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GAME RAW novel - Chapter 1174
1173화
153. B.L.O.L (14)
2019년 5월 9일. 샌안토니오, 텍사스.
AT&T 센터 파크 웨이. AT&T 센터.
□ 경기시작 90분 전
SPURS : ROCKETS
(어니 존슨)
“우린 오늘 텍사스, 샌안토니오에 나와 있습니다. 스퍼스와 로케츠의 5차전을 현장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기 위해서죠. Presented By GIA! 라이브로 진행되는 TNT Inside the NBA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지금 저희 뒤로 내려다보이는 코트에서 방금 전 아주 깜짝 놀랄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찰스 바클리)
“He’s Back!!”
(어니 존슨)
“2주 가량의 부상으로 알려졌던 킴이 오늘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죠. 틀림없이 휴스턴의 입장에서는 당황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그가 뛸 거라는 어떠한 전조도 없었으니까 말이죠. 우선 이에 대해, 마이크 댄‘토니와 급히 인터뷰를 했습니다.
@@
(마이크 댄‘토니)
[ 킴이 선발라인업에 있음을 알리자. ] ” 그게 정말입니까? … 와-우. 전혀 몰랐던 일이로군요. 놀랍습니다. … 그게 정말이에요? 정말 놀랍네요. 아직 선발명단을 확인 해보지는 못했지만… 농담이 아니죠? 정말 이에요? 음… 우, 우린 대비를 할 겁니다. 애초부터 그가 있는 스퍼스를 모델로 이번 시리즈를 준비해 왔으니까.”
@@
(어니 존슨)
“제가 볼 땐, 틀림없이 당황한 것 같습니다. 어때요?”
(샤퀼 오닐)
“그래도 아직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합니다. WE NEED INFO!! 그가 정확히 어떠한 상태인지를 알아야 해요. 만약 시리즈를 위해 무리를 시키는 거라면, 그거야말로 최악의 선택이 될 테니까요. 시리즈보다 더 중요한 건, 그의 커리어입니다.”
(케니 스미스)
“Come on, Shaq. 우린 지금 그렉 표.표.
비치의 팀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그걸 잊은 건 아니겠죠? 제 생각에 그는 충분한 준비가 되어있을 것 같아요.”
.
.
내가 코트로 나가 몸을 풀기 시작하자, 반대편 휴스턴의 사람들은 호기심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하프라인에서 폽과 만난 댄‘토니는 연신 내 쪽을 돌아보며 질문을 던졌고, 시합 날이면 조금 쌀쌀맞아지는 하든마저도 내게로 향하는 시선을 떼지 못했다.
반면에 우리들은 어느 정도 심리적인 효 과가 먹혀들어가고 있는 것에 만족감을 표했다. 괜히 기선제압을 한 기분이 들었고,
덕분에 시합에 대한 긴장감은 많이 완화되었다.
“좋았어. 어때? 불편한 점은 없어?”
“아뇨, 폴. 완벽해요. 언제나처럼요.”
“하하. 그야 당연하지. 더 신경을 썼으니까.”
“고마워요.”
폴 웨스트의 테이핑 솜씨는 비단 우리들 뿐만이 아니라, 리그 전체에 잘 알려져 있었다. 아직 미미한 통증이 남은 오른쪽 발은 시합에 뛸 수 있는 만큼은 충분했다. 아직 전력질주를 해보지 않았지만, 지금의 이 느낌이라면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테이핑에 발목을 보호해주는 얇은 보조 기구를 덧대고, 그 위에 양말을 신은 뒤 조 심스럽게 농구화를 덧대어 신는다. 난 오늘 기존의 kim n 에, 직접 흰색 마커로 글씨를 새겨 넣었다.
We Never Lose.
작년 우리의 모토가 되었던 세 단어이며, 난 그것을 팀원 전체가 되새겨 오늘 경기를 위한 원동력을 삼아주기를 바랐다. 실제로 동료들 몇몇이 같은 것을 자신의 농구화에 도 새기는 것을 보았다. 아마도 지금은 더 많은 이들의 농구화에 이 글씨가 새겨져 있을 거다.
