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rim Login RAW novel - Chapter 155
#154화
중년 무인과 장칠득은 오늘도 하늘을, 아니 절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보게, 장 아우. 혹시 벽호공 익혀 본 적 있나?”
“벽호공이요? 어휴, 저처럼 담이 작은 놈은 엄두도 못 냅니다. 형님은요?”
“오 년 전쯤에 한 번.”
“왜 그만두셨습니까?”
“벽호공 수련을 시작한 지 석 달쯤 됐나? 발을 헛디뎌서 떨어지는 바람에 발목이 부러졌었지.”
“아이고, 높은 곳에서 떨어지셨나 봅니다.”
“겨우 오 장 남짓이었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석 달을 수련했는데 발목이 부러진 거야.”
“저런. 아쉽습니다.”
“아쉽다니?”
“혹시 압니까, 계속 익히셨으면 벽호공의 고수가 되셨을지도…….”
“벽호공의 고수? 평생 익힌 검공으로도 이류를 못 벗어나는 내가?”
중년 무인이 피식 웃으며 절벽을 가리켰다.
“무슨 무공이든 무재(武才)가 있어야 고수 소리 듣는 거야. 저 두 사람을 보면서 느끼는 게 없나?”
“확실히 그건 그렇습니다.”
두 사람은 절벽 위를 빠르게 올라가는 두 신형을 응시했다.
볼 것도 없이 오늘도 벽호공 수련에 매진하는 진태경과 혁무진이다.
파파파파팍!
까마득한 위에서 굴러떨어지는 돌멩이과 눈덩이.
지금 이 순간, 두 사람은 같은 생각을 떠올리는 중이었다.
‘저게 사람이야, 도마뱀이야.’
거의 수직으로 이어진 절벽을 오르는 손발에 거침이 없다.
비록 속도의 차이는 꽤 크지만 수련 기간을 생각해 본다면 실로 괄목할 만한 성과였다.
“지금이 며칠째지?”
“어디 보자, 이번이 세 번째 교대니까…… 딱 사흘째입니다.”
“고작 사흘이라. 내가 석 달이 아니라 일 년을 수련했다면 저 정도로 벽호공을 익힐 수 있었을까?”
“…….”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중년 무인도 알고 장칠득도 안다.
잠깐 말이 없던 장칠득이 입을 열었다.
“형님.”
“응?”
“무재가 없는 우린 뭘 할 수 있죠?”
“우린 쓸모가 없어. 육포나 꺼내.”
“옙.”
장칠득은 냉큼 품에서 육포와 술병을 꺼냈다. 태원진가 최고의 꿀 보직이라는 수련동 근무에 빠르게 적응해 나가는 그였다.
* * *
후우웅!
무서운 속도로 떨어지는 바위를, 절벽에 바짝 달라붙어 피했다. 한참 위에서 아쉬운 얼굴로 입맛을 다시는 청풍이 보인다.
‘이럴 줄 알았다, 인마.’
이 짓 한두 번 당하나?
어릴 때부터 공부 머리는 나빠도 몸으로 익히는 거 하나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던 나다.
“흐어어억!”
그에 비해 혁무진 저놈은 좀 느린 편이다. 아무래도 지금의 나와는 확실히 수준 차이가 있으니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한참 밑에서 기어 올라오는 혁무진을 향해 외쳤다.
“무진아, 괜찮냐?”
“아니요!”
“……어, 그래?”
칼답 봐라. 당연히 안 괜찮겠지만 보통은 빈말이라도 괜찮다고 하는데, 혁무진 이놈은 그런 게 없다.
“엄살 부리지 말고 빨리 올라와!”
“온몸에 쥐가 나서 죽겠다고요! 방금도 간신히 피했어요!”
말은 저렇게 해도 제법 잘 따라온다. 이번 수련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했다. 혁무진은 제법 끈기와 무재가 있는 놈이라는 사실을.
“이제 거의 다 왔다. 이 악물고 올라와!”
나는 절벽의 오목한 곳에 몸을 집어넣고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퀘스트 창 오픈.’
띠링.
퀘스트
[검성 수련 간접 체험기]고수는 수많은 담금질과 망치질 끝에 만들어지는 법.
검성으로부터 혹독한 수련을 받은 청풍은 어린 시절의 기억을 되살려 당신들을 교육시킬 겁니다!
등급 : 절정
제한 : 청풍의 허락을 받은 자
임무 : 절벽 10회 등반 (9/10)
보상 : [벽호공] 습득
[청풍]이 매우 기뻐합니다
???
