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113
112화.
“도대체 누구지?”
마창사의 물음에 최한이 답했다.
“비밀 단체다.”
이제는 아주 담담했다. 케일은 뚫린 복면 너머로 최한의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세상에, 최한이 비웃음이라니. 아주 제대로였다.
“또라이들이네.”
마창사의 진심이 여실히 느껴졌다. 난감함과 귀찮음, 짜증이 뒤섞인 얼굴이었다. 케일의 입꼬리가 한없이 위로 올라갔다.
그러게 왜 귀찮은 일을 만들어 사람들 피해를 주고 다니나.
“아가야, 쟤네는 누구야?”
“무슨 놈들이지?”
마창사의 동료로 보이는 이들이 둘이었다.
12살 정도로 보이는 남자아이. 그리고 중년의 남자.
-둘 모두 마창사보다 안 강하다. 하지만 남자아이가 특별하다.
탐지기 라온이 다 말해주었다. 또한 힐러 펜드릭이 말한 이들이었다.
‘남자아이는 테이머더군요. 그리고 사용하는 어휘로 보아 겉모습만 아이 같습니다. 의지를 잃은 동물들이 죽은 마나를 엘프들에게 뿌리도록 만들었습니다. 중년 검사는 테이머를 보호하고요.’
그 외에도 비밀 단체 단원 수백 명이 보였다. 엘프 마을에 성인 엘프들 숫자야 많아봤자 이백여 명가량이었다. 정령들이 있어도 이 정도 전력 차이에 죽은 마나가 있으니 힘든 게 당연했다.
“형아들은 누군데 우리 흉내 내?”
케일은 자신을 쳐다보는 테이머 남자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테이머.
테이머는 특별한 능력을 지녔다고 할 수 있었다. 살아 있는 동물이나 몬스터의 친구가 되어 함께 싸우거나 혹은 이지를 뺏어 살아 있는 시체로 만들거나.
후자의 경우 한번 이지가 뺏긴 동물과 몬스터는 결코 원래의 상태로 돌아오지 못하고, 테이밍에서 풀려나도 폭주하다가 죽었다.
크르르르. 아이 주위로 죽은 마나 액체가 담긴 물통을 지고 있는 동물들이 보였다. 이삼백 마리는 되어 보였다. 동물들은 모두 죽은 마나에 중독되었는지 온몸에 검은 혈관이 튀어나와 있었다.
‘남자아이가 흰자위를 보이는 순간, 우리 골짜기에 살던 늑대들이 모두 이지를 잃더군요. 사실 저 테이머가 죽은 마나를 뿌려대서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그럴 때면 자신의 부하들은 뒤로 빼 죽은 마나 중독을 피하게 하고, 엘프들도 죽은 마나를 지닌 동물들을 피해 돌아설 수밖에 없어요. 그 타이밍을 그들이 만드니, 우리는 제대로 된 공격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서 강자 두 명이 남자아이를 지킨다고 하였다. 그때였다.
파앙!
동물들 중 한 마리가 터져 버렸다. 죽은 마나를 감당 못 하고 터진 늑대의 몸에서 검은 기류가 피어오르며 동물의 시체가 흔적도 없이 녹아버렸다.
“요, 용서 못 해.”
케일은 시선을 뒤로 돌렸다. 라크의 눈동자가 붉게 충혈되고 있었다. 하필 동물들은 모두 늑대, 여우 등과 같은 포유류였다.
남자아이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 저 남자 손톱 저거 늑대족 아냐? 우아, 나 갖고 싶어!”
으득. 라크의 송곳니가 날카로워지며 분노가 여실히 드러났다. 최한은 라크 앞에 서며 검에 오러를 피어 올렸다. 소드 마스터임을 드러내는 오러에 테이머 남자아이를 비롯한 중년인이 멈칫했다. 중년인은 마창사에게 말했다.
“인어족 일을 망가뜨린 이들이 저들인가?”
“어, 저 미친놈들이지.”
