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World Star RAW novel - Chapter 216
216. 정규앨범과 단독콘서트 (4)
박재선은 콘서트를 하는 동안 연주 세션을 담당할 청라교향악단과 연습을 하고 있었다. 연습이라고 하지만 일방적으로 연주에 대해 지적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뭔가 맘에 들지 않는 면이 많았다. 단원들이 열의나 성의가 없어 보였다.
“여기는 점점 여리게, 점점 느리게 연주가 필요합니다. 여운을 남겨야 하는데 많은 분들이 연주하다가 툭 끊는 느낌이 듭니다.”
박재선은 자신의 생각과 다르게 연주하는 경우에 차라리 자신이 직접 지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전에 MR, 심지어 악기별로 가상악기 연주 버전까지 만들어서 배포를 한 상황인데 원하는 연주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교향곡을 연주할 때처럼 정확한 연주를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정도는 해주어야 할 것 아닙니까?”
답답해서 단장이자 지휘자에게 푸념을 늘어놓았다.
“주로 클래식 음악만 연주하다가 이런 콘서트 반주를 맡게 되어 익숙하지 않아 그런 것입니다.”
단장도 다른 이유라는 것을 알지만 우회적으로 변명을 했다.
“그게 아니라 다소 시시하게 생각하여 적당히 흉내를 내려는 것 같습니다. 반주라고 하지만 조금 하찮은 일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보입니다. 정기 연주회도 이렇게 적당히 준비합니까?”
박재선은 단장이자 지휘자인 유석권에게 푸념을 했다. 정기연주회 영상을 보면 꽤나 수준 높은 연주를 하는 것 같은데 다들 건성건성 하는 경향이 보였다.
“뭘 그렇게 따지는지. 적당히 연주하면 되지. 자기가 무슨 대단한 공연을 한다고 그러는지, 참.”
“그러게 말이야. 고전 명작도 아닌데 악보에 뭘 그렇게 기호가 많은지. 심지어 메트로놈까지 표기했다니까.”
“잘 나간다니 아마도 예술병 걸렸나 봐. 인디에서 노는 밴드나 데려다 뚱땅거릴 것이지.”
“돈지랄 하려고 하는 거지, 뭐. 우릴 병풍처럼 세워 가오 잡고 싶은 거야. 돈 준다니 어쨌든 해야지.”
박재선이 듣지 못한다고 생각하는지 몇몇이 모여서 험담을 하고 있었고 그 무리에 속한 자들은 연습을 할 때 제대로 하지 않고 성의 없이 연주를 했다.
“알겠습니다. 애들의 수준이 이렇지 않는데 저도 좀 민망하긴 합니다. 제대로 하도록 하지요.”
박재선의 잔소리가 듣기 싫은지 결국 몇몇 단원을 지명하여 지적을 했고 조금 나아졌지만 역시 맘에 들지 않았다.
“저기 콘트라베이스 말입니다. 기저에서 은은하게 깔아주어야 하는데 너무 막 연주하는 것 아닙니까? 저음부에서 무게를 잡아 주어야 하는데 너무 가볍습니다.”
박재선은 가장 성의 없는 태도를 보이는 자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40대 후반의 남성을 지적하여 한 소리를 했다. 단장도 그에게 뭐라고 하지 않고 있었다. 그가 변하지 않으니 다른 단원도 여전히 달라지지 않고 있었다.
“악보대로 연주했는데 말입니다.”
“악보대로 연주한 것이 아니죠. 악보대로 연주했다면 그런 소리가 나지 않죠.”
그러면서 녹음한 것과 가상악기로 연주한 것을 들려주었다. 가상악기보다도 느낌이 가벼웠다. 스킬이야 떨어질 수 있지만 느낌은 악기 연주가 나아야 하는데 그렇지가 못했다.
이러니 콘서트에서도 오케스트라를 동원하지 않고 MR을 사용하고 적당히 밴드로 커버하는 것 같았다. 이러면 오케스트라를 고용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순수하게 클래식 음악만 연주해서 먹고 살기 어려운 현실은 인정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박현철 프로, 제대로 연주합시다.”
결국 단장인 유석권이 낯을 붉히면서 경고를 했다. 적당히 주변인들에게 싫은 소리를 하면 알아서 협조해야 하는데 계속 엇박자를 내고 있으니 박재선을 거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강적이 하나 더 있었다. 악장인 민성환이었다. 민성환은 한 때 솔로 바이올리니스트로 이름이 높았고 홍원예술대학교 기악과 전임교수를 맡고 있는 인물이었다.
