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Swordsman’s Stream RAW novel - Chapter (430)
검술 고인물의 게임방송 430화(430/431)
제430화
상황이 꼬였다.
20%의 확률이 여섯 번 터진 것이다.
‘확률을 계산해 보면…….’
0.032%.
말도 안 되는 확률은 아니다.
하지만 하필 그 확률이 지금 일어났다고 믿기에는 서준은 이성적이었다.
“이유가 뭐죠?”
-뭐가 방장아 ㅋㅋㅋㅋㅋ
-아 ㅋㅋ 그냥 앉아 있으라고 ㅋㅋㅋ
-맹세를 도대체 어떻게 받아냈기에 저렇게 열심히 일을 하는 거죠? 검섭다 검서워
-이렇게 또 검서운 이야기가 탄생하는구만
“도대체 왜 또 검서운 이야기인데요? 저 진짜 그 밈에 대해서 할 말이 많습니다.”
뭐냐는 물음이 채팅으로 올라와서 서준은 답해줬다.
“저는 억울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ㅈㄹ
-이건 진짜 ㅈㄹ임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욕이 자동반사적으로 튀어나왔닼ㅋㅋㅋ
-누가 봐도 그 밈을 제일 즐기고 조성한 게 방장이지 음음 ㅋㅋㅋㅋ
“제가 도대체 언제 조성했다고요. 이번에도 마찬가지예요. 맹세는 그냥 싸움으로 얻어냈죠. 그런데 무슨 검서운 이야기입니까.”
서준은 진심으로 억울하다는 표정과 함께 다시 자리에 앉았다.
시청자들은 낄낄 웃고 있었다.
서준의 말의 진위 여부는 비언어적인 표현과 어투로는 분간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만큼 뻔뻔한 인간이라는 걸 모두 이미 실컷 경험했기 때문에.
한차례 억울함을 설파하며 시청자들과 떠들던 서준은 갑자기 피식 웃고는 말했다.
“와 이렇게 떠드는데도 아직도 못 잡았네요.”
QA팀에 대한 얘기다.
-도대체 왜 잡히는 걸 바라냐고!!!!
-그냥 제정신 아니야
-저런 놈들을 상대로 다 맹세를 받아낸 게 대단하다
-그리고 다들 열심히 싸우는 거 보니 방장이 허울뿐인 무언가를 받아낸 건 아닌 것 같네
시청자들은 정확하게 보고 있었다.
서준은 제대로 맹세를 받아냈고 그렇기에 원탁의 NPC들은 열심히 싸우고 있었다.
다만 서준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잘 싸우고 있었다.
“음…….”
30분이 지나도 한 명도 죽을 기미가 보이지 않아 당황해서 일어났는데 지금은 좀 상황 파악이 되었다.
사실 짐작 가는 바는 원래부터 있었다.
다만 이에 대해서는 그 어떤 서류와 서적에서도 나오지 않은 내용이라 일단 뒤편에 밀어 뒀었다.
그래도 0.032%의 확률이 뜬금없이 일어났다거나, QA 팀이 알고 보니 수준이 낮다거나, 하는 가정을 하는 것보단 훨씬 설득력 있기에 서준은 시청자들에게 말했다.
“여러분들. 원탁의 NPC가 아무래도 성장하는 것 같은데요?”
이것밖에 답이 없다.
처음에 퍼시벌이 에르토스에 숨어들어온 김찬을 빠르게 잡았던 것도 성장해서 그런 거라면?
가능성이 높다.
김찬이 조금 더 낮은 수준으로 퍼시벌을 가늠하고 있다가 방심해서 그렇게 손쉽게 잡힌 거라면 말이 되지 않겠는가.
-에라이 ㅋㅋㅋ 무슨 말도 안 되는
-맹세를 해서 성장했다 하는 거임?
-왜 성장할 수도 있지 그런데 왜 성장한 건데?
-이유를 말해라 방장아!
-근데 성장한다면 QA팀이 모를 리가 없을 텐데? 그걸 상정 못 하고 지금 저렇게 애먹는다고?
“예리한 지적이네요.”
QA팀도 원탁의 일원들이 성장한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걸 아는 이들이 저렇게 고전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이게 시청자의 주장이다.
서준은 여기서 한 가지 조건을 추가했다.
“만약 성장하는 게 더럽게 어렵다면요? 그래서 절대 지금 시점에서는 13명 전부 성장할 거라 예상하지 못 한 거죠. 아무리 앞서서 퍼시벌이 성장했다 하더라도 말이죠.”
서준은 김찬을 퍼시벌이 잡았던 일을 시청자들에게 다시 상기시켜줬다.
