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datory Soul RAW novel - Chapter 43
-43-
이 남자가 겨우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팔도 다쳤고, 본격적인 성교를 맺기 전에 사정도 했으니 조금 기운을 빼놓았다고 생각했다.
레아는 자신의 생각이 몹시 순진했음을 뼈저리게 느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번에도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점이었다.
애액과 정액으로 젖은 성기는 벌써 팔팔하게 솟아있었다.
최소한 두세 번, 아니, 서너 번은 더 해야 할 듯한 눈치였다. 이 짐승의 아랫도리는 해가 뜰 때까지 해대야 가라앉을 모양이었다.
레아는 그의 어깻죽지를 주먹으로 때리며 흐느꼈다.
“왜, 이 자세는 이제 질렸어? 뒤로 할까?”
그게 아니란 걸 뻔히 알면서도, 이샤칸은 딴소리를 해댔다. 그는 레아를 쇠창살에 밀어붙였다.
무거운 몸이 뒤에서 무게를 실어오니 딱딱한 창살에 가슴이 짓눌렸다.
레아는 쇠창살에 뺨을 기대었다가 힉 하고 숨을 삼키며 엉덩이를 들었다. 이샤칸이 양손으로 엉덩이를 잡아 벌린 것이다.
그는 축축하게 젖은 회음부에 자위하듯 성기를 슬슬 문질렀다.
미끈하게 문질러지는 뜨거운 감각과 함께 어깻죽지에 가벼운 입맞춤이 내려앉았다.
이샤칸은 손으로 엉덩이를 꽉 쥐어보더니, 입술로 레아의 머리카락을 헤집으며 속삭였다.
“살이 조금 올랐네.”
반쯤 넋을 놓고 있던 레아는 몸을 굳혔다. 요즘 세르디나의 감시가 덜하여 마음껏 먹었더니 곧바로 티가 난 모양이었다.
레아는 쇠창살을 조금 더 세게 움켜쥐었다. 목덜미까지 열이 올라 빨갛게 물들었다.
흠이 생긴 몸뚱이가 부끄러웠다. 벗은 몸을 당장이라도 감추고 싶었다. 왕녀궁으로 돌아가면 식단조절부터 해야 할 것 같았다.
레아는 눈을 빠르게 깜빡였다.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수십 번을 망설인 끝에야 조그맣게 물어볼 수 있었다.
“많이 보기 싫어……?”
겨우 그거 하나 물어보는데 심장이 쿵쿵 뛰었다. 당장이라도 이샤칸이 차갑게 웃으며 꼴 보기 싫은 몸뚱이의 흠결을 지적할 것만 같았다.
어디어디에 살이 붙었는지 하나씩 집어내며 망신 주고 비아냥거릴 것 같았다.
뒤돌아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그에게서 얼굴을 감출 수 있다는 사실이 이토록 안심될 줄 몰랐다. 레아는 조마조마하게 대답을 기다렸다.
이샤칸은 가만히 레아의 머리카락을 한쪽으로 쓸어 넘겼다. 은빛 머리카락이 부드럽게 흐트러지고, 희고 가느다란 목이 드러났다.
곧게 뻗은 뒷목에 키스하며 그가 물었다.
“뭐가.”
“살이 쪘으니까…….”
이샤칸이 귓바퀴를 따라 진득하게 핥으며 속삭였다.
“훨씬 좋은데. 여기서 조금만 더 먹으면 바랄 게 없겠어.”
네가 걸어 다니는 게 신기할 지경이라고 말하며, 이샤칸은 연신 목덜미를 핥고 깨물었다. 레아는 말없이 어깨를 움츠렸다.
속이 울렁거렸다. 아까 질문을 던질 때처럼 똑같이 심장이 쿵쿵 뛰었다. 하지만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불안하지도, 초조하지도 않았다. 그냥 자꾸만 두근거릴 뿐이었다.
“…….”
차가운 쇠창살에 달아오른 얼굴을 기댔다. 다행스럽게도 쓸데없는 잡념은 계속 이어지지 않았다.
