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249)
성좌가 된 플레이어-249화(249/250)
제249화
대재앙이 이런 것일까.
태양 아래로 불타는 돌덩이들이 끊임없이 떨어지며 건물들을 파괴하고, 키클롭스들이 도시를 누비며 진격하고 있다.
불과 얼음, 대지로 이루어진 거인들은 성역의 건물들을 붕괴시키며 나아간다.
하늘을 날고 있는 천사들은 야만족 전사들이 내던지는 쇠사슬에 의해 땅으로 추락하며 난도질당했다.
지상에는 망령의 군세가 거닐고 다니고 있으며,
성역의 신도들은 부서지는 건물의 잔해에 공포에 떨면서 이리저리 피하고 있었다.
쿵-! 쿵-!
“모두 먹어! 하하하!”
밀라니젤 황제는 눈이 하나인 거인이 신도들을 잡아다 산 채로 잡아먹는 모습을 보았다.
그 위에선 광기 어린 웃음소리를 내뱉는 수인이 있다.
한쪽에서는 거대한 세계수가 뿌리를 움직이며, 마치 인간처럼 뒤뚱거리며 걸어 나간다.
그 위에서는 엘프들이 화살을 쏘고, 그 밑에는 데스 나이트들이 괴성을 지르며 제국군을 압도하고 있었다.
“감히…. 감히…!”
밀라니젤 황제가 검을 든 채 그들에게 달려들려는 그때였다.
그는 본능적으로 등 뒤가 오싹한 것을 느꼈다.
급히 몸을 돌려 검을 휘두른다.
쾅-!
한기가 서린 폭발이 일어남과 동시에 밀라니젤의 몸이 얼었다.
‘무슨…?!’
나오고자 한 외침도, 한기 때문에 움츠러든 근육이 그것을 방해했다.
“크으윽….”
밀라니젤 황제는 고개를 들었다.
백발에 눈을 감고 있는 노인.
지팡이를 든 게 마법사로 보였다.
“네놈은 누구냐!?”
“종말의 성좌님을 섬기는 샤먼이라 한다. 애송이.”
“애, 애송이?”
감히 황제를 그런 식으로 칭하다니!
울컥한 것도 잠시, 샤먼의 행색을 보던 밀라니젤이 침음을 삼켰다.
‘분명, 로한 후작의 기병대를 쓸어버렸다는 마법사가….”
밀라니젤은 자신이 선봉대로 내민 로한 후작의 기병대 패퇴 소식을 떠올렸다.
그럼 이 눈앞의 노인이 마권사일 터.
“짐은 밀라니젤-.”
“닥치고 덤벼라. 애송이.”
샤먼이 손가락을 까닥거리자, 밀라니젤의 눈 근육이 꿈틀거렸다.
나름 예우해주려 했더니…, 야만인이라 예의 따윈 밥 말아 먹은 듯하다.
밀라니젤은 분노하여 그에게 달려들었다.
***
깡-!
칸쿤은 눈을 부릅뜨고는 방패를 들어 날아온 창을 막아냈다.
그녀의 몸이 뒤로 튕겨 나간다.
빛의 날개를 펼쳐 가까스로 몸을 지탱한 그녀는 자신에게 일격을 날린 자를 쳐다봤다.
3쌍의 성스러운 날개를 가진 성좌.
검은 날개와 갑옷을 입은 여신이었다.
「이 몸은 밤의 성좌이자 꿈의 성좌, 릴릭. 머큐리를 모욕하는 여자여! 그대의 목을 가지겠다.」
“어…?”
서, 성좌? 성좌를 상대해야 해?!
칸쿤은 급히 지상에 있는 쿠단에게 소리쳤다.
“사, 삼촌! 좀 도와주세요!”
“…그건 무리겠다.”
쿠단은 묠니르를 쥔 채 앞을 바라봤다.
왜소한 몸에 토가를 걸친 사내 주위로 날벌레들이 우글거렸다.