-그래서 퍼시벌이 성장했단 거라고? 어제 김찬하고 지금 사람들은 그걸 예상하지 못했고? 성장이 더럽게 어려워서?
-소설을 써라 ㅋㅋㅋㅋ 그냥 네 부하들이 ㅈㄴ 쩌는 거야!
-흐음? 아니 성장하는 게 더럽게 어려우면 도대체 걔네들은 왜 성장했지?
맹세를 하는 것이 성장의 촉진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만약에 그렇다면 QA팀은 예상했어야 한다.
원탁의 전체적인 성장을.
그러니 이건 아닐 수밖에 없다.
이런 식으로 좁혀 나가면 결국 나올 수 있는 건 한 가지밖에 없다.
서준 그는 검신이다.
만약 NPC들도 눈이 있다면, 그래서 경험치를 얻는 모델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왜 성장했냐고요? 그야 저랑 싸웠으니까죠.”
당연히 성장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이런 수준 차이를 정확히 모르는 QA팀은 그래서 NPC가 성장했다는 걸 예상치 못한 거고.
1시간 만에. 그것도 전부가.
“정답 나왔네요. 격의 상승이 NPC에게도 적용되고 그 경험치를 채우는 건 지금 시점에선 불가능에 가깝지만.”
퍼즐이 풀렸다.
“저의 움직임을 보고 경험치가 팍팍 올라가서 성장을 했다. 이거 아니면 답이 없는데요?”
모든 인과관계가 딱딱 맞아 떨어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라이 미친놈아
-방장 수준ㅋㅋㅋㅋㅋ
-그러니까 내 하찮은 이해력으로 따지자면 방장의 수준이 너무 높아서 QA팀은 전혀 예상치도 못 하는 경험치가 채워졌다 이거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기도 한 걸 또 이뤄냈다는 주장이군
-놀랍게도 방장이라 이거 진짜일 수도 있을 것 같음
-진짜겠냨ㅋㅋㅋ
-아니 도대체 맹세를 받을 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ㅋㅋㅋㅋ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냥 싸우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그 싸움에서 저들이 다 배웠나 봅니다.”
한 번 더 채팅창이 올라온다.
방장 수준이라고.
* * *
[아니 진짜 방장이 개 쩌는 건 맞는데]==
움직임만으로 그 게임을 수천수만 번 했을 QA팀도 예상하지 못할 경험치를 줘서 NPC를 성장시켰다는 건 아니지 않냐?
==
-ㅋㅋㅋㅋㅋㅋㅋ 말 안 되긴 하지만 그걸 가능하게 만드는 게 방장 아니겠냐
└ㄹㅇㅋㅋ
-QA팀이 게임을 수천수만 번을 했다는 증거는? 근무 태만을 안 했을 거란 증거는?
└에라이 ㅋㅋㅋ 넌 나가라 (글 작성자)
-흠. 움직임 말고 다른 무언가를 했을 수도 있지. 아니면 방장의 격이 너무 높아졌는데, 이에 대한 보정치가 잘못 들어가서 원탁의 NPC들에게 예상치 못한 큰 경험치를 줬을 수도
└이건 좀 가능성 있네
└그런데 그 전에 퍼시벌이 성장했다는 건? 그거 할 때 방장은 격 두 번 정도 올라가 있었는데, 두 번 정도는 버그가 벌어질 만한 수치가 아니잖음.
└이것도 맞네
└퍼시벌이 성장한 게 팩트기는 하고? 김찬 대리라는 그분이 그냥 개 허당일 수도 있는 거잖아
정보의 부재.
시청자들에게는 확고불변한 사실이 없었다. 모든 정보가 불확실했다.
그래서 이를 토대로 유추하는 게 불가능했다.
-그것보다 QA팀이 원탁을 무조건 잡는다는 것도 틀릴 수 있지. 오히려 그냥 이게 정상인 상황인 거임!
└그러면 밸런스가 너무 오바임. 피지컬 최상위 고인물도 못 잡을 정도면 그냥 원탁은 게임에서 존재하면 안 됨
└무엇보다 방장의 수준 파악 능력을 무시하면 안 됨. 원래 하수는 고수의 수준이 파악이 안 되어도 고수는 정확히 파악하는 법임. 방장 입장에선 둘 다 하수고
└아니 그렇긴 한데 무슨 지가 걸어 다니는 기연 덩어리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걸어 다니는 기연 덩어리라. 어떻게 아셨죠? 제 무림 시절 별명…….”
……은 아니긴 하다.
누가 감히 그에게 그런 별호를 짓고 부르겠는가.
