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Villain RAW novel - Chapter 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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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아직 기억하지?
료스케가 최종적으로 보내기로 한 사람의 숫자는 총 60명이었다.
근접 계열 마흔명, 원거리 계열 열명, 회복 계열 다섯명, 그리고 그외의 직업 다섯명으로 구성된 정예 병력. 얼핏 생각하면 고작해야 그 정도로 한 도시에서 테러를 벌인다는것은 참 무모한 행동으로 보일수도 있었다. 하지만 애초에 전면전을 벌일것도 아니고 소수의 인원을 기습타격한다는 작전을 생각하면 오히려 과도한 병력동원이었다.
“별 생각없이 수락하기는 했습니다만 너무 많은것 같은데요.”
“왜 그러지? 계획에 없던 일이라서 당황한건가?”
“아뇨, 그런건 아닙니다. 하지만 말이죠, 60명이나 되는 인원을 무사하게 신시 안으로 몰래 잠입시킬 생각을 하니 골치가 아파져서 그럽니다.”
‘…그건 그렇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인원을 늘인것은 좋았지만 이 쪽의 인원을 계산하고 계획을 짜놨을텐데 이렇게 막무가내로 바뀌면 당황하는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도 딱 잘라서 ‘안된다’라고 말하지 않는걸보니 어떻게 방법을 마련할수는 있는것 같았다.
“쩝, 뭐 그러면 일단 해보죠. 동문 근처에 있는 수레로 야간 0시에 오시면 됩니다.”
“그러지.”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좀 실례가 될수도 있는 질문이라서 가급적이면 말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뭐지? 말해봐라.”
“모이신 분들은 믿을수 있는 분들입니까? 신용이나 무력면에서 말입니다. 혹시나 이 일이 새어나갔다거나 하지는 않겠지요?”
“걱정마라. 전부 내가 믿을수 있는 사람들이고 고위 랭커부터 히든 직업을 가진 자, 기연을 얻은 자들까지 다양하다. 기대 이상의 전투를 보여줄수 있을거라고 장담하지.”
만약 이 일이 켄신에게 흘러간다면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일이 흘러갈 가능성이 높았다. 켄신을 비롯한 극우파들은 어떤 돌발 행동을 할지 모르니 말이다. 같은 일본인이지만 극우파들은 정말 어지간하면 관련되고 싶지 않았다. 이번 일을 성공리에 마무리짓고 사후통보를 하는게 가장 효과적이리라.
“흠, 료스케님이 그렇게 장담하신다면 믿을수 있겠죠. 그런데 이번 일은 목숨을 걸수도 있는 위험한 일인데도 그렇게 많은 사람을 구할수 있었습니까?”
“전부 일본을 어떻게 해서든 다시 되살리겠다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되어있다. 자기 목숨보다도 명예를 중시하는 진정한 사무라이, 남자들이지.”
“그렇군요. 그 점은 저희도 본받고 싶습니다. 그러면 약속대로 행동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제 켄신님과 만나봐야하기 때문에 먼저 일어나 보겠습니다.”
“흥. 우리 걱정을 하는것보다 너야말로 들키지 않도록 조심해라.”
사절단의 일원으로서 카미카제의 대표를 맡고 있는 켄신을 만날 의무가 있는 성훈이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자 료스케는 불안을 날리기 위해 자신의 뺨을 강하게 내리치며 눈을 질끈 감았다.
‘이번이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야 한다.’
“우치다!”
“그렇게 크게 부르지 않아도 들린다. 네가 말했던대로 성능이 부족한 장비는 새것으로 바꿔주고 소모품도 최고급으로 맞춰서 지급해주고 있어. 다만 이번 일로 그동안 모아뒀던 비축금을 전부 소모해버렸어.”
“돈이야 다시 모으면 된다. 하지만 기회는 다시 오지 않아.”
“그런데 이렇게 과도하게 사람을 모아도 되는걸까? 듣기로는 프랑스 사람들도 참가한다고 하던데 한국측의 사람들까지 감안하면 그 숫자가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만.”
“아니, 난 오히려 부족한다고 생각한다. 잊은건 아니겠지? 그 때의 일을? 그 여자를?”
쌍검을 들고 수많은 일본인들을 베어넘기던 여인, 아니 아수라.
“…미리내.”
“그래. 솔직히 그 여자를 잡으려면 이 정도 전력으로도 안심이 안돼. 거기에 다른 탑랭커들까지 상대해야하면 그만큼 난이도는 더더욱 올라간다.”
“미안하다. 내가 너무 쉽게 보고 있었던 모양이군.”
“알면 됐어. 그리고 이번에는 나도 쉽게 당하지는 않아.”
스릉.
전 카미카제가 무너지면서 확보한 대량의 자금과 원래 가지고 있던 장비를 처분해서 만든 새로운 자신만의 검.
