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lithic Hunter RAW novel - Chapter 267
267화
그녀가 뛰어간 곳 끝에는 직육면체로 자른 크기가 일정한 돌로 세워진 고대 건축물처럼 보이는 건물이 세워져 있다는 거였다.
분명한 것은 원시시대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발전을 이룬 존재들이 분명했다.
“여왕님, 아르메입니다.”
“들어와라.”
궁전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아르메가 조심스럽게 문 앞에서 말했다.
“예, 여왕님!”
아르메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방 안에는 곱디고운 여인이 비단으로 짠 천으로 하의를 두르고 있었으며, 상체는 오직 금으로 만든 목걸이들과 장식품만 걸치고 있었다.
그녀는 느긋하게 옆으로 누워 있었고, 옆에서 어린 남자아이들이 과일을 입에 넣어주거나 어깨와 다리를 주무르는 등 시중을 들고 있었다.
그 때문에 사르륵 하고 부드러운 비단이 흘러내려 그녀의 매끈한 다리를 여실히 드러냈다.
“나갔다가 돌아왔으면 옷을 갈아입고 오지 그랬느냐.”
아르메는 여왕이라고 불린 여자와 다르게 가죽으로 된 옷을 입고 있었다.
“죄송하옵니다.”
“땀 냄새가 진동하는구나.”
묘한 미소를 보이는 여왕이었다.
“그 역시 죄송하옵니다.”
“무슨 급한 일이기에 이러는 것이냐?”
“숲에 사는 이빨호랑이 부족 근처가 불타오르는 것을 보고 달려왔습니다.”
“하암…… 또 전쟁이 있었나 보지.”
여왕은 고작 그런 거로 급히 달려왔냐는 듯 작게 하품을 하고는 입을 벌렸다. 시종 하나가 그녀의 입에 딸기처럼 생긴 과일을 넣어줬다.
“하지만 거대한 산맥에서 가장 강한 부족이 이빨호랑이인데 그들을 공격했다면 더 강한 놈들이 생겼다는 의미입니다. 앞으로 노동력을 보충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럴 수도 있겠구나. 너는 이곳까지 그놈들이 올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고 달려온 것이구나.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이곳에 온다고 해도 우리는 손쉽게 놈들을 물리칠 수 있다. 좁은 절벽 길만 막으면 이곳으로 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 그러니 걱정하지 마라.”
“대비를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 낙원에 더러운 사내들이 온다면 낙원은…….”
“신께서 허락하신 땅이다. 누구도 이곳을 더럽힐 수는 없다.”
여왕이라는 여자가 단호하게 말했고, 그녀의 입에서 신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신께서 내게 200년 전에 말씀하셨다. 이곳은 여자들의 낙원이며 신의 땅이라고. 내가 죽지 않는다면 이곳은 영원히 지속될 것이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라. 물러가서 땀을 씻어내고 다시 오너라. 오늘 신께 제물을 바치는 날이다.”
“예.”
아르메가 머리를 조아렸고, 그대로 조심히 뒤로 물러났다.
‘또 오늘 아이를 죽여 신께 바치는구나.’
아르메는 그렇게 생각하며 밖으로 나갔다.
“벌써 200년이 지났군…….”
여왕이 묘한 미소를 보였다.
‘내가 헌터가 된 지 200년이 지났어! 호호호!’
또 다른 한 명의 헌터가 존재했다. 그녀는 레드보다 195년이나 빠르게 이곳에 도착했다. 그리고 땅속에서일어서와는 200년의 간극이 존재했다.
* * *
모처럼 한가한 하루다.
“내일 돌아가면 저들을 다 어떻게 먹일지 걱정입니다.”
거의 1,000명이 이 거대한 숲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불타고 남은 부락에서 챙길 수 있는 것을 챙기고 있는 모습을 보며 늑대발톱이 내게 말했다.
“식량은 괜찮습니다. 우리에겐 야크도 있고, 당분간 이빨물고기를 식량으로 쓰면 됩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계속 먹어야 합니다.”
“비축한 식량도 충분하니 걱정 마세요.”
공룡들이 있는 곳에 그냥 두고 온 고기도 떠올랐다.
‘상했겠지.’
