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0th Regression of the Max-Level Player RAW novel - Chapter 294
만렙 플레이어의 100번째 회귀 294화
294. 이터널 장비
집으로 돌아온 류민은 가만히 침대에 누워 천장을 응시했다.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다.
미카엘을 죽였다가 갑자기 신이 되질 않나.
테스트를 위해 마왕성을 가봤더니 갑자기 아르타로스가 나타나질 않나.
또 신족 4명을 죽이라는 퀘스트가 뜨질 않나.
‘퀘스트야 안 하면 그만이라지만…….’
문제는 신들이 자신을 가만히 놔둘 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벌써 닉스라는 신에게 찍히지 않았는가?
‘나에 대한 도전이라면 얼마든지 받아주겠어. 치사하게 가족만 건들지 않는다면.’
저번처럼 놈들이 동생을 노릴 수도 있다.
어쩌면 주변 지인들에게 손을 뻗칠 수도 있다.
‘아무리 강해도 나는 혼자야. 전부를 지킬 순 없어.’
그렇다면 결국 방법은 하나뿐이다.
원인을 제거하면 그만이다.
나쁜 싹은 초장에 뿌리 뽑아야 하는 법 아니겠는가?
‘다른 신들은 아직 만나보지 못해서 모른다 치고…… 다음번에 만나면 아르타로스를 이길 수 있을까?’
죽음의 기운으로 스탯을 반 토막 내버렸는데도 자신보다 우위에 있던 녀석이다.
게다가 몇 번을 죽여도 죽지 않는 불사의 몸을 가졌다니.
‘여태 상대한 적 중 최강이라는 것만은 분명해.’
그토록 룬을 모으고 칭호를 모으고 성장에 성장을 거듭했건만 강자는 많고 세상은 넓었다.
‘플루닉토스도 나름 강한 편이지. 그쪽 애들 수준에는.’
류민과 비교해서 그렇지 마계의 마왕으로 군림해도 손색이 없는 게 플루닉토스다.
그렇더라도 이 녀석은 걱정이 없다.
정말 쉬운 상대니까.
‘다음에 만나면 아주 요절을 내버려야지.’
사실 아르타로스도 크게 걱정이 없다.
전투로만 따지면 이길 자신이 있다.
아닌 게 아니라 무의 공간에서 빠져나온 류민은 천족들을 죽이고 1억에 가까운 스탯 포인트를 긁어모았다.
스탯만 따지면 거의 두 배로 강해진 셈이었다.
그렇기에 아르타로스를 상대할 때의 류민과 지금의 류민은 완전히 다르다.
스탯이 두 배로 올라 있었으니까.
‘승산은 있어. 그러나 방심은 금물. 대비하지 않을 수 없지.’
시간을 정지시키거나, 놈이 가진 불사 능력, 무의 공간 등.
아직 공략하지 못한 부분들이 많다.
‘일단 스탯을 더 쌓아야 해. 지금보다 더 강해져야 한다.’
정작 문제는 아르타로스가 아니다.
다른 신도 아르타로스처럼 강할지 모른다.
언제 또 어떤 싸움이 벌어질지 모르는 판국이고.
‘확실한 건 조만간 아르타로스가 날 노릴 거라는 거지.’
녀석도 지켜봤을 것이다.
기억을 잃었다곤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천족과 마족을 무자비하게 학살하던 자신을.
‘기억이 지워지지 않은 걸 안 녀석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지.’
분명 일을 매듭지으러 다시 찾아올 것이고 그 시기는 빠르면 19라운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웬만하면 현실에서 나타나진 않을 거야. 어차피 19라운드가 되면 알아서 이계로 불려오는 몸이니.’
어쨌거나 이대로 손 놓고 있다가 당할 순 없다.
다시 만날 때를 대비한 대책이 필요하다.
‘그러고 보니 칭호를 받았었지.’
문득 생각난 류민이 정보창을 열어봤다.
-획득 조건 : 최초로 레벨을 99까지 달성하면 획득.
-효과 : 레벨만큼 모든 스탯 증가.
최초로 만렙을 찍어서 받은 칭호가 있지만, 저 정도 스탯으론 어림없다.
더 강해져야 하고 그러려면 한 가지 방법이 있다.
다름 아닌 조합.
어떻게 해서든 이터널 등급을 만들어내는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류민은 재료 주머니를 까기 전에 기도했다.
응축된 에테르가 나오게 해달라고.
[무한의 재료 주머니를 사용하셨습니다.] [축하합니다! 5개의 재료 아이템이 나왔습니다!] [인벤토리로 아이템이 지급됩니다!]인벤토리에서 재료를 확인한 류민이 놀라서 벌떡 상체를 일으켰다.
‘응축된 에테르 2개? 이거 실화냐?’
나머지 3개는 모르는 재료인 걸 보니 이터널 제작에 필요한 아이템인가보다.
‘나한테 정제된 에테르가 2개 있으니까…… 이터널 장비를 최소 두 개는 만들 수 있어.’
장갑과 신발을 만들 생각으로 류민은 재료들을 조합했다.
비록 도안은 없지만 정제된 에테르와 응축된 에테르가 부재료에 하나씩 들어가야 한다는 점은 안다.
그렇게 넣고 나머지 세 칸은 모르는 재료들을 올리고 로테이션을 돌렸다.
조합식을 모르니 어쩔 수 없이 때려 맞출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운이 좋았는지 마침내 아이템 하나가 얻어걸렸다.
