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the Game as a Barbarian RAW - chapter (251)
251화 노움트리 (5)
더 이상 변명하는 것은 의미 없다.
그 어떤 교묘한 말로 속여 넘기려 해도 녀석은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든 확실한 대답을 하려 들겠지.
‘니미럴.’
선택을 강요받게 되었다는 불쾌함과 별개로, 머리는 이미 내게 주어진 선택지들과 그 여파를 하나하나 세밀하게 가정하기 시작했다.
과연 무엇이 내게 있어 최선인가?
“저기요? 말 안 해요? 왜 친절해졌냐니까요?”
하, 새끼 보채기는.
맘 같아서는 ‘그냥 그러고 싶은 기분이었는데, 문제라도?’ 같은 대사를 치며 무지성 바바리안 모드로 들어가고 싶다.
하지만…….
‘그랬다간 진짜 뒈질 수도 있겠지.’
나는 놈보다 약하다.
따라서 놈이 끈질기게 의구심을 내비쳤을 때, 머리에 문제가 있는 게 분명하다며 메이스를 휘두른다는 콤보가 불가능하다.
머리통이 깨지는 쪽은 내가 될 테니까.
“하, 새끼 금세 또 불친절해진 거 보소?”
이백호가 답답하단 듯 한숨을 내쉬며 시퍼런 눈깔로 나를 쏘아봤다.
“왜 자꾸 묻는 거냐? 어차피 믿어 줄 생각도 없으면서.”
나는 터져 나오는 한숨을 굳이 감추지 않았다.
한데 답답한 건 이백호도 매한가지였을까?
“아니, 그건 그런데 네 입으로 듣는 거랑은 좀 느낌이 다르다니까?”
그래, 뭔 말인지는 안다.
내가 끝까지 감추려 했던 것도 그 이유고.
‘그래, 어떻게든 대답을 듣겠다 이거지.’
그만 인정할 때였다.
아무런 대가도 없이 이 상황을 타개하기에는 이미 많은 부분이 어긋났다.
포기할 건 포기해야 한다.
예를 들자면…….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데.”
의심은 여러 번 샀더라도, 지금까지 단 한 번 실토한 적 없는 나의 정체라든가.
“응?”
느닷없는 태세 전환에 당황한 듯한 표정을 내짓는 이백호.
결심을 끝마쳤기에 걸릴 건 없었다.
“야, 그냥 이쯤했으면 그냥 모른 척하고 가는 게 예의 아니냐?”
“뭐야? 진짜? 진짜로 플레이어였어?”
막상 내 입으로 진실을 전해 듣자 신기한지 이백호는 눈을 빛냈다.
‘그래, 넌 진짜 호기심 때문이었던 거구나.’
울화통이 치민다.
과연 얘는 알기나 할까?
내가 비요른 얀델의 몸으로 이런 말투를 쓰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는 걸.
‘그래도 어딘가 속이 시원하기는 하네.’
나는 묘한 해방감과 울분을 동시에 느끼며 놈을 째려봤다.
한데 이 새끼는 공감성 수치가 작살났을까?
“와, 그나저나 그 영화 보셨구나!”
이 와중에도 지가 흥미를 느끼고 얘기하고 싶은 주제에만 포커스를 맞춘다.
얘는 진짜 사회성이란 게 없는 건가?
“……사과가 먼저일 텐데.”
바바리안이 인간에게 사회적 상식과 도의를 논하는 기괴한 광경.
“아, 미안요. 근데 그 영화를 봤다니 갑자기 남 같지가 않아서. 내가 진짜 좋아하는 영화거든요.”
이백호는 영혼 없는 사과를 뱉더니 조심스레 한 가지를 더 물었다.
“……그런데 2편도 봤어요?”
대체 뭐 하는 새끼지 이건?
이 정도면 거의 바바리안들도 울고 갈 불통 능력 아닌가?
“……봤지.”
일단 대답은 해줬다.
그야 그냥 씹었다가 언제 또 태세 전환할지 모르—
“근데 왜 저한테 반말해요?”
응?
“아니, 왜 아까부터 반말하냐고. 상호 존중 몰라? 같은 플레이어끼린 배때지에 칼 박아도 안 뒈지기라도 하나?”
갑자기 뭐가 그리 빡쳤는지 정색을 하고서 살기를 표출하기 시작한 이백호.
정신이 나갈 거 같다.
“……존대에는 익숙하지가 않아서.”
“아, 서양 쪽 사람이었구나!”
그게 그렇게도 해석이 되는구나.
바바리안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었는데.
“그럼 서로 말까자. 좋지?”
이백호는 언제 그랬냐는 듯 해맑게 웃으며 악수를 청해왔다.
