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ly dark-haired alien RAW novel - Chapter (1241)
〈 1241화 〉슈르딕 대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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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귀가 들어 맞는 만큼 설득력이 있다.
리치는 우상전쟁 당시에도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싸웠다.
여태까지 그 목적이라는 것은 상당히 애매모호했다.
단순히 추측만을 하고 있었을 뿐이다.
대충 리치가 언데드를 이용해서 세상을 전복하려고 한다든가. 아니면 악신을 부활시키려고 한다든가하는 것들이다.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비슷하기는 할 것이다.
그런데… 그런 새끼가. 차원의 틈을 뚫어서 이런 이계의 강자를 소환했고, 힘을 빌린 것이 드러난 상황이다. 놈은 지금도 차원의 틈을 뚫고 있다. 이런 외부인사를 영입하기 위해서 그러는 것인가?
가능성은 있다.
아무튼 놈은 카르세트를 소환하면서 자기가 인류의 구원자라고 밝혔다. 그래. 이게 중요하다.
“여태까지 수많은 연쇄살인마들을 도살해온 김캇트는 범죄 심리학에 능통하다.”
“…무슨 말이지.”
“조용히 해, 이 씹새야. 넌 씨발 내가 입 열라고 할 때만 열어.”
“…”
직접 말로 뱉으면 집중력이 올라간다.
그러니까 날 방해하지마…!
좋다.
나는 엄청난 양의 경험을 쌓은 프로-프로파일러다. 모르긴 몰라도 이 시대에 나보다 연쇄살인마들을 많이 죽인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존나 유능한 전문가라는 소리지.
따라서 나는 연쇄살인마나 싸이코. 정신병자. 이교도 같은 새끼들의 뒤틀리고 편협하고 악의적인 사고를 정확하게 읽어낼 수 있다.
리치가 우상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이 카르세트를 소환했다고 치자. 그 목적은 신들을 견제하기 위함이다. 왜? 지면 안 되니까. 승리를 해야 하니까 소환을 한 것이다. 거의 뭐 승부를 소환물에 걸어야 할 만큼 똥꼬쑈를 했다고 할 수 있다.
이거 말고 다른 괴물들도 소환했을 가능성도 많고 말이다.
그런데 놈은 구태여 이 외차원의 강자에게 자신이 인류의 구원자라고 소개했다고 한다. 이건 평범하게 미친놈이 아니다. 자신만의 이상과 신념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 그냥 제대로 미쳐버린 놈인 것이다.
자신이 만들어낸 설정에 취해 움직이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그렇지 않은가. 그렇지 않고서야 이 외계의 괴물에게 그딴 걸 소개할 리가 없으니까.
ㅡ놈은 어떤 광신에 사로잡혀 있다.
이딴 영혼을 포식하는 괴물 새끼를 소환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인간의 영혼을 제물로 바쳐온 주제에 인류의 구원자를 자칭할 정도로 미치광이다.
인간의 영혼을 모두 없애버리는 것이야말로 구원이라고 여기는 것인가?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단순히 그런 목적만으로… 움직이는 걸까.
수백 년 묵은 리치다.
우상전쟁 이전부터 활동해온 것이 분명한 고대 리치다.
그런 놈이 수백 년 동안. 오직 인간을 몰살하는 것이야말로 구원이라는 광신에 사로잡힌 채 지금까지도 행동을 계속해 왔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그냥 그런 것일 수도 있는데, 나는 뭔가가 더 있을 것 같다는 말이지… 뭐냐.
도대체 어떤 이유로.
너는 그 긴 세월 동안 애미뒤진 짓거리를 해온 것이냐.
“흠.”
단서가 모자라니 더 생각을 할 수가 없군.
“알라딘. 너 신이랑 신성력에 대해서 아는 것 좀 읊어 봐.”
“신… 신성력… 나는 그 작은 존재의 부탁에 따라… 그것들과 싸워왔다… 몹시 강력했다.”
“아니 씨발 그런 거 말고. 정체 같은 거 있잖아.”
