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ly dark-haired alien RAW novel - Chapter (510)
〈 510화 〉준사제 김캇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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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인 훈련과 잔혹한 실전으로 연마되었으며, 마나로 담금질까지 완료된 나의 펀치는 그 일격일격이 살인이나 다름없었다.
나에게 있어서 펀치란 살인이다.
그 묵직한 꿀밤을 처맞은 악마의 머리통이 움푹 패여들어가면서, ㅡ뽀옥! 마치 농담처럼 두 눈깔이 튀어나와서는 내 발치에 떨어졌다.
ㅡ데구르르.
미친 구슬동자…!
이딴걸 애들이 본다면 구토를 하고 말 것이다!
“데흐윽! 구학!”
소파에 거만하게 앉아서 내게 거래를 요구하던 악마는 뒤늦게 예의를 되찾고 허리를 구부리면서 피거품을 뿜어댔다.
나는 바로 떨어진 눈깔 중 하나를 주워들었다.
“후우.”
그리고 입으로 바람을 불어 깨끗하게 만든 뒤에 악마의 텅 빈 눈꺼풀을 잡고 벌려서 그 안쪽에 눈깔을 끼워줬다.
“끼웟끼웟.”
“크흐하윽…! 카학!”
한쪽 눈깔을 되찾은 악마의 머리통이 수복되기 시작했다. 눈이 한쪽밖에 없는 악마의 용모는 무척이나 기괴했다.
“매드아이 선생…!”
이런 매드아이 새끼!
움푹 패인 머리통이 부풀어 오르면서 내부에 차있던 피를 뿜어낸다. 감히 내게 이딴 환상인지 꿈속일지 모를 개수작을 걸려고 하다니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대체 왜 그랬지, 매드아이 선생!”
“대, 대체 이게 무슨…!”
“조용히 하세요!”
ㅡ콰앙!
나는 다시 한 번 살인꿀밤을 날려서 기껏 수복된 놈의 두개골을 망가뜨렸다.
“게흑!”
실로 경쾌한 타격이었다.
단 일격으로 악마의 머리통이 으스러지면서 내부가 진탕이 된다. 예전의 나였다면 상상조차 못 할 공격. 그러나 지금은 일상이나 다름없는 살인적인 파워.
신체의 내구도가 높은 악마조차도 내 펀치 앞에 무릎을 꿇는다.
“조용히 하세요, 조용히 하세요!”
ㅡ콰앙!
ㅡ콰앙!
“크하아아아악!!”
그리 하염없이 녀석의 머리통을 두들겼다.
뭔지는 몰라도 이런 상황이 되었다면 폭력 말고는 별다른 수가 없다. 놈을 개 씹창을 내서 얌전하게 만들어야지만 대화를 하든, 정보를 뽑아내든 뭔가를 할 수 있다.
원래 이딴 놈들과 대화를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먼저 기를 꺾어주는 것이다. 승기를 잡았다면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좆같은 악마새끼!”
ㅡ퍼억!
타격을 할 때마다 피와 뇌수가 튀면서 시꺼먼 바닥을 적셨다. 하지만 아무리 때리고 때려도 녀석은 계속해서 자가수복 만을 할 뿐, 죽지는 않았다.
이 곳이 이 녀석의 공간이라 그런가?
물론 깨뜨리는 건 쉬울 것이다.
“크헤윽…! 그만! 그만! 그만해, 제발!”
“너는 피해자들이 그만하라고 했을 때 그만한 적이 있느냐!”
“그게 대체 무슨 소리…! 크하아학!!!”
내가 가장 용서할 수 없는 부류의 녀석이 바로 이런 씹새끼들이다. 자기는 아무렇지도 않게 소중한 생명들을 죽여왔으면서, 정작 자신이 죽을 때가 되면 개지랄을 떤다.
자기 생명만 소중하고 다른 생명은 도구나 벌레 정도로 여긴다. 그 이중성은 제국주의자들이나 다름없는 것이었다. 천마 김캇트로서, 준사제 김캇트로서 결코 이런 패악질은 보고 넘길 수 없다.
