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695)
00695 빼앗긴 땅에 오는 것 =========================================================================
100여기의 핵미사일이 발사된 순간 UN에 상정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 협정은 안건은 중단되었다. 세계 각국은 다시없을 이 엄청난 대량 학살 시도에 경악했고, 분노했으며, 두려워했다.
100여기의 전략핵을 발사했다. 이는 곧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를 지워버리겠다는 의미가 아니고 무언가. 그 잔혹하고도 엄청난 범죄에 세계는 한순간이지만 모든 것이 정지되었다. 증권도, 거래도, 금융도, 무엇도.
사람들은 TV를 통해 나오는 속보에 모든 것을 집중했다. 나무를 가르던 정원사도, 결제에 바쁜 경영가도, 아이들을 가르치던 교사들도,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함께.
한국은 국제 결정체 시장의 알파요, 오메가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사라지는 순간 전 세계 경제 시장은 붕괴한다. 에너지 고갈은 지금 인류가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을 사라지게 만들 것이다. 그 상황에서 블랙 몹이 한 개체라도 등장하면, 인류는 종말을 고할 수밖에 없으리라.
이스라엘의 핵 발사는 한국이라는 나라만 겨냥한 것이 아니었다. 한국에, 제니스에 의존하는 세계 질서 그 자체를 밑바닥부터 무너뜨리고자 하는 악의였다. 인류 전체에 대한 공격이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핵폭발은 절대 없습니다만, 미사일이 떨어지며 일부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 최대한 안전한 곳으로 피신해주시기 바랍니다. 핵폭발은 절대로…….」
유지웅은 직접 방송 화면에 얼굴을 비추며 핵폭발은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분할된 화면 다른 쪽에서는 급히 만든 브리핑 자료가 재생되었다.
「……이처럼, 핵물질의 붕괴 반응을 억제하는 역장을 한국을 중심으로 반경 10,000km 내에 설치했습니다. 이는 북극곰 괴수를 섬멸할 때 이미 한 번 효능이 입증된 안전장치로서, 핵폭발 그 자체를 차단합니다.」
「그럼 피신하지 않아도 되는 겁니까?」
「아닙니다. 핵폭발은 막았지만 미사일이 떨어지는 것은 방공망으로 모두 잡아내기 어렵습니다. 마하 수십이 넘는 미사일이 충돌하는 물리 에너지 역시 무시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시민들은 최대한 안전한 곳에 피신해서 나오지 말아야 합니다.」
「서울도 위험합니까?」
「서울은 제니스 공격대가 광역 보호막을 설치하여 미사일 공격을 막아낼 것으로 보입니다만, 그래도 안전을 생각한다면 절대로 나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핵폭발은 없다.
공포에 벌벌 떨고 있던 시민들은 그제야 안심했다. 비록 백여 기의 미사일이 떨어진다지만, 핵탄두가 폭발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시민들은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공포와 공황이 잦아들고,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은 서울 시민들 일부가 하나둘씩 피난소에서 나왔다. 아직 미사일이 도달하기 전이었지만, 그들은 서울 전체에 광역 보호막을 쳤다는 말에 안심하고 나온 것이다.
“저기 봐!”
천둥벼락 같은 굉음이 울리며, 허공에서 놀라운 폭발이 솟구쳤다. 첫 폭발을 뒤따르듯이 곳곳에서 불꽃이 일었다. 수십 기의 미사일은 광역 보호막을 뚫지 못하고 허공의 먼지로 사라졌다.
누군가 말했다.
“이스라엘……. 이 찢어 죽여도 시원치 않을 놈들.”
누군가 그 말을 받았다.
“유대인 새끼들을 죽이자.”
“죽이자. 죽이자. 죽이자.”
“죽여! 죽여! 다 죽여 버려!”
“개자식들! 한 놈도 용서하지 마! 유대인 새끼들을 죽이자! 죽여 버리자!”
“죽이자! 죽이자!”
그것은 마치 전염병처럼, 하나둘씩 퍼져나가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군중을 뒤덮었다. 성난 군중은 잔뜩 흥분해서 가두시위를 진행했다. 도로를 점령했다. 곳곳에서 숨어 있던 사람들이 몰려나와 그 광기에 휩싸였다.
어디서 급조했는지, 어설픈 피켓을 머리 높이 들었다. 넥타이를 풀어 머리에 질끈 묶었다. 팔을 걷어붙이고 하늘 높이 찔러대며 목청을 높였다.