어느새 처음처럼 살아난 성기가 다시 틈새로 머리를 디밀었기 때문이었다.
겨우 오므렸던 안이 다시 빠듯하게 벌어졌다. 이샤칸이 깊게 신음하며 목덜미 위에 더운 숨을 쏟아냈다.
엉덩이가 짓눌릴 만큼 살갗이 바짝 맞붙었다. 그가 밀어붙이는 힘에 레아는 허덕거리며 발꿈치를 들었다.
키가 맞지 않아서 발끝으로 서도 간당간당했다. 거의 성기에 꿰인 것처럼 매달린 느낌이었다.
이샤칸의 손이 아랫배를 꾹 누르듯 문질렀다. 배에 솟아난 성기의 윤곽을 따라 만지는 듯했다.
레아가 그러지 말라고 고개를 내젓자, 순순히 놓아주곤 위쪽으로 올라왔다.
그는 살짝 부어서 발갛게 솟아오른 젖꼭지를 양손으로 잡고 비틀며 괴롭혔다.
우유라도 짜내는 것처럼 주물럭거리며 괴롭히는 손길은 음란하기 짝이 없었다.
욱신욱신한 고통과 쾌감이 레아를 괴롭혔다. 가슴을 세게 짓이기며 아래를 퍽퍽 쳐올리니 견딜 수가 없었다.
하나만으로도 너무 힘든데 둘 다 괴롭히니 버티기 너무 힘들었다. 속절없이 흔들리던 레아는 신음을 삼키며 말했다.
“아흣, 가슴은 싫어…….”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고.”
그가 양쪽 젖꼭지를 동시에 쭉 잡아당겼다. 레아는 들어 올린 발꿈치를 바들바들 떨면서 신음을 내질렀다.
“그래서 날 도와주겠어, 레아?”
“하, 하나만 해…….”
가슴을 괴롭히든 밑을 괴롭히든 하나만 하라는 소리였으나, 이샤칸은 다르게 알아들었다.
“하나만?”
그가 낮게 웃으며 한쪽 손을 아래로 내렸다. 단단한 손가락이 발딱 솟아오른 음핵을 눌렀다.
레아의 몸이 크게 파드득 튀었다. 이샤칸은 밑을 살살 굴려주며 짓궂게 속닥였다.
“이리 욕심이 많아서 어쩌지. 내가 손이 두 개밖에 없어서 큰일이네.”
저를 음탕한 사람으로 몰아가는 말에 항변하고 싶었다. 그러나 입을 벌려도 흘러나오는 소리는 말이 되지 못했다.
엉망으로 난도질되어 토막 난 신음이 될 뿐이었다.
“흣, 아으, 하앙…….”
철썩거리는 소리가 텅 빈 공동을 울렸다. 축축하고 습한 공기 속에서 젖은 신음은 더욱 선명하게 들려왔다.
견디지 못하고 몸을 들썩였으나 앞에는 쇠창살이 가로막고, 뒤에서는 이샤칸이 짓누르는 탓에 꼼짝할 수 없었다.
뜨거운 성기가 속을 푹푹 쑤시고, 가슴과 밑이 전부 괴롭혀졌다.
교묘하게 손가락으로 끝을 둥글게 굴리고 꼬집을 때마다 몸이 파드득 경련했다.
레아는 힘겹게 흐느꼈다. 잔뜩 치켜올리고 있던 발꿈치에서 자꾸만 힘이 빠졌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몸을 낮추면 곧장 성기에 꿰뚫렸다. 궁지에 몰린 기분이었다. 끝없이 치닫는 감각에 머리가 텅 비어갔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정도로 막다른 곳에 다다른 순간이었다.
“……!”
저릿저릿하던 아래에 무언가 고이는 듯하더니, 소변이 마려운 느낌이 들었다.
성기가 점막을 비벼댈 때마다 실수해버릴 것 같은 감각이 짜릿하게 아랫배를 스쳤다. 레아는 다급하게 이샤칸을 불렀다.
