신.
그녀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절대신들은 신들의 만찬에 참여하는 일이 거의 드물다.
그랬기 때문에 놀라움은 더 컸다. 그리고 그녀는 다름 아닌 민혁의 등 뒤에 섰다.
“오랜만이야.”
“네.”
“……!”
“……!”
“……!”
“……!”
순간 그 자리의 모두가 정적에 빠져들었다.
그녀가 어째서 이곳에 발걸음했는가에 대한 의문을 품던 그들은 곧 알 수 있었다.
요리의 신이 이 자리에 있는 이유.
‘저, 저 저, 저놈과 친분이 있다고!?’
‘아니, 저자를 보기 위해 이 자리에 참석했다고!?’
절대신 중 하나인 요리의 신은 친분을 만들고 싶어도 만들 수 없는 인물이었다.
그런데 그는 지금 민혁을 온화한 미소로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말한다.
“내 너에게 어머니이신 아테네와 이 자리의 모두를 빌어, 고마움의 뜻을 전하마.”
엘레네가 민혁의 손을 들어 올려 그의 손등에 키스했다.
“…….”
“…….”
그 누구도 그 상황에 입을 열 수 없었다.
그리고 엘레네가 말한다.
“우리를 대신하여 타락의 신을 안식에 빠뜨린 네게 어머니의 가호가 함께하기를.”
“…….”
그 말을 듣는 순간, 그 자리의 모두가 얼어붙었다.
타락의 신.
아직 신들의 세상의 높은 급 신들을 제외하고 그녀가 영원한 소멸을 맞이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는 없었다.
그런데, 지금 엘레네가 직접 말했다.
앞의 민혁이 타락의 신을 사냥했다.
이는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가능할 리 없다.
어찌 인간이 타락의 신을 사냥한단 말인가?
그때, ‘정보의 신’이 입을 열었다.
“인간 중 대악마를 봉인하고 반신 아수라를 죽였으며 신의 여섯 괴물인 엘리자베스를 죽였다는 왕이 설마…….”
“…….”
“…….”
그 말을 들은 모두가 침묵에 빠졌다.
특히나 아르디스의 눈은 더 커다래졌다.
‘거, 거짓말이겠지…… 말도 안 돼.’
부정하고 싶었다.
아니, 지금은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었다.
그런데 그때.
뒤쪽으로 환한 빛이 터져 나오며 그곳에서 신좌가 생성된다.
그 신좌에.
[태초의 신이자 어머니 아테네가 신의 만찬을 밝혀줍니다.]“……!”
“……!”
“……!”
가장 위대한 신이 등장했다.
신좌에 앉아 나타난 그녀가 말한다.
“내가 인정한 첫 번째 이방인이자, 나의 첫 번째 기사야.”
“…….”
“…….”
“진정한 신에 올랐음을 축하하는 바다.”
“신의 기사라고?”
“저자가?”
“그 어떤 신도 아테네 님의 신의 기사가 되지 못했는데…….”
신의 기사가 가지는 의미는 너무도 컸다.
아테네가 그를 인정했다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절대신들도 해내지 못한 말도 안 되는 업적이다.
그리고 민혁.
그가 예의를 갖춰 아테네께 인사한다.
“감사합니다.”
아테네가 만약 타락의 신과의 전투 시 도와주지 않았다면 자신은 아마 이기지 못했을 것이다.
그녀에겐 진심으로 감사하는 바이다.
“……이럴 순 없어.”
아르디스.
그는 고개를 저었다.
태초의 신과 절대신이 신이 된 것을 축하해주는 인간이라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지금 자신은 이제 저자와의 승부를 피하지 못한다.
아르디스.
그는 생각했다.
‘어쩌면 태초의 신께서 타락의 신 강림에 의해 저자를 기사로 임명함으로써 힘을 주셨기에 가능했던 일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믿어야 했다.
아르디스.
그는 바로 공격을 감행해야 함을 알았다.
자신이 가진 가장 큰 힘인 화염의 폭주를 사용할 생각이었다.
화염의 폭주는 거대한 화염 구슬을 소환하여 단숨에 적을 잿더미로 만들어버리는 힘이다.
자신이 단 한 수에 저자를 죽이리라.
“화염…….”
하지만 그 전에.
“필살검.”
푹!
“……?”
아르디스가 인지하기도 전이었다.
그의 정수리에 강대한 힘을 가진 검이 꽂히더니, 이내.
푸푸푸푸푸푸푸푸푸푸푹-
수백개의 검기가 꽂히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다시 한번.
“필살검.”
푹-
푸푸푸푸푸푸푸푸푸푸푸푸푹!!!
아르디스.
화르르르르르르륵-
불의 화신이자 오만한 신.
이제껏 많은 대륙신들을 핍박해왔으며 죽음의 신을 등에 업고 많은 악행을 저지른 신.
그 신이, 고작 4초 만에 잿가루가 되어 소멸되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민혁에게 알림이 들려온다.
[칭호 ‘신들조차 속이는 자’를 획득하셨습니다.] [세 신의 인정을 받으셨습니다!] [타락한 여신의 반지의 봉인이 해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