얼핏 보면 조울증 환자처럼 보이지만…….
‘정신이 확 드네.’
오히려 머리가 개운해졌다.
어쩌면 이게 이놈의 화술일지 몰랐다.
가진 무력을 베이스로 주도권을 잡은 채 혼을 쏙 빼놓고 생각할 틈이 없도록 하는 것.
‘설마 영화 2편 얘기를 한 건 내가 온 시기를 알아내려고, 방금은 내가 동양 쪽 사람인지를 확인하려 한 건가?’
어쩌면 단순한 비약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일단 조심하는 편이 좋겠지.
‘역시 이한수인 건 숨기자.’
사실 이 부분이 마지막까지 고민이었다.
어차피 플레이어인 걸 오픈한다면, 차라리 그것까지 밝히고 친하게 지내는 게 낫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나 한 가지 때문에 그 결정을 보류했다.
[그 고양이는 어느 정도 눈치챈 거 같던데? 역시 죽이는 게 낫지 않아?]아까는 단순한 조언일 뿐이었다.
그냥 지나가다 만난 사람에게 오지랖 부리는 그런 느낌에 가까웠다.
하나 내가 이한수인 걸 밝히는 순간.
이 문제는 이제 녀석의 일이 될 것이다.
녀석은 이한수를.
아니, 이 낯선 세상에 몇 없는 ‘한국인 출신 플레이어’를 아꼈으니까.
“근데 내가 플레이어라는 건…….”
“아, 걱정도 참! 아무한테도 말 안 해. 내가 그 정도 매너도 없는 사람처럼 보여?”
‘응’이란 말이 목 끝까지 차올랐지만 애써 참아냈다.
대화를 해보니까 더 잘 알겠다.
이백호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과 같다.
따라서 절대 엮이면 안 된다.
적어도 놈을 컨트롤 할 수 있단 자신감이 생기기 전까지는.
“그나저나 그쪽이 솔직히 답해 줘서 정말로 다행이네.”
“……?”
“이번에 귀족도 됐다며? 또 만난 김에 진짜 NPC면 왕가에 붙기 전에 죽여 버리려고 했거든.”
별거 아니라는 듯 툭 뱉은 말에 심장이 철렁했다.
“……뭐?”
“왜 놀라? 나라고 PK를 막 즐기고 다니는 건 아닌데. 뭐, 운명을 타고난 NPC만 아니면 됐어. 걔네는 나도 좀 골치 아파서.”
뭔 소린지 하나도 이해할 수 없는 말.
조금 궁금해져 넌지시 물어봤으나, 이백호는 그냥 그런 게 있다며 에둘러 선을 그었다.
쩝, 서양 출신 비요른 얀델이라서 그런가?
한국인 이한수였으면 답해줬을 거 같은데.
“아, 그리고 혹시나 해서 한 가지 더 조언해 줄게. 이미 귀족이 된 사람한테 이런 말 하는 게 웃기긴 하지만, 왕가랑 너무 깊이 엮이지 마.”
“이유는?”
“왕가는 ‘심연의 문’을 여는 데 관심이 없어. 아니, 오히려 방해하는 데 진심이지. 창세보구가 없어진 것도 그 새끼들 짓일 수도 있고.”
왕가에서? 대체 왜?
세간에는 미궁의 가장 깊은 곳에 이 세상을 구원할 열쇠가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역시 그건 다 구라였나?
궁금한 것만큼이나 묻고 싶은 것도 많았다.
다만 뭐라 물어봤자 이백호는 귀찮은 얼굴로 이렇게 말할 뿐이었다.
“알아서 뭐 어쩌려고?”
이런 느낌이면 GM이 누구냐고 묻는 말에도 대답해 줄 거 같진 않다.
따라서 아쉬움에 입맛을 다시던 때.
“그래서 너는 역시 그쪽?”
“그쪽이라니?”
“그 있잖아, 여기서 그냥 살려고 하는 애들. 그때 NPC한테 목숨 거는 걸 보고서 그쪽이겠네 싶긴 했는데, 또 성장 속도만 보면 그게 아닌가도 싶어져서. 대체 어느 쪽이야?”
“만약 남고자 한다면 어떡할 거지?”
“뭘 어떡하긴 어떡해. 그런 새끼도 있는 거지. 나도 그렇게 꽉 막힌 사람은 아니라니까? 날 방해하는 것만 아니면 상관없어.”
나는 조용히 이백호의 눈을 응시했다.
딱히 의미 있는 행위는 아니었다.
저 시퍼런 눈깔은 도무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일단 그냥 떠보는 거 같지는 않긴 한데…….’
잠시간의 고민을 끝내고 입을 열었다.
“모르겠다.”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솔직한 대답이었다.
