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became the Three Kingdoms Sackcloth RAW novel - Chapter 149
149화. 서서의 약속.
“크으윽.”
서복은 기혈이 뒤집혔는지 가슴을 두들기며 가까스로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머리를 흔들어 맞대응했다.
“좋습니다. 커다란 선행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청빈단을 공격했습니다. 그 공격으로 우리도 죽고, 저들도 죽었습니다. 그리고 상단 아들을 붙잡고 몸값을 요구하는 것에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공격받아서 반격했다. 그래서 죄가 없다고 했느냐? 그래, 좋다. 네놈 말에도 일리는 있어.
하지만 그걸 아느냐?! 당시 상단은 동탁의 강압으로 군마를 징발당하고, 그에 따른 대금으로 하찮은 관직을 넘겨받았다. 거기에 더해 받은 부대가 치중대였지.
그것도 늙은이와 어린 노무자가 전부. 그런 그들이 너희를 죽이는 무기였느냐? 거기에 더해 치중대가 먼저 공격했느냐? 아니면 너희가 노무자를 죽이기 위해 움직였더냐? 내 말에 분명한 대답을 내놓아야 한다!!!”
벼락같은 마초의 사자후. 그 말에 서복이 얼굴이 푸르게 변했다.
입가로 선혈을 삼켰다. 기혈이 또다시 역류했는지? 커다란 기침과 토사물을 뱉었다.
커허억.
한참을 아무 말 없이 허리를 굽혔던 서복이 일어나 소매가로 핏물을 걷어내고 떠듬떠듬 다음 말을 했다.
“사, 사람이 하는 일이라… 실수도 있고. 본의 아니게 그리된 것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모든 걸 어떻게 살핀단 말입니까?!”
그 말에 마초가 호탕하게 웃었다.
“하하하! 하하하하!! 이제야 바른말이 나왔다. 조금 전까지 청빈단이 공격받았다고 했었다. 그래서 공격받았기에 반격했다고 괴변을 지껄였지. 네놈 말대로 본다면, 어제 내 수하 중 하나가 네놈의 칼을 만지려다가 가슴이 베어지는 공격을 당했다. 그 죄과로 너를 붙잡았다고 한다면 너는 무엇이라고 변명할 것이냐?!”
“그건 저자가 소중한 검을 만지려고 했기에… 나도 모르게 그리된 겁니다.”
“만지려 해서 베었다. 공격하려고 했기에 반격했다. 이놈! 앞뒤가 안 맞는 말만 늘어놓는구나. 그것도 협의를 지껄이던 자가.”
“그건.”
“이것저것 다 그렇다고 치자. 그러면, 네놈이 소중하게 생각하던 그 검은 누구의 것이냐?”
“그 검은.”
“솔직히 말하라! 정녕 네 것이 맞느냐? 정당한 대가를 주고 산 검이냐? 아니면 남에게 강탈한 보검이더냐?! 도대체 그 정도 보검은 얼마의 가격으로 산 것이냐?? 어서 말해 보아라!”
“검의 가치는…”
“말할 수 없겠지. 인질의 몸값으로 금자 5만 냥을 빼앗고도 부족했겠지. 그것도 사사로이 이익을 챙기지 않는다고 했던 놈이 말이다. 말해보라! 어서 말해보라! 변명을 늘어놔!”
“…..큭!”
서복은 잇사이로 비명을 뱉었다. 그리고 주저앉았다.
마초는 그걸 보고도 냉정하게 소리쳤다.
“여봐라! 도적놈이 정신을 놓으려고 한다. 물을 뿌려라! 아직 심문이 끝나지 않았어.
도적이 감히 협객을 자청해, 더럽고도 비겁한 놈!”
마초의 명령에 물이 뿌려졌다.
서복은 정신을 차리고, 온몸이 젖은 상태로 부르르 떨었다.
몸이 젖은 생쥐처럼,
의기가 죽으니 한없이 초라해 보였다.
지금은 힘없는 유생. 딱, 그 정도의 인물이 서복이었다.
꺾었다. 완전히 꺾어냈다.
마대와 밤새도록 연습한 대사가 착착 들어맞았다. 거기다가 모자란 건 마대가 숨어서 가르치니 다행히 이겨냈다.
마초는 고개를 돌려 마대를 바라보고 끄덕였다. 그리고 서복이 정신을 차리자 소리쳤다.
“죄를 인정하느냐?! 너는 협객이냐? 도적이냐? 아니면 살고자 하느냐?! 죽고자 하는 것이냐?!”
서복은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말도 못 했다.
“입이 있어도 말하기 힘들겠지. 좋다. 내 한마디만 더 물어보마. 네놈들이 훔쳐간 금자 5만 냥을 사사로이 부하들에게 나눠 준 후, 너희 청빈단은 평안했느냐?! 협박으로 갈취한 돈이 너희를 행복하게 만들었느냐 말이다.”