다만 그는 성정이 매우 온화하고 인자했기에 정파 무림의 후기지수들은 언제나 그를 길가에서 한 번이라도 마주치기를 갈망했다.
혹시나 가르침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가르침을 한 번 받은 이들은 괜히 전생의 그의 시간을 뺏는 게 죄송스러웠는지 그를 필사적으로 피해 다니기 시작했지만 말이다.
전생의 서준은 그들의 배려를 오히려 기특하게 여겨 찾아다니곤 했다.
어쨌든 별명은 아닐지라도.
“아무튼 제가 기연 덩어리입니다. 좀 그래요.”
지금까지 해 온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서준은 언제나 후인들의 성장을 도모한다.
절대 심심해서라거나, 재밌을 것 같아서라거나, 아무리 성장해도 그를 못 이긴다는 걸 알고 있어서가 아니다.
아무튼 아니다.
“이걸 아무도 안 믿네요.”
정확히는 믿는 자들과 안 믿는 자들의 비율은 반반 정도긴 하다.
그런데 믿는 사람들의 어투가 장난스럽거나 과장스럽다.
그냥 서준이니까 라고 채팅 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그걸 감안하면 7 대 3 정도.
“확인해봐야겠군요. 그 와중에 QA팀원 중 한 명이 죽었다고요?”
그것도 원탁의 NPC가 두 명이 아니라 한 명뿐인 지역에서 죽었단다.
“아이고.”
첩첩산중이다.
-ㅋㅋㅋㅋㅋㅋ
-아이고래 ㅋㅋㅋㅋㅋ
-갈수록 답도 없긴 하넼ㅋㅋㅋ
“어쨌든 퍼시벌이 있는 곳에 박이수 씨가 계신다네요. 알죠?”
-ㅋㅋㅋㅋ당장 갑니다
-확인 드가자
* * *
서준은 알란행 열차를 탔다.
에르토스와 가까운 위치에 있었기에 한 번만 열차를 타면 되었다.
사실 에르토스로 올 때는 어렵지만 에르토스에서 타지역으로 갈 때는 굉장히 편하다.
시스템상 성지라 그런 것 같다.
“암살 시도는 없네요?”
기차에서 상황을 뒤집으려 암살을 할 만도 했건만.
“대비하지 못했나 보네요. 이 기차에 타려면 에르토스에서 미리 준비했어야 하니. 음. QA팀…….”
-수준 ㅋㅋㅋ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 뭐가 감사한데
-ㅋㅋㅋㅋ 방장 수준ㅋㅋㅋ
“도착했군요.”
알란의 풍경은 여타 다른 도시들과 사뭇 달랐다.
수상 도시.
게임이기에 현실의 베네치아보다 더욱더 비상식적으로 아름답게 만들어진 곳.
서준은 기차에서 내려 역의 1층으로 내려왔다.
1층은 해안가였고 정박지였다.
건너편에 있는 도시는 육지와 연결되어있지 않은 도시이기에, 원래는 여기서 있으면 배가 다가온다고 하지만 지금은 단 한 척의 배도 보이지 않았다.
잠잠하다.
그래서 더욱더 위험하다.
“대놓고 두 세력이 싸움 중일 테니 배가 없는 건가요? 이런.”
수영하면서 갈 수는 없다.
그건 정말 위험하다.
아무리 격이 오른 상태라 하더라도 수중 스킬 트리를 찍은 암살자들이 습격하면.
‘살아남을 수 있겠지만 폼이 안 나고 귀찮지.’
그때였다.
조각배 한 척이 천천히 다가왔다.
느린 속도지만 꾸준히 멀리서부터 물살을 가르며 다가왔다.
“아 운행하는군요.”
그런데 그 조각배가 서준의 시야에 제대로 잡힐 때쯤 서준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 조각배에 타고 있는 사람이 선두에 서서 그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는데.
그 사람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치겠네
-무슨 속셈임?
-암살단은 망했어. 그냥 망했어 ㅋㅋㅋㅋㅋㅋ
박이수였다.
* * *
[에라이 배신자야!] [와 지금 다들 바쁘고 빡세서 채팅 나밖에 못 치네.] [박이수! 어서 해명해라! 네놈이 배신자였냐!] [역시 배신자가 있었어. 김찬 대리님. 당신이 맞았습니다…] [좀 조용해 해 보쇼. 내가 볼 때 솔직하고 정확하게 정보 알려주면 이거 퍼시벌 한번 키워보겠다고 갑자기 우리 팀 될 수도 있으니까.] [되겠냐? 미친놈.] [미친놈은 원탁 NPC 한 명밖에 없었는데도 죽고 지금 떠드는 형님 아닐까 싶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했어. 우린 망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