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Villain RAW novel - Chapter 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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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끝없는 미로.
그리고 쌓일대로 쌓인 분노가 마침내 터진것은 무려 한달이라는 시간이 지났을무렵이었다. 김이현이 데리고 온 사람들 중 몇명이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성훈에게 대놓고 시비를 걸었던것이다.
“이봐. 이 일을 어떻게 책임질거야?”
“뭘 말이죠?”
“어디서 자기는 은근슬쩍 관계 없다는척 내빼고 있어?! 너 하나 때문에 지금 여기에 있는 사람들이 이런 상황에 처해버렸는데 지금 그런 말이 나오냐?! 그러고도 네가 리더야?”
“흐음.”
잠시 생각하는척 머리를 긁적이던 성훈은 몰래 눈을 돌려서 한쪽 구석에 있는 김이현을 바라보았다. 자신은 이번 사태와 관계가 없다는듯이 억울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뒤로는 무슨 사정이 있었는지 이해하지 못할 성훈이 아니었다.
‘자기 통제력이 미치지 않는 부하가 벌인 일이니 자기와는 관련이 없다. 그리고 이 사람을 이용해서 나에 대해서 경고를 하시겠다? 속이 뻔히 보이는군.’
한계점을 넘어서 제멋대로 폭주하는것 같지만 사실 이 행동 하나하나까지도 김이현에게 철저하게 명령받은게 분명하다. 만약 여기서 자신의 대응이 미적지근하다면 기회라고 여기고 당장 분위기를 휘어잡기위해 나설것이고 그렇지 않다하더라도 일단 자신을 흔든다는 목적은 달성할수 있다.
혹시나 싶어서 강무한쪽을 바라봤지만 오히려 과연 자신이 어떻게 대처할지 궁금하다는 눈으로 바라보고만 있었다. 들어온지 얼마 안됐을때의 상황이라면 여기서는 상하서열을 명백하게 세우기위해서라도 먼저 나섰을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전혀 나서지 않았다. 그만큼 자신을 불신하고 있다는 말일 것이다.
‘뭐 아예 이해하지 못할 상황도 아니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건 좀 짜증나는걸.’
상황이 나쁘게 돌아가면 다른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고 싶어하는건 당연한 심리다. 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나 뻔히 보일정도로 노골적인 태클이 아닌가?
‘죽여버릴까?’
꾸우우욱.
살짝 손에 힘을 줬다. 자기 주제도 모르고 입만 나불거리는 녀석 따위는 굳이 검을 뽑을 필요도 없다. 그저 급소를 잘 노려서 가볍게 잽만 날려도 일격에 즉사할것이다. 이대로 주먹만 뻗으면 바로 침묵시킬수 있다. 가면에 가려지지 않았더라면 흉신악살처럼 일그러진 성훈의 얼굴을 볼수 있었을것이다.
‘날릴까?’
만약 뒤에서 미리내가 먼저 나서지 않았더라면 정말로 주먹을 날렸을지도 모른다. 누군가가 말릴틈도 없이 앞으로 걸어나와 부드럽게 검을 뽑은 미리내는 그대로 남자의 목을 겨누었다. 직접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아무도 말리지 못할만큼 자연스러운 동작이었다.
“뚫린 입이라고 내뱉으면 다인줄 아는군요. 지금까지 살아남으면서 입조심하는것도 못 배우셨습니까?”
“하, 마땅히 할말이 없으니까 힘으로 위협하는것밖에 못하는건가? 한번 휘둘러 봐, 베보라고!”
비록 무력으로는 상대가 안되지만 남자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었다. 만약 지금 상대하고 있는것이 평범한 사람이었더라면 뻔히 보이는 도발에도 검을 휘두르지 못했을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는 상대를 잘못 골랐다.
미리내가 검을 휘두르는걸 본것은 아니었다. 그냥 예감이었다. 평소 미리내를 옆에서 오랫동안 지켜보아오고 그녀의 성격에 행동패턴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성훈은 무의식적으로 그녀가 무슨 행동을 취할지알고 몸을 움직인것이다.
주르륵!
힘을 싣기 위해서 뒤로 빼는 동작도 없이 그대로 휘두르는 검은 그대로 남자의 목을 잘라낼만한 충분한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만약 성훈이 급히 룬 블레이드를 억지로 끼워넣지 않았더라면 충분히 목을 베어낼수 있었을것이다.
“미리내. 거기까지만 해.”
그녀가 먼저 나서지 않았더라면 분명 자신이 먼저 주먹을 내질렀을것이다. 그러나 미리내가 나선 덕분에 한발자국 떨어진 입장에서 보다 냉정하게 현재 상황을 판단할수 있게 된 성훈은 그녀를 가볍게 질타하며 뒤로 물렸다.