“처음엔 돌아가는 게 목표였는데, 요즘은 꼭 목숨을 걸고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그 적묘족 때문에?”
“…….”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거로도 충분했을까?
“예전의 날 보는 거 같네.”
이백호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싹수는 있는 거 같아서 말해 주는데, NPC한테 많은 걸 바라지 마. 반드시 후회하게 될 테니까.”
웃는 목소리 속에 숨겨진 싸늘한 감정이 느껴지며 돌연 이런 의문이 들었다.
과연 얘한테는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도대체 이 세상에서 무슨 일을 겪었기에, 이토록 망가지며 ‘귀환’만을 바라는 괴물이 되었을까.
그것은 지금의 나로선 알 수 없었다.
“그럼 궁금한 건 다 풀렸으니 이제 난 간다?”
이내 이백호는 용건이 전부 끝났다는 듯 등을 돌렸다. 그리고 자가 수복을 마친 벽을 손짓 한 번으로 무너뜨렸다.
아니, 저걸 무너뜨렸다고 볼 수가 있나?
부스스스슷-
아예 먼지가 되어 흩날리는 벽의 잔해.
이백호가 한 번 더 손짓하자 그 먼지조차 바람에 실려 싹 사라졌다.
‘……무지성 모드는 쓰지 않길 잘했네.’
먼지가 되는 게 내 머리였을 수도 있단 생각에 아찔했다.
그렇게 이백호가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던 때.
“아, 맞다.”
이백호가 고개를 돌려 나를 보았다.
그리고 못 다한 마지막 말을 내게 전했다.
“참고로 다음에 만났을 땐 남이다 우리?”
“그게 무슨 뜻이지?”
“혹시 우연히 만나도 친한 척하지 말라고.”
“…….”
“난 이쪽 세상에서 정 같은 거 안 쌓으니까.”
거, 새끼.
매정하기는.
***
이백호가 떠난 뒤, 정말이지 뒤도 안 돌아보고 동굴을 떠나 숙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으으, 아저씨… 저 죽겠어요…….”
숙취로 고생 중인 삼인방과 오전을 통으로 쉬면서 보냈다.
“비요른……. 근데 넌 언제 들어왔냥? 어제 하려던 일은 잘 했고?”
참고로 미샤는 어젯밤 일을 전부 잊었는지, 내가 숙소로 왔던 기억 자체가 없었다.
차라리 다행이었다.
[내가 바바리안을 못 낳아서 그런 거냥?]어제 내게 이런 말을 한 걸 알았다면 얼굴을 맞대고 얘기하기 어색했을 테니까.
“의뢰도 다 끝냈으면, 오늘부터는 아무 걱정 없이 놀아도 되는 거냥?”
“물론이다.”
혹시 몰라 2박 3일의 일정을 짰지만, 첫날에 노아르크에서의 모든 용무가 끝났다.
그러니 남은 시간은 모두 프리.
“오오오! 놀러 간다!!”
결국 2일 차는 밤늦은 시간까지 다 함께 놀면서 시간을 보냈다.
나름대로 꽤 즐거운 하루였다.
음, 마지막에 물에 빠진 거만 아니었다면.
“아이나르!! 내가 그렇게 움직이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낚시터에서 있던 일이었다.
밤에 등불을 밝혀두고서 낚시 중이었는데, 아이나르가 물고기에 물려 발작을 하는 바람에 배가 뒤집혔다.
문제는 수영이 가능한 사람이 없었단 것.
하긴, 이렇게 수심이 깊은 곳에 와본 애들이 얼마나 있겠어.
‘진짜 죽는 줄 알았네.’
그래도 덕분에 한 가지 알게 됐다.
예전에 ‘빙하굴’에서 물에 빠졌을 땐 갑옷 때문에 가라앉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바바리안은 수영을 할 수가 없다.
기교의 영역이 아니라, 물에 빠지면 가라앉는 것 말고는 선택지가 없는 탓이다.
뭐, 거대화(초월) 모드를 쓰니 머리가 밖으로 나와서 구조를 요청할 수 있었다마는.
‘돌아가면 수영을 배울 수 있는 곳이 있는지 발품 좀 팔아 봐야겠네. 아이나르나 나는 몰라도 얘네는 할 줄 알아야지.’
아무튼, 그렇게 2일 차가 지나가고 다음 날.
밤새 술을 마시다가 잠든 우리는 정오가 되어서야 깨어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마차에 몸을 실었다.
“으아, 하루만 더 있었으면 좋았을 거 같은데 진짜 이렇게 떠나는구낭.”
“동감이에요. 아저씨는 집에서 술을 잘 안 마시니까…….”