수십 미터의 지네가 땅에서 튀어나와 쿠단을 바라본다.
“우리 군의 휴식을 방해한 벌레의 성좌인지 뭔지 하는 놈이로군.”
쿠단은 멈칫했다.
시선을 내린다.
수많은 개미 떼가 쿠단의 발밑에서 기어 올라온다.
날벌레들은 쿠단의 귀에 들어가 살점을 물어뜯는다.
그중 독을 품고 있는 개체도 있는지 피부가 검게 물들며 온몸이 마비되어 가기도 했다.
「열등한 인간이여, 나의 먹잇감이 되어-」
쿠단의 몸에서 스파크가 튀기며 주변의 작은 벌레들이 타들어 갔다.
성좌는 멈칫했다.
쿠단의 몸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피부가 갈라지고 덥수룩한 털이 자라난다.
벌레의 성좌는 굳어진 채 쿠단을 올려다봤다.
쿠단은 묠니르를 움켜쥐며 벌레의 성좌를 노려봤다.
“칸쿤. 성좌들은 사로잡아라. 로키 님의 명령이다.”
“지, 진짜…? 그, 그건 무리일 거 같습니다!”
“기합으로 어떻게든 해.”
“……!”
쿠단과 칸쿤이 성좌들에게 달려들었다.
***
로키는 앞으로 나아갔다.
그의 갑옷이 으깨져 있다.
금이 간 갑옷 사이에서는 피가 뚝뚝 흘러내렸다.
“후우….”
그의 주변에는 쇠사슬에 묶여 비명을 지르는 성좌들과 죽은 천사들의 시체들로 즐비해 있다.
로키는 인벤토리에서 포션들을 소환해 허공에 날렸고, 그때마다 그의 갑옷에서 펜리르와 요르문간드가 나와 포션을 으깨 몸을 회복시켰다.
“…피곤하군.”
그는 궁니르를 쥔 채 뚜벅뚜벅 탑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에게 달려드는 성좌들은 없었다.
천사들 역시 지켜보기만 할 뿐이었다.
“……?”
탑의 꼭대기에 오르자, 엘리시온의 신전이 보인다.
로키를 마중 나온 천사들이 로키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위대한 종말의 성좌님을 뵙나이다.」
“덤비지 않는 건가?”
「테리오스 님께서 정중히 모시라고 하셨습니다.」
“그럼 비켜.”
로키의 말에 천사들이 좌우로 비켜선다.
입구에 도착한 로키가 양손으로 문을 열었다.
끼이이이익!
문이 열리고 신전의 발코니에 있는 테리오스가 보인다.
또한 그 좌우로는 검은색 갑옷을 입은 성좌와 거대한 메이스를 쥔 성좌가 보였다.
‘성좌가 셋인가.’
이거 또… 피곤하겠군.
“다른 성좌들은 없나?”
「…형제와 자매들이 죽어가고 있다.」
“…….”
테리오스는 발코니에서 실시간으로 파괴되어 가는 엘리시온을 내려다봤다.
「이 대륙에 크나큰 재앙이 덮칠 것이다.」
“그러지 않기 위해 최대한 산 채로 잡아내고 있지. 뭐, 죽은 놈은 최대한 빨리 무구로 만들어 대처할 생각이다.”
「…이대로 가다간 그쪽이나 우리나 막심한 피해를 볼 터.」
테리오스는 뒤를 돌아 로키를 쳐다봤다.
「다시 한번 휴전 협정을 요청한다. 아니, 종전 협정을 하는 게 좋겠지.」
“……”
「우리 성좌들의 이름을 걸겠다. 다시는 너희 아스가르드를 건들지 않으마. 아니, 우리를 섬기는 국가 이외엔 그 어떤 국가도 침범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한다.」
그 오만한 성정을 가진 성좌치곤 엄청난 양보였다.
「그쪽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죽음으로 일어날 혼란을 바로 잡는 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할 터. 그러니…」
“아니, 그 정도까지 긴 시간이 필요 하지 않아.”
