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ked dungeon life RAW novel - Chapter (237)
적나라한 던전생활-237화(237/238)
외전 1편
쾌도난마.
놈의 계획이 얼마나 치밀했고 복잡했든 아무 소용 없다.
나의 압도적인 무력 앞에선.
날붙이들이 사방에서 날아든다.
나는 간단히 피해냈다.
‘접근전은 위험해.’
각성자들을 간단히 무력화 시켰지만 아직 남은 초월자의 숫자가 어마어마하다.
북한보다 중국에서 파견 온 놈들이 더 많을 지경이다.
저 놈들까지 한번에 시간을 정지했다면 마력이 남아 나지 않았겠지.
“초월자까지 인해전술이냐 이 빌어먹을 놈들아아아!”
손에 쥔 검에 머물러 있던 수억 볼트 이상의 전류가 단번에 전방으로 쏟아져 나갔다.
“끄아아악!”
“으아악!”
감전된 녀석들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진다.
치히로에서 박유리로 링크 대상을 변경한 탓에 각성자들을 묶어두던 시간 정지 스킬이 해제되었다.
하지만 문제 없었다.
대부분이 방금 전 공격으로 감전되어 그대로 고꾸라졌으니까.
심지어 초월자 놈들 대부분도 그대로 쓰러졌다.
SS급 초월자의 스킬이니 S급 초월자들로서는 당해낼 도리가 없는 것이다.
‘박유리가 사기긴 해.’
하지만 모두를 쓰러뜨린 것은 아니다.
일부 초월자는 특별한 능력을 이용해 데미지를 상쇄 시켰고, 일부는 그 뒤에 쥐새끼처럼 숨어 살아남았다.
콰과광!
갑자기 집채 만한 바위가 날아와 지면에 박히는가 하면, 지면을 뚫고 나온 수백 개의 사슬이 나를 붙잡고 꿰뚫기 위해 쇄도했다.
불과 얼음은 기본.
바람을 다루는 능력을 가진 이도 있는지 보이지 않는 칼날이 김일성 광장 바닥을 종이처럼 찢어발겼다.
‘난 멀쩡하지만…’
내 능력이면 조금 더 간단하게 놈들을 쓰러뜨릴 수 있다.
그럼에도 이리 시간을 끄는 이유는, 혹여나 내가 빼앗아 사용할 만한 특수 능력을 가진 녀석이 있나 찾기 위함이다.
나는 빗발치는 공격을 피하며 놈들을 유심히 살폈다.
누가 아직 능력을 사용하지 않았는지, 또 누가 기습을 하려고 타이밍을 재고 있는지.
독 안개.
레이저 빔.
심지어 파괴된 건물을 이용해 골렘을 생성한 초월자도 있었다.
그러나 내 성에 차지는 않았다.
“니들은 짜져있어!”
“으아아악!”
빠른 속도로 초월자의 수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여기 있는 놈들 다 죽으면 중국도 휘청이는 거 아냐?’
중국에서 온 초월자만 무려 열 명 가까이 된다.
단순 숫자만 놓고 봤을 때, 대한민국의 전력과 맞먹는 숫자다.
최상급 각성자 천 명을 포함해 이 많은 인원이 사라지면 아무리 중국이라도 방어에 구멍이 뚫릴 것이 분명하다.
땅이 넓은 만큼 나타나는 게이트의 수도 엄청날 테니까.
‘뭐, 내 알 바는 아니지만.’
슬슬 지루해진 난 놈들을 향해 외쳤다.
“뭐야. 고작 이것 가지고 전쟁을 건 거야 니들? 깡도 좋네.”
대부분이 치욕적인 표정을 보인다.
“힘으로 안되면 특별한 기술이라도 갖고 왔어야지! 학교에서 뭐 배웠어? 머리 나쁘면 기술이라도 배우라고 선생님들이 안 가르쳐 줬어? 농담하지 말고 비장의 수단 있으면 빨리 꺼내. 하품 나오려고 하니까!”
반응은 뻔했다.
이런 얄팍한 도발에 걸려들 만큼 놈들에게는 여유가 없었고, 반면 나는 여유가 넘쳤다.
“에이, 시간 낭비했네. 기간트라도 한 마리 더 있을 줄 알았더니.”
내 표정은 차갑게 식었다.
