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Don't Die RAW novel - chapter 198
군관계자들은 다 같이 모여 경악했다.
“전 목사는 대체 왜 그러는 겁니까?”
아무리 물어봐도 나오는 대답은 오로지 하나뿐이었다.
“종교에 너무 파묻혔어요.”
“병사들이 마음의 안식이라도 얻으라고 해서 들였는데, 저렇게 나오면 이쪽도 냉정하게 잘라내야 하겠어요.”
이들은 전 목사의 권한, 군 내부의 종교 관리인의 권한을 정지시키는데 합의했다.
이것뿐이면 다행이겠지만, 이미 전 목사의 세력은 너무나도 커져 있었다.
“큰일 났습니다!”
다급히 경비하던 군인들이 회의실로 들어왔다.
“왜? 또 무슨 일인데?”
“전 목사가…. 사람들을…. 엄청난 인원을 끌고 왔습니다.”
“뭐라고?”
군 관계자들이 다급히 창문으로 향했다. 그리고 이들은 경악했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수백 명에 달하는 이들이 전 목사를 앞세운 채 움직이고 있었다.
이들이 안정화한 경기도 청사 주변의 인구는 수천 명이 넘는다.
그중에서 수백 명은 어마어마한 인파. 이들은 처음 보는 상황에 어떻게 할지 혼돈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저기에 왜 우리 병사들이 있어?”
단순하게 민간인들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에게 찬동한 병사들마저 한편이 되었다.
전 목사 일으킨 소요 사건은 크나큰 파문을 일으켰다.
“믿습니까?”
“믿습니다!”
전 목사는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에게는 성전이자, 또 하나의 전쟁이었다.
파장이 큰 전날 습격사건이었지만, 전 목사의 권위는 더욱 올라갔다.
이유는 단 하나. 기침을 스스로 조절해버린 그의 초월적인 광신.
사람들은 열광하고 그를 메시아로 생각했다.
힘든 피난민 생활에서 의지하고 있는 종교에서 기적이 일어났으니 사람들이 그의 아래로 모였다.
비단 일반 시민뿐 아니라, 군대까지도 말이다.
“전 목사님이 기적을 행하셨는데 왜 저들이 마음대로 우리를 진단합니까! 이제 우리가 나설 때입니다.”
새로운 기적을 보인 이들은 노도와도 같이 밀려들었다.
전 목사의 지휘 아래 군부대를 지금 습격 중인 거였다.
지키던 병사들은 당황하고 있었다. 감염자면 쏘면 그만이다.
하지만 일반 시민은? 그것도 평범했던 이웃이라면?
“오지 마세요!”
이들도 망설였다. 무기가 없는 자들이 대다수였고, 이들의 교리상 함부로 들어오면 발포해야 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말이 쉽지, 실제로 행동하기는 쉽지 않다.
수백 명의 사람이 일제히 달려오면 말이다.
“쏴!”
결국, 두려움에 떤 병사 하나가 발포를 한순간이었다.
사람이 쓰러지고, 이내 감염자로 다시 일어선다.
“저 개새끼가! 우리 동료를 죽였다!”
“감염된 사람을 죽여!”
감염자가 제대로 뭘 하기 도전에 습격당하고 사람들은 미친 듯이 흥분한다.
병사들은 오들오들 떨고 있는 순간, 이번에는 군중 쪽에서 총이 발포되었다.
“우와아아아!”
군중들이 환호하고 있었다. 곧이어 총격전이 벌어지고 이곳은 더할 나위 없는 지옥으로 돌변했다.
급보가 들어온 건, 그날 저녁이었다. 설동은 의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허순자가 뛰쳐 들어와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지금, 큰일 났네! 전 목사가 기어이 반란을 일으켰어! 찬동하는 군인들을 데리고 지금 정부청사를 점령했다네.”
“정부 청사를요?”
설동은 당황한 얼굴이었다. 이 연구소로 들어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일이 발생하고 만 것이다.
“아니, 군대는요?”
“어쩔 수가 없네. 아군이 쏴대니까 무너졌어. 적과 아군을 구별하기 힘들었거든. 청사 내에서도 찬동하는 놈들이 기습을 가했으니….”
허순자는 한숨을 쉬었다.
그렇다면 문제는 커진다. 이곳의 위치도 발각되는 거니까.
“도망쳐야겠네요.”
설동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도하연과 동현도 일어섰다.
특히나 동현은 황당해 했다.