“뒈져! 뒈지라고! 이 악마새끼!”
“우와아아악!!”
결국 한참동안 폭력에 몰두하다니 보니 악마의 머리통이 마치 두더지 잡기 게임처럼 모가지 안쪽으로 쏘옥 들어가버리고 말았다.
존나 때리다 보면 이런 일도 생기는군.
ㅡ뿌득! 뿌득!
그러나 그런 상태가 되었음에도 악마는 자신의 머리를 천천히 수복할 뿐이었다. 모가지 안쪽으로 박혀 들어간 머리가 슬금슬금 기어 나오면서 원형을 되찾는다.
회복력이 강한 타입의 악마인가?
아니면 이곳이 현실이 아니라서?
그런 것치고는 고통을 느끼고 있는 모양이고, 데미지 역시 입고 있다. 뭔가를 파괴하고 때리는 것에 이골이 난 나는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악마가 고통에 찬 비명을 터트리는 것은 진짜였다.
“이런 씨발새끼! 이제 그만 회복해!”
아무튼 그 지긋지긋한 회복력에 분노한 나는 다시 한 번 천마멸겁연환권을 펼쳐 녀석을 가루로 만들어버리려 했다.
“키이이익!!”
그런데 그 순간, 수복을 마친 악마가 화들짝 놀라면서 소리쳤다.
“그, 그만! 제발 그만! 잘못했습니다!”
“뭐 이 새끼야?”
“잘못했습니다, 제발 그만 해주세요! 제가 잘못했습니다!”
“뭐, 뭐야?”
놀랍게도 악마가 소파를 걷어차더니 그 자리에서 내게 넙죽 절을 하면서 애원을 하기 시작했다. 설마 그거 폭력 조금 썼다고 악마한테 예절이 주입된 것인가?
“너 왜 이래! 제정신이야!”
악마한테 사과를 받게 되다니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이 씨발새끼가!”
너무나도 비인간적인 상황에 처하자 더는 폭력성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머리끝까지 화가 난 나는 즉시 절을 하고 있는 녀석의 뒤통수에 천마군림보를 때려 박았다.
ㅡ퍼엉!
그로서 악마의 머리통이 시원하게 폭발하면서 육편이 튀었다. ㅡ털썩. 머리를 잃은 육체가 허물어졌다. 이쯤 했으면 죽어야 될 것 같은데… 놀랍게도 악마는 다시 한 번 수복을 하기 시작했다.
사실 마검이 아니라 플라나리아 데몬 뭐 그런 건가?
“어흐으윽!! 그만! 그만해주세요, 제발…! 제가 잘못했습니다!”
“뭐지? 왜 안 죽지?”
“그만… 이제 그만…”
원형을 되찾은 악마가 온몸을 비틀어대면서 눈물 콧물을 질질 짜내며 울부짖었다. 이 새끼… 이제 대화할 준비가 된 것인가?
일단 악의 존재와 대화를 하기 전에는 이렇듯, 다진 고기처럼 패버리고 나서 하는 것이 상식이었다. 이것은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이며, 지역 관습법은 물론이고 필수적인 종교 절차에까지 속하는 일이었다.
ㅡ드르륵.
나는 놈이 차버린 소파를 끌어와서 그 위에 앉았다.
“너 왜 안 뒤지냐?”
“…”
내 물음에 악마가 입을 우물거렸다. 벌 받는 애새끼도 아니고 입을 닫으려 해? 즉시 주먹을 한번 들어 올리니, 발작을 한 녀석이 소리쳤다.
“아이고! 그것은 여기가 제, 제 공간이라 그렇습니다!”
공간이라.
“…니 공간이 뭐길래 그딴 공격을 맞고도 안 뒤져? 설마 무적상태냐?”
이딴 좆병신 악마가 자기 공간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불사 상태가 될 정도의 힘을 얻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뭐, 그냥 내 상식이 그렇다는거지 그럴 수도 있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별로 납득이 되는 대답이 아니다.
“그, 그건…!”
“이 새끼! 답답하게 하지 말고 빨리 말해!”