“정체… 신은 강력한 존재다. 나처럼 수육을 하거나 육체를 얻어 이 세상에 강림하지는 않았지만, 외부에서도 이 세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가 있었다… 그것을 제외한 정체는 모른다.”
그 영향력이라는 건 신성력을 내려주는 행위겠지.
“자. 여기 주먹 대령이요. 배빵 좀 맞자.”
“더! 더 알고 있는 것이 있다!”
“그래. 아는 거 많으니까 얼마나 좋아.”
주먹이 직빵이야.
“이유는 모르겠으나… 신성력을 지닌 인간들의 영혼은… 포식할 수가 없었다.”
“뭐?”
신성력을 지닌 인간들의.
영혼을 포식할 수가 없어?
“무슨 소리지? 제대로 말해봐.”
“나는 나에 의해서 죽음을 맞이한 인간들의 영혼을 포식할 수 있다. 하지만 신성력을 지닌 인간의 영혼은 사망과 동시에 사라졌기에… 포식을 할 수가 없었다. 아는 것은 그뿐이다.”
“…”
영혼 포식자 피셜.
신성력을 지닌 인간의 영혼은 사망과 동시에 사라진다.
“원래는 영혼이 남는데. 신성력이 있으면 안 남는다고?”
영혼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 레이스니 고스트니하는 유령형 언데드들도 있는 세상이니까.
눈에 보이는 귀신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렇다. 내가 죽인다면, 그 자리에 영혼이 남는다. 나는 그것을 포식한다.”
“음.”
영혼이 남는데.
신성력이 있으면 그게 사라진다는 거군.
그렇다면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뿐이다.
그 영혼이 믿는 신에게 간다는 것.
“그래 뭐, 일반적이네.”
이것은 대부분의 이세계인들이 믿고 있는 것이었다. 이세계 사람들은 자신이 죽으면 믿고 있는 신의 곁으로 간다고 믿는다. 종교인들 역시 그것이 정확하다고 말한다.
물론 그건 믿음에 불과하다.
제대로 된 진실을 아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
그런데 나는 그 진실을 알아냈다.
그래.
사람이 죽으면 그 신에게 영혼이 간다는 것은 사실이었군. 그럼 신을 안 믿는 자의 영혼은… 잠깐. 그럼 영혼이 남는다는 것은 신을 믿지 않기 때문…?
“아.”
알았다.
중요한 것은 신성력이다.
신성력을 지닌 자들의 영혼이 사라진다고 했다. 그렇다면 신성력이 없는 인간들은 영혼이 남는다는 소리다. 그러면. 그 영혼은 어떻게 되는 거지? 아, 씨발. 모르는 걸 생각하려고 하니까 이거 존나 어려운데.
그래도 뭔가 알아내긴 했다.
제법 유익한 시간이었군.
“그래. 쓸만한 정보니 일단 주먹은 거두어 주지. 그럼 다음 질문인데. 그 구원자에 대해서 기억나는 걸 최대한 말해봐.”
“인간의 골격으로 이루어졌으며… 신과 관련된 것들을 파괴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뿐이다.”
이미 설명했던 것밖에 모르는 건가.
주먹을 들이밀면서 심문을 더 해봤지만, 결국 놈은 리치에 대해서 딱히 아는 것이 없었다. 놈은 소환자보다는 그냥 영혼을 포식하는 것에만 푹 빠져 있을 뿐이었으니까. 신과 적대한 것도 그냥 신들이 자신을 적대하니까 싸웠던 것에 가깝다.
“좋다. 하나 더 묻지. 너 소환한 그 녀석. 지금 어디 있냐?”
“알지 못한다. 나는 전능하지 않다. 수백 년 동안 봉인되었고, 그동안 나는 그 존재에 대한 정보를 전달받지 못했다.”
“마법으로 기운 같은 거를 좀 느껴봐.”
“느낄 수 없다.”
“해! 하라고! 해애애애애앸!!!”
“으아아아아아악!!!”
결국 인내심이 한계에 달한 나는 이 이계의 강자를 존나게 더 두들겨 팰 수밖에 없었다…! 이 새끼! 아는 게 너무 없어!!!
