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Villain RAW novel - Chapter 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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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정의의 편.
진심이었다. 적어도 겉으로는 냉철하고 이성을 잃지않는, 그러면서도 항상 뭔가 여유로워보이는 유령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었다. 아니, 연기 수준이 아니라 거의 또 다른 자신이라고 봐도 좋았다. 어쨌든 유령으로 있는동안에는 성훈은 어떤 상황에서도 정도 이상의 감정을 내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잭에게 죽을때도 유령이라는 캐릭터에 맞춰서 연기를 거듭했다. 그러나 지금 연기를 해야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릴정도로 엄청난 경험을 하고 말았다.
-마력이 1000을 돌파했습니다.
-적재적소(適材適所) 스킬이 생성됩니다.
-지혜가 1000을 돌파했습니다.
-사고분할(思考分割) 스킬이 생성됩니다.
이름없는 책, 보랑이의 능력치 보너스 덕분에 성훈은 마력과 지혜 두 능력치가 1000을 돌파해버렸다. 어떠한 버프도 없는 순수한 상태에서의 두 능력치가 말이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했다. 적재적소는 마력의 효율성을 높여 마력의 소모율을 10% 감소시켜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었고 사고분할은 동시에 두가지 일을 처리하는게 가능했다. 그러나 진짜 충격은 그게 아니었다.
김이현의 버프를 받는순간 나머지 능력치들도 무시무시한 속도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근력, 민첩, 체력, 그리고 무엇보다 행운! 성훈의 행운은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수치다. 지금까지 미션을 꺠오는 방식이 특이해서 그런것도 있고 애독가의 보너스 효과도 더블로 받아서 거의 800초반에 달하는 수치까지 올라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 김이현의 버프로 너무나도 허무하게 능력이 1000을 넘어가버렸다.
-행운이 1000을 돌파했습니다.
-운수대통(運數大通) 스킬이 생성됩니다.
-민첩이 1000을 돌파했습니다.
-사고가속(思考加速) 스킬이 생성됩니다.
2개의 능력치가 추가로 1000을 돌파했다. 비교적 낮은 근력과 체력은 김이현의 버프를 최대한도로 받고도 900중후반대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 순간 성훈은 정말로 아무생각없이 기화를 사용해서 근력과 체력을 강화시켰다.
‘6개 모두 1000을 돌파하면 뭔가 특별한 능력이 생길까? 라는 단순한 생각에서 시도해본 일이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어떤 의미로는 맞아들어갔다.
-근력이 1000을 돌파했습니다.
-합력(合力) 스킬이 생성됩니다.
-체력이 1000을 돌파했습니다.
-강체(剛體) 스킬이 생성됩니다.
모든 능력치가 1000을 돌파한순간 세상이 달라졌다. 아니, 세상은 그대로였다. 세상을 바라보는 성훈이 달라졌다. 갑자기 주위의 모든것이 작아보였고 손에 잡힐듯이 세세하게 느껴졌다. 저 멀리 떨어진 사람의 호흡과 세세한 움직임까지 볼수 있었고 근육의 움직임 한올한올마저 감지할수있었다.
-‘초인(超人)’ 칭호를 얻었습니다.
-최초의 시련 미션이 활성화됩니다. 신전에 찾아가 최초의 시련 미션을 수행해주시기 바랍니다.
방금전까지만해도 날아갈것만같은 몸상태였는데 칭호를 얻는순간 또 한번 주체할수 없는 힘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웃음을 멈출수가 없었다.
“크크큭, 크흐흐흐, 이힉?! 이히히히!”
성훈을 포위하고 있던 사람들은 그로부터 느껴지는 심상치 않은 공기를 느끼고 마른침을 삼켰다. 누가봐도 정상이라고 할수 없는 모습이었다. 가면을 걸친 남자가 허리를 숙이고 낄낄대면서 온 몸을 떨고 있는 모습을 보고 누가 과연 정상이라고 생각할수 있을까?
위험한 약을 한 사발 들이킨듯한 성훈을 그저 바라만 보고있던 와중 뒤에 있던 누군가가 무심코 화살을 쏘아버렸다. 직접 무기를 들고 덤비는것보다야 훨씬 더 쉽게 행해진일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성훈은 마치 머리에 눈이라도 달린것처럼 상체를 약간 비트는것만으로 화살을 피해냈다.
“아, 아 이거 죄송합니다. 이거 추한 꼴을 보여드리고 말았군요. 크큭.”
나름대로 진지하게 행동하려고 했지만 가면이 도와주질 않았다. 그러나 사람들은 더한 공포심을 느낄수밖에 없었다. 적어도 강무한이나 미리내는 정상인이라고 할수 있다. 인간적인 사고방식과 인간적인 행동을 하니 말이다. 그러나 이 유령이라는 녀석은 뭔가가 달랐다.
“개진!”
타다닥!