서로를 바라보는 중년인과 마창사 사이로 차가운 목소리가 떨어졌다.
“약한 것들이 말이 많네.”
두 사람의 시선이 한곳으로 향했다. 케일은 작게 웃음을 터뜨리며, 자신을 바라보는 차가운 목소리의 주인공에게 명했다.
“싸워도 돼.”
아버지의 복수. 비크로스는 오늘 흰 장갑을 네 겹 꼈다. 그의 손에는 장검이 들려 있었다. 하지만 첫 비명은 비크로스에 의해 터져 나오지 않았다.
“크아아악! 내 팔!”
왼팔이 떨어졌다. 비밀 단체의 한 명은 잘려 나간 어깻죽지를 잡고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팔을 자른 이는 보이지 않았다. 잠시 뒤 케일의 등 뒤에서 아주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련님, 잔인한 장면인데, 속 괜찮으신지요?”
범인은 론이었다. 이런 음흉한 노인네 같으니라고.
이래서 케일은 오늘 아주 든든했다. 그는 비밀 단체 너머의 엘프 마을 경계선을 바라봤다. 작은 방벽이 세워져 있었다.
자신을 쳐다보는 펜드릭과 엘프들. 그 멍한 얼굴들을 보며 케일은 명했다.
“일단 경계선까지 간다.”
케일의 몸이 바람의 소리를 타고 앞으로 쏘아졌다.
“무조건 저놈들부터 막아!”
마창사가 소리쳤다. 수백 명의 비밀 단체 일원과 수백 마리의 동물들이 일제히 케일 일행에게로 다가왔다. 케일은 그들을 보며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눈이 마주친 마창사가 멈칫했다. 케일은 그런 그에게 말했다.
“안개는 그냥 간과하나 봐?”
케일의 몸을 감싸고 있던 안개가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온과 홍은 더욱더 강해졌다.
냐아아옹.
냐옹.
소름 끼치는 고양이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얀 안개가 순식간에 붉어졌다. 동시에 케일은 그 안개를 이끌고, 다가오는 수많은 적들을 향해 뛰어들었다. 하지만 케일은 하나도 겁내지 않았다.
선두에서 다가오던 적들이 목을 부여잡았다.
“크으윽!”
“커억!”
살독은 다수 대상으로는 힘들지만 마비 독 정도는 가능했다. 마비를 이겨내고 다가오는 이들의 왼팔이 모두 잘렸다.
“도련님, 무리해서 뛰지 마세요.”
“알아.”
론이 양손 단도로 다가오는 이들의 왼팔을 가차 없이 잘라내었다. 죽이지 않는 게 다행이었다. 론은 메리가 만들어준 왼팔을 달고 있었다. 회색빛의 팔은 오른손과 똑같은 역할을 수행해 내었다.
케일의 손에 소용돌이가 맺혔다.
“안개는 빼.”
안개가 사라졌다.
“소용돌이에 독.”
소용돌이가 붉어졌다. 검은 칠을 한 작은 아기 고양이가 나무 위에서 뛰어내려 케일의 어깨 위에 내려앉았다. 홍이었다.
케일은 자신의 양옆 하늘로 독 소용돌이를 뿌리며 앞으로 향했다. 그런 그를 론이 엄호했다.
그 뒤를 라크가 따라붙었다. 라크는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렸다.
“크르르르-”
아직 광폭화하지 않은 라크의 울음소리에 의지를 잃었지만 동물들이 멈칫했다. 늑대왕의 후계자가 내는 소리였으니, 본능적인 두려움을 느낀 것이다.
라크는 그 틈에 케일의 뒤로 따라붙으며 물었다.
“공자님, 치료는 못 하죠?”
“저 상태면, 힘들다.”
“원래대로 돌아오지도 못하고요?”
“그래.”
“…알겠습니다.”
저 동물들을 편히 만들어주는 방법은 한시라도 빨리 조종에서 벗어나, 생을 마감하게 하는 것이었다. 풀려나 이지를 잃고 폭주하는 와중에도 죽은 마나로 인해 괴로워할 것이다.