실패 : 부상 또는 사망
[청풍]이 매우 슬퍼합니다
이 빌어먹을 절벽을 타기 시작한 지 오늘로 딱 사흘째.
퀘스트 완료까지는 딱 한 번이 남았지만 아직 방심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은인! 어디 계세요! 고개 좀 내밀어 보세요!”
“싫어! 꺼져!”
“아, 거기 계셨구나! 근처에 던질 만한 게 다 떨어져서 구해 오느라 좀 늦었어요!”
당장이라도 내 얼굴에 바위를 떨구고 싶어 하는 저 사이코패스 때문이지.
첫 번째 절벽 등반도 충분히 힘들었는데, 청풍의 훼방은 회차를 거듭할수록 점점 강도를 더해 가는 중이다.
나는 몸을 바짝 웅크리고 외쳤다.
“그걸 왜 구해 와! 돌 떨어졌으면 그냥 던지질 마!”
“그치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은인께서 벽호공을 제대로 익히실 수 없는걸요!”
“…….”
미친놈인가. 세상천지에 바위 처맞아 가면서 벽호공 익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된다고.
기가 차서 말도 안 나오던 와중에 상처투성이 손 하나가 내가 있는 공간으로 쑥 솟구쳤다.
오래전 이곳에서 벽호공을 익히다가 죽은 귀신……은 당연히 아니고 혁무진이다.
“흐어억. 죽겠다.”
진짜 힘들면 말도 안 나온다. 숨이 턱 끝까지 차서 머리는 띵하고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뻐근해진다.
그래도 아직 충분히 살 만해 보이는 녀석이 옆자리로 엉금엉금 기어 오더니 다리를 쩍 벌렸다.
“야, 좁잖아.”
“조장님만 좁습니까? 저도 좁습니다.”
“다리를 오므리든가, 옆으로 좀 더 가라. 여긴 기본적으로 일 인석이야.”
“아, 힘들어요. 조장님이 옆으로 가세요. 힘겹게 여기까지 올라온 오른팔한테 너무 야박한 거 아닙니까?”
“오른팔한테는 잘해 주지. 근데 넌 새끼발가락이라 좀 야박하게 굴어도 돼.”
“와, 진짜 이러시깁니까? 그나마 바위 피할 곳이라고는 여기밖에 없는데. 제가 그냥 확 뛰쳐나가서 면상에 바위라도 맞아야 속이 시원하시겠어요?”
나는 정색하고 대답했다.
“말을 왜 그렇게 하냐? 당연히 아니지.”
“오, 조장님이 웬일로…….”
“한동안 속이 갑갑하고 죄책감에 시달릴 거야. 하지만 일 년쯤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십 년쯤 지나면 얼굴도 까먹을 거고.”
“……거, 되게 현실적이시네.”
“원래 인생이 그런 거야, 인마. 그러니까 당장 다리 오므려. 아니면 내가 죄책감 느낄 일이 생길 것 같으니까.”
“넵.”
쩍벌충은 바위에 뚝배기가 깨져도 상관없다. 쩍벌충이니까.
다리를 바짝 오므린 채 숨을 고른 혁무진이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미친 것 같습니다.”
“뭐가?”
“이딴 걸 시키는 청풍 저놈도 미친 것 같고, 시킨다고 하는 저도 미친놈 같아요.”
“그런 것치곤 잘하고 있는데?”
“그냥 죽자 살자 하는 거죠.”
“그게 답이지.”
“예?”
“죽자 살자 하는 거. 그게 답이라고. 나중에 정말 죽음이 코앞에 닥치면 지금 이 순간을 후회하게 될걸?”
나는 흐트러진 머리를 질끈 묶으며 말을 이었다.
“아, 그때 좀 더 열심히 했어야 했는데. 뭐 그런 후회 있잖아.”
헌터로 살면서 피똥 쌀 정도로 노력했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그렇게 했어도 남는 게 후회더라. 후회는 늘 늦는다. 그리고 소중한 뭔가를 잃은 후에야 뼈아프게 다가온다.
“네 목숨, 재물, 아니면 사람. 소중한 걸 잃기 싫다면 지금 목숨 걸고 해. 살아 있을 때 죽도록 노력하는 게 죽는 것보다는 낫잖아?”
“어…….”
혁무진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바라봤다.
“뭔가 경험자처럼 말씀하시네요.”
“왜, 이상하냐?”
“누구 입에서 나온 말이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잖아요. 제가 보는 조장님은, 으음…….”
“남부럽지 않게 자란 도련님이 할 말은 아니다?”
“굳이 따지면 뭐 그렇죠. 분명히 살면서 소중한 뭔가를 잃어 본 적 없을 것 같은 사람인데,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노장 같다고 해야 하나?”