“뒈져! 뒈져! 뒈지라고, 이 씹새!!!”
“궈어어어억!!”
패고 또 팬다!!!
이딴 새끼는 결코 살려둬서는 안 된다! 결국 인간의 영혼을 포식할 존재! 있어 봤자 해악을 끼칠 뿐이다! 지금 이 자리에서 죽이도록 하겠다! 무엇보다 애초에 살려준다는 생각 자체를 안 하고 있었어! 정보를 뽑아냈고, 그것으로 용도를 다 했으면 철저하게 폐기할 뿐이다!!!
“여태까지 잡아먹은 영혼들의 원수를 이 자리에서 갚아주마!!!”
ㅡ파앗.
그 순간.
ㅡ화르르륵!!
놈의 몸에서 푸른 불꽃이 피어올랐고.
“어리석은 존재여. 승리감에 도취되었는가.”
그런 근엄한 목소리와 함께 놈의 몸통 부분에서 어떤 축구공만 한 정육면체의 큐브가 생성되더니, ㅡ쑤우우욱! 순간 공간이 극렬하게 왜곡되면서 놈의 육체가 그 안으로 순식간에 빨려 들어갔다.
마치 동화되는 듯한 느낌이었고, 녀석이 도망치려고 수를 쓴다는 것이 명백해 보였다. 아니 이건 뭐 그냥 구태여 생각할 필요조차 없이 도망치려고 하는 거다.
“존나 유감이지만.”
나는 그 모든 것을 눈으로 다 보고 있었다. 애초에 이딴 새끼가 아무리 빠르게 움직여봤자 내 감각을 초월할 수는 없다. 그래. 저 기이한 마법을 이용해서 도망치려고 하는구나.
나는 내 앞에서 도망치는 분충을 결코 용서하지 않는다.
ㅡ…
이미 내 주먹에는 파천의 힘이 담긴 상태였다. 최고조로 끓어 넘친 멸살의 힘이 천마파천장을 장전하게 했고.
“천마파천장.”
1초를 수천, 수만 조각으로 잘게 쪼개버린 찰나의 순간.
천마파천장이 쏘아졌다.
ㅡ투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막대한 파멸이 카르세트가 만들어낸 큐브를 덮친다.
나는 정확하게 느낄 수 있었다.
내 힘에 매몰된 카르세트가 소멸했음을.
놈은 공간을 왜곡했고 다른 곳으로 도망치려고 했지만, 이 천마 김캇트 앞에서 그런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 김캇트는 도망치는 분충을 결코 놓치지 않는 신선이다. 내게 등을 보인다는 것은. 그냥 그 순간에 목숨을 잃는다는 것에 불과해.
“대화에 어울려주는 척하면서.”
맹렬한 힘이 여전히도 몰아친다.
“도망칠 시간을 벌었느냐.”
그 힘을 거두고.
“어리석고 또한 우둔하다. 이 김캇트가 그것을 생각하지 못했을 것 같느냐.”
ㅡ화르르륵.
사랑의 불길을 꺼뜨린다.
그 자리에 남은 것은 탁구공만 한 크기로 쪼그라든 파란색의 큐브였다. 그것은 마치 사파이어를 가공한 것처럼 반짝였다. 외차원에서 온 이계의 강자 카르세트는 이것으로 완전한 죽음을 맞이했다.
“나는 대비가 철저한 남자라고. 그것을 기억해라.”
투명하게 반짝이는 푸른 큐브를 잡아든 채 말한다.
이런 새끼들은 언제든지 자신의 몸을 뺄 기회만을 노리기 마련이다. 사실 이쯤 되는 마법적인 존재가 도망칠 수단이 없다는 것은 말이 되질 않는다.
그동안은 내가 내 힘을 이용해서 줘패고 있었으니 탈출 마법을 발동하는 것에 제동이 걸렸겠지. 나는 놈을 패면서 내 힘을 놈의 내부에 흘려 넣었다. 감각을 교란시키고 술식을 방해하며 고통을 주기 위해. 그래서 놈은 내 고문을 견뎌내면서, 대화에 어울려주고. 술식을 완성할 시간과 여건을 만들었다.