‘휴우- 난 괜찮아.’
쿵. .. 쿵쿵.
조심스럽게 오른발로 바닥을 굴러본다.
통증은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고, 테이핑이 주는 압박감이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Alright, Listen Up!”
폽의 등장과 동시에 라커룸의 문이 모조리 닫히고 조명이 어두워진다. 그리고 한쪽에 마련 된 프로젝터를 통해, 마지막 비디 오세션 시간이 이어지고 있었다. 지난 두 번의 패배에서 무엇이 나빴는지, 또 승리했던 경기에서 하지 않았던 일들은 무엇인지를 본다.
어느 때보다도 도진지하게 눈을 고정시 킨 동료들의 다물려진 입은 그들의 굳건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반면에 난 조금은 여유롭다. 비디오 세션에 집중하지 않는 것
이 아니라, 이미 외부에서 충분히 팀의 패 배를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난 무엇이 나빴고, 또 어떠한 것을 하지 말아야하는 지를 안다.
즉, 어떻게 개선을 시킬 것인지도 잘 알 고 있다는 의미다.
‘진짜 빌어먹도록 준비가 잘 됐거든.’
경기에 뛸 수 없었던 난, 패배의 앞에서 무기력함을 느꼈다. 차라리 저항이라도 할 수 있는 입장이었다면 좋았겠지만, 무방비 로 로케츠의 발톱에 할큄을 당해버렸다.
그건 결코 좋은 기분이 아니다.
절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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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 존슨)
“새롭게 업데이트 된 정보입니다. 놀랍게도, 그는 거의 완벽하다고 하네요. 흠- 아무래도 우리에게 알려진 정보가 잘못 된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사실 포포비치나 스퍼스 관계자의 입에서 정확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으니까요. 어쨌든 오늘,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온전한 라인업을 구성하여 경기를 치르게 될 겁니다.”
.
.
비디오 세션이 끝난 뒤에는 추가적인 테이핑과 준비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난 PB&J 하나를 씹으며, 경기에 쏟아 부을 에너지와 열량을 보충했다. 물과 비타민 워 터를 번갈아가며 섭취하고, 바나나와 오렌 지 하나를 먹는 것도 잊지 않았다.
배부른 상태에서 뛰는 것이 아니다. 시합 까진 이제 대략 1시간가량이 남았고, 경기 전의 분위기가 안겨다 주는 특유의 긴장감은 이제는 반대로 소화를 돕고 있다. 신인 때에는 이런 압박감이 소화불량을 안겨다 주기도…
‘응? 아니었나?’
최소한 난 이런 긴장감 때문에 소화가 힘 들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작년 JB라든가 올 해 오마리는 꼭 한 번씩 체하는 바람에 토를 하거나 경기를 결장해야만 했다.
“기분은 어때?”
“몸이 근질거려요, 티미. 전 승리를 원해요.”
“…”
내 대답에 선수단을 둘러보는 티미를 바 라보며, 난 생각했다.
얼마나 오늘의 승리를 원하는지, 또 얼마나 복수를 바라는지.
무엇보다, 휴스턴에 얼마나 깊은 상처를 주길 원하는지에 대해.
“네가 영감을 주고 있어. 저기 녀석들도 네가 있다가 없으니까, 그 빈자리를 더 잘 알게 된 느낌이야. 사실, 이번 시즌 넌 내내 팀을 지켰잖아? 그래서 쟤네들은 네가 지
탱해 온 무게를 몰랐어. 그러다 가장 중요 한 플레이오프에서 그걸 깨달은 거지.”
“우린 팀이에요, 티미.”
나 하나로 인해 어떻게 되는 스퍼스가 아니란 거다.
그러나 티미는 고개를 단호히 가로젓는다.
매우 단호히.
“이곳이 팀이 아니었던 적은 없어. 그러니까 오해는 하지 마. 다만 내가 말하려는 건, 어떠한 팀이었든 결속을 다져 줄 구심점은 필요하다는 거야. 코트 밖에서는 폽이나 내가 어떻게 할 수 있겠지만, 코트 안에서 실력으로 그걸 보여줄 수 있는 건 너뿐이잖
아.”
