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e sold my country in my previous life RAW novel - Chapter 153
152
뀨우우!
그녀의 말에 반응하듯 퉤, 물었던 손을 뱉어 낸 까망이가 길게 울었다.
“…….”
하지만 의사의 표정은 순식간에 썩어 들며 세라를 향한 눈빛을 바꿨다.
슬쩍, 의자를 옆으로 뺀 그가 슬그머니 그녀와 거리를 벌렸다.
“그걸, 지금 믿으라고요?”
출구를 연신 흘긋거리는 게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은 기색이다.
명확한 살인마 취급에도 세라는 미소를 잃지 않았다.
“네. 진짜니까요.”
여유롭게 대꾸한 그녀는 한가로이 고양이와 뱀의 머리를 번갈아 쓰다듬었다.
자신은 꿀릴 거 하나 없다는 태도였다.
“그럼 설명을 좀 제대로 해 보시죠.”
이토록이나 당당하니 의사도 마음이 흔들린 걸까.
당장이라도 도망칠 것처럼 굴던 의사가 제발 자기 좀 설득해달라며 세라에게 질문을 퍼부었다.
대장이 허락한 겁니까?
이 약은 어디서 난 거죠? 제대로 임상을 거친 게 맞나요?
고양이는 또 뭡니까.
의사 된 입장으로 이토록 불명확한 약물을 다수의 길드원들에게 배포하는 게 양심에 어긋난다는 이유였다.
“아니, 무엇보다-. 대체 그 뱀은 뭡니까? 그걸로 어떻게 사람을 치료한다는 거죠?”
의사는 특히, 세라의 팔에 감긴 검은 뱀에 관심을 가졌다.
세라는 자랑스럽게 까망이를 들이밀었다.
“걱정마세요. 안전한 방법이니까. 이 맑은 눈을 좀 보세요. 귀엽지 않나요?”
“오우!”
의사는 급격히 가까워지는 파충류에 기겁을 하며 물러났다가 콰당! 넘어져 버렸다.
키득대며 웃음을 터뜨린 세라가 큰 소리에 놀란 까망이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 주었다.
요 작고, 귀엽고, 기특한 생물의 진가가 밝혀진 건 불과 어제의 일이었다.
‘와, 뒷통수가 다 얼얼하네. 몰랐으면 더 깜빡 속을 뻔했잖아?’
체첸에게 걸린 금제를 힘으로 찍어 누른 덕에, 세라는 이 소름 끼치는 계획을 실행하는 장본인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이제 됐지? 나한테 더 빼먹을 거 없지? 나 이제 가도 되지?’
‘무슨 소리야. 아직 낙인이 찍힌 사람들이 누구누구인지 안 가르쳐 줬잖아.’
‘그걸 내가 어떻게 다 외워! 실물을 자세히 보면 모를까!’
‘그럼 얼굴 보고 찾아 주면 되겠네.’
‘미쳤어?! 온 사방에 ‘나 배신했어요.’ 광고할 일 있어?’
이왕 발 담근 김에 끝까지 책임지라는 그녀의 말에 체첸은 차라리 죽으라고 고사를 지내라며 못 하겠다 드러누웠다.
‘해. 광고. 아니면 네 절절한 사랑을 죽음으로 완성하게 될 테니까.’
‘야……! 너 진짜 보자 보자 하니, 흐약?!’
그러다, 한 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우웨엑! 우웩! 저리 가! 이 거지 같은 뱀!’
체첸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까망이에게 과민 반응을 보인다는 점이었다.
까망이가 가까이 다가갈 때마다 싫은 기색을 숨기지 않더니, 호기심을 참지 못한 아기 뱀이 그녀의 다리를 앙, 하고 깨물자 내장을 다 토해 낼 기세로 토악질을 해 댔다.
그냥 흉내만 내는 게 아니라, 진짜로 역겨움을 견딜 수 없어서 나오는 진짜 토악질이었다.
‘……귀엽기만 한데 왜 난리야?’
비위가 상해 버린 세라가 짜증스럽게 그녀를 타박했다.
누가 지옥 인성 아니랄까 봐 제 덩치보다 훨씬 작은 아기한테 험한 말을 하는 게 참 보기 좋다고 비꼬면서.
‘귀여운 거 좋아하시네. 너는 참 비위도 좋다. 우욱, 너야말로 어떻게 괜찮아? 우웩, 기운이 우리랑 너무 상극이잖아!’
체첸은 자신을 이해 못 하는 세라를 도리어 이상한 취급했다.
쉽사리 구역질을 멈추지 못한 고양이가 세라의 검은 뱀이 얼마나 꺼림칙한 존재인지 나불나불 잘도 늘어놓았다.