“대체 어떻게 된 거야? 갑자기 이런 일이 발생하다니….”
“아무튼, 박에 종훈이가 차를 가지고 왔네. 바로 가.”
이들은 다급히 연구소를 탈출했다.
의사들은 근처 숙소에서 절대 나오지 말라고 한 다음에 이들은 차를 타고 움직였다.
목적지는 단 한 군데였다.
다랑 아파트.
현재 정부청사가 있는 곳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홍염? 내가 축구장에 잘못 온 건가?”
불꽃이 여기저기서 타오르고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그 속에서 오종훈은 조용히 액셀을 밟았다.
지나가는 광장에는 시체가 보였다. 하지만 단순하게 죽은 사람이 아니었다.
“죽여! 죽여!”
흥분한 군중들이 잡은 사람을 돌팔매로 쳐 죽이는 게 아닌가.
설동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저건 대체 뭔데?”
미쳤다. 저들은 미쳤다.
광기의 현장 속에서 이들은 침묵만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때, 도로에서 무기를 든 군중들이 보였다.
“야, 멈춰! 어디 가는 거야?”
이들은 차량 앞에서 못 가게 막고 있었다.
두근. 두근.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오종훈은 침착하게 자기 쪽 창문만 내렸다.
“지금 급하게 갈 데가 있어서요. 명령으로요. 근데 누구시죠?”
“누구? 전 목사님의 성전사다!”
유치한 네이밍에 오종훈은 순간, 웃음이 터질 뻔한 걸 간신히 참았다.
오종훈은 이제 비켜달라고 했다.
“아무튼, 전 윗선의 심부름 중이니 비켜주세요.”
“야…. 말투가 띠겁다?”
“같은 신도 끼리 왜 이러세요?”
오종훈은 웃어넘기려 했지만, 앞을 막고 있는 이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듯했다.
“안에 누구 있어? 지금 신설동인지 뭔가 하는 놈을 찾는 중이야.”
“글쎄요. 잘 모르겠네요.”
오종훈은 시치미를 떼었다. 여기서 신설동의 얼굴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상대적으로 확률은 낮을 것이다.
이들은 갑자기 문을 열려고 했다.
“문 열어.”
“뜬금없이 왜요? 아무튼, 비켜주세요.”
오종훈과 일행이 시비가 붙고 있었다. 그때, 다른 한 사람이 찾아왔다.
“아니, 뭔 실랑이야.”
군인 복장을 한 이는 오종훈을 쳐다보았다.
“아…. 잠시 기다려주시겠어요? 잠깐 이 사람들하고 회의 좀.”
마치 그냥 보내줄 거 같은 말투.
하지만 오종훈은 소름이 돋았다. 뻔히 군복을 입은 자신에게 장교가 존댓말을 했기 때문이다.
불온한 분위기 속에서 쑥덕거리는 그들의 행동이 이상해진다.
오종훈은 모두에게 선언했다.
“꽉 잡아요!”
그는 액셀을 밟았다.
굉음과 함께 군용차량이 힘차게 앞으로 퍼져나갔다.
“잡아!”
회의하던 이들은 역시나 이들을 주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도로를 무섭게 내달리는 차량에 덤벼들 사람은 없다.
오종훈은 매섭게 도로를 내달리며 경기도를 빠져나갔다.
정부 청사 내에서 강 준장은 꽁꽁 묶인 채로 이를 갈았다.
“전 목사! 이런 미친 짓을 하다니. 제정신입니까?”
“하나님을 무시한 벌입니다. 강 장군님.”
이미 왕이 되어버린 전 목사는 다른 군인들에 둘러싸여 위세를 뽐냈다.
점령은 손쉬웠다.
내부에 있는 전 목사의 추종자들이 뒤통수를 쳐줬으니까.
강 준장은 전 목사에게 소리쳤다.
“지금, 종교적 맹신을 벗으시오! 우리는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강 장군. 어리석은 양은 회개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군대가 승리한 이 결과를 보고도 모르십니까?”
“우리가 민간인에게 포격이나 위험한 무기를 쓰지 않은 덕이오! 하나님이니 뭐니 하고는 관계가 없단 말이오!”
강 준장의 일갈에 전 목사의 표정이 확 일그러졌다.
“무슨 불경한! 저자를 끌어내세요!”
강 준장은 다른 이들에게 끌려 구타를 당하기 시작했다.