티미는 조용하지만 또렷한 목소리로 계속해서 말한다.
NO PAUL GEORGE. NO ALDRIDGE.
“어제 네가 돌아오기로 한 뒤에, 뭐가 사라졌는지 알아?”
“??”
“두려움. 난 요 며칠 휴스턴에서 내내 그것을 보았어. 쟤네들은 두려워하고 있었다고, 킴. 너 없이 남은 5번의 매치업에서 두 번의 승리를 거두기를 버거워 했다는 거야. 이건 쟤네들이 얼마만큼 좋은 선수인가와는 상관이 없어.”
결국, 플레이오프란 그런 무대다.
누가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가?
그것이 노골적으로 민낯을 드러낸다.
“그리고 나도 마찬가지야. 네가 있음으로써, 우리가 승리한다고 생각해.”
“티미…”
충분히 감동적인 순간이었고, 실제로 그랬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티모시 씨어도어 던컨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는데 감히 누가 그러지 않을 수 있겠나? 이건 지금 까지 그를 알게 된 후, 내가 듣는 최고의 칭 찬이었다.
하지만 난 감동을 오래도록 끌고 가긴 싫었다. 아직 승리를 거둔 것도 아닐뿐더러, 팀에게 승리를 안겨다주는 재능에 관해서도 챔피언이 된 후에 하고 싶었다.
그래서 난, 이 분위기를 깨버렸다.
전형적인 스퍼스 식으로.
“Damn! 당신 누구에요? 그리고 진짜 티 미는 어디에 있죠? 혹시 납치 된 거예요? UFO 같은 거에? 우-!! 당신 형상변환자구 나!! SHAPE SHIFTER!!”
드라마 ‘ 슈퍼내추럴 ’에서 보았던 단어 들을 끄집어내며 놀랍다는 표정을 지어보 이자, 김이 팍 새어버린 티미가 미간에 힘을 잔뜩 주며 내 머리를 헤집었다. 아직 손질을 하기 전이라 기분이 전혀 나쁘지 않았고, 난 오히려 얼굴을 긴 머리로 가릴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도움삼아, 티미에게 감사를 전한다.
“고마워요, 티미. 제겐 정말 큰 의미가 됐어요.”
“…시끄러워. 이 바보 같은 녀석.”
고개를 가로저으며 멀어지는 티미는 궁 시렁거리는 것을 멈출 줄을 몰랐다. 그렇지 만 내가 이런 행동들을 대체 누구한테 배웠다고 생각하는가? 폽도 알고, 메시나도 알고, 윌 하디도 알고, 마누도 알며, 심지어 새로 합류한 랜들도 안다.
내가 팀 던컨의 뒤를 따르고 있으며, 그가 가진 리더십을 이 스퍼스에서 계속 계승 하려고 한다는 것을. 난 동료들을 단속하거 나 말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니다. 그냥 쉼 없
이 대화를 하고 농담을 던지며, 그들의 관 심사에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플레이를 통해, 그들이 날 믿을만 한 사람으로 생각해주길 바라며 뛴다. 스스로 모범을 보일 수 없는 주제에, 말만 번드 르르한 사람이 되긴 싫었으니까.
다만 난, 티미와는 조금 다르다.
‘일단, 난 트래쉬-토커이지.’
상대가 먼저 건든다는 전제조건이 달라 붙어 있긴 하지만, 모든 트래쉬 토크에 점잖으면서도 뼈와 가시가 돋은 말로 반격했던 팀 던컨의 센스는 따라 갈 수 없는 것이니까. 가끔은 그의 언어구사 능력의 절반만 큼 패션이 따라줬으면 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그런 티미를 사랑하고, 이 프랜차이즈와 이 도시의 모든 사람들도 그를 사랑한다. 10년 혹은 그 이상이 지났을 때, 난 마찬가지의 사람이고 싶다.