로키는 눈웃음을 지었다.
“너희들의 사체로 대체품을 만들어 그걸 나를 따르는 이들에게 나눠주면 되는 일이니까.”
이미 헬가와 칸쿤이 그 힘을 발휘해 재앙을 물리는 걸 확인했다.
성좌들이 죽으면 분명 암흑기가 발생하겠지.
하지만 그것은 아주 잠깐이다.
인간들이라면 능히 버터낼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성좌들에게 전 인류가 식량이 되어 살아가는 것보단 나으리라.
「인간을 그토록 위하는군.」
“그저 나를 거슬리게 한 너희가 마음에 들지 않을 뿐이야.”
로키의 말에 테리오스는 허공에 손을 휘둘렀다. 그의 손에서 창이 소환된다.
새하얀 창에 핏빛 기운이 감돈다.
테리오스의 등 뒤로 태양처럼 찬란한 황금빛이 터져 나왔다.
「그럼 싸울 수밖에 없겠군.」
테리오스와 그 좌우에 있던 성좌들이 무기를 든다.
메이스, 그리고 검은색 대검이었다.
“네놈들이 나를 이길 순 있고?”
「아젤란 성좌의 등 뒤를 찌른 게 누구라고 보는가. 바로 나다.」
테리오스가 한 발짝 걸음을 옮겼다.
순간, 로키의 등이 꿰뚫린다.
「태양이 있는 한 난 그 어디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로키가 등 뒤로 궁니르를 휘둘렀지만, 테리오스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발소리도, 기척도 없다.
순간, 로키는 반사적으로 몸을 옆으로 틀었다.
하늘에서 내려 찍힌 창이 로키의 어깨를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간다.
작은 상처 속에서 태양처럼 휘황찬란한 빛이 깃들며 폭발했다.
쾅-!
“……!”
로키가 몸을 휘청거린다.
그때, 로키에게 달려드는 이가 있다.
성좌 하나가 천둥과 같은 소리와 함께 메이스가 내려 찍힌다.
로키가 궁니르로 메이스를 쳐내려 했지만, 로키의 몸동작이 멈췄다.
로키의 그림자를 다른 검은 갑옷을 입은 성좌가 밟고 있다.
「종말이여!」
「우리의 손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라!」
‘…천둥과 그림자를 다루는 권능인가?’
또 골치 아픈 녀석들이….
메이스가 로키의 머리를 강타했다.
그림자가 밟혀 움직임에 제약이 걸린 로키로부터 테리오스가 거리를 벌리며 말했다.
「태양 아래는 나의 영역이다.」
로키는 눈을 깜빡거렸다.
눈앞에 테리오스가 두 명이 있다.
“네놈, 쌍둥이인가?”
눈을 다시 한번 깜빡거리자, 넷으로 늘어난다.
‘분열?’
수십, 수백으로 늘어난 테리오스가 로키를 향해 창을 내찔렀다.
수백 개의 창이 갑옷을 부수고 살을 파고든다.
아젤란 성좌를 죽였던 창은 로키를 벌집처럼 구멍 내며 유린한다.
테리오스는 자신의 분신들을 이용해 로키를 압박해 나갔다.
테리오스와 천둥의 성좌, 그림자의 성좌는 그런 로키를 보며 진심으로 감탄했다.
‘대단하군.’
다른 성좌였으면 이미 죽었을 치명상이다.
하지만 놈은 버티고 있다.
과연 아젤란이 마지막으로 남긴 최후의 성좌다웠다.
하지만 그것도 끝이다.
‘이 테리오스가 아버지의 마지막 희망을 없애버리겠다!’
태양 아래, 그리고 이 성역 아래에서 자신을 뛰어넘을 수 없다.
‘이곳은 대륙에서 태양과 가장 가까운 성역이다.’
이곳에서 놈을 죽여 아젤란의 안배를 없애리라!
로키가 눈을 번뜩였다.
로키의 등 뒤로 갑옷이 출렁거린다.