도츠카노츠루기(十握劍)
일본의 신인 스사노오가 아버지인 이자나기에게 물려받아 야마타노오로치(八岐大蛇)를 죽이는데 사용한 신검이다. 신화 속에 등장하는 신검이니만큼 그 위력은 그야말로 지금까지 사용하던 검과는 비교하는게 미안할 지경이다.
철컥.
살짝 검을 뽑았을뿐인데 느껴지는 강렬한 파동에 료스케는 팔에 힘을 불어넣으며 다시 검을 집어넣었다.
“우치다. 그 여자에게 있어서만은 예의를 내세우지 않아도 된다. 정정당당을 따질것도 없다.”
“…….”
“부탁한다.”
사나운 맹수를 상대로, 몬스터를 상대로, 아니 괴수를 상대로 무기를 들고 합공을 가하는게 비겁한 일일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건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료스케와 우치다는 괴수를 잡을 각오를 끝마쳤다.
도시밖으로 나가는것은 의외로 쉽게 성공했다.
수레밑과 짐 안에 몸을 집어넣어서 빠져나간다는, 어떻게 생각하면 고전적이기까지한 방법은 차마 생각하지 않은 탓일까? 아니면 이제는 완벽히 위에 있는 한국인들의 사절을 감히 감시할수 없다는 생각 때문일까?
잔뜩 긴장했던것과는 달리 너무나 허무하게 도시밖으로 나온 료스케는 손에서 땀이 날정도로 강하게 잡고 있는 검을 살짝 놓으며 실웃음을 지었다.
‘벌써 이것만으로도 반쯤 성공한것같은 기분이 드는군.’
아직 뭐 하나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저 감옥같은 도시를 나왔다는것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있었다. 이 사절단안에서도 연합파와 자유파가 나눠져있는것인지 수레 안에서 하루종일 모습을 드러낼수는 없었다.
덥고 몸도 편치않은 고된 이동이기는 했지만 모두 2차각성자로 구성된 사람들인만큼 심지어 마법사 여자까지도 이를 악물고 버텨냈다. 야간에 돌아가면서 경계를 할때는 몰래 틈을 타서 굳어있던 몸을 풀고 간단하게 식사를 마쳤다. 그렇게 삼일이 흘렀을무렵 마침내 그들은 신시에 다다를수 있었다.
“정지!”
“정지는 무슨 정지! 딱 보면 알거 아닙니까? 그냥 들어갑시다.”
“그래도 검사는 해야하지 않겠습니까?”
“어차피 아무것도 없는거 뻔히 알면서.”
“이 수레에 일본인 한명만 섞여들어와도 그 후폭풍이 장난이 아닌거 알죠? 조용히 하시고 검문 받으세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검문을 하려는 남자도 귀찮은건 마찬가지인지 대충 짐 사이를 들었다놓았다 하면서 형식상으로만 검문을 하고 있었다. 솔직히 료스케는 경비를 포섭해놓았을줄 알았다. 그런데 검사를 한다고 하자 긴장을 풀지 못하고 검을 손가락으로 살짝 들어올렸다.
‘젠장. 이런 기본적인 부분도 손을 쓰지 않았단 말인가? 만약에 들키면 어떻게 되는거지?’
수레가 많기는 해도 그만큼 안에 숨어있는 사람들도 많다.
한 명이라도 들키면 그 즉시 엄청난 일로 번지고 말것이다. 그러나 다행히 별다른 이상없이 성문을 통과할수 있었다. 아무래도 자신이 너무 민감해진것 같았다.
‘하긴 사방이 적인데 안심할수 있는게 더 이상한 일이지. 그것보다 이곳이 바로 신시.’
수만의 병력을 동원하고도 뚫을수 없었던 그 도시 한가운데에 이렇게 무혈입성을 하게 될줄이야. 참 세상일이라는것은 어떻게 흘러갈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자니 곧 주변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일단은 여기에 차곡차곡 넣어두세요. 자세한 수량 파악이나 점검은 내일 할거니까.”
“예? 평소같았으면 바로 하지 않았습니까?”
“아, 다른 도시에 갔다오느라 소식을 못 들으셨나 보구나. 이번에 대규모 훈련이 있다고 연합의 병력 상당수가 줄어들었어요. 오늘이 피크라서 인력이 부족하다고 하더라고요. 일 끝나면 부르세요. 전 저 앞에 있는 주점에서 한잔 걸치고 있을테니까.”
창고를 관리하던 남자가 멀어지기 시작하자 성훈은 바깥에서 보이지 않도록 창고문을 살짝 닫으며 말했다.
“이제 나오셔도 됩니다.”
“끄으응.”
“몇일간 누워만 있느라고 내 인내심을 전부 쏟아부은 것만같아.”
“등에 회복마법 좀 걸어줘. 안 쑤신데가 없네.”
“이봐, 여기는 단순한 창고 같은데?”
“창고 맞습니다. 일종의 물류창고죠. 들으신바와 같이 이곳 안은 안전하다고 봐도 좋으니 날이 질때까지는 이곳에서 숨어지내주시길 바랍니다.”