“힉, 이샤칸, 하읏, 잠시만…….”
손을 뒤로 뻗어 다급하게 그의 팔뚝을 더듬었다.
“잠깐, 잠깐만, 그만, 아, 안 돼애……”
“뭐가 안 돼. 이렇게 좋아하면서.”
손톱으로 할퀴는데도 그는 아랑곳 않고 허리를 처박았다. 보란 듯이 일부러 더 젖은 소리가 나도록 움직이며 속삭였다.
“여기 젖어서 난리가 났잖아, 응?”
레아는 수치스러움을 참고 그에게 솔직히 말했다.
“쌀 것 같아…….”
그가 눈물로 흥건히 젖은 뺨을 핥았다. 뒤트는 몸을 꽉 잡아 누르며 잘게 경련하는 내벽을 더욱 깊게 쑤셨다.
“괜찮아. 싸버려.”
“흑, 하으……. 제발 그만해…….”
손가락이 음핵 위의 작은 구멍을 더욱 세게 문질러왔다. 허벅지 안쪽이 움찔움찔 튀었다. 레아는 고개를 저으며 절박하게 애원했다.
“아윽, 하지 마, 어, 어떡해, 못 참겠, 힉……!”
견딜 수가 없었다. 바들거리는 경련이 밀려왔다. 밀려온 쾌감이 터져나가는 찰나, 간신히 버티던 발끝이 무너졌다.
아래가 푹 꿰이는 감각과 함께 레아는 온몸을 덜덜 떨면서 소리 질렀다.
“하, 하아아앙!”
허리가 꺾이면서 다리가 활짝 벌어졌다. 벌어진 다리 사이에서 픽 하고 물줄기가 쏘아졌다.
맑은 액이 쪼록 떨어지며 바닥 위에 짙은 얼룩이 후두둑 생겨났다. 쾌감의 잔열 속에서 레아는 멍하니 신음했다.
“흐앙, 아, 아응…….”
바닥뿐만 아니라 허벅지와 다리에도 온통 튀어서 엉망이었다. 온통 축축하게 젖은 채로 망연하게 늘어져있던 레아는 뒤늦게 울기 시작했다.
어린아이도 아니고, 소변을 보다니 믿기지 않았다. 감당할 수 없는 치욕이었다.
“흑……. 그만하라고 했는데……. 어째서…….”
그가 저를 놓아주기만 했어도 이러진 않았을 터였다. 훌쩍이던 레아는 싸놓은 액체에서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아까부터 이샤칸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도.
“이샤칸……?”
뒤늦게 그의 이름을 부르니, 한참 뒤에야 지독하게 낮아진 목소리가 돌아왔다.
“하아, 레아…….”
이샤칸은 잔뜩 거칠어진 숨을 몰아쉬었다.
그가 어쩔 줄 몰라 하며 레아의 뒷덜미에 연신 얼굴을 부볐다.
코끝과 입술이 마구잡이로 스쳤다.
“너무 야하게 굴지 말라고 했잖아…….”
앓는 듯한 신음을 흘리던 이샤칸이 쇠창살을 움켜쥐었다. 양팔 사이에 갇히게 된 레아는 얼굴 바로 옆으로 뻗어진 팔뚝을 보았다.
근육이 딱딱하게 올라온 팔뚝에는 핏줄이 선명했다.
움찔 떨리는가 싶더니, 끼긱 소리와 함께 쇠창살이 휘어졌다. 그가 괴롭게 속삭였다.
“후우, 하, 미안……. 미안해…….”
어울리지 않는 갑작스러운 사과였다. 불안한 예감이 스치는 동시에 레아는 숨을 들이켰다.
배 속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처음에는 착각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이, 이샤칸…….”
잔뜩 겁먹어 그의 이름을 불렀다. 목소리가 마구 떨렸다.
“안에 그거……. 이상해…….”
이샤칸의 성기가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