“오오! 미샤! 저기 말이 달리고 있다!”
도시에서 보기 힘든 자연의 경관을 구경하며 마차가 움직이길 몇 시간.
이내 우리는 서남쪽 출구에 도착했고, 출입할 때 받은 호루라기도 반납했다.
‘그러고 보니 이게 있었지.’
언제 어디서 불든, 부는 순간 노움트리의 자랑거리 중 하나인 자경대가 달려온다는 그 호루라기.
이백호 때 이걸 불었으면 어땠을까 싶지만, 그래도 크게 달라질 건 없었겠지.
놈이면 그럴 시간을 주지도 않았을 거 같고.
“그럼 나는 쉴 테니까, 이따가 배고프면 말해랑.”
저녁이 되어서야 집에 도착한 우리는 각자 방으로 돌아가 쉬었고, 이는 다음 날도 딱히 다르지 않았다.
평온한 휴식의 시간.
이러한 시간은 늘 그랬듯 쏜살같이 흘렀다.
그리고…….
“잠시 나갔다 오겠다.”
마침내 그날이 되었다.
[22:10]미궁이 열리는 자정까지 2시간이 남은 시각.
나는 외출 준비를 끝내고 차원 광장으로 향했다.
‘왕가에서 칼을 갈고 있댔지.’
소문에 의하면 왕가는 군대를 꾸리고 있다.
한 방 제대로 맞았으니, 이번에 미궁에서 한판 제대로 붙으며 갚아 주려 한다던가?
어느 정도 규모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야 이번엔 예전 토벌 때처럼 클랜에 협조 요청 공문조차 가지 않았단 모양이니까.
철저하게 왕가의 힘으로 처리하려는 거다.
‘광장에 도착하면 얼추 감이 잡히겠지. 왕가 전력이 대체 얼마나 되는지.’
실제로 나처럼 동향을 살피기 위해 광장으로 향하는 탐험가들도 여기저기 보인다.
다들 궁금한 거다.
말만 무성했지 그 누구도 제대로 본 적 없는 왕가의 진짜 저력이.
“오, 비요른! 너도 광장으로 가냐?”
“아무래도 신경이 쓰여서.”
도중에 아는 얼굴이 몇몇 보여서 함께 대화를 나누며 이동했다.
그리고 얼마나 흘렀을까.
“……이건 예상치 못했는데.”
나를 비롯해 이곳에 온 모든 탐험가들이 고개를 갸웃했다.
“설마 아무도 없을 줄이야.”
아무도 없는 건 아니다.
치안청 소속 경비대들이 광장을 점거한 채 탐험가들이 진입하는 일이 없도록 막고 있다.
하지만, 그게 전부다.
“군대는?”
어딜 보나 소문의 군대는 보이지 않는다.
“아직 오지 않은 건가?”
“이 친구야, 그럴 리가 있나. 이제 5분 뒤면 미궁이 열리는데. 아직도 없으면 그냥 군대가 없었다는 게 맞겠지.”
“김 빠지는군. 설마 한판 붙는다는 게 헛소문이었다니.”
광장 근처에 모인 탐험가들은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않으며 하나둘 자리를 벗어났다.
이는 이곳에 오며 만난 탐험가들도 매한가지.
“얀델, 자네는 안 가나?”
“나는 조금 더 지켜보다 가겠다.”
“흐음, 그럼 먼저 가겠네.”
나는 혹시 모른단 생각으로 포탈이 열리고서 시간이 지나 닫힐 때까지 기다렸다.
결과만 말하자면, 정말 군대는 없었다.
‘뭐지? 오늘이 아니라 다음을 노리는 건가?’
의문점들이 가득했으나, 당장 여기 있다고 변하는 건 없을 터.
나도 이만하고 발길을 돌렸다.
그 순간이었다.
쿠우우우우우우우웅-!
어디선가 붕괴음이 희미하게 들려왔고.
드드드드드드드-!
머지않아 발을 맞댄 지면이 흔들렸다.
“뭐, 뭐야. 지진?”
주변에 가득하던 공무원과 경비원들이 당황한 얼굴로 가만히 멈춰섰다.
하지만…….
“…….”
광장에 있는 몇 없는 기사는 달랐다.
조금의 표정 변화도 없기에, 더욱더 비장하게 느껴지는 그런 얼굴로 그들끼리 뭐라뭐라 대화를 나누었다.
드디어 시작될 게 시작됐다는 듯이.
‘그래, 이런 거였다 이거지.’
이내 나는 시선을 돌려 땅을 내려다봤다.
왠지 왕가의 군이 어디 있는지 알 거 같았다.
지금 내 눈앞에선 보이지 않을지라도.
‘빈집털이.’
이미 전쟁은 시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