이 녀석, 제법 촉이 좋다.
아니, 어쩌면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도 그렇게 보이려나?
별다른 말 없이 피식 웃는 나를 혁무진이 미심쩍은 눈빛으로 바라봤다.
“뭡니까, 그 웃음은?”
“그냥 제법이다 싶어서.”
“혹시 조장님, 가짜 아니죠?”
“뭐?”
“이제 와서 꺼내기에는 좀 새삼스러운 이야기긴 한데……. 달라져도 너무 달라졌잖아요. 성격도 그렇고, 무공도 그렇고. 완전 딴사람이 된 것 같다니까요.”
“소문 못 들었어? 태원진가에서 비밀리에 길러 낸 비밀 병기.”
“소문은 소문이죠. 확인 안 된 소문. 조장님이 흥청망청 노는 거 본 사람이 어디 한두 명입니까?”
“너도 그중 하나고?”
“네. 처음에는 인피면구(人皮面具)라도 쓰고 있나 했는데 그건 아닌 것 같고.”
“인피면구? 사람 얼굴 가죽 벗겨서 쓰는 그거?”
“보세요. 이런 것도 처음 듣는 양 되물으시고. 가끔 뜻 모를 말도 자주 하시잖아요.”
“흠.”
그러고 보니 어느 순간부터 의심을 피하는 것에 많이 신경 쓰지 않았다. 주위의 모두가 나를 태원진가의 진태경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나도 무림에서의 모습을 내 일부로 받아들인 지 오래였다.
“혹시 조장님이 소설에서나 보던 암중 세력이 내세운 대역, 뭐 그런 거면 지금 말씀해 주세요. 조용히 넘어가 드릴 테니까.”
“이거 어이없는 놈일세. 그럼 당장 보고해야지.”
“저야 뭐 예전 모습보다는 지금이 훨씬 나으니까요. 조장님한테는 목숨 빚도 있고. 헤헤.”
입은 웃고 있지만 농담은 아니다. 은연중에 넘어가는 목울대, 살짝 흔들리는 눈빛이 그 증거다.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솔직하게 말해 줘?”
“소, 솔직하게?”
“안 그래도 말하고 싶어서 입 근질거렸는데 잘됐지. 장소도 딱 적당하고.”
혁무진이 불안한 표정으로 주위를 살폈다. 딱 두 사람이 엉덩이 붙일 만큼 움푹 들어간 절벽. 때마침 밖으로 얼굴만 내밀면 바위를 떨궈 줄 미친놈도 기다리고 있다.
그야말로 둘이 앉아 있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를 명당이다.
“너 머리 되게 나쁘구나?”
혁무진이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조, 조, 조장님. 전 조장님이 어떤 사람이어도 상관없습니다.”
“이미 늦었어.”
“헉! 말 안 할게요! 아까 했던 말 진심이었어요!”
“내가 마교 소속이라고 해도?”
“마교!”
“딱 한 번 말한다. 잘 들어라.”
“못 들은 걸로 하겠습니다. 아니, 안 들을게요!”
새파랗게 질린 혁무진이 귀를 막으려 했지만 내 말이 한발 빨랐다.
“나, 사실 다른 세상에서 왔다.”
“……?”
“만 리를 떨어져 있어도 서로 대화할 수 있고, 뿔이나 날개가 달린 괴물들이 우글거려. 무림으로 치자면 악귀라고 하나?”
“……예?”
“아무튼 그런 세상에서 어쩌다가 여기까지 오게 됐는데, 눈앞에 막 이상한 게 보이더니 레벨 업을 팍! 포인트가 펑! 머릿속에서 띠링띠링띠링!”
“……”
“아무튼 그렇게 무공에 입문한 지는 두세 달쯤 됐지. 일류 고수 수십 명을 발랐고 절정 고수 셋을 잡았고. 자, 그럼 여기서 질문?”
혁무진이 귀를 반쯤 막고 있던 양손을 스르륵 내렸다.
빡침과 안도가 뒤섞인 복잡한 표정이다.
“후우, 그냥 제가 잘못한 걸로 합시다. 됐어요?”
“왜, 사실인데. 안 믿겨?”
“지나가던 개도 안 믿습니다. 내가 진짜 무공만 더 강했어도…….”
따악!
투덜거리는 녀석의 뒤통수를 후려갈겨 준 다음, 자리에서 일어났다. 진실이지만 진실 같지 않은 이야기다.
물론 나 스스로도 혁무진의 이런 반응을 예상하고 있었기에 말한 것이다.
