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Grand Master RAW novel - Chapter 352
제12장 부사령관 (1)
서열 30위 테오는 이해가 안 된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음모와 계략에는 마뇌를 따라올 자가 없었다. 한데 놈은 그 음모 위에 다른 음모를 꾸미고 있었던 것이다.
으드드득!
이가 갈렸지만 지금 상황은 그들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였다.
“우리를 어쩔 셈이냐?”
테스는 간단하게 말했다.
“노예가 되어라.”
“미친 소리! 구타한다고 우리가 노예가 될 것 같으냐? 지금까지는 마왕성 밖에서 그런 짓을 벌였기에 어찌어찌 가능했을지 모르겠지만 이곳에서는 아니다.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과연 그럴까?”
“죽이기라도 하려느냐?”
컨트란이 소리를 질렀다.
그는 알고 있었다. 이곳에서 음모가 진행되었다고 해도 자신들을 죽일 수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저벅저벅.
놈이 컨트란에게 걸어가고 있었다.
라이선과 테오는 자신들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놈의 표정이 워낙에 살벌하여 정말로 무슨 일이라도 벌이려는 것같이 보였기 때문이다.
‘침착하자. 놈은 무슨 일을 벌이지 못한다.’
컨트란은 그렇게 자기 스스로를 위로하였다.
퍼어어억!
푸하하하학!
놈은 컨트란의 심장을 잡았다.
“끄으으윽.”
“이래도 노예가 되지 않겠느냐?”
“으으으, 네놈은 나를 죽일 수 없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이곳은 마왕성…….”
퍼어어어억!
“……!”
라이선과 테오의 눈이 부릅떠진다.
놈은 컨트란의 심장을 뜯어 버렸다. 사방으로 피가 비산하였으며 컨트란은 빠르게 생기를 잃어 가고 있었다.
그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지금 한성이 하는 짓은 반역일 수밖에 없었다. 만약 밝혀진다면 단순한 징계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었다. 전쟁 중이었고, 대악마 간의 생사결은 금지되어 있었다.
“어찌…….”
테오는 얼굴을 부들부들 떨었다.
“너는 어쩔 테냐?”
“나는…….”
너무 놀라서 말조차 나오지 않았다.
태어나서 이런 미친 광경은 처음이었다. 아무리 정신이 나갔어도 이런 식으로 막 나가는 놈은 처음이었던 것이다.
퍼어어억!
“아아아악!”
테오의 가슴에도 놈의 손이 박혔다.
두근! 두근!
‘이대로라면 정말로 죽는다!’
놈은 정말로 대악마를 살해했다. 그 이후에 사실을 은폐하려는 것이었다. 공식적으로 놈은 술에 취하여 서큐버스들과 뒹굴고 있었다. 서큐버스들이야 정사 중에 살해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런 변태적인 취향을 가진 마족은 얼마든지 있었던 것이다.
“살려 주십시오!”
그는 겨우 목소리를 냈다.
“노예가 되겠다는 건가?”
“기꺼이 그리하겠습니다!”
“너는?”
“노예가 되겠습니다!”
“서약하라.”
그들은 체념하였다.
지금 이런 미친놈에게 죽는 것보다는 차라리 믿어 보는 것이 나을 것이었다.
마뇌의 집무실.
마뇌는 아침이 다 되도록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 조금 늦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신중을 기하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한다고 여겼던 것이다.
다만 초조한 것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놈이 뭐라고.”
그는 어느 순간 피식 웃었다.
그깟 애송이야 뭔가 누명이라도 뒤집어씌워 버리면 그만이 아닌가 싶었던 것이다. 놈을 죽이지 못한다고 해도 문제가 될 것은 없었다.
똑똑.
“들어와라.”
“이제 곧 대회의입니다.”
“곧 가지.”
그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오늘은 중대한 전투가 벌어질 것이다. 그 전에 회의를 하여 한 번 더 작전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곧 수하들도 대회의에 참석할 것이었다. 다만 이상한 점이 하나 있기는 하였다. 그것은 도대체 수하들이 왜 자신에게 보고를 하지 않았냐는 것이다.
끼이이익!
“부사령관이자 참모장이신 마뇌 전하께서 나오십니다.”
드르르륵!
아직 마왕은 도착 전이었다.
마뇌는 마계의 이인자였으므로 이곳에서 그의 뜻을 거스를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일단 테스 놈도 일어나기는 했다.
고개를 돌려보니 라이선과 테오의 얼굴이 보였다.
그들은 살짝 고개를 숙인다. 한데 컨트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컨트란은 어디에 있느냐?”
“모르겠습니다.”
“모르겠다고?”
“어제 전하께서 시키실 일이 있다고 따로 지시를 내리지 않으셨습니까?”
“지시를 내리기는 했다만.”
‘너희에게도 함께 내리지 않았느냐!’
그는 인상을 구겼다.
뭔가 일이 잘못된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테스 놈이 저렇게 멀쩡할 이유가 없었다.
마뇌는 마법통신을 걸었다.
-컨트란은?
-…….
통신이 오지 않는다.
그는 일이 잘못되었음을 확신하였다. 그렇다면 라이선과 테오가 놈의 노예가 되었다는 것일까.
그렇다면 컨트란은…….
쾅!
“이노오오오옴!”
마뇌는 테스의 멱살을 쥐었다.
그의 분노는 대단한 것이었다. 컨트란이 사라졌다는 것은 살해당했을 가능성을 말하는 것이었다. 멀쩡하던 놈이 갑자기 연락도 없이 사라졌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범인은 하나였다.