방금전 순식간에 목숨이 날아갈뻔한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남자는 목을 한번 만져보고 하얗게 질린 얼굴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 진짜, 진짜로 죽이려….”
“그럼 진짜로 죽이지 가짜로 죽이는 경우도 있습니까?”
“나, 남들보다 힘이 강하다고 멋대로 이런 짓을 저질러도 되는줄 알아?! 이런 상황에 처한것도 전부 네 탓이잖아! 그런데 책임을 질 능력이 없으니까 힘으로 모든걸….”
“그러면 안됩니까?”
“뭐?”
진심으로 이해할수 없다는듯이 고개를 살짝 갸웃거린 성훈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뭐 일단 이런 지경에 이르기까지에 대한 책임소재는 따져봤자 의미가 없으니 접어두도록 하죠. 그리고 지금 제가 당신을 존중해줘야 할 이유라도 있습니까?”
“뭐, 뭐?!”
“미리내가 말한대로 고작해야 일개 파티원으로 참가한 주제에 저에게 이렇게 따질만한 자격이 된다고 생각한건가요? 과연 그 용기가 진짜인지 궁금하군요. 저만 궁금한건가요? 크크큭.”
미리내를 막기 위해 검을 뽑아들었던 성훈은 조금씩 남자를 향해 살기를 뿜어대며 압박해가기 시작했다. 스탯으로만 따지자면 이중에서 누구도 따라올수 없는 무시무시한 능력치를 가지고 있는 성훈이다. 진심으로 상대방을 죽이겠다고 마음먹은채 뿜어대는 살기와 위압스킬이 동시에 발동되자 남자는 안색이 하얗게 질린채 입을 다물었다.
뭔가 말하기위해서 입을 오물거리고 있었지만 목에 가져다댄 검을 살짝 움직이자 아무 말도 내뱉지 못했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돌아갈까하는 궁금증에 바라보고 있던 사람들은 진심으로 내뿜는 성훈의 기세에 움직일수 없었다.
‘이 정도였던가?’
‘3차 각성을 이룬다면 저 정도로 강해지는건가? 아니면….’
‘유령이 가진 원래 실력과 3차 각성의 시너지로군.’
“그만하게. 자네가 너무 심했어.”
명백하게 자신들의 힘을 넘어서는 기세를 느낀 탑랭커들은 그제서야 일어나서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뒤늦게 부하를 다독이는척하는 김이현, 일단 앞으로 나와서 중재를 시작하는 유백우,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성훈은 그대로 몸을 돌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구석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 반복되는 미로에는 몇 가지 법칙이 있다. 같은 길이 무한히 반복되는것, 두 블록마다 철강시가 나온다는 것, 그리고 서로가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진다면 귀신에 홀린것처럼 사라져버린다는것, 열명 남짓한 사람들을 희생시켜서 알아낸 그 아슬아슬한 거리를 유지한 성훈은 혀를 차면서 자신의 행동을 자책하고 있었다.
‘내가 대체 왜 그런거지?’
방금전의 행동은 평소의 자신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평소 감추고 있던 본심을 그대로 표출한것이라고 할수 있었다.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속이는데 누구보다 능숙하다고 자부하던 성훈에게 방금전의 일은 크게 반성해야할 사건이었다.
“저기, 잠시 괜찮을까요?”
“뭐 때문에 그런데?”
“별로 대단한 일은 아니고 아까 일에 대해서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한듯 애매모호한 말을 꺼낸 엘리는 손가락을 튕겨 방음 마법을 시전했다.
“그거라면 나도 지금 후회하고 있어. 안 그래도 이런 미쳐버릴것같은 미로가 한달 가까이 반복되니까 순간적으로 욱 했어.”
“그것도 문제지만 지금 제가 할 말은 그런게 아니에요. 이번 미션에 대해서 뭔가 단서를 찾아낸것 같아요.”
“단…, 흠흠, 단서?”
순간적으로 목소리를 높이려던 성훈은 자신의 실책을 알아차리고 목소리를 낮췄다.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움직임만큼은 주변에 노출되니 말이다. 혹시나 싶은 마음에 직접 방음 마법을 한겹 더 시전한 성훈은 고개를 숙인채 말했다.
“단서라니. 대체 어디서?”
철강시들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싸워오면서 그 누구보다 가장 열심히 탐색을 했던 성훈이 발견하지 못한 단서를 최후방에서 마도포나 쏘아보내던 엘리가 발견했다는건 솔직히 조금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그 전에 한 가지 약속해주세요. 제 이야기를 듣고 화내지 않겠다고요.”
“단서를 찾았다는데 듣고 화낼 이유가 뭐가 있어?”
“괜찮지 않을것 같아서 하는 말이에요. 약속해주세요.”
“좋아. 화 안낼테니까 말해봐.”