난 이 프랜차이즈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그것도, 아주 깊이.
“Aight, Folks.”
어느새 경기를 치를 시간이 다가오고, 우린 언제나처럼 복도에 선다. 지금부터 코트 로 나아가게 되면, 관중들은 멀쩡한 나의 모습에 엄청난 환호성을 보내올 것이다. 이 미 내가 뛴다는 뉴스는 사방팔방으로 뻗어 나갔으니, 그걸 실제 눈으로 확인하고 싶을 거다.
그리고 그런 함성들이 휴스턴을 더욱 압박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난 시합 초반부터 있는 힘껏 달려 나갈 생각이다. 이를 위해 구상한 몇몇 아이디어들도 있다.
일단 지금은, 내 동료들을 챙길 때다.
“Did you guys miss me??”
“아, 또 시작이네. ” , ” Please Shut up.”
“하하하. 부끄럼쟁이들답게 구는데? 좋아, 그럼. 우린 벌써 두 번이나 졌어! 그것도 연속해서! 우리의 수많은 좋은 기록들이 이 미 깨졌고, 사람들은 이제 우릴 의심하기 시작했지!!”
프로스포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비즈니스와 공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첫 번째로 오게 될 것은 ‘ 돈 ’ 이 될 것이다. 염세적이게 느껴질 수도 있는 말이지만, 이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돈은 무엇이든 살 수 있다. 심지어 승리 마저도.
“그래서 우린 지금부터, 저들의 얄팍한 믿음이 부끄럽도록 만들어 줄 거야!! 어떻게? 승리를 통해서!! 어떻게?? 스퍼스답게 뜀으로써!! 어떻게?? 다 함께!!”
하지만 돈으로 살 수 있는 승리에는 엄연 한 한계가 있다. 같은 값어치를 지닌 선수 라 할지라도, 어느 한쪽은 팀을 승리로 이 끌 능력이 없을 수도 있으니까. 이는 어디까
지나 약간의 행운과 경험이 복합 된 선택들이 만들어내는 일이 된다.
그리고 돈이라는 요소를 절대불가침의 영역으로 놓아두게 되면, 결국 최고의 덕목은 승리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승리는 모든 결점들을 가려주고, 승리는 모든 좋지 못한 일들을 참아낼 수 있도록 만든다. 승리는 즉, 우리가 추구해야 할 모든 것이다.
이곳엔 승리. 그러니까, 우승을 위해 모인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알드리지는 그것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고 힘겨운 상황들을 참아내고 있다. 베테랑인 제프 그린과 더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었던 쥴리어스 랜들이 합류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또한 조아킴 노아 역시, 멤피스와 거의 근접했던 계약을 걷어차 버리고 샌안토니 오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왜?
그들은 지쳤다.
패배하는 것에.
“무슨 의미인지 알겠어? 우리는 이길 거 야!! 어떻게??”
“Be US!!!”
“그래!! 우리가 누구지??”
“SPURS!!!”
“바로 그거야!! 손을 전부 여기에 모아.
LET’S GO!! ONETWOTHREE!!!”
“TOGETHER!!!”
지난 3,4차전을 뛰지 못하며 참아온 모든 분풀이를 난 당장이라도 하고 싶어 참을 수가 없을 지경이다.
.
.
(마브 알버트)
“아주 충격적인 일이었습니다! 킴이 다시 돌아왔죠! 사람들은 그가 2주 동안 빠진다 고 알았고,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플레이오 프가 생각보다 일찍 끝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젠 오히려 로케츠가 긴장을 곤두세우게 되었습니다. Hello Everyone! 2019 NBA Play-Off 서부컨퍼런스 세미-파이널 5차전. 그것을 중계하기 위해 텍사스 샌안토니오에 나와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마브 알버트. 그리고 제 곁은 언제나처럼 두 분의 NBA 올스타, 레 지 밀러 그리고 크리스 웨버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제가 말했지만, 아주 충격 적이었습니다.”