“히이이익!! 이, 이 곳이 현실 세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건 알고 있어, 이 씹병신 답답한 새끼야!!!”
아이고 씨발, 이딴 답답한 새끼랑 내가 대화를 한다고 또 지랄을 해버렸다! 경험상 이딴 등신을 심문해 봤자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안 뒤지면 뒤질 때까지 패면 되는 법! 뒈져라, 천마군림보!”
“으아아아아아아악!!”
ㅡ퍼엉!
시꺼먼 공간에 비명이 울려 퍼졌다.
천마군림보의 일보를 밟을 때마다 지면이 뒤집어지면서 조명이 깨어진다. 장식처럼 박혀있는 도검들 역시 진작에 가루가 되어서 흩어졌다.
ㅡ힐데가르트.
그녀가 내 꿈속으로 들어왔던 경험이 도움이 되었다. 거기서도 적응을 했듯이, 지금의 나도 이 악마의 공간을 압도하고 있었다. 온전한 위력으로 터져나간 천마군림보가 공간을 제압한다.
ㅡ와장창!
그러고 있다 보니 돌연 주변이 풍경이 깨어지면서ㅡ
ㅡ눈이 뜨여졌다.
“씨발!”
“캇트?!”
순간 너무 눈이 부신 나머지 인상이 찌푸려졌다.
이 목소리는… 클라우디인가? 불분명한 시야가 어지럽다. 나는 간신히 상체를 일으켜 앉았다. 기묘한 감각이다.
“아오, 쓰으벌… 클라우디? 위니아?”
“깜둥이 정신 차렸구나!”
“머여?”
주변을 둘러보니까 여기는 아까 마검과 전투를 벌였던 그곳이 맞았다. 저쪽에 사내가 누워서 자고 있었고, 내 양옆에 클라우디와 위니아가 붙어 있는 상태다.
뭔지는 몰라도 현실로 돌아온 것 같다. 역시 뭐든지 물리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제일 빠르다.
“…무슨 일이 있었지?”
“캇트, 캇트읏…!”
클라우디랑 위니아는 거의 울상이 된 채로 내게 안겨들고 있었다.
…뭐?
아니, 씨발! 내 여자들이 울고 있다고!
맹렬한 분노가 치솟아 오르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클라우디! 위니아! 진정해! 나 여기 있으니까 그만 울어! 이게 무슨 일이야!”
나는 울려고 하는 클라우디와 위니아를 진정시켜주면서 물었다. 곧 훌쩍이던 것을 멈춘 그녀들이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다.
“…깜둥이 갑자기 쓰러졌어. 마검 때문에 뒤지는 줄 알았다구, 진짜! 내 말 안 들었다가 또 뒤질뻔했잖아!”
들어보니까 마검을 살피던 내가 돌연 쓰러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무 뒤쪽으로 옮겨두고 응급처치를 하고 있었던 중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나는 정신을 잃는 동시에 그 악마의 영역으로 끌려갔던 모양이다. 이런 개 씨발새끼! 감히 내 아내들에게 걱정을 하게 만들다니!
그래도 시간은 그렇게 많이 안 지난 모양이다. 늦었으면 더 큰 걱정을 하게 만들 뻔했다.
“후우… 그래. 나 안 죽으니까 안심해.”
나는 그녀들을 진정시켜주고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악마의 공간으로 끌려갔고, 거기서 계약을 요구받았다. 물론 놈이 때려죽이고 탈출했다. 이야기를 들은 위니아가 눈살을 찌푸렸다.
“…앞으로 마검도 금지야.”
“그래, 그래.”
금지당하는거 참 많다.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하려고 하니까 클라우디가 나를 끌어안았다.
“캇트… 일어나서 정말 다행이야. 놀랐어, 정말… 이렇게 걱정하게 만들거야?”
“미안해. 아오, 거기서 그렇게 되냐.”
악마 이 씹새끼. 용서할 수 없다.
나는 바로 붕 뜬 것 같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주변을 살폈다. 바로 저쪽에서 절단난 마검이 시꺼먼 웅덩이 안에 눕혀져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까 그 악마를 죽인 것에 성공한 것일까? 불사는 아니었을 테니 결국 내 천마군림보 앞에 굴복하기는 했다. 그런데 솔직히 좆밥이라지만 녀석이 얼마나 강한건지는 감이 잘 안 잡혔다.