로키의 그림자를 잡고 있던 성좌는 그 모습에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림자를 먹어 치워라.”
로키의 말에 종말을 일으키는 짐승들이 갑옷에서 튀어나왔다.
로키의 바로 뒤에 있던 그림자 성좌의 머리와 온몸을 물어뜯어 버린다.
로키의 몸이 자유로워졌다.
로키는 몸을 튕겨냈다.
궁니르로 천둥의 성좌의 명치에 창을 꽂아놓는다.
콰직-!
「커억-!」
창을 뽑고 발로 천둥의 성좌를 걷어차 신전 밖으로 튕겨 내버린다.
「젠장! 감히 종말, 이 자식이 나를 발로 차!?」
천둥의 성좌가 탑 아래로 추락하며 날개를 펼쳤다.
「내, 그놈의 머리통을 으깨버릴-!」
그때, 천둥의 성좌는 멈칫했다.
시선을 아래로 내리자, 거대한 얼음 손이 올라오고 있었다.
「신을 멸한다!」
트림이 천둥의 성좌를 움켜쥐었다.
***
“훼방꾼은 어느 정도 사라졌군.”
로키가 분열된 테리오스들을 노려봤다.
「…그래도 네놈은 치명상을 입은 상태다.」
창을 들고 로키에게 달려들던 테리오스는 오싹함을 느꼈다.
‘괜찮아. 이길 수 있다.’
이 탑의 꼭대기까지 오는데 수많은 천사와 성좌를 상대했다.
그는 분명 지쳐 있을 터.
‘놈이 회복할 기회만 주지 않으면 된다.’
로키의 궁니르와 테리오스의 창이 서로 부딪쳤다.
불꽃이 튀며, 굉음이 터져 나온다.
두 사람의 힘이 공간을 쪼개듯 팽창했다.
이윽고 궁니르가 테리오스의 창을 부쉈다.
칠흑의 불꽃이 테리오스의 분신들을 불태웠다.
「크아아아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테리오스들이 불탄다.
다른 테리오스들이 경계하며 로키를 노려봤다.
“…가짜가 아니군.”
로키는 피를 흘리며 인벤토리에서 포션을 꺼낸다.
하지만 테리오스들은 로키가 회복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포션을 향해 창을 휘둘러 깨버린다.
칠흑의 갑옷에서 짐승이 나와 깨진 포션을 마시려 해도 창을 휘둘러 짐승을 베어냈다.
「네놈, 머큐리와 나토스의 권능이 있는 무구를 두고 왔군. 참으로 오만해!」
“바다의 성좌와 비의 성좌 권능은 가지고 있다만.”
로키가 건틀렛을 움켜쥔다.
주변으로 바닷물이 쏟아진다.
하지만 테리오스들은 날개를 펼쳐 떠올랐다.
「바다 따위는 피하면 된다.」
로키가 손가락을 튕긴다.
태양빛 아래에서 먹구름이 낀다.
“네놈이 태양 아래에서는 불사신이라 그랬나? 그럼 태양을 가리면 어떻게 될까.”
「그것도 불가능하지.」
먹구름이 태양 빛에 점차 사라져갔다.
「비의 성좌 따위와 나를 비교하지 마라.」
이것도 무리인가?
테리오스들이 로키를 향해 창을 찌르던 그 순간, 로키의 몸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
테리오스들 절반이 불타 죽는다.
신전 주변이 녹아내리고 불타기 시작했다.
“훌륭하다.”
테리오스는 로키를 보며 식은땀을 흘렸다.
뭐지? 뭐가 일어난 거지?
“트림 이후, 2페이즈를 만든 건 네놈이 처음이다.”
「그래 봤자다. 종말의 성좌여! 네놈이 아무리 그리 발버둥 쳐도 태양이 있는 한, 이 테리오스를 이기지 못한-.」
“펜리르.”
로키의 갑옷이 요동쳤다.
로키는 테리오스를 노려봤다.
“태양을 먹어 치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