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588)
나는 귀족이다 1491화
[헬조선 편]
89장 취미로 사제를 하는 과학자 ⑵
사원을 짓겠다.
니트로의 건의는 결국 승인되었고, 사원 건설을 위한 예산 500억이 집 행되 었다.
“내가 또 좋은 터를 봐둔 게 하나 있어요.”
니트로가 지도의 어느 한 부분을 짚자, 도시건설위원회 부위원장은 저도 모르게 신음했다.
“여,여기는……
“신수교 사원이 들어가기에 딱이지 않습니까?”
니트로가 자신만만하게 짚은 지점 은 바로 제니스타운에서도 핫하기로 유명한 곳이었다.
신수(브라우니)가 일본에서 가져온 황거,프랑스에서 가져온 루브르 박 물관,영국에서 가져온 대영박물관.
그 세 명물이 삼각으로 위치한 곳 의 중앙 공터였던 것이다.
“황거,루브르,대영박물관,모두 신수가 이 땅으로 가져온 유적이죠. 당연히 신수교 사원은 이 셋을 아우 르는 중심에 지어야 한다고 생각합 니다.”
“하지만 여기 공터는……
“신수가 가져온 이 전리품들이 위 성국가처럼 사원을 호위하는 형태가 될 겁니다. 신도들은 사원을 드나들 때마다 가슴 벅찬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테고요.”
“이건 제 권한,아니,우리 도시관
리위원회 권한으로 승인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닌 거 같습니다.”
도시관리위원회는 제니스그룹 소속 의사결정기구로서, 다른 지역으로 비교하면 시청쯤 된다.
하지만 위원장이 시장쯤 되는 것은 아니고,시장의 직무대행 정도로 봐 야 한다.
당연히 이런 중요한 결정은 자기 혼자서 내리지 못한다.
세 명물 사이에 있는 공터는 하루 에도 수십만에서 수백만 명이 오고 가는 지역이었으니.
그렇게 결재안이 류이한 회장 앞으
로 올라갔다.
“……이건 내가 결정할 만한 사안 이 아닌 거 같은데. 그 공터 하루 유동인구가 몇 명인데,거기에 사원 을 짓겠다니.”
“하지만 회장님이 결정을 못 하시 면 의장님께 결재안을 올려야 합니 다.”
“올려야지,별수 있어?”
결재안이 유지웅한테까지 올라갈 뻔했지만,다행히도 본사를 방문한 정효주 덕분에 생략될 수 있었다.
“이거 좋은 아이디어인데요. 이대 로 진행하시죠. 제가 서명하겠습니 다.”
“아,사모님이 그래주신다면야 저 희도 맘 편히 진행할 수 있죠. 감사 합니다.”
정효주는 서명을 하면서 쿡쿡거리 며 웃음을 애써 참았다.
‘브라우니,너 많이 출세했다?’
최종 승인을 받은 니트로는 곧바로 사원 재건에 들어갔다.
이미 그는 종교법인 설립까지 모두
마친 상태였다.
심지어 세계적인 건축사에게 사원 디자인 제작 및 건설 의뢰까지 모두 맡겨 놓았다.
만반의 준비를 갖춰놓고 설립 승인 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공사 기한을 앞당기는 것은 아무 문제 없습니다. 탱커 일꾼을 대량으 로 고용하면 가능합니다. 단 비용이 많이 들겠지만요.”
탱커를 통해 단순 잡무를 진행하면 굉장히 시간을 아낄 수 있다. 물론 한두 명 고용으로는 어림없고,적어
도 상시 수십 명 이상을 운용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이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시간 단축을 강행할 수 있 다.
당연히 비용이 많이 든다.
일반 잡부에 비해 탱커 잡부는 아 무래도 인건비가 많이 들 수밖에 없 으니.
하지만 니트로는 자신만만했다.
“돈은 상관없소. 최고로 아름답고 튼튼하고 멋진 건물을,최대한 빨리 지어주기만 하면 됩니다.”
역시 쿨하시군요.
* * *
마침내 사원이 완공되었다.
기네스북 심사위원들이 등재를 고 민할 정도로 경이적인 건설 속도였 다.
30층 규모의 사원은 건물대지면적 만 4만 제곱미터에 달했다.
가로세로 길이가 각각 200미터에 달하는 규모다.
여기에 넓은 야외 정원까지 포함돼 있어,제아무리 많은 신도가 몰린다
해도 의식을 치르는 것은 문제없어 보였다.