(크리스 웨버)
“샌안토니오가 아주 일을 잘 해냈어요. 킴의 상태에 관한 사실을 잘 숨겼고, 그로 인해 로케츠가 더 당황하게 만들었죠. 전 꽤나 훌륭한 기선제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마브 알버트)
“하지만 분명 두 번의 경기를 결정한 것에 따른 컨디션의 난조나 감각의 회복과정은 있을 수 있습니다.”
(레지 밀러)
“다른 선수라면 전 그렇다고 했겠지만, 글쎄요. 우린 이미 이 친구가 엄청난 일들을 보여주는 것을 지켜봐 왔습니다. 그리고 만약 그가 진정한 슈퍼-스타라면, 이런 경기에서 자신의 값어치를 증명해 보일 거예요.”
(마브 알버트)
“오늘은 이야기할 거리가 정말 많을 것 같군요. 흥미진진합니다. 저희는 잠깐 광고를 보내드린 이 후에 돌아오죠. Presented by Mountain Dew! 곧 다시 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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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라인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을 때, 나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표정변화를 확인했다. 불안함을 담은 의구심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곧 그들은 환하게 웃으며 소리를 지르 거나 잔뜩 흥분한 얼굴로 외쳤다.
{ ” MVP!!! MVP!!! MVP!!! MVP!!! ” }
그리고 자리에 멈춰 서서, 난 그것을 들었다.
“외一우!! 와아아아—우!!”
“응??”
“I never seen this before. 시합을 하기 20분 전인데, 벌써부터 사람들이 MVP 챈 트를 외친다고?? 내 말은 그러니까… 와아아아-우!!”
“하하하. 반가워요, 레지. 제가 보고 싶었어요?”
“Hell Yes. 코트의 네가 무척이나 보고 싶었지.”
잠깐 광고를 내보내는 중인 걸까? 어쨌든 짬을 낸 레지 밀러가 하프라인에 선 내게 참지 못하고 다가와 인사를 건네 왔다. 오늘 우리는 평소와는 다르게 외부의 출입을 허용하지 않았고, 덕분에 어서 조금 짜증을 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우린 그런 대신 하프타임 개방을 허용해 의 사람들을 달랬다. 물론 그들은 하프타임도 좋지만, 내 모습을 좀 더 빨리 내보낼 수 있는 경기 전 화면을
원했지만 말이다.
그래서 레지도 내가 멀쩡한 걸 보지 못한 것이다.
“이봐, 킴. 내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
갑자기 은밀한 표정이 된 레지가 내게 다 가와 귓속말을 보내온다.
“혹시 네 복귀에 다른 것들이 도움을 주 진 않았겠지?”
“워-우! 진심이세요? 약물을 의심한다고요?”
“정말 2주가 맞았다면 말이야”
경기력향상에 도움을 주는 약물은 부상
을 회복하는 데에도 마찬가지로 도움을 준다. 신진대사와 신체적인 화학작용을 돕는 물질이니만큼, 통증을 사라지게 만들고 다 친 부위를 빠르게 치료하는 것에 특출 난 효과를 발휘한다.
그렇지만 난 맹세컨대, NBA 데뷔 후 단 한 번도 그러한 것에 도움을 받지 않았다. 만약 그랬다면, 진즉에 타이리스 코치와 친 하게 지냈을 거다.
“2주가 아니었어요, 레지.”
“호오- 그럼 팀이 소문을 흘린 거야?”
“뭐, 그렇다고 해두죠.”
단순히 초인적인 회복능력을 보여줬다고 말을 하긴 싫었다. 오해도 오해이지만, 이렇게 해명하는 편이 불필요한 설명을 아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플레이오프에서 주요 선수의 부상정도를 숨기는 일이야 흔한 일이 라 색다를 것도 없다.
고개를 끄덕인 레지가 다치지 말라고 말 하며, 얼른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다. 그리고 난 그를 보낸 뒤에, 오른쪽 발의 컨디션을 몇 번 더 점검하며 걸음을 옮겼다.
‘완벽해.’