케일은 라크가 자신에게서 떨어져 뒤로 빠지는 것을 힐끗 본 후 앞으로 나아갔다. 그의 등 뒤로 저 멀리 마창사의 비명 같은 외침이 들렸다.
“도대체 이런 놈들이 어디서 튀어나오는 거야!”
마창사가 이를 꽉 깨물며 외쳤다. 그런 그에게 비크로스의 검이 쏟아졌다.
“입 다물어. 오늘 흰 장갑 다 쓸 생각이니까.”
챙!
비크로스의 장검이 마창사의 장창과 부딪쳤다. 마창사는 다른 손으로 캐스팅을 하며 외쳤다.
“파이어볼!”
쾅!
폭발음이 들렸다.
“제길! 이래서 출장을 안 오려고 했는데!”
마창사는 질린다는 듯 외쳤다. 그의 파이어볼을 어느새 다가온 라크가 가볍게 주먹으로 부숴 버렸다. 순간 손이 탔지만 무시했다. 방어가 없는 싸움. 늑대의 공격이었다.
하지만 라크의 목표는 마창사가 아니었다.
마창사가 보호하는 존재.
마창사가 다급히 외쳤다.
“제길! 아저씨! 벨러드 보호해!”
라크의 날카로운 손톱이 테이머를 향했다. 하지만 그런 그를 막는 이가 없었다. 중년의 검사는 힘겨운 싸움 중이었다.
“미친, 어디서 이런 놈들이!”
“말을 할 틈이 있나 보군. 더 강하게 해볼까?”
최한이 여유로이 검사를 몰아붙였다. 검사의 몸은 서서히 상처가 늘어났다. 하지만 최한은 죽이지 않고 주위를 살피며 검사를 한계까지 몰고 갔다.
“우아!”
하지만 테이머는 여유롭게 히죽히죽 웃어댔다. 라크의 날카로운 손톱이 순식간에 다가왔다.
“늑대 잡아야지!”
남자아이의 검은 눈동자가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 흰자위만 남은 순간, 그 눈을 가려 버리는 존재가 있었다.
‘남자아이가 흰자위를 보이는 순간, 우리 쪽의 늑대들이 모두 의지를 잃더군요.’
펜드릭은 잘 설명해 주었다.
냐아아아옹.
검은 칠을 한 고양이가 나타났다. 은빛 색을 감춘 고양이는 순식간에 테이머의 근처로 내려섰다. 온이 안개로 테이머의 눈을 가렸다.
“어? 이게 뭐야!”
테이머가 당황했다.
1차 목표. 더 이상 테이밍되는 동물을 없게 하는 것.
라크의 손톱이 안개에 가려진 테이머 아이의 눈동자로 향했다.
카앙!
하지만 라크의 손톱을 가로막는 작은 단검이 있었다. 갑자기 수풀 속 그림자에서 흰색 천으로 감싸인, 미라 같은 자가 나타났다. 암살자였다. 암살자의 손에 들린 단도가 기이한 방향으로 틀어지며 라크의 손등을 찌를 듯했다.
“손가락을 잘라야겠구나.”
흰 천의 암살자가 말한 순간이었다. 암살자는 라크의 눈동자를 보았다. 웃고 있었다.
펜드릭은 케일에게 말했다.
2명이 테이머를 지키는 것 같다고.
그런데 펜드릭을 만나기 바로 전, 그가 이 산을 오르고 있을 시각. 라온이 케일에게 그랬다. 방금 전에 마창사가 왔다고.
펜드릭이 본 둘은 누구일까?
“1호! 피해!”
암살자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동시에 다른 목소리와 함께 서늘한 기운에 암살자 1호는 몸을 뒤틀었다.
“누구의 뭐를 자른다고?”
최한. 그의 검이 암살자의 옆구리를 가로질렀다.
“크윽!”
