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ming the Villainess RAW - Chapter (21)
EP.22)앙그마르 # 2
022 – 평화로운 앙그마르 # 2
“혼란은 그대들의 여왕인, 나 아이라가 정리했으니. 이제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여도 좋다.”
부서지고 박살난 상황이 대강 정리되었을 때, 아이라가 높이 소리치자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멀뚱멀뚱 서로의 고개를 쳐다봤다.
그에 나는 두 손을 높이 들어 올리고는 짐짓 과장된 목소리로 소리쳤다.
“모두 앙그마르의 유일한 여왕 아이라 님을 찬양하는 겁니다…! 여왕폐하 만세…!”
그러자 여기저기서 쭈뼛거리고 있었던 사람들도 한 명씩 손을 번쩍번쩍 들어올리며 높이 소리쳤다.
여왕폐하 만세.
아이라 님 만세.
사람들의 목소리가 널리널리 퍼질 때 나는 재빨리 아이라의 안색을 살펴봤다.
아이라의 표정은 제법 흐뭇하고 흡족해보였는데, 사람들이 자신을 이렇게 칭송하는 모습을 보니 몹시도 기분이 좋은 듯했다.
당연한 일이다.
내가 알기로 아이라는 남들에게 칭찬 받는 걸 좋아한다.
실제로 오늘은 칭찬 받을 일을 했으니, 두고두고 자랑거리로 삼아도 좋을 터. 당분간 아이라의 기분이 나빠질 것 같다 싶으면 이날을 회상시켜줘야겠다.
유혈이 낭자하는 모습을 봤을 때는 어떻게 될까 싶었는데.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말을 잘 따르고 여러 정보와 이점을 취한 것 역시 훌륭한 선택이었다.
잘했다, 나.
자신을 칭찬하고 있으려니, 족쇄와 팔찌를 찬 오거 고르고르가 사람들에게 끌려가며 내게 말을 걸어왔다.
━태오 가스펠. 약속. 지켜라.
“그러죠. 체불된 임금은, 당신이 부순 피해의 보상금으로 갚도록 하고. 앞으로는 제가 담당하는 마물 노동부 소속으로 관할을 옮겨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어려운 말. 모른다. 하지만. 너는. 믿을 수 있을 것 같다.
또 오거 고르고르를 죽이지 않고 살릴 수 있었다.
호감도도 쌓아 두었으니, 나중에 포크레인이 필요한 일이 있을 때 저 녀석을 부를 수도 있을 터.
좋아, 모처럼 일이 잘 풀리는구만.
혹시 왕도를 떠나와서 그런 건가?
왕도 모나크 시티가 풍수지리적으로 액운이 조금 끼어있었던 곳인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여왕 아이라가 천천히 걸음을 돌렸다.
“어디로 가시는 겁니까?”
“근처에 마을이 있다고 들었어. 거기서 점심을 먹을 거야.”
“아.”
아이라는 아직 산책을 끝내고 싶은 기분이 아닌 듯했다. 방금 사람들에게 칭송받았기 때문에 기운이 넘치는 것이겠지.
아이라가 말했다.
“혹시 그 마을에도 날뛰는 마물이나 노예가 있지는 않을까? 반란을 일으킨 반군이 점령하고 있을 확률은?”
아이라는 그 녀석들을 제압하고 또 사람들에게 환호와 갈채를 받을 생각으로 발바닥이 근질근질한 듯했다.
그에 나는 음-하고 작게 침음한 뒤 나름 진지하게 답했다.
“반란이 그렇게 쉽게 일어나는 게 아닐 텐데요.”
“왜지? 왜 반란이 일어나지 않지?”
왜 반란이 일어나지 않냐니.
내가 엄청나게 고생해서 여기저기 땜빵 했기 때문 아니냐. 그렇지만 그렇게 말할 수는 없어서 그냥 언제나처럼 적당히 둘러댔다.
“그야, 반란이 일어나지 않을 정도로 아이라 님께서 나라를 현명하게 다스리고 계시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후.”
깊은 한숨을 내쉬는 아이라.
“나의 정치 능력이 너무 뛰어나다는 것도 고려해 볼만 한 일이네.”
“…….”
* * *
호수의 풍경이 아름다운 아인리히 성 근처에는 자그마한 마을이 하나 있었다.
호수와 어둠 숲을 끼고 번성한 레이크 마을이다.
마을 자체는 별로 특별할 게 없었다.
굳이 인상 깊은 점을 꼽으라면 백 호 정도 가까이 되는 나름 큰 마을이라는 것과, 호수와 숲을 주변에 두고 있어서 자원이 풍족하다는 점?
아인리히 성을 구경한 관광객들이 머무는 마을이라서 가도도 깨끗하고 접근성도 좋다는 게 특징이려나.