“유대인을 죽여라!”
“이스라엘을 없애라!”
“팔레스타인 평화 협정에 반대한다! 이스라엘은 존속할 가치가 없는 나라다!”
“이스라엘에 선전포고를! 유대인에게 죽음을!”
“죽음을! 죽음을!”
성이 난 군중은 거듭해서 몰려들었다. 순식간에 백만, 이백만, 삼백만, 사백만이 넘어갔다. 마치 서울 시민 모두가 도로로 뛰쳐나오고 있는 것만 같았다. 도로는 시위대로 가득 차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한 덩어리로 뭉친 시위대는 약속이라도 한 듯이 한 방향으로 향했다. 바로 청와대였다.
“이스라엘을 죽여라! 유대인을 죽여라!”
“죽여라! 죽여라!”
이미 시민들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 왜 아니겠는가. 이스라엘은 한국을 멸망시킬 의도로 핵을 쐈다. 만약 막아내지 못했으면 여기 모인 이들 중 살아 있는 이들은 한 명도 없었으리라. 한국은 멸망하고 아마 후대에 역사에만 기록되었을지도 모른다.
증오라는 심지에 불이 붙은 대중은 터지기 직전의 활화산과도 같았다. 긴급 보도를 통해 그 장면을 본 정치가들은 이것은 뒤집을 수 없는 흐름이라는 것을 인식했다. 아니, 마음 같아선 자신들도 저 분노에 몸을 던지고 싶었다. 핵 공격에 죽을 뻔한 것은 자신들도 마찬가지였으니까.
“이스라엘을 죽여라! 죽여라!”
“유대인을 죽여라! 죽여라!”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한 목소리로 증오를 토했다. 분노를 일갈했다. 피에 젖은 고함이 사방을 뒤흔들었다.
굳건하게 닫혀 있던 청와대 정문이 마침내 활짝 열렸다. 경호원의 호위를 받으며, 대통령이 걸어 나왔다. 성난 군중은 순간 목소리를 멈췄다.
기이한 뭉클함이 군중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백여 기의 핵이 떨어지고 있는 와중에도 대통령이 청와대를 지키고 있었다는 사실이, 기묘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대한민국 대통령입니다. 먼저 국가와 국민 여러분께 크나큰 위기를 겪게 한 점,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립니다.”
말문을 뗀 대통령은 군중을 둘러보고는 허리를 크게 숙였다. 수백만 명이 모였음에도 바늘 떨어지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고요한 침묵이 가득했다. 대통령은 허리를 펴고 다시 입을 열었다.
“우리나라는 UN가입국으로서 인류 공통의 평화와 질서 유지를 위해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에 저는 대통령으로서, 이 나라 최고 권력자로서 한국을 대표하여 이스라엘에 벌어지고 있는 학살 문제를 인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그리고 이스라엘을 점령한 괴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교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강경파는 우리 정부의 그런 진심을 눈엣가시로 여기고, 핵 공격이라는 참담한 보복 조치를 시도했습니다.”
장중하게 울리는 대통령의 목소리에는 절제된 분노가 뚝뚝 묻어나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방영하고 있던 외신 기자들은 직감적으로 엄청난 선언이 떨어질 것이라 느꼈다.
“우리나라 전체를 없애고자 한 공격 앞에 저는 분노, 그리고 고뇌를 금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충분히 그 이상으로 되돌려줄 힘을 갖추고 있습니다. 학살을 이유로 똑같이 학살을 되돌려주는 것이 올바른 문명국가의 결정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나라 전체를 없애고자 한 공격을 받고도 웃으며 넘어간다면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위상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것입니다.”
“…….”
“이에 저는 대통령으로서 선언합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이스라엘과 맺은 모든 수교를 중단할 것이며, 또한 이스라엘에 선전포고합니다. 이스라엘은 이 끔찍한 학살 미수에 전범국으로서 무제한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
대통령은 잠시 말을 멈췄다. 군중은 쥐 죽은 듯이, 그의 얼굴에 모든 신경을 집중했다.
“유대인이라면 행여 그가 이스라엘 국적자가 아니라 해도 모든 관계를 중단할 것입니다. 전 세계에 경고합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유대인과 거래하는 국가, 기업, 단체, 개인과도 모든 관계를 중단할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생산, 수출하는 그 어떤 물자도 유대인에게 이익이 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유대인을 밟아라! 밟아라!”
“대통령 만세! 만세!”