보기만 해도 등골이 서늘해지고, 털끝만 닿아도 속이 메슥거리더니, 잠시 잠깐 물렸을 때는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을 것처럼 눈앞이 캄캄해졌다고. 마치 온몸이 까망이의 존재를 거부하듯이 거꾸로 뒤집히는 기분이라고 말이다.
‘꺄아아아악!’
하도 싫다기에 까망이를 멀리 떨어뜨려 줬더니, 갑자기 또 비명을 빼액 내지르는 것이었다.
해 달라는 대로 해 줬더니 왜 저래? 귀를 틀어막은 세라가 가지가지 한다는 눈으로 체첸을 노려봤다.
‘육체와의 연결이 헐거워졌잖아!’
그새 더 사색이 된 체첸은 생뚱맞은 소리를 해 대며 호들갑을 떨어댔다.
약이라도 먹은 것처럼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던 고양이가 이게 다 너 때문이라며 세라를 향해 앞발을 휘둘러댔다.
‘그 뱀 진짜 신이 준 거야? 너, 너 방금 날 이 몸에서 내쫓으려고 한 거지!’
‘뭔 소리야. 너 피해 의식 있어? 까망이한테 그런 능력이 어딨다고-.’
아무것도 의도한 적 없는 세라는 소설 좀 그만 쓰라며 체첸을 비웃다가.
‘……!’
뇌리를 스치는 기억에 ‘어?’ 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러고 보니 까망이가 이반을 물었을 때, 그녀를 죽이려 달려들던 그가 돌연 정신을 잃고 쓰러졌던 게 떠오른 것이다.
‘너, 나랑 실험 몇 번 더 해 보자.’
‘뭐? 무슨 실험. 히익?! 그, 그 뱀 저리 안 치워?!’
그리하여, 체첸의 목숨을 건 다수의 실험을 통해 까망이의 진정한 힘을 증명해 낼 수 있었다.
자신의 똑똑하고, 착하고, 귀여우며, 현명하기까지 한 동생이 남긴 까망이는 너무나도 맑고 깨끗한 기운을 가지고 있어 지옥에 떨어진 영혼들을 정화하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
덕분에 안 그래도 유리한 상황이 한층 더 유리해졌다.
체첸으로 중독된 사람과 낙인을 지닌 자를 구분하고, 해독제로는 중독된 사람을, 까망이로는 낙인이 찍힌 자들을 무력화시켜 함부로 나다니지 못하게 격리한다.
머리로 생각했을 때도 완벽했던 이론은 효과가 확실했다.
“정말, 독사가 아닌 게 확실하죠?”
비록, 누군가에게 살인마 그 비슷한 취급을 받고 있기야 하지만.
“영양제 받으러 왔는데요-.”
세라가 씁쓸한 미소를 짓는 사이 새로운 길드원이 천막 안으로 들어섰다.
탁탁. 여자를 빤히 쳐다보던 고양이가 이번에도 꼬리를 두 번 쳤다.
“어서오세요~.”
살갑게 인사한 세라가 여자를 향해 악수를 청하듯 손을 내밀었다.
뀨웃!
……는 속임수고, 그녀의 팔에 감겨 있던 까망이가 어김없이 여자의 손목을 앙! 깨물었다.
“악!”
바닥에 쓰러진 메니스는 눈앞이 많이 어지로운지 제대로 일어나지를 못했다.
“가, 갑자기 왜-.”
겨우 바닥을 짚고 상체를 일으킨 여자가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듯이 의사를 쳐다봤다.
“……크흑.”
또다시 참담한 현장을 목격하게 된 의사는 창백하게 질려 자신을 간절히 바라보는 환자에게 아무 말도 해 주지 못했다.
“저런, 원래도 몸이 안 좋으셨던 모양이에요. 이참에 건강 검진 한번 받으시죠.”
자연스럽게 의사의 역할을 대신한 세라가 메니스를 부축해 뒷문으로 데려갔다.
그리고 여태까지와 마찬가지로 대기하고 있던 길드원들이 그녀를 병원까지 살뜰히 인도했다.
“……대장.”
또 다른 환자가 병원에 실려 가는 것을 끝으로, 겨우겨우 참고 있던 의사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은 것 같았다.
“대장! 대장은 어디에 있어요? 이거 뭐야? 무서워! 대장도 다 동의한 일이 맞아요?”
휙, 가운을 벗어 던진 그는 자신을 이런 시궁창 같은 곳에 밀어 넣고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에녹을 봐야겠다며 난동을 부렸다.