하지만 놈은 모르는 척 시치미를 뗐다.
“마뇌 전하, 왜 이러십니까?”
“네놈이 컨트란을 살해했느냐!”
“크윽! 놓고 말씀하십시오!”
“무슨 소란이냐!”
유그드람이 대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유그드람은 테스의 작위를 올려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놈이라면 누구보다 빠르게 승작할 수 있을 것이다.
테스 정도로 비열한 자가 고위 마족이 되어야 자신에게는 이익이었다. 어떤 방법을 동원해도 자신을 이길 수는 없을 것이니 작위를 올려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마왕 폐하를 뵙습니다.”
마족들이 허리를 굽혔다.
어쩔 수 없이 마뇌도 멱살을 놓을 수밖에 없었는데, 척 보아도 마뇌와 테스가 마찰을 빚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또 문제를 일으킨 건가?’
마뇌의 힘은 너무 강화되어 있었다. 가끔은 혼자 멋대로 설치기도 하였으니 이번 기회에 권력 기반을 어느 정도 약화시킬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놈이 컨트란을 살해했습니다!”
“뭣이?”
마왕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제 마뇌는 없는 죄까지 놈에게 덮어씌우고 있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마십시오! 제가 어디에서 살해를 한단 말입니까?”
“어제 새벽! 네 방에서!”
“제 방에서 어찌 살해를 한단 말입니까? 저는 서큐버스들과 뒹굴고 있었습니다. 술에 취해서 무슨 짓을 할 수가 없었단 말입니다.”
“맞다, 마뇌. 너 역시 테스가 얼마나 과음을 했는지 알고 있지 않느냐. 단시간에 술을 깰 수 있는 방법이 없음이다. 게다가 방에서 나오지 않지 않았느냐. 그런데 무슨 수로 네 수하를 죽이겠나?”
“크윽!”
마뇌는 가슴을 두드렸다.
유그드람은 한숨을 내쉬었다. 또 괜히 생사람을 잡는 것이었다. 어제 무슨 일이 있었다고 해도 살해는 말도 안 되는 누명이었다.
“그만해라.”
“폐하! 놈이 반역을 한 것이옵니다!”
“증거가 있느냐?”
“증거는…….”
그는 입을 다물었다.
아무런 증거도 없이 저러고 있었으니 당연히 테스는 무죄였다.
“회의를 시작한다!”
“예!”
유그드람은 상황을 종식시켰다.
회의가 끝났다.
회의라고는 하여도 어제와 같은 내용이었다. 다만 작전을 다시 확인하는 차원에서 쭉 검토를 하였던 것이다.
그보다 유그드람은 테스에게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유일하게 마뇌와 맞설 수 있는 배짱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만큼 머리도 비상하였다. 지금까지 대악마가 되기 위하여 실력을 감추고 있었던 것만 하여도 엄청난 인내심까지 겸비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똑. 똑. 똑.
그는 펜으로 책상을 두드리고 있었다.
“놈의 실력을 강화시켜 주어야겠군.”
유그드람은 그렇게 결심하였다.
“게 없느냐!”
“찾으셨습니까, 폐하?”
“테스를 불러라!”
“예!”
시종장이 물러간다.
그는 테스에게 자신의 피를 하사할 생각이었다.
테스로 위장하고 있는 한성은 마왕이 나간 자리에서 마뇌의 지탄을 받고 있었다.
“컨트란은 어쨌느냐?”
“전하, 저에게 왜 그러십니까?”
“네가 컨트란을 죽였음이다!”
“증거가 있습니까?”
“라이선! 테오! 어제 일은 어찌 된 것이냐?”
“무슨 말씀이신지……. 저희도 어제 취해서 잤습니다만.”
“뭣이?”
이제야 마뇌는 모든 상황을 이해하였다.
테스는 어제 함께 쳐들어간 컨트란을 죽이고 라이선과 테오를 노예로 만든 것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자신에게 충성을 맹세한 그들이 배신을 할 이유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하아!”
마뇌는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지었다.
“네놈이 감히!”
“마뇌 전하, 뭐가 불만이신지는 모르겠지만, 그만하시죠.”
“이런 건방진 놈!”
퍼어어억!
마뇌에게 일장을 맞은 한성이 벽에 부딪친다.
쿠구구궁!
강화마법이 걸려 있어 박살이 나지는 않았지만, 꽤 커다란 충격이었다.
“끄으으윽.”
한성은 가슴을 문질렀다.
힘을 제어하고 있었기에 꽤 충격이 있었다.
저벅저벅.
마뇌가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한성은 어찌해야 할지 생각에 잠긴다. 지금 마뇌의 눈은 반쯤 맛이 가 있었다. 이대로라면 자신을 죽일지도 몰랐다.
‘힘을 방출해야 하나?’
고민을 거듭하고 있을 때, 마왕성의 시종장이 들어온다.
“테스 님, 폐하께서 찾으십니다.”
“아, 그런가?”
‘십년감수했군.’
한성은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마뇌의 얼굴은 사정없이 일그러져 있었다. 마왕의 명령이라고 한다면 어쩔 도리가 없었다. 어찌 되었건 마왕의 명령은 시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두고 보자.”
“하하하! 악당이 꼭 그리 말하는 것 아닙니까?”
“네놈은 제대로 살아가지 못할 것이다.”
“그건 두고 보아야죠.”
한성은 재빠르게 대회의장을 빠져나간다.
‘조만간 놈도 처리해야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