나와 아이라는 정체를 숨기고 마을에 진입했다.
“소란스럽구나.”
“그러게 말입니다.”
무슨 일인가 봤더니 마을의 공터 근처에 위치한 예배당 앞에 횃불을 든 사람들이 잔뜩 모여 있었다.
━어서 나와라 요망한 년!
━너 때문에 귀찮아졌잖아!
쾅쾅- 쾅쾅-.
예배당은 교단의 건물이다.
생김새는 중세의 성당 비슷하게 생겼는데 종교적 건물답게 어지간해서는 모두에게 존중받는 공간이었다.
그런데 대체 무슨 이유로 사람들이 저렇게 몰려서 당장이라도 건물 안으로 들이닥칠 것처럼 화를 내고 있다는 말인가?
“이게 무슨 일입니까? 당신들은 누구고?”
내가 그들을 향해 다가가며 묻자 챙이 넓은 밀짚모자를 쓴 남자가 잔뜩 화가 난 것처럼 말했다.
“저 안에 마녀가 있소. 그리고 우리는 노예 권리 증진을 위한 모임이고.”
노예 권리 증진을 위한 모임이라니.
노예들의 인권을 위해 힘쓰는 단체라 이걸까? 아까 전 오거 고르고르에게 그런 비슷한 말을 들었던 것 같은데.
후드를 눌러 쓴 아이라가 물었다.
“그럼 당신들은 노예라는 말?”
“아니오. 우리들은 노예 주인이지. 우리들은 노예에게 채찍 때릴 권리를 보장해달라는 시민단체거든.”
“또 노예에게도 채찍에 맞을 권리가 있다는 걸 변호하고 있소! 반려노예와 올바른 주종관계를 살아가는 법에 대한 책도 냈고. 한권에 5실버, 저기 가판대에서 팔고 있지.”
그게 또 무슨 권리냐.
아까 병사들이 수군댔던 이유가 있었구만.
자꾸만 요상한 단체들이 늘어난다고 생각해 눈앞이 깜깜해지던 그때였다.
쾅, 콰지직-.
사람들이 두드리고 있던 예배당의 문이 마침내 무게를 견디지 못한 것인지 안쪽으로 밀려 넘어졌다.
“문이 열렸다! 들어가!”
동시에 활짝 개방된 그 공간을 여러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 들어가 무언가를 끄집어낸다. 그렇게 사람들의 팔에 붙잡혀 꺼내어진 것은 웬 여자애였다.
수녀복을 입은 여자애.
“히에엑…! 히에엑…! 이거 놓아줘…!”
“어서 끌고 가!”
나이는 이제 열 넷 다섯 정도 되었을까?
용모가 어려 보였는데, 귀 끝이 뾰족한 걸 보니 아마 비어노이와 비슷한 님프가 아닐까 싶었다.
님프 수녀가 있는 세상이구나. 아이라는 님프를 좋아했었는데.
그런 여자애를 붙잡은 사람들이 성이 난 것처럼 소리쳤다.
“여기 보시오! 이 녀석! 노예와 노동자들에게 권리니, 복지니 떠들어대던 이 녀석의 정체를 모두 평범한 님프수녀로 알고 있었겠지만, 우리는 제보를 받았소!”
그리고는 무릎아래까지 내려오는 수녀들의 긴 치마를 휙 들춰보기까지 하는데.
“이건 님프혐오적인 성희롱이야…! 당신들 님프구호 재단에 당신들 모두 신고할 거라고…!”
반항이 심해서 좀처럼 사건이 진행되질 않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님프가 우악스러운 남자들의 손길을 감당할 수 있을 리 없었다.
“신고는 무슨 신고야, 님프도 아닌 게! 그리고, 님프들은 너처럼 말 안 해! 괴상한 어투를 사용하거든?”
그리하여 마침내 치마가 좌악-하고 찢어졌을 때.
━허어.
━저게 뭐야.
━흉측해!
그 순간 사람들이 서로 숨을 집어 삼키며 수군수군 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옆에서 이를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던 아이라 역시 작게 중얼거린다.
“꼬리잖아?”
“그러게 말입니다. 꼬리가 있네요.”
찢어진 치맛단 아래로 새끼손가락 두께의 매우 가느다란 것이 이리저리 붕붕 흔들리고 있는 게 보였다.
살랑, 살랑.
그것은 끝이 뾰족한 하트 모양을 닮은 꼬리였다. 길이는 대략 내 팔 길이 정도 될까?
주홍색의 하트 꼬리.
그리고 그게 의미하는 것은 한 가지다.
“이 녀석은, 님프가 아닌 임프였소! 가짜 수녀인 것이오!”