마초의 질문에 서복은 두 눈이 붉어졌다. 안구의 실핏줄이 터졌는지 붉은 눈물이 흘러내린다.
그 눈물에 마초의 이야기는 이어졌다.
“지금 참회해도 소용없어. 너희가 어찌 살아왔는지 안다. 분명 너희도 부끄러움 없이 협의를 행동했다고 믿었겠지.”
“송구합니다. 한다고 했으나 소용없는 일이 되었지요.”
“안다니 다행이다. 해서 제안을 하나 하려고 한다. 그 제안에 앞서.”
마초는 그 말을 하다가 옆에 선 병졸에게 명령했다.
“오랏줄을 풀어라.”
마초의 명령에 서복과 청빈단의 줄이 풀렸다.
서복은 줄이 풀리자 자기도 모르게 주저앉았다. 분명, 죽을 줄 알았는데 풀려나니 다리도 풀려버린 것이다. 도대체 몇 번이나 주저앉은 낭패인지.
서복은 다시금 일어나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 모습을 마초가 안쓰럽게 바라보며 말했다.
“긴장할 것 없다. 너희가 수배에 오른 도적이나 괜찮은 의협인 것을 안다. 해서 제안을 하나 하자꾸나.
나를 따라가자. 서량 자사께 임관하고 새 삶을 살아보는 건 어떻겠느냐?!”
“….!”
서복은 마초의 제안에 긴장이 풀렸다. 그리고 청빈단 수하들을 바라보자 고개를 끄덕인다.
이들도 긴장한 얼굴로 서복의 결단을 촉구했다.
하지만 서복이 누구인가? 몇 차례 어려움은 있어도 쉽게 끄덕이지 않았다. 대신에 그 이유를 물어왔다.
“어찌해서 그러십니까? 저희에게 무엇을 원하십니까?”
“나는 너희의 배포가 좋다. 그 강직함이 마음에 든다. 서량에서 살아남으려면 그 정도 배포와 강직함이 필요하지. 나를 따라와라. 너희의 억울함을 풀어주마. 청빈단의 기치를 일으켜주마.”
“우리의 억울함이라면… 그렇다면, 이각을 죽여줄 수 있겠습니까?”
“이각을?”
“저희에게 죄를 씌운 자가 이각입니다. 황제의 거짓 칙령으로 수배 전단을 뿌렸습니다.”
“이각을 잡아달라고.”
“하실 수 있겠습니까? 이각 때문에 청빈단 형제가 갇혀 있는 걸 압니다. 지금도 지하 감옥에서 죽지 못해 살고 있는 걸 들었습니다.”
“그랬지. 이각이 수배전단을 뿌리고 너와 관련된 자들을 하옥했지.”
“복수를 원합니다.”
“이뤄주마.”
“정말입니까? 이각을 잡고 장안에 잡혀있는 형제들을 구해줄 수 있겠습니까?”
“약속한다. 이각을 잡고 곽사도 죽일 것이다. 더 나아가 한수 놈도 잡는 것에 온 힘을 기울일 것이다.”
그 말에 서복이 한쪽 무릎을 굽혔다. 지금껏 버티던 무릎이 드디어 꿇렸다. 그리고 양손을 맞잡아 맹세했다.
“믿습니다. 맹약을 받았으니 반드시 서량에 임관하겠습니다.”
“좋다. 언제 올 테냐?! 지금이라도 올 것이냐?”
그 말에 대답은 조금 의외였다.
“그동안 깨달은 게 있어, 검을 버리고 책을 잡은 지 이제 시작입니다. 소인은 배울 게 많은 존재입니다. 지금 서량에 간다면 저란 사람은 아무것도 아닌 미흡한 사람입니다. 그러니 저에게 시간을 주십시오.
세상을 깨닫고, 천기를 볼 수 있는 시간을 주십시오. 그동안 약속한 이각을 잡아주십시오. 그리하면 충성할 겁니다. 서량을 위해 헌신하면 살 겁니다.”
그 말에 마초는 흔쾌하게 대답했다.
“우리가 이각의 수급을 취하는 순간. 너는 우리에게 속할 것이다. 그것을 맹세하느냐?!”
“맹세합니다. 이각의 수급이 떨어질 때를 기다리겠습니다. 또한, 저란 사람의 이름은 더는 서복이 아닙니다.”
“서복이 아니라면?”
“서서로 개명하고자 합니다. 옛것을 버리고 새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서서라 좋은 이름이다.”
“기다려 주십시오. 천하를 굽어볼 눈을 가질 겁니다.”
서서는 그 말과 동시에 예의를 취했다. 허리를 숙여 맹약을 약속했다. 그리고 풀려나자 마량의 장원에서 조용히 빠져나갔다.
우리는 서서가 걸어나가는 모습을 보았다.
마초는 서서를 믿었고,
마초와 합을 맞췄던 나도 서서를 믿었다.