스트링(현악) 파트에서 가장 중심인 인물이었는데 그도 탐탁지 않은지 제대로 연주를 하고 있었다. 엄밀히 말하면 제대로 연주는 하지만 흔히 말하는 죽은 연주를 하고 있었다. 보이지 않게 태업을 하여 역시 불만을 표출하고 있었다.
바이올린은 시범까지 보일 수가 있었다. 혹시라도 악장이 협조를 하지 않으면 시범을 보일 생각으로 드루이드를 가져온 상황이고 바로 나서서 연주하는 것을 보여주었다.
작곡자이자 MR을 만들 때 대부분 자신이 연주한 상황이니 충분히 연습을 한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누구보다도 더 잘 연주할 수가 있었다.
민성환의 연주 실력이 좋지만 세계적인 수준의 바이올리니스트 유진아에 비하면 다소 처지는 수준이고 박재선보다도 못했다. 더구나 제대로 연주까지 하지 않았으니 실력차이가 컸다.
제1 바이올린과 제2 바이올린의 연주부분이 다르기에 두 부분에 대한 시범을 보였다. 소리만 들어도 서로의 수준을 알기에 그들은 얼굴만 시뻘겋게 변하면서 씩씩거렸지만 불만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연주자에게 시범을 보인다는 것은 상당한 모욕이지만 그렇게 당해도 쌀 정도로 연주를 했으니 자업자득일 수 있었다.
‘이런 식의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니. 물론 미국도 그런 경향이 있지만 그것은 실력에 대한 부분인데 여긴 더 심하구나.’
박재선은 가요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이런 부분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연주가라면 관객과 만날 수 있다면 장르나 곡을 가리지 않고 어디든지 찾아가야 하는데 그럴 생각이 없어 보였다.
‘확실하게 실력을 보여줘야지.’
박재선은 연습이지만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려고 했고 최선을 다해 노래를 했다. 박재선의 가창력을 보여주자 그들도 조금 변화하기 시작했다. 박재선의 태도는 아니꼽지만 실력은 인정한다는 기색을 보이기 시작했다.
박재선은 3주간 방송활동을 마치고 단독 콘서트 일정에 돌입했다. 방송에 더 이상 출연할 수 없다고 하니 방송국에서도 아쉬워했지만 이미 일정이 잡힌 콘서트를 핑계로 출연을 거절했다.
서울의 경우에는 사전에 준비를 한 덕분에 돔구장을 대관할 수가 있었다. 이틀간 서울에서 매회 2만 명의 관객이 입장하는 공연을 할 예정이었다.
예매를 할 때 지역의 구분이 없기에 전국 각지에서 초연을 보기 위해 예약을 했고 개시 직후, 10분만에 2회, 총 4만 장의 티켓이 전부 매진이 되었다.
“축하한다. 게스트도 빵빵한데. 오프닝을 골든 메이트가 섰네? 로보틱스가 아닌 걔네들을 세운 것은 전략이야?”
초청가수로 온 유희성이 골든메이트가 오프닝 무대에 선 것을 보자 그렇게 질문을 했다. 소속 회사 뮤지션이 아닌 것이 이상한 것 같았다.
“천경식 대표님이 한다는데 거절하기 그렇죠. 물론 공짜는 아닌 것 같아요. 쟤네 작년 가을에 별로 성과를 내지 못했으니.”
골든 메이트의 싱글앨범 3집은 박재선이 참여한 1,2집보다 훨씬 못한 성과를 거두었다. 사실상 망했다고 할 정도였다. 이름값 때문에 그나마 활동이 가능했다. 그렇기에 다시 박재선에게 곡을 받거나 프로듀싱을 맡겨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다시 곡을 주기로 한 거야?”
“그렇게 하려고요. 마침 곡도 더블 샤우팅이 필요하고. 우리 애들은 제대로 더블 샤우팅을 할 정도는 아니기도 하고요.”
록 스타일의 힙합인데 고성을 내지를 두 명의 보컬이 필요했다. 로커처럼 고음과 고성을 가진 보컬이 필요했다. 물론 한두 번 공연하고 말 것이라면 로보틱스나 빅라이언도 가능하지만 그렇게 하다가는 몇 번 공연하고 성대가 나갈 수 있었다.