하지만 암살자는 팔로 테이머 아이의 목을 감싸고 뒤로 빠졌다. 라크의 손톱은 아이의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아파! 1호, 나 아파! 저 늑대 죽여 버릴 거야!”
안개 사이로 아이의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쳇.”
라크는 혀를 차며 온을 품에 안고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엘프 마을 경계선으로 달려갔다. 테이머는 외쳤다.
“저 어린 잡것들 죽어버려!”
걸걸한 노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순간 동물들의 눈동자가 붉게 변했다.
최한은 곧바로 비크로스에게 다가갔다. 케일에게 가야 할 때였는데, 혹 비크로스가 이성을 잃고 싸울까 걱정되어서였다.
“안 가고 뭐 해?”
하지만 비크로스는 뚱한 얼굴로 달려오며 최한에게 안 가고 뭐 하냐는 듯 물었다. 비크로스는 마창사보다 약했다. 그래서 걱정했던 최한은 뒤를 돌아보고 실소를 흘렸다.
“저 장갑들은 뭐야?”
“그냥 짜증 나서.”
마창사에게 장갑 네 겹, 총 여덟 개를 패대기쳐 버리고 온 비크로스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입꼬리만 올리고 있었다. 그들은 이내 대화를 그만두고 엘프 마을 경계선, 방벽 위에 도착한 케일을 쫓아갔다.
케일은 론의 호위와 홍의 독 덕에 100m 달리기를 하듯이 일직선으로 달려 방벽 위에 도착했다.
“펜드릭, 반갑군.”
펜드릭은 멍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네, 네.”
케일은 어벙하게 대답하는 그를 지나쳐 또 한 명의 낯익은 이를 바라봤다.
“자네도 오랜만이군.”
여관에서 봤던 중년 엘프였다. 수호 전사 지트.
그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믿을 수가 없었다. 성인 엘프들은 기본적으로 정령을 다룰 줄 알아서 강했다.
하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소드 마스터에 늑대 수인에, 독 안개에, 실력 가늠이 불가한 암살자의 호위. 더불어 다른 한 명의 검사도 지트만큼 강했다.
어디서 이런 인물들이 한꺼번에 나올 수가 있지?
왕실에 기사단장 정도의 실력자들이었다. 지트는 그 실력자들을 이끄는 사람, 케일 헤니투스를 보며 겨우 입을 열었다.
“오랜만입니다.”
그의 태도는 여전히 정중했다. 지트는 케일을 보자마자 자신의 정령에게 물었다.
‘드래곤의 기운이 느껴지나?’
‘아니, 인간이야. 다만 자연의 힘이 강해.’
드래곤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가 귀족이며, 어떠한 일을 해온 인물인지 펜드릭에게 들었다. 그리고 자신들을 위해 아무 대가 없이 나선 인간이라 하였다.
아무리 인간이 껄끄러워도 순수하고 사명감 깊은 생명체는 존중하는 엘프들이었다.
케일은 지트 너머 저 멀리 이쪽으로 다가오는 하얀 머리칼과 수염을 가진 엘프가 보였다.
엘프 족장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인사할 틈이 없었다.
“케일 님, 모두 도착했습니다.”
케일은 일행이 모두 도착한 것을 보며 방벽 가장 맨 앞으로 걸어갔다. 그의 옆을 최한과 비크로스가 따랐다.
마치 헤니투스 영지 성벽을 걷듯, 자신의 땅을 걷듯 케일은 태연하고 당당했다.
성벽이라기엔 조잡하게 쌓아올린 방벽. 그 아래로 달려드는 동물들이 보였다.
“죽여! 무조건 저것들부터 죽여! 내 귀한 아기 피부에!”
테이머는 역시 아이가 아니었다. 걸걸한 노인의 목소리에 케일은 뒤돌아섰다.
300마리의 동물들이 죽은 마나 통을 들고서 미칠 듯이 달려들었다. 엘프와 실체화된 정령들이 멈칫했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공격 강도였다.
“…케일 님, 이래도 되나요?”