한 입으로 거짓을 말할 서서가 아니었다.
선복에서 서서로.
드디어 다른 사람이 되는 순간이 지금이었다.
‘이게 이렇게 되나.’
나는 멀리 떠나가는 서서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가 볼 때는 수많은 사람 중 하나로 볼 것이다.
하지만 약속은 약속이고 우리는 이각을 잡는 것에 총력을 다할 것이다.
우리 군대는 이각을 쳐서 장안을 얻을 것이고, 그 과정 중 한수도 잡아야지.
*
“후우- 된 건가?”
마초는 깊은숨을 몰아쉬며 멀어져가는 서서와 청빈단을 보았다. 그리고 등 뒤에서 걸어 나오는 내게 시선을 돌렸다.
“평안아, 된 것이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제야 마초가 편안한 얼굴이 되었다.
지금껏 근엄한 척. 온갖 근엄으로 치장했던 마초가 표정이 돌아왔다.
“수고하셨습니다. 형님.”
“힘겨웠다. 온몸에 땀이 나는구나. 도대체 똑같은 말을 얼마나 연습했는지.”
“그 수고로 성공했지, 않습니까?”
“그랬지. 하지만 서서가 돌발 질문을 했을 땐 대처하기가 어려웠다.”
“잘하시던데요.”
“소리친 것 말이지.”
“네. 크게 호통을 치면서 상대의 맥을 끊는 건 어디서 배웠습니까?”
“배웠기는, 평소에 하던 버릇이다. 아무튼, 네 말대로 임관을 할 것 같더냐? 근본이 도적인데 지키지 않을 약속만 늘어놓고 도망치는 건 아니겠지?”
“그럴 사람이 아닙니다. 거기다가 사마휘에게 배우고 있으니 더 나은 사람이 되어서 우리를 도울 겁니다.”
“그럴까? 도적이 배운다고 해서 훌륭한 책사가 되겠느냐?”
“충분합니다. 그리고 더는 도적이 아닙니다. 서서徐庶로 개명했으니 칼을 버리고 책사의 삶을 살게 될 겁니다.”
“그건 지켜봐야 알겠지. 하지만 확실히 말재주는 있더라. 조금 더 논쟁을 이끌었다면 우리가 이길지? 알수 없는 경우였다.”
“사마휘에게 배우는 단계라서 이겼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완전한 배움을 얻었다면 그때는 생각만 해도 싫습니다.”
마초의 말처럼 몇 번의 위기가 있었다. 역시 서서는 뛰어난 사람. 앞으로가 기대되는 인재인 건 분명했다. 그가 임관한다고 했다. 서서가 합류한 우리 군의 미래가 기대되었다.
*
서서를 보내고 며칠이 지났다.
그 며칠 사이에 백이병으로(척후대) 연락이 왔다. 그 보고에 따르면 위연으로 추정되는 무리를 발견. 놈들은 신출귀몰하고, 몇 번이나 근거지를 옮겨 관군의 눈을 피해 다니고는 했다. 그런 놈들을 찾아 드디어 서신을 올려보냈다.
서신의 내용은 대략 이랬다.
[태수님. 저희가 본 걸 전하려고 합니다. 위연이라고 추정되는 도적 떼를 찾았습니다. 놈들은 밝은 대낮에는직급이 낮은 강하의 관리로 행세하고, 어두운 밤이나, 안개가 자욱한 날이면, 그들이 타고 다니는 배를 이용해 도적질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본 것만 다섯 번이 넘어갈 정도로 아주 대담하고 변화무쌍한 도적 떼가 그들입니다. 또한, 가진 재물이 많은지? 옷차림이 화려하고 병장기 또한 고가의 보검으로 장비했습니다.
이들은 사악한 자들입니다. 여남 백성은 물론 형주 백성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토벌되어야 할 도적입니다.]
편지를 다 읽은 나는 마초를 바라보며 물었다.
“저는 강하까지 내려갈 생각입니다. 형님은 어쩌실 예정입니까?”
그 말에 마초가 순간 고민했다. 하지만 결단은 빨랐다. 지금껏 도와줬는데 이번에도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해줬다.
“가야지. 서서를 잡았으니 이번에는 위연도 끝장을 봐야지. 그놈의 목을 치는 데 돕겠다.”
든든한 말이다. 마초가 가세해주면 위연은 죽은 목숨이다. 태사자, 화웅, 마초 조합이면 위연이 별난 재주가 있어도 죽는다.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다.
아암 죽여야지.
서서와 달리 위연과 함께 살수는 없었다.
놈의 수급을 치겠다고 맹세하지 않았던가.
“감사합니다. 형님.”
“당연한 일이다. 감히 우리를 건드려. 끝까지 물고 뜯어야지. 서량 늑대가 어떤지 반드시 보여줘야지.”
마초가 송곳니를 드러냈다.
으르렁거리는 눈빛이 성난 사자와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