남자의 외침에 따라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전부 검을 뽑아들고 성훈을 일정한 형식에 따라 포위하기 시작했다. 개개인의 실력은 어떨지 몰라도 그 움직임 하나하나는 전부 절제되고 격식에 따라서 움직이고 있었는데 그도 그럴게 그들은 신화대에 속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단순한 고위랭커뿐만 아니라 연합의 주 전력 중에서도 이 일에 참가한 자들이 많이 있다. 첫번째 포위망은 신화대, 두번째 포위망은 지원온 일본인들 세번째 포위망은 단순한 고위랭커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저 평범한 상태였으면 다소 고전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이라면.’
“배쉬!”
거대한 타워실드를 든 남자 네 명이 사방을 포위한채로 성훈을 향해서 돌진하기 시작했다. 위로 뛰어오른다면 화살과 마법이, 사이로 빠져나간다면 뒤에서 대기하고 있는 검사들이 견제해온다. 훌륭한 합격진이다. 단순한 개인의 강함을 가진 랭커들과는 다른 위압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성훈은 그 공격에 대해 아주 간단하게 대응했다.
카앙!
“큭!”
“무슨 위력이?!”
세검은 일반적인 검에 비해서 더 잘 휘어지는 성질이 있다. 그 성질을 이용해서 성훈은 검극으로 뚫거나 검날로 베지 않고 검면을 이용해서 방패 위를 채찍처럼 가격한것이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공방에 사람들이 당황하고 있을때 이미 성훈은 다음 목표를 향해서 움직이고 있었다.
“소풍 나왔습니까? 전장에서 한눈을 팔고 계시면 안되죠.”
“컥?!”
바닥에 쓰러진 전사의 멱살을 잡고 그대로 들어올린 성훈은 룬 블레이드를 휘둘러 무릎과 팔꿈치를 문자 그대로 박살내버렸다. 힘줄을 끊는것같은 세심한 재주는 부릴수없고 할 생각도 없다. 그냥 사지를 부수면 어차피 움직이지 못하는것은 똑같지 않은가?
“씨, 씨발!”
“내려놔!”
“내려놓으라면 내려드리죠.”
푹!
“어?”
동료를 구하기 위해 창을 내밀었던 전사는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이해할수 없었다. 자신은 분명 유령의 등을 향해 공격을 했는데 왜 친구의 목줄기에 자신의 창이 꽂혀있는거지?
“으, 으아아….”
우드드득!
“전장에서 머뭇거리는것만큼 멍청한 행동이 어디있을까요?”
돌려차기 한방에 목이 뜯겨져나가며 너덜너덜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 심상치 않은 힘을 짐작한 사람들은 더 이상 사정봐줄 생각을 하지 않고 전력을 다해서 무기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유령이라면 인질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할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럴때가 아니다. 지금은 포로로 잡기 이전에 자신들이 살아남을수있을까를 먼저 생각해야 했다.
검이 휘둘러진다. 창이 찔러온다. 화살이 쏘아지고 주먹이 급소를 노려온다. 아예 피할 공간조차 허락되지 않는 공격의 물결! 그러나 성훈은 룬 블레이드를 번개같이 휘둘러 그 공격들을 전부 걷어내버렸다. 마치 미리내가 하는것과 같은 어마어마한 신기였으나 실제로는 많이 달랐다.
미리내가 천부적인 재능으로 상대방의 공격을 읽고 차단한다면 성훈은 사고가속으로 느려진 세계속에서 사고분할로 2개로 나뉜 의식을 최대한 동원해서 한계를 뛰어넘는 반응속도로 쳐낸것이다. 예측과 보고 움직이는것에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다. 그러나 그들이 느끼기에는 똑같았다.
까가가가강!
뭔가 번쩍이나 싶더니 열명이 넘는 사람들의 공격이 목표를 잃어버리고 허공에서 나풀거렸다. 하지만 아직 멀쩡한 사람들은 많았다.
“죽여버려!!!!!!”
“생포할 생각은 하지 마! 이 새끼는 괴물이다, 모가지를 따버리라고!”
“이런이런, 그렇게 말하시면 아무리 저라도 마음이 아픕니다. 그러나 걱정하지 마시죠. 저는 아주 착한 사람입니다. 저는 가급적이면 여러분들을 죽이지 않고 최대한 생포하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그게 무슨 헛소리야!”
“어라? 보면 모르십니까? 전 지금까지 거의 사람을 죽이지 않았는데요?”
성훈이 지나온 길은 온통 피와 비명으로 가득 차있었다. 그러나 부대를 지휘하던 남자는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할수 있었다. 숨을 멈추고 쓰러진 사람들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이 상처부위를 붙잡고 비명을 토하고 있었던것이다.
“끄아아아악!”
“내, 내 팔, 내 팔이!”
“그르르르르륵….”
목이 반쯤 잘려나간채 피거품을 게워내는 자부터 사지가 잘려나간 자, 내장이 쏟아진 사람은 약과고 양 눈이 터져 버린채 피눈물을 흘리면서 주저앉은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의 공통점은 바로 죽지는 않았다는것이다.
“죽는게 나을정도의 중상과 고통을 느끼고는 있지만 적어도 살아있지는 않습니까? 이런데 낄 정도의 실력이라면 충분히 목숨은 부지할수 있을텐데요?”
“이 새끼가!”