다른 세상에서 왔다니, 누가 들어도 황당한 이야기 아닌가?
“뇌반업? 포인두? 내참, 말을 말아야지. 제가 조장님한테 뭘 기대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뭘 기대했는데? 마교? 혈교?”
“아, 쫌! 그만 좀 하세요!”
자리에서 일어나는 혁무진의 어깨를 잡아챘다. 다음 순간 살벌한 파공음과 함께 성인 남성 키만 한 바위가 스쳐 지나갔다.
“조심해라. 아직 갈 길 멀다.”
나는 녀석을 등을 툭툭 두드려 주고 다시 절벽을 오르기 시작했다. 남은 정상까지는 이제 고작 절반이었다.
* * *
나와 혁무진이 마침내 정상에 오른 순간, 축포처럼 시스템 알림이 터져 나왔다.
띠링. 띠링. 띠링!
– 절벽 10회 등반(10/10)
– 퀘스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했습니다!
– 새로운 무공, [벽호공]이 활성화됩니다!
– 예상을 뛰어넘는 훌륭한 성과를 거두었으므로 추가 보상이 주어집니다!
– 레벨 업!
– 스탯, 스킬 포인트를 각각 10포인트씩 획득합니다!
– 칭호, [초보 수련자]가 [중급 수련자]로 강화됩니다!
– 변경된 사항은 해당 시스템 창을 열어 확인, 적용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청풍이 우리를 향해 활짝 웃었다.
“와아, 이걸 진짜 해냈네요!”
“……그게 무슨 뜻입니까?”
“혹시.”
이 새끼 설마? 우리 둘의 날카로운 눈빛에 청풍이 고개를 저었다.
“별건 아니에요. 전 보름이나 걸렸거든요. 이렇게 빨리 끝내실 줄은 몰라서.”
“보름 말입니까?”
되물은 혁무진이 얼떨떨한 기색으로 나를 바라봤다.
청풍이 누구인가, 검성의 후인이자 진무경을 꺾은 절정 고수다. 그보다 빠른 성취를 이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겠지.
하지만…….
“뭘 좋아해, 인마. 나이대가 다른데. 그렇죠?”
“별로 어리지도 않았어요. 열 살이나 먹었을 때니까!”
“……보통은 열 살밖에 아닌가?”
청풍은 해맑게 웃으며 그때 그 시절을 회상했다.
“그때는 낙안봉(落雁峰)에서 올라갔다가 떨어지는 게 일상이었죠. 참 재밌었는데.”
“낙안봉이요?”
“화산에 있는 봉우리예요. 높이는 오백 장을 가뿐히 넘기는 정도? 아, 물론 저도 끝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건 열여덟부터였어요.”
“…….”
“…….”
15세 관람 등급 영화도 못 보는 나이 아니냐?
초등학교 3학년이면 급식충이라고 하기에도 뭣하다.
‘난 저 나이 때 학교 운동장에 있는 정글짐 타고 놀았는데…….’
청풍 저놈은 화산 산봉우리를 타고 놀았구나.
역시 대륙, 스케일이 다르다.
“어쨌든 두 분 다 너무너무 고생하셨습니다. 대단한 성과를 거두셨어요!”
혼자 신나게 박수를 친 청풍이 말을 이었다.
“그래서 말인데요…….”
뭔가 불길함을 느낀 혁무진이 황급히 나섰다.
“아냐, 잠깐만. 잠깐만 기다려 봐요.”
“제가 더 재밌는 수련을 많이 알고 있거든요.”
“야! 잠깐만 기다려 보라고!”
혁무진이 고함과 함께 달려들었지만 이미 늦었다. 금나수로 가볍게 녀석을 제압한 청풍이 씩씩하게 외쳤다.
“우리 다 같이 힘내 봐요!”
띠링.
– [청풍]은 당신의 뛰어난 성과에 기분이 한껏 고양되었습니다!
– 특별 보상으로 연계 퀘스트, [검성 수련 간접 체험기-2]가 생성되었습니다!
“야, 이 새끼야! 당장 팔 안 놔!”
혁무진의 고함을 들으면서 문득 드는 의문이 있었다.
‘이거, 연계 퀘스트가 몇 개나 있는 거지?’
하나는 확실하다.
저 청풍이 고작 2에서 멈출 리는 없다는 것.
‘오지게 굴리겠군.’
나는 꽥꽥 소리를 질러 대는 혁무진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하늘을 바라봤다. 드넓은 하늘이 푸르기 그지없다. 공기는 서늘하고, 거대한 날개를 활짝 펼친 매 몇 마리가 하늘을 부유한다.
원단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시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