“임프다. 임프가 있어!”
“악마의 끄나풀이다! 마왕의 졸개가 여기까지 왔다!!”
사람들은 거의 미쳐있었다. 그들은 입에 거품을 물며 횃불을 들었다 내렸다 무시무시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화형! 화형!”
“불을 놓아라!”
그에 임프로 정체가 발각된 가짜 수녀가 소리친다.
“이, 임프가 뭐 어때서 그래! 나 마르마르는 아무 나쁜 짓도 안했거든!? 오히려 봉사활동도 하고, 사람들도 돕고, 법률상담도 해주고-.”
“아니다 이 악마야!”
“아르르, 가르르, 임프, 임프, 화형!”
“장작을 올려라! 불을 피워라!”
임프는 소악마다.
앙그마르의 졸개지만, 마치 님프처럼 희소한 종족이기 때문에 마왕이 토벌당한 지금은 멸종 위기에 놓여있다고 했었나.
적어도 소설 빌런 사냥꾼 내의 묘사는 그랬었다.
어린 소녀 같은 외향이라 방심을 유도하고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존재.
그들 대부분은 마왕군의 요술사였던 자들로, 임프들에 대한 공포와 증오감은 아직도 사람들 깊숙이 뿌리박혔다고.
실제로도 그래보였다.
그러나 가짜 수녀, 임프는 억울한 것처럼 소리쳤다.
“나랑 님프가 다른 게 대체 뭔데? 겨우 꼬리 하나 달린 것으로 차별 받는 것은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일이야! 님프들은, 구호재단까지 만들어서 보호해주면서!”
“야, 너랑 님프들이 어떻게 같아!?”
누군가의 외침에 임프 수녀는 악이 받친 것처럼 역으로 되물어본다.
“나랑 님프들의 어디가 다른데?”
“음. 음….”
임프와 님프가 다르다고 주장했던 남자는 턱에 손을 얹고 한참 고민을 하는 듯하다가, 이내 조심스럽게 말했다.
“…임프와, 님프의 차이점, 음. 님프들은 꼬리가 없잖아.”
“그게 끝?”
그에 여기저기서 그를 호응하는 이야기가 터져 나온다.
“그래, 맞아! 님프들은 꼬리가 없어!”
“그래, 임프들은 꼬리가 있고!”
결국 임프랑 님프는 꼬리 말고는 차이가 없다는 건가?
내가 새로운 정보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하고 있을 때, 남자들에게 팔다리가 붙잡힌 임프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처럼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어우, 멍청이들에게는 어떤 말을 해도 소용이 없지.”
“저, 저 못된 년이 우리를 멍청이라고 불렀소! 이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처사! 나, 노예주인 권익 증진 위원회 위원장 오르코스는 이 못된 임프의 화형을 건의합니다!”
“찬성!”
“찬성!”
어느새 임프는 십자가 비슷한 것에 매달려 그 아래 장작이 잔뜩 놓이게 되었다. 이대로 있다간 정말 눈앞에서 타죽을지도 모른다.
“흐응, 임프를 보는 건 또 처음이야. 불에 탈 임프를 보는 것도 처음이고.”
심지어 아이라가 꽤 흥미를 보이고 있는 상태.
혹시 아이라가 불타는 임프를 보고 방화에 매력을 느껴서 도시를 불태우는 미친 황제 아이라로 진화를 하면 어떻게 하지?
그럼 결국 단두대로 가게 될지도 모르는 일.
나는 이 상황을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차곡차곡 장작을 쌓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다가가 말했다.
“그래서, 저 임프가 무슨 죄를 저질렀다는 겁니까?”
“보고도 모르시오? 꼬리가 달렸잖소! 이건 엄청난 죄요! 임프들의 꼬리는, 요사스러운 악의 꾀주머니. 그게 달려있는 것만으로도 죄가 된단 말이오!”
“그러니까, 그냥 임프로 태어난 것 자체가 죄라 이 말입니까?”
“이해력이 빠른 형씨로군. 그리고 우리를 향해 멍청이라고 불렀소. 그건 도무지 용납할 수 없는 일. 화형이오!”
와, 화형! 하고 소리 지르는 사람들에게 내가 다시 물었다.
“화형은 꽤 엄중한 선고인데. 그걸 그렇게 멋대로 판결해도 되는 것입니까? 적어도 왕국의 판사들이나 자문관에게 의견이라도 물어야할 텐데요?”
“원래부터 이렇게 해 왔고, 이게 지역 관행이올시다. 그보다 형씨는 외부인 같은데. 대체 왜 자꾸 임프 편을 드는 것이오?”
횃불과 죽창의 방향이 내게로 쏠리는 게 느껴졌다.