“이스라엘의 선량한 일반 시민과 단지 유대교를 믿고 이스라엘을 지지할 뿐인 무고한 유대인 여러분들, 저는 앞으로 여러분들이 겪게 될 불이익에 커다란 슬픔을 금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핵 반격, 대량 학살로 보복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우리 정부는 문명국가로서 엄청난 양보를 했다는 것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핵 발사에 책임이 있는 모든 이스라엘 정부 고위직 인물들은 대량 학살을 주도한 전범으로서 무제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십시오…….”
학살은 없다. 아니, 정정한다. 학살‘만’ 없다. 왜냐하면 한국은 문명국가니까. 그러나 학살 이외에 한국이 할 수 있는 모든 보복 조치는 무제한으로 이뤄질 것이다.
“최재형! 최재형! 최재형!”
“이스라엘을 밟아라! 밟아라!”
“이스라엘을 편드는 자도 밟아라! 유대인을 편드는 자도 없애라! 다 밟아라!”
성난 군중의 외침이 쩌렁쩌렁 하늘을 울렸다. 수백만 명이 일제히 발을 구르자, 마치 지진이라도 일어난 듯이 땅이 흔들리고 있었다.
“국민 여러분. 분노 하십시오. 마음껏 분노하십시오.”
차갑게 식은 대통령의 눈동자가 노기를 뿜었다.
“저 또한 국민 여러분과 함께 분노하겠습니다.”
* * *
한국은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통해 빠르게 이스라엘 정부 고위직을 체포했다. 한국을 기준으로 4급 이상의 고위직은 예외 없이 전범으로 체포, 한국으로 압송되었다.
영국 등 이스라엘 피난민을 받아들인 국가들은 난민 수용소에 피난민을 몰아넣고 외부를 차단했다. 말이 수용이지 외부로 도망치지 못하게 집단 감금한 것이다. 피난민 중에 전범이 섞여 있는지 아닌지 알 수가 없기에 일괄적으로 가두었다.
비인도주의적인 조치라고 피난민들이 항의했으나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팔레스타인 학살 때문에 이스라엘을 못마땅하게 쳐다보던 세계 언론은 핵 발사로 완전히 등을 돌렸다. 피해국이 고만고만한 나라도 아니고,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뛰어난 결정체 산업국 아닌가.
한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 내의 이스라엘 및 유대인들의 자산은 동결 처리되었다. 자기는 이스라엘 국적이 없다며 동결 조치에 항의하는 유대인이 나왔으나, 동결 조치는 취소되지 않았다.
UN에 계류 중이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 협정은 백지로 돌아갔다. UN은 미국을 주도로 이스라엘 지역 전역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세워주는 안건을 재검토했다. 사실상 이스라엘이라는 나라의 존속을 허용치 않겠다는 의지였다. 이에 항의할 수 있는 이스라엘 대표단은 없었다. 왜냐하면 전부 전범으로 체포되어 압송되었기 때문이다.
낌새를 눈치 챈 미국 내 유대계 부호들은 처리할 수 있는 재산만 급히 정리해서 도주하려 했으나, 미국이 미리 펼치고 있는 그물망에 걸려 잡혀 들어갔다.
“이게 무슨 짓이오! 나는 미국인이오! 이스라엘인이 아니란 말이오!”
“귀하는 유대인으로서 이스라엘 전범들에게 정치적 자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라는 국가 자체를 지워버리고자 하는 흐름, 유대인을 세계에서 배척하고자 하는 움직임, 그것은 이미 유지웅도 거스를 수 없는 해일이었다.(그럴 생각도 없지만)
무차별 핵공격에 소중한 가족, 자신의 목숨, 삶의 터전, 모든 것을 잃을 뻔했던 7천만 국민들은 분노를 거두지 않았다. 세계 여론은 대량 학살로 보복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자비를 보인 것이라며 칭찬하기 바빴고, 각국은 사회 깊숙이 존재하는 유대인을 축출하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드디어 한국의 인적 피해 통계가 집계되었다. 사망 160명, 부상 320명이었다. 그 대부분이 지면 혹은 건물과 충돌한 미사일에 휘말려 목숨을 잃거나 다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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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응 수위를 놓고 저도 참 많이 고민을 했습니다만…그래서 어제 쉬었습니다.
국가로서 똑같이 국민 전원 학살로 대응한다는 것은 무리수 같더군요. 적어도 제대로 된 올바른 통치자라면 그런 식으로 보복을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넵. 학살 빼고 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