물론 김캇트는 다 알고 있었노라.
아무튼 전리품이 남았다.
“이걸.”
이걸 흡수할 수 있을까?
“아니.”
하지 않는다.
콜로서스를 죽이고 그 파편을 흡수함으로써 부작용을 겪었다. 앞으로는 신의 파편을 흡수하는 행위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냥 일단 좀 찾으면 모아두기만 하자. 내 힘에 대해서 명확하게 규명한 다음에 흡수해도 문제는 없을 테니까.
이 큐브 역시 마찬가지다.
뭔지도 모를 외차원에서 온 새끼의 힘을 흡수할 이유 따위는 없다.
ㅡ고오오.
손바닥 위에 올려둔 큐브를 나의 불꽃으로 재차 태운다. 아, 진짜로 태우는 것은 아니다. 그냥 나의 힘과 감응시키면서 분석을 좀 할 뿐이니까.
“…”
특이한… 기운이 느껴지는군.
그러나 규명할 수는 없다.
“뭐.”
그래도.
“오늘도 존나 좋은 일했군.”
존나 좋은 일 했다.
“실로 신선다운 일을 했어.”
해방된 고대의 영혼 포식자를 내 손으로 잡아 죽였다. 이건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한 행위나 다름없다. 거참. 여태까지 내가 내 손으로 구한 사람이 몇 명인지 원.
ㅡ후우웅.
그것을 생각하자 괜스레 따뜻하고 포근한 바람이 불어와 나의 가슴을 간질였다. 그래… 누군지도 모를 사람들을 구했다. 그들에 대해서 모른다. 그러나 그들을 구한 이 감정은.
분명 사랑이었다.
“사랑의 힘이야.”
ㅡ파앗!
나는 사랑을 느끼면서 춤을 췄다.
기분이 몹시 좋았다.
내가 사랑으로 이루어진 존재라는 것을 아주 잘 느끼게 되었다. 어쩌면 카르세트는. 내게 이러한 느낌을 알려주기 위해 나타난 행운의 파랑새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어?”
어 씨발.
따지고 보면 놈의 피부색도 파란색이었지… 이거 참.
“재미있는 우연도 다 있군 그래.”
파랑새랑 파란 피부의 영혼 포식자라.
사실 벨기에의 희곡인 파랑새에 나오는 파랑새도 약간 영혼 포식자 비슷한 느낌의 괴물이다. 유혹적인 말을 뱉어 인간을 헛된 희망에 빠뜨리고 유인하여 결국 그 영혼을 빼앗는다.
영혼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는 행복은 파랑새 같은 비현실적인 것에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의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여전히도 허황된 희망에 대해서 노래하며 자신을 유혹하고 있는 파랑새를 떨쳐내야 하는데, 알다시피 그런 걸 깨달을 수 있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가 않다.
인간의 대부분은 어리석다.
어리석기에 끝까지 헛된 희망을 쫓으며, 결국 파랑새에게 영혼을 잡아먹히게 된다. 순수한 아이들은 결국 진실을 깨닫고 영혼을 보존했으나, 세상에 찌든 어른들은 어떨까.
“이 김캇트는 순수함을 신봉한다.”
따라서 나는 파랑새에게 영혼을 빼앗기지 않아.
“행복이라는 것은 내 눈앞에 있으며, 누군가가 주는 것이 아닌. 바로 내 손으로 쟁취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내게는 행복을 나눠주고 있는 나의 여자들이 있어. 그랬기에 나는 모든 종류의 희망을 소유했다. 따라서 나는. 사랑의 천마인 동시에 희망의 천마이기도 하다.”
오늘 나는 깨달았다.
나는 사랑이며, 파멸이다.
동시에 인류의 희망이었다.
“비인간적인 좆망할 괴수 파랑새는 가짜 희망을 미끼로 삼아 인간들의 영혼을 빼앗았으나, 나는 진정한 희망으로 그 가련한 영혼들을 구원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