“좋아. 대신 예상밖의 사태가 벌어지면 우리도 나름대로 자위 수단을 취하겠다. 알겠나?”
검을 살짝 앞으로 드는 료스케의 위협에 성훈은 어깨를 살짝 들썩이고는 문을 닫을뿐이었다. 창문 너머로 들어오는 희미한 빛에 의지한채 료스케를 비롯한 일본인들은 몸을 가다듬기 시작했다.
“야, 저거….”
“그 사람 아니야?”
“맞는것 같은데? 가면을 쓴 사람이야 아예 없는건 아니지만 저런 특이한 복장을 걸친 사람은 저 사람이 유일하지.”
이제는 완전히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버리다시피 한 옷차림. 기하학적인 무늬가 그려진 가면과 고급스러운 턱시도, 검은색의 망토와 다소 화려하지만 경박하지 않은 장식구. 허리춤에 걸려져있는 길쭉한 세검.
바로 신시의 신흥 강자로 떠오른 유령이었다. 그는 지난번 대리전 당시 최후로 출전해 연합을 승리할수 있게 공헌한것은 물론이고 해동청주라는 어마어마한 지위를 맡고 있기도 했다. 강무한이 공식적인 1위라면 유령은 비공식적인 1위라고 할까?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건 영 익숙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뭐 기분은 나쁘지 않군.’
온갖 부정적인 시선이나 몇몇의 감탄어린 시선은 받아본적 있지만 이렇게 거리거리마다, 주변의 사람 하나하나가 자신을 알아봐주는건 또 색다른 기분이었다. 가끔은 이렇게 나오는것도 기분을 전환하는데는 좋을것같았다.
“그런데 왠지 묘하게 촌스럽지 않아?”
“그러게 말이야. 왜 하필이면 저런 복장을 걸친거지?”
“저거 어디서 본적이 있는데. 혹시 세일러문이라는 만화 본적있냐? 거기서 나오는 턱시도가면이라는 캐릭터랑 엄청 비슷한것 같단 말이야.”
‘큭!’
물론 중간에 초를 치는 사람도 있었지만 말이다.
확실히 이 복장은 조금 유치한 감이 있기는 했다. 그러나 이건 이제 하나의 캐릭터로 자리잡은지 오래였다. 가면과 턱시도를 걸친 의문의 남자. 실력, 정보, 세력 그 어느것에서도 얕볼수 없는 이 유령이라는 캐릭터를 버릴수는 없었다.
‘내 나름대로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이 보면 역시 촌스러워 보이는걸까?’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 걷던 성훈은 곧 목표로 했던 건물에 도착할수 있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이 앞은 출입금지입니다만.”
“이런, 왜 나를 막는거지?”
“왜냐뇨, 당신은…”
“나는 아직 공식적으로 연합의 고문을 맡고 있을텐데? 이 건물에 출입할수 있는건 딱히 월권도 뭣도 아닌 당연한 행동인데 대체 내 앞을 막는 이유가 뭔지 들을수 있을까?”
비록 성훈이 해동청주라는 직위를 얻고 연합을 엿먹이기는 했어도 연합의 고문에서 해임된것은 아니었다. 속터지는 일이기는 했지만 사람들의 입장을 대표하는 기관인 해동청의 대표자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구실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썩은 표정을 짓지는 말고 그만 비켜줬으면 하는데?”
“…….”
철컹!
‘역시 충성심이 보통은 아니군. 연합의 소속원이라도 나한테 잘보이려는 사람이 한두명이 아닌데 이런식으로 대놓고 적개심을 표출할줄이야. 썩어도 준치. 괜히 신시 넘버 원이 아니라는건가.’
굳게 닫힌 철문을 가볍게 열고 들어간 성훈은 익숙한 통로를 걸어가 1층에 있는 응접실로 들어갔다. 이곳에 들어올수 있는 사람은 수만명중에서도 선택받은, 그야말로 극소수에 불과한 자들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또 이 위로 올라갈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갈리기 마련이다. 말이 고문이지 강무한에게 여러모로 찍힌 성훈은 고작해야 2층까지밖에 올라갈수 없었다.
“원하시는 차가 있으십니까?”
“녹차랑 간단한 다과 좀 가져다주세요. 그리고 혹시 강무한님을 불러주실수 있을까요?”
성훈의 요청에 NPC 메이드가 고개를 푹 숙이고 물이 흐르듯 자연스러운 뒷걸음질로 방에서 물러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놓인 녹차와 다과로 잠시 입가심을 하며 기다리던 성훈은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왜 안와?’
벌써 5잔째다.
메이드가 아직까지도 오지 않는걸보면 자리에 없는건 아닐텐데 왜 이리 늦는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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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후, 후후후, 후후후후후…흐흐. 흐허허허허허허!
뭐 저야 해당사항이 없는 날이지만요… ㅠㅠ.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는 의미로 뭔가 하고 싶은데… 크리스마스 선물 삼아서 쿠폰이나 추천이라도 눌러주십쇼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