그렇게 처맞았는데도 수복을 하다니… 이건 내 생각인데, 악마는 뭐랄까 현실과 비현실이 혼재된 존재였다. 그래서 악마인 것이겠지.
“클라우디, 위니아. 따라와.”
“…어딜?”
“저기 마검 쪽으로.”
“깜둥이 미쳤어! 가서 또 그 지랄 할려구!”
“아니.”
이제 괜찮다.
“걱정마. 아무래도 악마는 내가 물리친 것 같으니까.”
“…”
바로 마검이 눕혀진 웅덩이 쪽으로 다가갔다. 클라우디랑 위니아는 내 뒤에 서서 내 팔을 붙들고 있었다. 조심하라는 의미였다.
ㅡ부글부글.
다가가서 살피고 있으니, 시꺼먼 웅덩이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깜둥아!”
“캇트!”
두 아내들이 과민반응을 하면서 나를 끌어내려 했다. 하지만 괜찮다. 아까 그 심상세계에서 내가 승리했기 때문에 바깥으로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저 악마는 더이상 내게 해를 끼치지 못한다.
“쿠오오오오!”
ㅡ촤아아아악!
웅덩이 안쪽에서 무언가가 솟아올랐다.
ㅡ덥석!
그 안에서 자그마한 손이 나타나 땅을 짚었다.
“구흐으윽…! 크하아악!”
그 무저갱의 어둠에서 기어나온 것은… 아까의 그 악마였다.
아니, 정확히는 조금 달랐다.
소인(小人).
“카하아아악!”
대략 키가 50cm 정도 되어 보이는 악마가 오만상을 찌푸린 채 시꺼먼 피를 토해내면서 웅덩이의 안쪽에서 간신히 기어 나왔다. 그것을 본 위니아가 경악했다.
“저, 저거 뭐야! 저거 뭐야, 깜둥아!”
“…내가 말했던 그 악마야. 저게 바로 마검의 정체겠지.”
작아진 것은 개처맞아서 힘을 잃었기 때문일까?
“흐응…”
ㅡ뚜벅두벅.
클라우디가 긴 다리를 뻗으면서 악마를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나 역시 그녀를 뒤쫓았다. 위니아는 안전부절 하지를 못했지만, 결국 우리를 따라왔다.
“이, 이런…! 이런 말도 안 되는! 나 뷔갈이 이런 꼴을 당하다니…!”
“뷔갈?”
“…너는?”
돌연 클라우디가 뷔갈에게 손을 뻗었다. 놈은 크기가 존나 작았기 때문에 아무런 저항을 하지 못하고 그녀의 손에 붙들렸다.
“뭐하는 짓이냐! 놔라!”
“…”
ㅡ부우욱.
돌연 클라우디는 바둥거리는 뷔갈의 팔다리를 잡고는 마치 배추김치를 찢는 것처럼 그 사지를 쫙쫙 찢어대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이어진 상황이라 나는 순간 상황을 받아들이질 못했다.
“키햐아아아아아앗!!!”
비명과 함께 피가 쏟아져 나왔다.
도, 돌발상황!
“잠깐 클라우디! 그거 죽이면 안 돼!”
죽이지 말고 가져가서 증거로 보여줘야 한다! 악마를 생포하게 되다니 이건 분명 교회에서도 쌍수를 들고 반길 일이었다! 저렇게 작고 약해진 악마라면 충분히 생포할 수 있다!
악마생포라니 전대미문이다!
“죽이면 안 돼?”
내가 그것을 제지하자, 그녀가 나를 돌아보았다.
“…크, 클라우디?”
눈빛이 굉장히 날카로워져 있었다.
아무래도 굉장히 화가 난 것 같았다.
“화났어?”
“그럼 화가 안 났을까? 캇트… 방금 나는 캇트를 잃어버리는 줄 알았어.”
…이거 어떻게 진정을 시켜줘야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