몇 분 전에 맞았던 주사가 이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이는 물론 레지가 말한 그런 종류의 물건이 아니다. 그것은 NBA 사 무국의 승인을 거친 평범한 진통제였고, 매 일 밤 수많은 선수가 아픔을 감추기 위해 같은 것을 맞아가며 뛴다.
나도 가끔씩 인대의 늘어남을 느낀다거 나 타박상으로 몸이 불편할 때면, 시합을 편안하게 소화하기 위하여 진통제를 맞곤 했다. 트레이닝 그룹은 몸이 약에 적응할 것을 우려해 딱히 권유를 하지 않았지만, 선수들이 부탁을 하면 어쩔 수가 없다.
어쨌거나, 난 대강 약에 취해버렸다.
정신이야 완전히 또렷하지만 말이다.
‘이게 나의 또 다른 Flu-Game이 될까?’
차라리 PainKiller-Game이라 부를까 보다.
마음이 조급해질수록 시간이 느리게 흘 러간다는 것을 잘 알기에, 난 최대한 마음을 비우고자 노력하며 평소의 루틴을 이어갔다. 어느새 시끄러웠던 코트의 분위기에 도 적응이 되었고, 모든 각도에서 보이는 조명과 풍경들에도 익숙해진다.
그리고 잠시 뒤에 불이 꺼졌을 때, 난 벤치에 앉아 있었다.
[ ” AND NOW!!! FOR YOURS!!!! SAN ANTONIO SPURS!!!! ” ]
휴스턴의 선수들은 과연 나의 2주 결장 소식을 전해 듣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우리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고 컨퍼런스 파이널에 진출할 수 있다고 여겼을까? 무려 75 승 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기세를 살려, 챔피언십에 오를 수도 있을 거라고 말이다.
아니면 어쩜, 시카고 불스의 저주 같은 것을 만들 생각에 들떠 있었을 수도 있다.
불스의 12승 시즌 기록을 넘어선 팀들이, 결국엔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다는 식의 저주 말이다.
‘Bull Shit.’
난 그 헛소리들을 몽땅 비웃을 준비가 되 어있다.
아니 잠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던가?
‘뭐 아무렴 어때.’
중요한 건, 내가 곧 코트로 나갈 때가 되었다는 거다.
[ ” A 6-9 Foward, From Weber State!” ]
{ ” Kiiiiiiiiiiii-M!!!! }
{ ” 휘이이익-!!! ” }
고작 며칠. 정말 고작 며칠을 빠져있었을 뿐인데, 마치 몇 년을 쉬다 온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내가 얼마만큼 이 볼-게임을 사랑하고, 또 얼마만큼 간절히 이 분위기와, 높은 수준의 경쟁과, 마지막으로 고생 끝에 얻을 달콤한 열매에 중독되었는지를 깨닫 고 있다.
엉덩이를 떼며 자리에서 일어서자, 함성은 더욱 거세어진다.
[ ” MIN!! HYUK!! KIIIIIIIII-M!!! ” ]
코트로 내달려 동료들의 곁으로 가, 각자와 핸드쉐이크를 나누고 어깨와 몸을 부딪 친다. 그리곤 다시 조명이 환해지길 기다리 며 웜-업용 복장을 벗으려는 찰나.
[ ” 그리고 이제. ” ]
“응?”
한결 부드러워진 조나단 샌포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 Ladies&Gentleman, Please
Welcome. ” ]
‘OH, You got to be kidding me.’
지금부터는, 국가가 울려 퍼질 시간이었다.
이런 젠장. 고작 며칠 쉬었다고 해서 이런 아마추어 티를 내다니.
일단 조금만 더, 인내심을 가져야만 할 때였다.
* * *
□ 1쿼터 종료
SPURS 41 : 28 ROCKETS
Min-Hyuk Kim / 10분 28초 출전
: 21PTS / 2AST / 1REB / 1PF
: 6/8 FG, 3/4 3P, 6/6 FT
: +/- : +15
James Harden / 10분 01초 출전
: 6PTS / 2AST / 3REB / 2TO / 1PF
: 2/7 FG, 1/3 3P, 1/1 FT
: +/- :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