이쯤되니 그 단서라는것보다는 대체 무슨 짓을 저질렀기에 화를 내지 않겠다는 약조를 먼저 받아내는지 그 이유가 궁금해질 지경이었다. 악당의 사고방식과 약삭빠른 수를 생각할줄 아는 엘리가 자신이 화낼정도의 일을 저질렀다는게 믿을수 없었던것이다.
그러나 이어지는 엘리의 말을 들은 성훈은 그녀가 왜 먼저 화를 내지 않겠다는 약조를 받아내려했는지 알수 있었다.
“제가 몇일전부터 몇몇 사람들이 먹는 식사에 몰래 약을 탔어요.”
“약? 독 같은게 아니라?”
“독이라고해도 되죠. 사종원이나 길드원들에게 실험한 정신에 영향을 끼치는 약물이었으니까요.”
“…후우우우. 대체 왜 그걸 쓴거지?”
자칫했다가는 파티에 큰 분열을 가져올수도 있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지만 성훈은 애써 화를 삭이면서 그 이유를 물어봤다.
“그 망할 새끼들이 저를 향해서 흑심을 품고 있었던것 같았어요. 은근슬쩍 몸을 접촉해오지 않나 실수를 가장해서 이곳저곳을 만지려하고 계속 귀찮게해서 말이에요. 그래서 약을 쓴거에요.”
“정신적으로 결점을 드러나게 만들어서 공개적으로 처리하려는 속셈이었군.”
“예. 어차피 지금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갑자기 미쳐서 마구잡이로 난동을 부리는 사람 하나둘쯤 생겨도 이상할게 없죠.”
그야말로 악마나 생각할법한 수단. 더 무서운것은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엘리는 이미 그 생각을 실현했다는것이다. 어떻게 본다면 성훈보다도 더 악독해보이기도 했다.
“너 말이야. 아무리 그래도 너무나…아니 됐다. 그래서 그게 뭐 어째서? 그 부분이랑 네가 알아냈다는 단서라는게 무슨 관련이 있는데?”
엘리가 독약을 먹이든 고문을 하든 협박을 하든 어차피 들키지 않았으면 상관없다. 그것보다 지금 중요한것은 바로 단서였다. 그 말에 엘리는 잠시 망설이더니 입을 열었다.
“증상이 나타나는 속도가 너무나 빨라요.”
“그게 무슨 소리야?”
“제가 순간적으로 빡돌긴 했어도 사람들에게 바로 들킬만큼 어수룩한 방법을 쓰지는 않아요. 저는 최대한 약을 소량씩 타고 적당한 기간을 두면서 먹였어요. 그렇게하면 누가봐도 이상하지 않게끔 서서히 정신적으로 불안해지는거죠. 그런데 제 계산이 어긋났어요.”
엘리는 대략 오일정도에 걸쳐서 천천히 중독을 시킬 생각이었다. 그러나 작업에 착수한지 고작해야 이틀도 되지 않아 본격적으로 중독자들은 정신적으로 불안한 증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정신적으로 급박한 상황에 몰려있는만큼 약효가 더 빨리 나타난것으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현상이 한두명이 아니라 약을 쓴 전부에게서 나타나자 다른 요인을 생각할수밖에 없었다.
“아마 이 공간 자체가 정신에 영향을 끼치는 어떠한 작용을 하고 있을거에요.”
“환각이나 정신계열의 마법이 아니라는건 네가 가장 잘 알고 있잖아? 유백우가 보증하고 나도 아무런 이상을 느끼지 못했어. 아무리 A급 미션이 어려워도 그렇지 내 스탯정도면 뭔가 이상함을 알아차려야 정상이라고 생각 안해?”
“보통 A급 미션이 아니니까요. A급 미션 중에서도 이 관문은 정신에 특화되어 있는 코스일거에요. 이름부터가 정심의 관문이에요. 모두들 그 사실을 알고 있죠. 그런데 모두들 너무나 빠르게 정신적으로 약점을 드러내고 있어요.”
그 한 마디에 성훈은 뭔가 찔리는게 있는지 입을 다물었다.
‘이성적으로는 분명히 잘못된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머리보다는 감성으로 움직이고 있어.’
아까전의 일만 해도 그렇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그 상황에서 바로 상대방을 죽이려고 했을까? 다른 사람들도 그렇다. 강무한이 다혈질이기는 하지만 맺고 끊음은 확실한 성격이다. 그런데 자신에게 모든 일을 맡긴다고 했는데도 몇일전부터 조금씩 투덜대고 하나하나 자신의 행동에 태클을 걸고 있다.
김이현도 평상시라면 아까처럼 눈에 뻔히 보이는 수로 자신을 자극하려하지 않을것이다. 물론 그들도 인간인만큼 그럴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보다 확실히 구별되는 탑랭커씩이나 되는 사람들이 고작해야 한달남짓의 탐험으로 그 정도로 자제심을 잃을정도로 정신력이 약할까?
