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Kidding, I’m an Extra RAW novel - Chapter (140)
〈 141화 〉 비인간적인 나들이…! # 8
* * *
“아니 또 무슨 장어를 사 왔어!”
병문안 온다고 이래 비싼 걸 사오냐!
“체력 회복하는데 또 장어만 한 게 없죠.”
그건 맞는 말이다.
근데 그것보다 장어를 보니까 진짜 군침이 줄줄줄 흐른다. 저번에 레오나가 나 초밥집 데려갔을 때. 그때 장어 초밥을 진짜 오지게도 먹었지. 게 눈 감추듯이 모조리 잡아먹어 버렸다.
그때 이후로 나는 장어를 극단적으로 좋아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그때 그걸 캐치하고 사온 모양이다.
극한의 감동…!
“어차피 이시후도 있을 테니 같이 먹으려고 3인분 사왔는데, 뭐. 삼계탕도 있고. 네 명이서 먹기엔 충분하겠네요. 자, 자. 어서 먹자구요. 다들 집어 드세요.”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은 레오나가 포장을 풀었다.
동시에 확 풍겨오는 장어 냄새.
“햐. 냄새 봐라. 역시 우리 반장! 잘 먹을게!”
유리도 장어를 좋아하는지 바로 입맛을 다시면서 젓가락을 잡아 들었다.
“세상에. 너무 맛있을 것 같아.”
시후 역시 긴장된 얼굴로 엄숙하게 젓가락을 잡아 든다.
“고맙다, 레오나! 먹고 무조건 힘낼게!”
그럼 나도 한점 집어보자!
잘 구워진 장어에 데리야끼 소스를 바르고, 그걸 살짝 더 구워서 육질에 소스를 스며들게한 극상의 테크닉. 그 모든 것이 담겨 있는 장어구이 조각을 집으려던 순간.
“그럼 당연히 힘내야죠. 장어 먹고 힘이 안 나면 그게 사람인가요? 자. 이거. 죽 위에 얹어서 야무지게 한입 하세요.”
ㅡ스윽.
레오나가 직접 집어서 내게 내밀었다.
“오케이!”
바로 시후가 만들어준 죽을 크게 한술 뜨고 최대한 국물을 버린 뒤에, 숟가락에 삼계탕 국물을 채워 넣는다. 그리고 장어를 그 수저로 받고.
ㅡ냠.
한입 입에 넣으니.
“크학…!”
그야말로 감동이 터져 나온다.
아주 잘 만들어져서 몹시 부드럽게 화한 죽의 밥알. 거기에 삼계탕의 기름진 국물이 스며든 것도 모자라, 위에 부드럽고 달달한 장어구이가 얹어져 있다.
이걸 한큐에 씹어먹자 그 모든 것이 섞여들면서 극상의 맛을 선사해준다. 이미 나는 고민거리 따위는 전부 던져버린지 오래다.
“레오나 넌 나의 여신이야…! 크흑! 너무 맛있어!”
“후후후! 아주 잘 알고 있네요! 보세요! 장어 먹자마자 기운 나서 절 칭송하고 숭배하는 것 좀 보시라구요!”
레오나가 자랑스럽게 소리친다.
“이 새끼 진짜 꾀병 맞다니까. 야. 누나가 사 온 삼계탕은 버려?”
“아니. 방금 국물 촥 떠서 먹었잖아.”
“근철아 내 죽은!”
“죽 뜨는 거 못 봤니!”
아주 그냥 김근철로 먹방을 찍고 있다. 근데 진짜 먹방 맞다. 밑반찬까지 합치면 메뉴가 몇 개야.
그렇게 우리들은 함께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했다.
“그보다 진짜 개맛있네. 어떻게 이런걸 사 올 생각을 다 하냐?”
“뭐, 이 정도는 사줄 수 있죠. 우유리도 다음에 아프면 말만 하세요. 바로 배달 가줄 테니까.”
“와. 진짜 엄마 그 자체.”
“여기선 리더십이라고 말해주시죠.”
유리가 큭큭거리면서 레오나와 대화한다.
“레오나 리더십 만세!”
그나저나. 이렇게 내 방에서 다 같이 밥을 먹다니.
바깥은 어둑어둑해지고 있었지만, 분위기가 너무 밝아서 한낮처럼 느껴진다.
“하하하, 근데 이거 나도 얻어먹게 되었네. 다음엔 내가 쏠게.”
“이시후는 김근철이 간호나 좀 해주세요. 아무튼 김근철이? 기운 좀 나나요?”
“어. 지금 거의 회복했다.”
장어에 삼계탕까지 먹었는데 회복이 안 되면 그게 사람이냐?
“후후후, 보세요. 조금… 많이 쓸쓸하고 아프다고는 해도. 이렇게 친구들이 있지 않나요? 그러니까 좀 더 의지하세요! 김근철이!”