이 정도의 거부 반응은 예상했던 일이기에, 세라는 침착하게 그를 달랬다.
“선생님. 진정하세요.”
“진정?! 내가 지금 진정하게 생겼어?! 세상 어느 의사가 이런 정신 나간 짓에 동조하겠나!”
“……그 영감님이 허락해준 일이잖아요.”
세라는 가히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그를 위해 그런 정신 나간 짓에 동조한 의사의 존재를 상기시켜 주었다. 그녀가 말한 영감님은 시그너스 길드의 병원장으로, 언젠가 쓰러진 세라를 진찰해 준 적 있는 능력 있는 의사이자, 남자에게 의술을 가르쳐 준 은사이기도 했다.
“그것도 수상해! 스승님이 이런 걸 눈 감아 줬을 리 없어!”
하지만 의사는 쉽사리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도리어 이 모든 일의 뒤에 세라의 검고 커다란 음모가 도사리고 있는 양 그녀를 의심하고 들었다.
“안 봐도 뻔해! 당신, 서류를 조작한 거지!”
쾅!
그가 테이블을 내려치자 그 충격으로 애써 준비한 약이 옆으로 쓰러졌다.
촤르륵! 자루 가득 담겨 있던 은색의 알갱이들이 남김없이 바닥에 쏟아졌다.
“아.”
그에 세라의 입에서 아쉬운 탄성이 샜다.
미야앙. 그녀의 무릎에 앉은 고양이도 짧게 울었다.
여섯 쌍의 눈동자가 소중한 약을 쏟아 버린 그를 비난하듯 쳐다봤다.
“미, 미안합니다. 약을 엎을 생각은 없었는데…….”
아이고, 이 아까운 걸.
못지않게 당황한 의사가 깨갱, 꼬리를 말고는 허겁지겁 쏟아진 약을 자루 속에 퍼다 넣었다.
하지만 이미 바닥을 구른 뒤라, 다시 쓸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괜찮아요. 그럴 수도 있죠.”
화를 낼 줄 알았는데, 세라는 도리어 의사를 위로했다.
쭈그려 앉은 그를 일으킨 그녀는 손수 그의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 주기까지 했다.
그러면서 물었다.
“많이 흥분하신 것 같은데, 잠시 쉬었다 갈까요?”
“……정, 말요?”
휴식이라는 말에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던 의사의 얼굴이 금방 순해졌다.
단비와도 같은 휴식에 얼굴이 환하게 핀 중년의 남자가 소녀처럼 두 손을 모았다.
“나눠 주는 거야 잠깐이라면 저 혼자 해도 될 것 같아요. 선생님은 그 동안 잠깐 눈이라도 붙이실래요?”
그는 언제 화를 냈냐는 듯이 쉴 수 있다는 사실에 아이처럼 맑게 웃었다.
“그래도 괜찮을까요?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잠깐 눈 좀 붙이고 오겠습니다!”
괜찮겠느냐 묻던 그는 세라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부리나케 천막 밖으로 달려 나갔다.
“네. 뭐-. 괜찮고말고요.”
세라 혼자 남겨진 천막에 때늦은 대답이 울려 퍼졌다.
반쯤 열린 천막 너머로 끝도 없이 이어진 줄 어딘가를 바라보던 세라가 의미심장하게 말을 맺었다.
“봐야 할 사람은 이제 다, 본 것 같거든요.”
***
남자는 천막이 보이는 자리에 서 있었다.
돌연 예고도 없이 아침부터 시작된 파격적인 배급 행사의 줄은 아직도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
너도나도 전부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지만, 남자는 그 행렬에 끼지 않고 지켜보기만 했다.
딱, 딱. 손톱을 물어뜯은 그는 초조하게 다리를 떨어댔다.
눈 한번 깜빡이는 시간조차 아깝다는 듯이 똑똑히 뜬 두 눈이 천막에 들어가는 사람과 나오는 사람을 바쁘게 관찰하고 있었다.
“아악!”
천막에서 또 비명이 울렸다.
남자가 기민한 눈으로 천막을 주시했다.
이번에도 역시나, 뒷문을 통해 들어간 이들이 들것에 사람을 실어 나왔다.
남자는 실려 나가는 이의 얼굴을 똑똑히 알아보았다.
틀림없었다. 자신이 시그너스에 풀어둔 낙인 중 하나였다.
벌써 몇 번째. 낙인이 찍힌 자 중 저 천막 안으로 들어가서 두 발로 걸어 나오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이쯤 되니 더 이상 현실을 부정할 수가 없었다.
검진이라느니 영양제라느니 하는 말은 다 거짓.