답은 하나였다.
“정신적으로 불안함을 드러내게 하는게 이 정심의 관문이 지닌 힘이라고?”
“예. 솔직히 철강시는 강력하기는 하지만 감당하지 못할것도 아니고 꼭 두개의 갈림길을 지날때만 나온다는 특징이 있어요. 즉 한곳에 있기만한다면 적어도 몬스터를 상대하다가 전멸할 일은 없다는거죠. 이 관문은 정신을 약화시켜서 서로 자멸하게 만드는 관문이에요.”
“그래서 정심(正心)의 관문이라는 소리군.”
“주변의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굳센 정신상태. 다른 사람들과 힘을 합쳐서 끝까지 돌파하는게 아마 이 통로를 돌파할수 있는 힌트일거에요.”
엘리의 말은 바로 이 관문의 핵심을 꿰뚫고 있었다. 그녀의 말대로 이 관문은 정신적으로 붕괴를 일으키는게 목적인 관문이다. 끝없이 반복되는 미로와 불안해져만가는 감정을 냉철하게 다스릴줄 아는 자만이 탈출할수 있는 관문.
‘아마 이곳에서 일정시간을 버티거나 계속해서 전진하다보면 어느순간에는 클리어할수 있겠군. 하지만….’
“그걸 안다고해서 달라질게 없어.”
“…바로 그게 문제에요.”
이성적으로 생각할때는 분명히 이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감성이 앞서서 일을 그르치는 경우는 수없이 많이 있다. 만약 모두가 효율적으로 생각하고 이성적으로 판단을 내릴수만 있다면 왜 전쟁이 일어나고 분쟁이 생기겠는가?
순간적으로 화를 참지 못하고 주먹이 나가는게 바로 사람이다. 지금같은 상황에서 모두가 마음을 다스리고 힘을 합치는게 여기서 빠져나갈수 있는 방법이라고 알려줘도 과연 몇이나 버틸수 있을까?
“당장 나도 감정이 제어가 안되는 상황이야. 엘리 너같은 녀석도 음식에 약을 탔는데 다른 사람들이야 어떻겠어?”
지금이라도 아까 자신에게 거만하게 군 녀석을 찾아서 면상을 뭉개놓아버리고 싶다. 화합? 장담컨데 이 상태로 다시 탐험을 지속하면 몇일안에 반드시 유혈사태가 일어난다고 장담할수 있었다.
“그래서 문제라는거에요. 꺨수있는 해답은 대략 나왔는데 지금 상태로는 그걸 실현할수 없어요. 아마 미리내 언니 혼자만 보냈으면 어떻게 깼을지도 모르겠는데 오히려 사람들을 많이 데려온게 치명적인 타격이에요. 개개인의 특색도 너무나 강하고….”
“…너조차 알아차릴수 없는 정신계열의 마법이라.”
“솔직히 지금 이 상황에서 벗어날수 있는 방법은 세개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첫번째는 제가 했던것처럼 모두의 식사에 약을 타서 몰래 모두를 자멸시키는거에요. 일단 저희들만 남으면 적어도 지금보다는 더 클리어 가능성이 높아질테니까요. 두번째는 지금까지 하던대로 어떻게든 모두들 힘을 합쳐서 끝까지 전진한다. 다만 이 경우에는 매우매우 높은 확률로 전멸할것 같다고 말할수 있어요.”
“…….”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상황.
‘아르벤 같은 녀석이라면 입에 발린 말을 하면서 모두들 힘을 합쳐서 빠져나가자는 말을 했겠지. 그리고 잭이나 엘리는 다른 사람들을 모두 죽이고 자기 혼자서 살아남는 방법을 택할거야. 그럼 나는?’
굳이 선택하라고 한다면 두 번째 방법이 성훈의 성향에 맞을것이다. 그러나 성훈은 장고를 거듭했다. 단순히 성향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까지 자신이 지나왔던 길은 고정된 형식에서 벗어났다는 특색이 있었다. 조금만 더 머리를 굴리면 뭔가 방법이 생각날것도 같았다.
“성훈 오빠?”
“엘리. 이게 가능한건지 불가능한건지 듣고 알려줘.”
“뭔데요?”
“만약 지금 이게 환각 또는 일종의 정신에 영향을 끼치는 계열의 마법이고 우리가 그 영향을 받고 있다고 한다면, 이 안에서 네가 다시 정신 계열의 마법을 우리에게 펼치는게 가능하겠어?”
“…네?”
처음에는 무슨 이야기인줄 이해할수 없어서 고개를 갸웃거린 엘리였다. 하지만 이어지는 설명에 그녀의 표정은 점점 바뀌어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