펜드릭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달려오는 동물들 사이로 흘러내리는 검은 마나 액체를 바라봤다. 액체가 닿자 땅이 까맣게 변했다.
그때, 케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부러 이랬다만.”
펜드릭은 흠칫하며 고개를 돌렸다.
“네?”
마치 성주처럼, 조잡한 방벽 위에 서서 엘프 마을을 등 뒤로 둔 케일은 평온해 보였다.
케일은 동물들만 앞으로 나선 것을 유심히 쳐다봤다.
“아직 냉정하네.”
테이머는 핏대를 세웠지만, 단원들이 죽은 마나에 중독되게 만들지 않았다. 동물들 뒤로 비밀 단체 단원들이 자리했다. 그리고 맨 뒤에 테이머와 마창사들이 있었다.
펜드릭도 그 상태를 보고 눈동자에 이채를 띠는 동시에 슬픈 표정을 지었다.
“먼저 동물들과 죽은 마나부터 없애려는 것입니까?”
용암과 같은 불. 그 불로 동물들과 그들 목에 걸린 통 속의 죽은 마나를 태운다면 앞으로의 전투가 유리할 것이다.
이성은 펜드릭에게 그게 옳다고 말해주었다. 수호 전사도 다른 엘프들도 입을 꾹 다물고 케일을 바라봤다. 케일을 부른 이유가 그거였으니까.
함께 이곳에서 살아온 동물들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빨리 놓아주는 게 차라리 나았다.
“아니?”
태평한 목소리가 들렸다.
케일은 자신의 영지에서 마지막 고대의 힘 ‘파괴의 불’을 사용하기 전에 그 힘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었다. 책 속 엘프가 얻었던 별 볼 일 없는 힘이 아닌, 온전한 ‘파괴의 불’이 그럭저럭 얼마나 쓸 만한 공격용 힘인지 궁금했다.
그렇기에 단 한 번이지만, 최대로 해보리라.
케일은 엘프들에게 미소와 함께 답했다.
“저놈들한테 하려고.”
케일은 손을 펼쳤다.
쿵. 쿵. 심장이 뛰었다. 그의 손바닥에 붉은 금빛이 나타났다.
마창사가 흠칫하더니 외쳤다. 감이 안 좋았다.
“다들 공격해! 아저씨, 1호, 너희도 가!”
“동물들 죽은 마나를 뚫고 가라고?”
중년인의 말에 마창사의 얼굴이 아수라같이 일그러졌다. 그는 차갑게 명했다.
“명령이다.”
중년인과 살수, 망설이던 요원들은 그 말에 입술을 깨물며 동물들과 함께 케일 쪽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래, 죽여! 저 자식들 얼굴을 다 긁어버려!”
테이머는 외쳐댔다. 그때였다.
우르르르-
엘프들이 하늘을 쳐다봤다. 하늘에 있던 라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인간! 이거 뭔가? 나 여기 있어도 되나?
그 순간이었다.
-와…….
라온이 감탄했고.
“제길! 블링-”
마창사가 외쳤지만, 그 소리가 묻혔다.
콰아아앙!
붉은 벼락 하나가 내리쳐졌다. 순간 사람들의 시야는 온통 붉은빛으로 잠깐 앞이 보이지 않았다. 귀가 멍멍해져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 찰나의 벼락이 사라진 후, 그들의 귓가에 소리 하나가 들렸다.
케일의 허리가 휘었다.
“쿨럭!”
그의 입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제길! 반동이 있다고 말 안 해줬잖아!‘
힘에 반동이 있다고 ‘영웅의 탄생’은 말해주지 않았다. 케일은 순간 머릿속으로 고대의 힘 주인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너라면, 이렇게 돈을 버릴 정도의 너라면 무엇도 견뎌낼 것이다!
-네 앞을 가로막는 모든 것을 녹이리라. 또한 너는 견디리라.
빌어먹을. 그냥 아프면 아프다고 해주면 되잖아.
흘려들었다.
케일은 한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뚜욱. 뚝. 피가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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