“그러고 보니 니들 나 속였었지? 짱개 새끼들 주제에. 이쪽은 아직 받기로 한 돈도 다 못 받았단 말야! 니들 떼먹기만 해. 진짜 중국을 쪼개버릴 테니까.”
“뚫린 입이라고 잘도 나불대는 구나!”
“뭣들 해! 당장 저 새끼 죽여!”
이 새끼들은 학습 능력이란 것이 없나?
내가 이렇게 압도적인 힘을 가진 걸 뻔히 알면서도 덤빈다고?
무릎 꿇고 살려 달라고 애원하는 게 아니라?
‘뭐, 그래도 살려줄 마음은 없었지만.’
휴전선 인근에서 사망한 불쌍한 대한민국 각성자들을 생각하면 결코 살려 둘 수 없다.
특히 대가리들은.
북한 지역의 안정?
초월자들의 공백으로 인류가 위험해져?
좆까라 그래.
내 능력으로 새로 키우는 한이 있어도 놈들을 이대로 살려두진 않을 것이다.
“이제 죽어라. 전쟁 범죄자들은.”
온 몸을 둘러 싼 마력이 전류로 바뀐다.
나는 벼락처럼 튀어나가 서 있는 모든 초월자의 목을 따 버렸다.
* * *
“저 자가 강정혁인가?”
“그렇습니다. 각하.”
김일성 광장에서 약 3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고층 빌딩의 옥상.
수웨이는 그곳에서 강정혁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의 옆에 있는 수행원이 가진 능력 천리경을 통해.
“상상 이상이군.”
“그렇습니다. 계산 착오였던 것 같습니다.”
“흠… 아까운 인재들을 잃었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힘들어. 아무리 나라도 저런 괴물을 상대할 수는 없어. 주석이 직접 나선다면 또 모를까.”
“그, 그정도까지…”
수행원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자신이 보기에도 강정혁의 실력은 분명 상상 이상으로 강했다.
그러나 초월자 위의 초월자라 불리는 수웨이가 아닌가.
그런데 그가 직접 나서도 상대하지 못할 수준이라니.
“이번은 조용히 물러나야겠군. 대만을 먹는 선에서 끝내야겠어.”
“즉시 귀국을 준비하겠습니다.”
“그것보다 본국에 연략해 봐. 대만은 정리가 끝났는지.”
“예! 즉시!”
중국 측의 이번 작전 최우선 목표는 대만을 집어 삼키는 것이었다.
서열 3위인 수웨이가 북한까지 온 것은 주변국들의 시선 회피용.
직접 남한과의 전쟁에 나설 생각은 없었다.
뭐, 덤으로 북한이 남한의 전력을 크게 줄여주면 1석 2조인 셈이었지만.
“이번 일에 실패했으니 내 입지도 크게 줄어들겠군.”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수웨이님이 이리 건재하신데.”
“그건 모르는 일이지. 주석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문제니까.”
수웨이는 홀로 고고하게 서 있는 천리경 너머의 강정혁을 바라보았다.
주석 같은 괴물이 세상에 또 하나 존재하고 있었다니.
그것도 이 작은 나라에.
“차라리 이 기회에 은퇴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군.”
그때.
천리경 너머 강정혁의 시선이 천천히 움직여 수웨이를 겨눴다.
마치 코앞에 있는 사람처럼.
“뭐지?”
“우, 우연일 겁니다. 아무리 기감이 좋아도 3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입니다. 절대 저희를 보지 못할 겁니다.”
그러나 수행원의 생각은 완벽히 어긋나 있었다.
눈치챘을 때는 이미 늦었다.
어느새 천리경에 비치던 강정혁의 모습은 감쪽같이 사라진 뒤였다.
그리고.
“이런 데 숨어있었네. 쥐 새끼 두 마리가.”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3킬로미터의 거리를 불과 수 초 만에 이동해 배후를 잡은 것이다.
파직 파지직.
갑자기 나타난 강정혁의 몸에서는 스파크가 일고 있었다.
“정말 놀랍군. 천리경으로 보던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야.”
“천리경? 재밌는 능력이군.”
강정혁은 허공에 떠 있는 수상한 거울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조금 전까지 서 있던 장소가 비춰지고 있었다.
막 쓰러뜨린 시체들이 바닥에 깔려있는 모습.