“댁은 마치 임프 인권운동가처럼 이야기하는데. 혹시 악의 끄나풀이오?”
“아뇨, 그건 아닌데.”
내 머릿속에 ‘태오가 업보에 따라 처형되었다’라는 글귀가 진하게 번진다.
자신을 어쩌구 위원장이라고 밝혔던 남자가 턱수염을 쓰다듬더니 내 행색을 위 아래로 살피고는 몇 마디 덧붙였다.
“보아하니, 저 임프를 화형에서 구하고 싶은 모양인데. 그럼 벌금을 내서 인수해가시오.”
아, 돈으로 해결하라 이 말이군.
“얼마입니까?”
“어디보자, 저 임프가 꼬드겨서 도망친 노예들, 파업한 노동자들이 피해입힌 금액까지 총 환산을 해보면, 음-. 금화로 열 두 닢. 정도 될 것 같수다.”
생각보다 큰 값이었다.
그러나 아이라가 불의 재앙으로 진화하는 것을 막는 가격이라고 생각하면 그리 비싸게 느껴질 것도 없었다.
나는 주머니에서 금화 열 두닢을 꺼내 위원장의 손에 쥐어주었고 결국 임프 마르마르에 대한 권리 증서를 획득할 수 있었다.
“여기 적혀있는 대로, 밥은 하루에 세 끼 주면 되고. 간식은 너무 많이 주면 버릇 나빠질 수도 있으니, 칭찬할 것이 있을 때만 주시오.”
“아….”
“운동이랑 산책도 가끔 시키고. 채찍은 하루에 한 대 때리는 것이 가장 적당하오. 환불은 안 되는 거 명심 하시고. 흐흐, 그럼 우린 이제 옆 마을로 갑시다!”
가자, 가자. 와-.
몰려들었던 사람은 그렇게 우르르 빠져나가버렸다.
그들이 어디로 가서 뭘 할지 궁금했지만, 여러모로 지쳤던 나는 쫓아갈 의욕이 영 솟질 않았다.
이제 이 넓은 공터에 남은 것은 나와 어딘가 아쉬운 것처럼 흐응-하고 긴 콧소리를 내는 아이라. 그리고 임프 마르마르 뿐이었다.
아이라가 말했다.
“임프가 불타는 것도, 한 번 보고 싶었는데 말이지. 그래서, 태오. 임프는 어디에 쓰려고?”
나도 몰라.
그렇지만 그렇게 답할 수는 없어서 일단 적당히 둘러대기로 했다.
“저도 여러 잡일을 해 줄 시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기왕 돈 주고 샀으니 어떻게든 써먹어야지.
다만 이 임프라는 녀석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은 놈이었던 모양이다.
“돈으로 사람의 권리를 구매할 수는 없어! 그리고 내 꼬리 만지지 마!”
“신기하네. 정말 꼬리가 있어.”
아이라는 임프의 가느다란 꼬리를 슥슥 훑었는데, 파르르 떨린 꼬리가 이내 찢어진 치마폭 안으로 휙 들어가 허리로 휘감기는 게 보였다.
벨트처럼 꼬리를 말은 모양이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이라가 말했다.
“더 바깥을 보고 싶었는데. 이제 아무래도 좋아졌어. 태오, 돌아간다.”
“아, 예.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마루마루, 갑시다.”
“마루마루가 아니라 마르마르야. 일단, 갈 곳이 없어졌으니, 따라가긴 하겠지만. 내가 당신의 노예가 된 게 아니라는 걸 잘 알아둬.”
도중에 도망가거나 하면 어쩌지 싶었는데.
다행히 갈 곳이 없다는 건 진짜였는지 그러진 않았다. 사실 도망쳐도 금방 붙잡아올 수 있지만, 그랬다간 금화 12닢이나 내고 산 임프가 다칠 수 있으니까.
“우리는 채무에 의해 비롯된 쌍무적 계약관계일 뿐이지. 빚지게 된 금액을 다 변제하게 되면 우리들 사이의 계약은 무효야.”
조잘조잘.
녀석은 우리 뒤를 따라오며 몹시도 시끄럽게 종알거렸다. 내 감상은 어려운 말을 하는 녀석이네-라는 것 정도 뿐.
생각보다 똑똑한가?
똑똑한 시종은 좋지.
그러나 녀석은 나와 아이라가 궁정으로 들어가려고 했을 때, 욕조에 몸을 담구고 있는 주인을 발견한 고양이처럼 화들짝 놀랐다.
“거, 거기는 들어가면 안 돼! 무시무시한 마녀왕이 산단 말이야!”
뭐라는 거야.
아, 그러고 보면 우리가 누군지 말을 안 해줬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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