헬필드는 시간이 지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그 안에서는 자체적으로 시간이 흐르고 있어 분명 지금쯤이면 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동굴 안에는 고기가 될 공룡들이 아주 많다.
‘다시 가봐야지.’
공룡들을 잡기 위해서 가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거기에 있을 거야.’
곡물의 씨앗을 찾기 위해 다시 가볼 참이다. 그리고 그 씨앗을 찾아 원시 농경을 시작할 수만 있다면 또 바다만 차지할 수 있다면 식량 확보는 어렵지 않다.
‘바닷가에 지천으로 깔린 미역을 따서 국을 끓여도 충분히 먹일 수 있지. 하하하!’
다음 목표는 어쩔 수 없이 바다를 차지하기 위해서 악어머리 부족이어야 했다.
‘저들을 다 데리고 가면 왕국이 되겠군.’
나는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보였다.
-조, 족장님! 어디 계십니까요!
흐릿하게 배트맨이 초음파 소통을 통해 나를 찾는 것이 느껴졌다.
‘무슨 일이야?’
-허, 허억, 어디 계십니까요? 잘 안 들립니다요!
‘이빨호랑이 부족 공터에 있다.’
-알겠습니다요, 제가 그쪽으로 달려가겠습니다요.
‘달려오지 말고 날아와야지!’
-아이고, 예, 맞습니다요.
흐릿하게 들리던 배트맨의 초음파 소통이 조금씩 잘 들리기 시작한다는 것은 점점 거리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증거다.
‘그런데 무슨 일이지?’
부족의 정찰을 맡긴 배트맨이 날 찾는다는 것에 불길한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
* * *
푸드득! 푸드득!
초음파를 듣고 5분 정도를 기다리니 힘들게 날갯짓을 하며 날아오는 배트맨이 보였다.
-족, 족장님! 헥헥헥…….
내게 날아온 배트맨이 지쳤는지 헥헥거리며 땅에 철푸덕 주저앉았다.
‘무슨 일이야?’
-그, 그 눈깔이 큰놈 있잖습니까요?
‘눈깔? 혹시 큰눈을 말하는 거야?’
이름을 듣자마자 인상이 찡그려지는 순간이다.
-예, 그렇습니다요! 악어머리 부족에서 본 그놈 말입니다요.
‘그놈이 왜?’
-그 망할 놈이 엄청나게 많은 전사를 이끌고 오고 있습니다요.
항상 이렇게 불길한 예감이 현실이 되는 법이다.
‘젠장!’
지금 하늘 부족을 지키고 있는 전사는 단단히와 9명의 이달투드워프들과 몇 명의 궁수가 전부다.
‘끝내 나를 공격하겠다는 건가…….’
어쩌면 악어머리 부족장이신 외할아버지께서 이런 결정을 하셨다는 것은 큰바위의 말실수가 크게 작용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큰눈이라면 나를 아예 껍질을 벗기려고 들겠지.’
놈은 내게 처음부터 열등의식을 가졌고 앙심을 품은 상태다. 정말 외삼촌이라는 사람이 어처구니없는 짓만 골라서 하고 있다.
-예? 젠장, 잠깐만 기다려 보십시오. 어? 뭐라고?
배트맨이 다른 박쥐들과 소통하고 있는 모양이다.
‘또 뭐야?’
-그놈들과 하루 정도 거리에 가시꽃이 늙은 놈 둘을 데리고 부족으로 오고 있다고 합니다요. 너희는 왜 그걸 미리 보지 못했어? 다 뒤질 줄 알아-!
배트맨은 경계 중 놓친 부분에 대해 다른 박쥐들에게 초음파로 소리를 질렀다.
늙은 놈 둘이라…….
어린놈이라면 차돌을 떠올렸을 텐데 누구를 말하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보니까 쫓기는 것 같다고 합니다요.
‘너 악어머리 족장의 얼굴 알지? 이빨의 얼굴도 알지?’
-네, 압니다요.
‘네 부하도 그 둘의 얼굴을 알아?’
-아는 놈도 있고, 모르는 년도 있습니다요.
박쥐인 배트맨이 놈도 있고 년도 있다고 말하니 어이가 없었다.
‘혹시 그 둘이 큰눈 옆에 있는지 확인하라고 해.’
바로 배트맨은 다른 박쥐들에게 초음파를 통해 릴레이 소통을 하는지 멍하니 하늘 부족 쪽을 봤다.