전 목사는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아무래도 하나님 아버지의 말씀으로 말미암아 큰 벌을 내려야겠군요.”
전 목사는 다른 포로들을 보았다. 왕국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압도적인 공포와 카리스마가 필요하다.
그리고 지금 그 기회가 눈앞에 있다.
“이들을 모두 참수하세요. 목이 떨어지면 감염자로도 변하지 않으니까.”
“네!”
사람들은 곧, 포로들을 하나둘 밖으로 끌고 가기 시작했다.
이윽고, 비명과 함께 불쾌한 소리가 연이어 들려왔다.
강 준장은 절망했다.
“대체 이게 무슨 짓이오! 이건 미친 집이란 말입니다! 전 목사! 정신 차려요!”
“예수님이 우리에 승리케 하셨다. 예수님이 우리에 승리케 하셨다.”
전 목사는 그저 기도드릴 뿐이었다. 피의 제물들이 곧, 광장에 전시되었고, 이들은 한껏 기세를 올렸다.
11. 성전
다랑 아파트는 평온했다. 이미 오기 전부터 주변 정리는 철저하게 한 편이라 사람들도 매뉴얼에 따라 주변 원정을 나가며 세력을 더욱 넓히고 있었다.
성민우는 주하나, 희연과 함께 순찰을 하고 있었다.
“확실히 쌀이 떨어지고 찾기가 쉽지 않네. 통조림하고 라면만 먹기도 질렸어.”
주하나는 이 배부른 소리에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농사는 누군가가 지어야 하는데, 지을 사람이 존재해?”
“그건 그렇지. 하…. 그래도 설동 씨가 갔으니까 아마 잘 되겠지?”
“그래. 치료제까지는 몰라도 감염에 면역만 돼도 엄청 좋을걸?”
두 사람이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는 때였다. 희연이 갑자기 앞을 가리켰다.
“차가 와! 언니!”
“차?”
이들은 시선을 정면으로 향했다.
아파트 입구 근처 쪽으로 웬 SUV가 굉음을 내며 돌진 중이었다.
“뭐야?”
하나가 무전기를 들고 다급히 입구 쪽에 지시를 내렸다.
“차 한 대가 돌진 중이니까 일단 막아요!”
다급한 지시에 입구 쪽 사람들이 부랴부랴 막고 있는 그때, 돌진하던 차량은 귀신같이 그 앞에서 급제동했다.
주하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누구야?”
“어? 저 안에 할머니 어디서 본 사람 아닌가?”
성민우가 조수석을 보며 외쳤다.
이윽고 차 문이 열리고 거기에 익숙한 얼굴들이 보였다.
“어? 설동 씨?”
신설동과 도하연, 동현, 그리고 데리고 갔던 오종훈과 허순자가 있던 거였다.
이들은 반갑게 그들에게 달려갔다.
“무슨 일이에요? 일찍 왔네요?”
하지만 이들의 표정은 그리 좋지 않았다. 무언가 다급해 보였다.
동현이 빠르게 뛰며 말했다.
“정부 청사 쪽에서 쿠데타가 일어났어.”
“네에?”
이들은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입주자 회의실. 주하나는 머리를 매만졌다.
“아니, 종교적 이유로 반란을 일으켰다고요? 미친 거 아니에요?”
“직접 겪은 우리는 어떨 거 같아? 문제는 찬동하는 사람이 많다는 거야.”
설동은 한숨을 쉬었다.
기껏 이 사태를 종결시킬 기회를 종교 때문에 날려버렸다.
“이제 어떻게 하죠?”
주하나가 다시 묻자, 이들은 모두가 말을 하지 못했다.
정말로 정부가 넘어가 버리면 답이 없는 거다.
하지만 오종훈은 달랐다.
“제 소대는 일단, 스파이 역할로 들어갔어요. 어차피 일일이 군 병력을 다 죽이는 건, 그쪽도 못하니까요.”
“그나마 소식은 알 수 있겠네.”
동현이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문제는 정부가 저렇게 변해버리면 아예 끝이라고. 미래는 어떻게 할 거야? 당장 자기들이 차지해도 제대로 뭘 하겠어?”
하지만 도하연은 내내 표정이 어두웠다. 그녀는 지금 무언가 생각하고 있다.
“근데, 그 사람들…. 과연 그대로 있을까요?”
모두의 시선이 도하연에게 쏠렸다.
“애당초 저런 이유가 설동이 때문이잖아요. 설동이는 탈출하고, 과연 그대로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