분명 김일성 광장이 틀림 없었다.
‘갖고 싶긴 한데…’
몰래 훔쳐보기엔 최고의 스킬이 아닌가.
“저 거울. 건물 안이나 지하도 투과 가능한가?”
“가 갑자기 그게 무슨…”
“대답 안 해? 콱! 죽여버리기 전에 빨리 대답해!”
“가, 가능 하오.”
“그럼 막 연예인들 목욕하는 것도 훔쳐보고 그랬겠네?”
“그, 그건…”
아무래도 그런 용도로 사용해 본 적이 있어 보였다.
“좋아. 넌 살려주지. 그 대신 거기 가만히 서 있어. 이 아저씨 쓰러뜨릴 동안.”
“가, 감히! 이 분은 중국 공산당 서열 3위 수웨이님이시다! 예를 갖춰라!”
수행원은 열변을 토했지만, 수웨이는 딱히 반응이 없었다.
그러다 처음 한 말은.
“항복하겠네.”
항복 선언이었다.
“호오? 붙어보지도 않고?”
“자네의 실력은 이미 천리경을 통해서 지켜 보았네. 내 수준으로는 도무지 감당이 되지 않겠더군.”
“이야, 중국에도 머리가 돌아가는 분이 계셨네.”
“이, 이놈이!”
“자네는 가만있게.”
수행원은 조용히 뒤로 물러섰다.
그러나 강정혁을 향한 눈빛은 가히 살벌했다.
“노예 근성이 뿌리까지 박힌 양반이네 요즘 세상에. 여윽시 중국인가?”
“어떻게 할텐가. 내 항복을 받아 들이겠나?”
강정혁은 잠시 생각을 하는 듯 했다.
그러다 입을 열었다.
“아저씨 능력은 뭔데? 그걸 보고 결정하지.”
“과연. 이제야 확실해 졌군.”
“갑자기 뭔 헛소리야.”
“자네는 내 능력이 뭔지 궁금하지? 알고 싶나? 나를 살려주면 가르쳐 주지.”
강정혁의 표정이 기이하게 비틀렸다.
궁금해 알고 싶기는 한데, 그렇다고 여기서 순순히 항복을 받아들이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좋아, 그럼 우선 아저씨 능력부터 말하고, 그 다음에 방금 전 그 이야기를 마저 하면 받아 들이지. 대체 뭐가 확실해졌는지.”
* * *
수상한 낌새를 느껴 달려왔더니 중국 놈이 둘이나 숨어 있었다.
한 놈은 40은 확실히 넘었을 중년.
또 한 놈은 그보다 약간 어린 남자였다.
“내 능력은… 그림자일세.”
“그림자?”
중년 남성이 자신의 능력을 선보였다.
그의 전신이 순식간에 그림자 속으로 감쪽같이 사라졌다.
“단점은 모습을 감춰도 그림자가 남는다는 것이지.”
그림자 안에서 목소리가 울렸다.
“하지만 장점이 더 크지. 이런 식으로 다른 그림자 속으로 순간 이동이 가능하거든.”
그는 순식간에 내 그림자 속에서 나타났다.
암살에 극도로 특화된 능력이 아닐 수 없다.
‘이거 나 아니면 그냥 당하겠는데?’
“과연. 서열 3위라더니 엄청나네.”
“자네에 비하면 별거 아닐세.”
“아저씨 능력은 충분히 알았어. 그럼 이제 말해봐. 아까 하다 만 이야기. 대체 뭐가 확실해졌다는 거지?”
중년 남자는 약간 고민하는 듯 하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자네의 그 능력. 혹, 다른 사람에게서 빼앗은 것인가?”
“!?”
갑자기 뭐라는 거야?
나는 말을 계속 하라고 신호를 보냈다.
“내가 아는 사람도 자네와 비슷한 능력을 갖고 있네.”
나와 비슷한 능력?
설마…
“천리경을 통해 지켜본 자네가 여러가지 능력을 사용하는 것을 통해 혹시나 했고, 여기 나타나 내 능력이 뭔지 물어봤을 때 확신했지.”
“아니, 그딴 건 궁금하지 않고.”
“음?”
“누군데.”
“누구냐니.”
“나랑 비슷한 능력 가진 놈이 누군데. 그걸 말해야지.”
“그건…”
내 표정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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