“사실 우리 애들은 BTU 정도의 잠재력을 가진 것은 아닌 것 같고요. 오히려 골든 메이트가 더 잠재력은 크고요.”
유희성에게 그렇게 말을 했다. 로보틱스나 빅라이언의 자질도 나쁜 것은 아니지만 잠재력 부분에서는 조금 미흡했다. 발전가능성이 그리 크지가 않았다.
“객관적으로 보면 3대 기획사의 연습생이 가장 낫지. 그런 애들 중에서 선발하니 멤버도 빵빵하고. 노래만 좋으면 걔들은 BTU만큼 클 수 있는 거야?”
“노래도 좋아야 하고 애들도 그만큼 노력해야죠. 하지만 KM에서 그렇게 지원할 수 있을지 의문이죠. KM은 국내 우선이고 아시아권을 중시하는 편이니 말이에요.”
“다른 기획사의 반발은 많이 줄었더라. 입에 사탕 하나씩 물려주니 다들 말이 없는 것 같아.”
“그렇게 말하지 말아요. 괜히 그런 말 돌면 또 문제 생기니까요. 각 지역마다 OST 부른 애들이 속한 그룹에서 오프닝을 서주기로 했어요. 얼추 12곡이니 맞는 것도 같고요. 우리 뮤지션들도 한 곳에 한두 팀씩 초청하고요.”
“이번 단독 콘서트가 성공하면 이제 국내에서는 거의 탑을 찍는다고 봐야지. 내년에는 미국에 갈 거야?”
“일단 성공해야죠. 지금까지 추세를 보면 계획대로 되는 것도 같고요. 부산까지 예매를 했는데 매진이 되었으니. 울산과 포항에서 성공을 해야 하는데 모르겠어요.”
“잘 되겠지. 앤 플로린이 다시 빌보드차트 정상에 올랐던데.”
“3위에서 3주나 머물더니 이번에 올랐어요. 그 정도에서 미끄러질까 걱정을 했는데 다행이죠.”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지. 노래가 괜찮던데. 일본 오리콘차트에서도 2위까지 올랐고.”
“사실 이번 곡은 K-POP 스타일이라 걱정을 했는데 다행이에요. 오히려 그 사실이 크게 보도가 되기도 했고요.”
앤 플로린이 일부 평론가들에게 상당한 비난을 받았다. 평소 K-POP을 비난하는 사람들인데 그들의 시야에 포착이 되었고 그 때부터 근본이 없는 음악이라는 욕을 먹기 시작했다. 심지어 먼저 발표한 나탈리아 캐튼까지 소환하여 욕을 해댔다.
그 때문에 앤 플로린의 상승세가 주춤했는데 그런 비난을 돌파하여 정상에 올랐다. 사실 K-POP이 욕먹을 것은 아니었다. 그런 것으로 욕을 먹는다면 힙합도 마찬가지였다. 힙합에 비하면 훨씬 정형적인 음악에 가까운 편이었다.
“K-POP를 욕하는 것은 변방이라 생각한 한국의 음악이 부각되는 것이 싫어서 그런 것이지 음악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 아니야. 물론 힙합을 욕하는 자들이라면 일관성이 있기에 문제는 아니지만 뉴욕의 갱스터 힙합을 물고 빨면서 K-POP을 까면 그런 놈들이지.”
유희성도 이번 사태의 본질을 파악하고 그 부분에 대하여 비판했다. 사실 박재선이 미국에 진출할 경우 그런 일이 벌어질까 걱정이 되었는데 액땜을 한 것 같아 다행이었다.
“어디건 남 잘 되는 꼴을 그냥 두고 보지 못하는 자들이 많아. 너도 일본에서도 좋지 않은 일이 있었다면서? 그런 이야기 돌자 좋아하는 작자들이 많아. 3대 기획사는 달랬지만 다른 중소 기획사는 더 화가 난 것 같더라.”
그러면서 전에 통합으로 아이돌을 만들려고 했다가 실패한 일부터 시작하여 최근에 OST에서 소외된 것에 화를 낸다는 사실을 말했다. 2군 이상의 아이돌 그룹을 하나나 둘 정도 보유한 기획사가 주축이었다.
적당히 회사를 유지할 수준의 수익이 있는 정도의 회사들이었다. 그들이 박재선이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니 분개하기보다 오히려 통쾌하게 생각하기도 했으니 인심이 참 고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