그의 전력을 다한 도끼질을 성훈은 그저 룬 블레이드를 살짝 가져다대는것만으로 비껴내며 무릎치기로 안면을 박살내버렸다. 공중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성훈을 향해 무기들이 날아왔으나 그 공격들을 발판처럼 사뿐사뿐하게 밟아서 옆으로 내려왔다.
강무한이 있는곳에는 비명은 없었다. 강무한의 공격은 일격필살의 위력을 갖추고 있었고 명중당하면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죽어나갔으니 말이다. 그저 스킬을 시전하는 소리와 병장기가 부딪히는 소리, 그리고 둔탁한 소리만 가끔 울릴뿐이었다.
미리내가 있는곳에는 귀를 찢는 검의 비명이 사방으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분명히 검의 숫자는 5개였지만 그들 사이에는 수십, 수백개의 검이 나아가고 물러나기를 반복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최철형이 있는곳에는 강력한 스킬들을 연사해서 생기는 굉음이 주변의 소리를 전부 묻어버리고 있었다. 그리니 자연스레 네명중 성훈이 있는곳을 향해서 모두의 관심이 쏠릴수밖에 없었다.
“끄아아아아아!”
관절을 잡고 그대로 부숴버린다. 1000을 넘어가는 근력에서 생기는 악력은 뼈를 부러트리는것 따위는 일도 아니다. 그대로 쓰러지는 전사의 몸에 맞춰 같이 쓰러진 성훈은 그대로 원드밀로 사람들의 접근을 순간적으로 차단한채 검으로 무릎을 그대로 베어버린다.
무릎이 박살난 이상 서고 싶어도 설수가 없다. 사람의 안면을 지지대 삼아 뛰어오른 성훈은 마치 양떼 속에 떨어진 맹수처럼 무인지경으로 그들을 해집고 다녔다. 그야말로 인간흉기나 다름없다.
“이, 이 악마가아아아아아!”
같이 전투에 나왔던 애인의 팔과 다리가 잘려져나가는 참상을 목격한 남자가 몸을 던져서 성훈을 덮쳐왔다. 어차피 당해내지 못할거면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움직임을 멈출생각이었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거기서 멈춰버리고 말았다.
빠아아악!
책이 그대로 남자의 안면을 뭉개버렸다.
“다시 한번 말하죠. 저는 여러분들을 죽일 생각이 거의 없습니다. 저는 생명을 고귀하게 여겨서 가급적이면 사람을 죽이려고 하지 않거든요.”
죽려버리는건 일을 깔끔하게 마무리 짓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여기서는 꼭 그런것만도 아니다. 아직 목숨이 남아있다면 원한을 간직하고 어둠속에서 복수를 다짐할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살려둔다면 어떤식으로든 활용해낼수있다. 심지어 그게 단순한 화살받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그러니 괜한 저항 하지 말고….”
파르르르륵!
자동으로 펼쳐지는 책과 페이지가 불태워짐과 동시에 사방에서 수많은 마법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람들 사이사이, 공중, 후방에서 견제하던 사람의 앞등 교묘한 위치에 떠오른 마법들을 바라본 성훈은 가면에 가려지지 않는 입꼬리를 올리면서 손가락을 튕겼다.
“조용히 몸을 맡기시면 됩니다. 크큭.”
콰아아아아앙!
“…대단하군.”
유백우는 자기도 모르게 한 마디를 내뱉고 말았다. 전력을 내고 있는 강무한, 온갖 버프와 보조를 받고 있는 톱랭커 두명을 오히려 압도하고 있는 미리내, 도저히 전사라고는 믿기지 않는 공격으로 사방을 초토화시키는 최철형 모두 대단하기는 했다. 그러나 몸을 쓰는 전투에 대해 잘 모르는 유백우는 그저 막연하게 대단하다는 감상밖에 느끼지 못했다.
그에 반해 유령의 움직임은 무술이나 전투에 대해 잘 모르는 유백우가 보기에도 한눈에 알수 있을정도로 대단했다. 크고 화려한 동작과 물 흐르듯 유려한 동작은 마치 춤을 연상시키는것처럼 아름답기 그지없었고 사방에서 튀어오르는 핏방울은 잔혹해보인다기보다는 오히려 그의 춤을 돋보이는 장식같아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압권인것은 바로 방금전 펼쳐진 광범위 마법 세례였다.
‘한 사람이 캐스팅 할수 있는 마법의 숫자는 한계가 있다. 마력의 양과 정신력이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지. 그러나 방금전에 유령이 보여준 마법 공격은 절대로 마검사가 펼칠수 있을만한 위력이 아니었어.’
“어쩌면 그도….”
자기처럼 지혜가 1000을 돌파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사고분할 스킬이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으니 말이다. 물론 성훈 같은 경우에는 민첩보너스로 인한 사고가속까지 더해져 가능한 일이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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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기념 3연참!
이 글은 물론이고 이전글에도 부족한 추천을 채워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리고 행복한 크리스마스되세요~(저는 크리스마스 이브따위는 기념하지 않습니다! 대체 왜 크리스마스 전날을 축복해야하는거죠?!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