그 따뜻한 말에.
“오여어어어어얼!!!”
나는 오열하며 눈물을 뿜어냈다!
“세상에 눈물 좀 봐!”
“근철아! 눈물 다 떨어지잖아!”
“야! 원래 눈물 젖은 장어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거라고…!”
“결코 그럴 리 없어!”
아무튼 눈물 좀 닦아주고.
“큭큭큭, 이 새끼 진짜 리액션이 오진다니까. 누가 그딴 식으로 처울어?”
“김근철이가 그런 게 있죠.”
“난 그냥 내 기분에 솔직한 것뿐이라고. 아니, 근데. 유리랑 레오나? 어떻게 남자 기숙사에 침입할 생각을 해?”
“뭐 어때. 삼계탕 배달 가야 하는데. 안 들키면 되잖아?”
그건 그런데.
“네, 뭐. 이번 일은 결코 들켜선 안 되겠죠. 그래도 친구를 위해서라면 이 정도는 할 수 있다구요.”
역시 아크엔젤!
다시 울려고 하니 유리가 말했다.
“근데 레오나? 그 투명한 건 뭐냐?”
“아, 이건 카모플라쥬 망토에요. 비싼 장비죠. 볼래요?”
저게 있었지.
“와. 이거 근데 진짜 투명장비네?”
ㅡ바스락.
마치 해리포터 투명망토처럼 안에 들어가면 주변에 투과되어서 진짜 클로킹이 된다.
“은밀한 활동을 할 때는 이것 만 한 게 없죠. 대 괴수든. 괴인이든. 빌런이든. 여러모로 다 쓸만한 물건이에요.”
“햐. 진짜 괜찮은데. 역시 귀족 가문. 정글 같은 곳에서 쓰면 무적 아니냐?”
“그렇죠.”
유리도 이 고급스러운 장비에 관심이 가는 듯했다. 그리고 레오나는 설명하는 게 재밌는지 가슴을 쭉 핀 채 이 장비의 제원 같은 것을 줄줄이 설명했다.
“뭐가 됐든. 남자 기숙사에 들어온 건 무조건 비밀이에요. 아무리 그래도 걸리면 온갖 구설수는 물론이고 징계까지 받을 테니까.”
“야. 그것도 모르겠냐? 다 안 들키게 왔으니까 안심해.”
“우유리라면 믿을 수 있죠. 아, 그건 그렇고. 김근철이 방은 처음이네요. 생각보다 깔끔해서 놀랐어요.”
내 방을 둘러보는 레오나.
“야. 매일 청소하냐?”
“대청소는 뭐 주말마다 하는 것 같은데. 애초에 잘 안 어질러.”
“열심히 청소하는 모습 보기 좋네요.”
“흐흐흐, 그렇지?”
레오나한테 칭찬받았다.
“근데 좀 뭐가 없어서 삭막하긴 하네… 음? 야. 저 콜라는 뭐냐?”
“아, 그거 류씨가 저번에.”
폭격 때린 거다.
“내가 콜라 하나 사줬더니 뭐. 이딴 거 줘도 안 받는다면서 막 사줬던가? 그랬을 거다, 아마.”
“하여튼 그놈도 미친놈이라니까. 큭큭.”
급우들 사이에선 류씨도 괴인으로 통한다.
뭐 그렇게 유리와 레오나가 내 방을 탐색했다.
“냉장고는… 재료는 충분하네요. 당분간 채울 일 없겠고. 김근철이? 환기는 잘하고 있죠?”
진짜 엄마냐고.
“안심해라, 레오나. 문제 있었으면 내가 여기서 이렇게 못 살고 있지.”
“그것도 그러네요. 아아. 그럼 돌아가 볼까요?”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조금 늦은 시간이었다.
“그래. 잘 가라, 레오나. 그리고 유리도. 이것저것 많이 챙겨와 줘서 고맙다. 담에 아프면 날 불러. 아주 그냥 극한의 병수발을 들어줄 테니까.”
“후후후… 그런데 대체 극한의 병수발이라는 게 대체 뭐죠?”
“보면 알아.”
“그럼 다음에 한 번 받아볼까요. 그럼 우유리. 같이 돌아가죠. 이거 같이 써봐요.”
“두 명이서 쓸 수 있냐?”
“이렇게.”
ㅡ촤락.
레오나랑 유리가 투명 위장막 안으로 들어간다. 조금 발이 보이긴 하지만 어둠 속에서 이 정도라면 충분한 위장이 될 터.
“오 시발. 된다. 돼.”
“성능은 믿을 만 하죠. 그럼 내일 봐요!”
“내일도 꾀병 부리면 뒤진다!”
그리 소리친 그녀들이.
ㅡ풀쩍!
창밖으로 뛰어내렸다.
“오!”