저 천막은 낙인을 지닌 자와 그렇지 못한 자를 구분하기 위한 심판대였다.
“어떻게 알았지? 분명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무 움직임이 없었는데…….”
쾅, 나무를 주먹으로 내려친 남자가 분을 이기지 못하고 씩씩거렸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아직 다른 일도 해결 못 했는데.”
철옹성처럼 단단하다고 생각했던 비밀이 새고 있을지 모른다는 의심을 하게 된 건 얼마 전이었다. 분명 계획한 날까지 멀쩡해야 하는 낙인들이 하나둘 발동하기 시작하면서,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의도하지 않은 사고의 연속에 어떻게 된 일인지 확인할 겨를도 없이 오늘이 되었다.
그리고 봐 버리고 만 것이다.
“저 많은 약은 대체 어디서-.”
길드에서 영양제랍시고 나눠주는 약.
은색의 쌀알 같은 매끈한 형태.
낙인의 독성을 사그라들게 해주는 해독제.
혹시 모양만 비슷하고 같은 것일까. 착각하기엔 못 알아볼 수가 없었다.
그건 분명 남자가 한땀 한땀 정성들여 만든 안타레스의 물건이었다.
일부러 소량으로 조절하며 풀었던 건데, 어찌 된 영문인지 저 천막 안에서는 약이 끝도 없이 샘솟았다.
저 정도로 많은 약을 모으려면 몇 달은 걸렸을 터다.
남을 위해 저런 걸 모을 정도로 호락호락한 인성들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남는 가능성은 하나.
“설마, 약제실이……?”
불길한 예감에 휩싸인 남자가 부랴부랴 자리를 떠났다.
만약 저 많은 약들을 그곳에서 빼돌린 거라면 사태는 더욱 심각해졌다.
“…….”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남자가 조심스레 주변을 살피며 그곳을 빠져나왔다.
다행히 다들 영양제와 무료 검진에 정신이 팔려 남자의 존재를 눈여겨보는 사람은 없었다.
사람들이 몰려있는 회관 부근을 벗어난 남자는 커다란 대로변을 타고 시가지에서 벗어나 구불구불한 골목길로 접어들었다. 미로 같은 골목길의 끝까지 들어가자 더 이상 길이 없다고 말하듯 하얀 벽이 그를 가로막았다.
다시 한번 주변을 확인한 남자는 인기척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벽을 두 번, 세 번,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두드렸다.
드드드드-.
그러자 입을 앙다물고 있던 벽이 양옆으로 벌어지며 사람 하나가 지나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었다.
벽 너머에는 천고가 낮은 나무집이 있었다.
잠시 입구에 서 침입자의 흔적을 훑어보던 남자가 안으로 들어갔다.
좁은 집안에는 책상과 수납 가구 몇 개가 전부였다.
집 대부분을 차지하는 넓은 책상 위에는 복잡한 수식이 적힌 종이들과 정체불명의 액체가 담긴 유리병, 희미한 불빛을 내뿜는 램프가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곧장 구석에 놓인 상자로 다가간 남자가 다급한 손길로 그 안을 뒤졌다.
몇 번의 헛손질 끝에, 묵직하게 가득 찬 자루 주머니 하나가 낚였다.
얼른 안쪽을 확인해보니, 은색의 쌀알 같은 약들이 얌전히 그를 반겨주었다.
아직 이곳까지 털린 건 아니었군.
하아-. 긴장이 탁, 풀린 남자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그 순간이었다.
“여기서 뭐 하세요?”
“……!”
분명 혼자였을 그의 등 뒤에서,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어둡고 축축한 집안과는 어울리지 않는, 밝고 쾌활한 목소리였다.
너무 놀라 소리를 내는 것조차 잊은 남자가 헙, 숨을 들이켰다.
주륵, 이마를 타고 흐른 식은땀이 그의 얼굴 위로 길게 미끄러졌다.
두 눈을 홉뜬 남자가 얼어붙어 움직이지 않는 입술을 억지로 움직였다.
“어, 언제부터 나를-.”
뒤쫓아 온 거냐는 말은 차마 목이 메서 나오지도 않았다.
끼긱. 끼긱. 고장이 난 태엽처럼 돌아간 시선이 마침내 목적지에 이르렀다.
“피곤해서 곧 죽을 것처럼 굴더니.”
그리고 그곳에는-.
“잠깐 눈 붙이고 오기엔, 너무 멀리 오지 않았어요?”
분명 천막에 두고 온 세라가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두 눈을 매처럼 번뜩인 그녀가 어디 입이 있으면 말을 해보라는 식으로 그를 불렀다.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