10분 정도가 지났다.
-큰눈 옆에는 없답니다요. 그런데 말입니다요.
‘말해.’
-그 둘이 가시꽃과 같이 도망쳐 오고 있답니다요. 확실하답니다요.
악어머리 부족에서 뭔가 일이 벌어진 것 같다.
‘외할아버지가 큰눈으로부터 도망치고 있다는 건가?’
이해가 안 되는 순간이다.
‘권력에서 밀려나셨나…….’
현 상황을 그대로 놓고 보면 그것 밖에는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다면 또 이상한 것이 하찮기만 한 큰눈이 어떻게 악어머리 족장이 가진 권력을 손에 쥐었냐는 것이다.
‘이빨이 같이 도망쳐오고 있다는 것은…….’
이빨도 자기편으로 만들지 않고 악어머리 부족을 장악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때면 짜증이 난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큰눈이 좋은 의도로 하늘 부족으로 오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즉, 내가 없는 하늘 부족이 위태롭다는 것이다.
“돌아가야겠다.”
나는 바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전랑대는 모두 집결하라-!”
모두가 들을 수 있게 우렁차게 외쳤고, 내 소리를 들은 늑대발톱이 바로 달려왔다.
“왜 그러십니까? 족장님!”
“바로 부족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하늘 부족에 문제가 생길 것 같습니다.”
내 말에 늑대발톱이 기겁한 표정을 지었고, 내 발 앞에 있는 배트맨을 봤다. 늑대발톱도 배트맨을 보자마자 인상을 찡그렸다.
“지금 당장 돌아갈 수 있게 준비하겠습니다.”
“이틀 안에 악어머리 부족이 우리 하늘 부족을 공격할 것 같습니다.”
내 말에 늑대발톱이 놀란 표정으로 나를 봤다.
“이, 이틀이라면…….”
전 병력을 끌고 돌아가려면 딱 이틀이 걸린다. 그건 다시 말해 간발의 차이로 내가 이룩한 하늘 부족이 망할 놈의 큰눈에 의해 쑥대밭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고, 어머니이신 제비꽃과 내 아내 연꽃이 악어머리 부족에게 죽임을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거였다.
‘뚜따가 있으니까…….’
최악의 순간에 뚜따가 나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뚜따도 헌터고 그 아래에 있는 20명도 모두 헌터다. 그들만으로도 충분할 거야.’
충분히 300명 정도는 상대해 물리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뚜따가 큰눈과 함께하지 않는다면, 악어머리 부족을 지키고 있다면 내 희망은 모두 사라지게 된다.
‘이런 위급한 상황에서는 만약은 없다.’
지그시 입술이 깨물어졌다.
“우선적으로 저와 캭, 전랑대만 갑니다.”
전랑대만 이끌고 가면 반나절이면 도착할 수 있다.
“그럼 반나절이면 도착할 수는 있겠지만…….”
싸울 병력이 없다는 것을 떠올린 늑대발톱이었다.
“병력을 다 이끌고 갈 수는 없습니다.”
“그렇겠죠, 하지만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날아드는 창은 눈이 없다고 하신 분은 족장님이십니다.”
내가 전랑대만 이끌고 간다는 것에 대해 걱정이 되는 늑대발톱이었다.
이제 내가 곧 하늘 부족이고, 하늘 부족이 나이니 내가 쓰러지는 순간 하늘 부족의 미래도 어두울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투구를 꾹 눌러 쓸 겁니다. 꾹 눌러 쓰라고 하셨으니까요.”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예, 그래도…….”
“가야죠. 하늘 부족이 위험에 빠질 것 같습니다.”
‘내가 악어머리 부족 전사들을 다 죽인다면…….’
나도 모르게 살기를 뿜어냈다.
무려 전사의 수가 300여 명이다. 이빨호랑이 부족 전사들의 수도 그 정도였지만 앞으로 일어날 전투는 공군의 도움 없이 나와 전랑대만으로 행해야 한다.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레벨 업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달가운 일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리할 것이다.
두두두! 두두두!
“다 모였습니다.”
20여 기의 전랑대가 완전무장을 하고 내 앞에 질서 정연하게 집합했다.
5분대기 훈련이 성과를 내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