보니까 아주 그냥 둘 다 특수부대원이 따로 없다. 이미 찾을 수가 없을 지경. 장비까지 챙긴 초인은 얼마나 강력한다.
“저거 진짜 신기하네.”
“그러게 말이다.”
“아무튼 근철아. 어쩌다 보니까 나도 배부르게 포식했네. 참. 이런 행운이 다 있다니.”
“흐흐흐, 삼계탕에 장어에. 진짜 배 터지게 먹었다.”
“근철이 인기 너무 많은 거 아냐?”
“진짜 그런가?”
내 인기 폭발?
* * *
그렇게 시후랑도 좀 놀다가 돌려보냈다.
ㅡ…
친구들이 다 돌아가자 적막함이 찾아온다.
방금의 그 떠들썩한 분위기가 그리워졌지만.
이미 이 김근철이는.
우정의 파워로 완전 회복.
“좋아!”
야밤에 집에서 이렇게 쭈그리고 있을 수는 없다.
언제까지 병신처럼 있을 거냐, 김근철!
친구들도 내 힘을 복돋아 주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해준 상태다!
그런 마음을 한곳에 모은 이 김근철이가 개좆밥새끼마냥 잔뜩 쫄아 버린 채 병신처럼 지내고 있다?
“그딴 건 내가 용납 못해.”
공포를 떨쳐내고.
일어선다.
“김근철 완전 부활이다.”
더 이상 납치에 대한 공포로 떨지 않는다.
냉철히 분석해본 결과, 보이드 프린세스는 나에 대해서 뭔가를 알고 있다.
그런 만큼 나를 제거할 생각은 없을 것이다. 게다가 영상 속의 보이드 프린세스는 대놓고 활동하면서 아주 화려하게 테러를 저지르는 여자였다. 그런데 지금 그녀는 그런 거랑은 거리가 멀어 보인다.
지금은 대놓고 활동하는 게 아니라, 뭔가를 숨긴 채로 은밀하게 행동하고 있다.
그런 상황이고.
키티 역시 나를 마음에 들어 하니 내가 죽을 일은 없을 것이다. 아니. 애초에 다르게 생각하면 그쪽이 원한다면 나는 언제든지 죽을 수 있는 상태다. 그러니 떨 필요는 없다. 어차피 죽는데 뭐 하러 떨고만 있나? 그 시간에 다른 걸 해야지.
그렇기에 나는.
“상태창.”
ㅡ띠링.
이 힘을 이용해서 더욱 빨리. 효과적으로. 효율적으로 강해질 필요가 있다. 물론 지금까지도 열심히 해왔다. 열심히 훈련하고 수련하면서 스탯과 감각을 길렀지.
그러나 이젠 지금 이상으로 열심히 해야 할 필요가 있어.
“흐음.”
뭘 해야 하지?
뭘 해야 효과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요즘은 딱히 퀘스트도 뜨지 않는다. 수련을 하다 보면 종종 스탯이 오르곤 하지만, 그렇게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사냥을 해서 코인을 버는 것도… 절대적인 한계가 있다. 게임처럼 던전에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좀 씻으면서 생각하자.”
아주 진지한 고찰.
ㅡ솨아아.
나는 이를 닦고 샤워를 하면서 내 성장 방법에 대한 것을 진지하게 고찰했다. 그렇게 다 씻은 뒤에 수건으로 몸을 닦고, 사각팬티만을 입은 채 거실로 나왔다.
“뭐가 있을까.”
목에 수건을 걸고 냉장고로 다가간다. 문을 열고. 안쪽에 있는 물통을 꺼내서 물을 꿀꺽꿀꺽 마신다.
ㅡ터억.
그리고 물통을 다시 냉장고에 넣고 문을 닫은 순간.
ㅡ스윽.
“어?”
돌연.
돌연.
돌연.
ㅡ스윽.
작고 흰 손이 내 허리 뒤에서 스윽 하고 튀어나와 내 허리를 끌어안
“호어어어엌?!”
등에 뭐가 있다아아아앜!!!!
“근철이 오빠.”
“어, 어, 어어엌?!”
키티?!
“목소리가 너무 커.”
“흡…!”
바로 양손으로 입을 틀어막는다…!
아, 아니!
아니!
이게 대체 무슨!
키티가 내 방에 찾아왔다고?!
“아무튼 근철이 오빠.”
“…!”
“안녕?”
뭘 부드럽게 인사하고 있는 거냐!
“좋은 밤이야. 이제 말해도 돼.”
“아니, 야! 야! 뭐, 뭔데! 뭐 어떻게…!”
그걸 물었지만, 나는 즉시 깨달았다.
키티는 게이트를 사용할 수 있으며.
그걸 내 방에도 소환할 수 있다는 것을.
“근철이 오빠. 키티가 갑자기 찾아와서 놀랐어?”
ㅡ꼬옥.
키티가 내 허리를 더욱 강하게 끌어안았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