물론 사원 자체는 땅도 건물도 제 니스 그룹 소유였다.
단지 니트로가 설립한 종교법인이 사원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질 뿐이다.
물론 종교법인은 그 권리를 타인에 게 양도하거나 거래하는 게 불가능 했다. 종교 활동 외의 다른 수익활 동에 사용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았 다.
제니스타운에 거주하는 다른 많은 주민들과 다를 바 없이,세입자로서
사원에 들어온 것이다.
-여러분,신수를 믿고 추종하십시 오. 그러면 현세에서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니트로는 거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까지 벌어졌 다.
마케팅 비용으로 1,000억 원이 넘 는 예산을 요구했지만,제니스연구 소는 두말하지 않고 승인을 해주었 다.
스스로 초대 교주직을 맡은 니트로
는 사제복을 입고 직접 CF를 촬영 하기까지 했다.
-신수께서 주시는 구원은 바로 괴 수의 위험으로부터의 안전입니다. 신수를 믿으시면,괴수로부터 여러 분들을 구원해 주실 겁니다.
“그,그럴 듯한데?”
“신수가 나서면 옐로 몹 같은 건 껌이지.”
“근데 이 종교,신수로부터 공인받 은 거 맞아?”
“신수는 유지웅 형님하고만 소통하 지 않던가?”
“글쎄,유지웅 형님이 여기 교주를 신수한테 뭐라고 소개해 주지 않았 을까? 그래서 저렇게 자신 있게 종 교 설립을 추진한 게 아닐까 싶은 데.”
“에이,설마.”
사람들은 반신반의했고,드디어 신 수교의 첫 제식이 열렸다.
첫 제식이 열리는 날,수많은 사람 들이 제니스타운의 신수 사원을 찾 았다.
그중에는 신도로서 온라인 가입을 마친 이도 있었지만,신도가 아닌 이가 훨씬 많았다.
첫 제식일에 모인 숫자는 어림잡아 도 100만 명은 넘어 보였기에,국내 외를 가리지 않고 언론사들이 앞을 다투어 제식 과정을 보도했다.
-여기는 제니스타운 신수교 사원 입니다. 신수교는 현재 전 세계에서 단 한 개체만 존재하는 신수를 믿는 신흥 종교인데요,정식으로 종교법 인설립을 마치고 첫 제식 모임을 갖 는다고 합니다.
-신수교 초대 교주의 이력이 매우 특이하군요. 대학 교수라고요?
-네,니트로 교수는 현재 제니스 그룹 연구소에서 재직 중인 MIT 교수 출신 과학자입니다. 괴수 사체 의 연소 반응을 입증하고 결정체 정 제 기술의 초석을 다진 분이시죠. 제니스 연구소에서도 그 입지가 대 단하다고 알려진 분입니다.
-그런 과학자가 말년에 종교에 심 취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아무래도 신수는 실제로 존재하 기 때문이 아닐까요? 게다가 괴수의 습격으로부터 이미 여러 번 인간을
도와주기도 했습니다. 그 전능함,그 리고 인간을 위한다는 점이 노년의 과학자로 하여금 종교에 귀의하게 만든 게 아닐까 싶습니다.
-잠시 광고 보시고 다시 생중계 진행하겠습니다.
「신수를 믿으십시오. 그러면 구원 받을 것입니다.」
「우리 신수교는 신도와 비신도를 가리지 않고 여러분 모두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여러분들의 성원은 힘 든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사용될 것
입니다.
-성금계좌 : 제니스저축은행
11833X-11-39XXXX (주) 신수
교」
-네,다시 CBS입니다. 신수교 초 대 제식집회를 참관하기 위해 몰려 든 인파가 1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온라인 신청으로 신도가 된 숫자 가 벌써 50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 다. 물론 지금 시청자분들이 보시는 제식에는 신도가 아닌 분들이 압도 적으로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니트로 초대 교주가 지금 사 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방송사 헬기는 사원 15층 발코니 로 천천히 걸어 나오는 니트로의 모 습을 담아냈다.
여러 방향에 설치된 초대형 전광판 이 니트로의 모습을 확대해서 보여 주고 있었다. 너무 멀어서 보이지 않는 이들을 배려한 것이다.
니트로는 온통 황금색으로 빛나는 사제복을 입은 채 근엄한 표정을 짓 고 있었다.
황금색 사제복은 바로 신수의 깃털
색을 상징하는 것이다.
그가 모습을 드러내자 광장을 꽉 채운 이들 사이에서 엄청난 함성이 울렸다.
“반갑습니다,여러분. 감히 신수교 초대 교주직이라는 영광스러운 자리 를 맡게 된 니트로입니다.”
스피커를 통해 니트로의 근엄한 연 설이 사방을 조용히 울리기 시작했 다.
100만이 넘어가는 군중은 어느덧 굳게 입을 다문 채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에 귀를 기울였다.
“신수께서는 괴수의 위협으로부터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서 오랫동안 숨겨왔던 자신의 모습을 친히 드러 내셨습니다. 신수께서는 유지웅이라 는 한 소년을 선택하여,그로 하여 금 인간을 구원하고자 하셨습니다. 제니스타운이야말로 우리 인간이 신 수의 가호를 받고 있다는 증거이자, 성지입니다.”
고요한 적막이 흐르는 가운데, 니 트로의 연설이 또렷하면서도 천천히 울렸다.
노년의 백인 남자가 원주민 못지않 은 네이티브 발음으로 한국어를 말 하는 것에 집중하는 사람은 없었다.
“결정체 과학 문명으로의 전환이
진행 중인 지금,우리 인류는 위대 한 도전 앞에 직면했습니다. 도전은 또한 위기와 함께합니다. 하지만 우 리에게는 신수가 있습니다. 신수를 믿고 추종한다면 우리는 구원받을 수 있습니다. 현세에 닥친 괴수의 위험을 방어할 수 있습니다.”
니트로는 군중을 천천히 둘러보다 가 양팔을 좌우로 펼치며 수평으로 벌렸다.
“그러므로 믿으십시오. 깨어 있으 십시오. 그리하여 모두 행복과 번영 을 향해 나아갑시다.”
와아아아! 우와아아!
신수! 신쉬 신쉬
니트로! 니트로! 니트로!
교주님! 교주님! 교수님! 어? 뭔가 이상한 게 하나 끼었는데?
뭐가 어때서? 교주도 맞고 교수도 맞잖아? 교수님! 교주님!
천지가 뒤흔들리는 듯한 함성이 니 트로의 연설에 화답했다.
니트로는 인자한 미소를 지어 보이 며 군중을 향해 가볍게 손을 흔들었 다.
그때 함성 속에서 별안간 경악에 찬 외침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저,저길 봐!”
“뭐야? 그림자가 지고 있어! 일식 이라도 일어나는 거야?”
“시,신수다! 신수가 나타났어!”
-시청자 여러분,지금 보시는 모든 것은 제니스타운 신수교 사원에서 실시간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 다. 놀랍게도 신수가 사원 위로 모 습을 드러냈습니다!
-정말 어마어마한 몸집입니다! 좌
우 날개 끝에서 끝까지 2km는 족히 넘을 거 같은데요.
-아! 신수가 사원 위를 천천히 부 유하고 있습니다! 마치 자신을 모시 는 신자들의 모임이라는 것을 알고, 치하해 주기 위해서 친히 모습을 드 러낸 거 같습니다!
신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거대한 날개를 좌우로 펼친 채,사원 꼭대기에서 수백 미터 상 공에 부유해 있을 따름이었다.
그것은 마치 신수교와 니트로 교주 를 정식으로 인정한다는 듯한 근엄
한 분위기였기에,이미 온라인 가입 을 한 신자들은 미친 듯이 목을 놓 아 외쳤다.
교주님! 교수님! 아아! 신수시여! 부디 나약한 우리 인간을 흉악한 괴 수로부터 구원해 주소서!
어느 순간 팟! 하고 신수의 모습이 사라졌고,사람들의 외침은 울부짖 음에 가깝게 변했으며,여기저기서 실신하는 이들마저 나오고 있었다.
* * *
그날 사원에 모인 이들 중 99% 이상이 즉석에서 신도가 되기를 자 청하고,인증을 받았다.
사원에서 준비한 신도가입신청서는 모두 동이 났으며,즉석에서 모바일 어플을 설치해 온라인 가입을 하는 이들도 많았다.
“신도 여러분들의 성금은 모두 가 난하고 불행한 이웃들을 돕기 위해 쓰이게 됩니다. 교주를 비롯한 교단 사제들은 단 1원도 가져가지 않습니 다. 모든 집행 내역은 투명하게 공 개되며,언제든지 열람할 수 있습니
다.”
단 하루만에 1,500억 원이 넘는 성금이 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