[이터널 등급 아이템을 조합하고 있습니다.] [아이템의 격이 높아 만드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주십시오.] [재료를 조합하는 중…….] [사용자의 영혼 분석 중…….] [싱크로 조율 중…….] [조합 성공!] [‘영혼의 건틀릿’을 만들었습니다.] [영혼의 건틀릿]-분류 : 장갑
-등급 : 이터널
-방어력 : 5,000
-효과 : 모든 스탯+200, 신족을 죽이면 영혼을 갈취하며, 갈취한 영혼의 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
-내구력 : 무한
-사용 제한 : 검은 낫(영혼 귀속)
-설명 : 사용자의 육신이 아닌, 영혼에 덧씌워 영향력을 발휘하는 영혼 귀속 아이템.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 없다. 다른 장비 아이템과 중복 적용이 가능하다.
옵션을 본 류민은 황당했다.
‘이건 뭐야? 신족의 영혼을 갈취해?’
옵션이 대놓고 신을 죽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어쨌거나 효과는 좋으니까.’
이터널 장비의 장점은 갓 등급 장비와 중복 착용이 된다는 점이다.
굳이 착용 중인 아이템을 버리지 않아도 된다.
‘하나는 만들었고, 다음을 또 만들어볼까?’
류민은 계속해서 조합을 시도했다.
[조합할 수 없는 조합식입니다.] [조합할 수 없는 조합식입니다.] [조합할 수 없는 조합식입니다.]………………
…………
실패했다는 메시지가 떠올랐지만 아쉬워하지 않고 경우의 수를 계산하며 차근차근 시도했다.
그 결과.
[조합 성공!] [‘신의 걸음’을 만들었습니다.]이터널 장비 하나를 더 만들어낼 수 있었다.
[신의 걸음]-분류 : 신발
-등급 : 이터널
-방어력 : 5,000
-효과 : 모든 스탯+200, 이동속도+200%, 발소리가 들리지 않으며 허공을 걸을 수 있다. 추가로 스킬 ‘점멸’을 사용할 수 있다.
-내구력 : 무한
-사용 제한 : 검은 낫(영혼 귀속)
-설명 : 사용자의 육신이 아닌, 영혼에 덧씌워 영향력을 발휘하는 영혼 귀속 아이템.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 없다. 다른 장비 아이템과 중복 적용이 가능하다.
대낮에도 허공을 걸을 수 있는 데다 추가 스킬까지.
부가 효과가 많은 아이템이었다.
‘점멸을 사용할 수 있다고? 뭔지 한번 볼까?’
[임시 스킬 – 점멸]-효과 : 반경 30m의 거리를 순간 이동한다. 10초의 쿨타임을 갖는다.
이름에서 예상했지만 순간 이동 스킬이었다.
‘허, 허공을 딛는 걸로 모자라 순간 이동까지 생기다니.’
류민의 입꼬리가 씰룩였다.
아이템이 생겨서 나쁠 건 없었으니까.
‘장갑과 신발은 만들었고…… 이제 남은 건 이터널 무기뿐인가?’
라운드도 얼마 안 남았다.
19, 20.
두 라운드만 공략하면 이 지긋지긋한 게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아니, 그건 아직 단정할 수 없지.’
미카엘의 말론 게임 이후에 천마 대전이 있다고 한다.
천족은 지금 전쟁에 쓸 장기 말을 구하는 거라고.
‘전쟁까지 완벽하게 끝내야 게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걸까?’
잘 모르겠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가봐야 아는 법.
‘20라운드 이후는 가보지 않아서 몰라. 하지만 19라운드야 익히 알고 있지.’
그러나 이번만큼은 류민도 사람들에게 정보를 공유할 생각이 없었다.
혼자서 독식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보 공유 시 발생할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였다.
‘지금 퀘스트 내용을 들으면 충격받을 수도 있어.’
말을 아끼기로 한 류민은 평소와 달리 사신교 신도들을 불러 모으지 않았다.
이번만큼은 퀘스트 내용을 말해줄 생각이 없었으니까.
* * *
18라운드에서 돌아온 지 보름이 지났다.
그런데도 허태석은 신으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했다.
‘왜 연락이 없지? 보통 사나흘 내에 먼저 신도들을 소집하라고 연락해 주시던데…… 무슨 일이라도 생기신 건가?’
보통 신도를 소집해서 다음 라운드 정보를 말해주던 검은 낫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쓸데없는 걱정마저 들 정도로 깜깜무소식이다.
궁금증이 생긴 허태석은 핸드폰을 들었다 놓기를 반복했다.
아무리 그래도 상대는 자신이 신으로 추앙하는 분.
먼저 전화를 걸기 두려운 게 사실이었다.
‘정말 무슨 일이 생겼을 수도 있잖아?’
용기를 낸 허태석이 검은 낫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루루루- 뚜루루루- 달칵.
예상외로 금방 전화를 받자 오히려 허태석이 말을 잇지 못했다.
-허 교주. 무슨 일이지? 왜 말이 없어?
“아아, 거, 검은 낫 님? 별일 없으셨죠? 하하…….”
-용건만 간단히 말해. 무슨 일인데?
“아아, 다름이 아니라…… 근래에 사신교에 문의가 빗발치고 있어서요.”
-무슨 문의?
“실수로 소집 문자 안 보낸 거 아니냐고 물어보더라고요. 보름 동안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그래서 저도 말했죠. 저희도 검은 낫 님에게 연락받은 바가 없다. 잡혀 있는 일정이 없다고…….”
-…….
“혹시 무슨 일 생기신 건 아니시죠? 바쁘시다거나…….”
-그런 거 아니다.
“하면 왜 사람들을 모으시지 않는 건지…….”
-나도 몰라.
“예?”
-19라운드 정보는 나도 모른다. 이번만큼은 보상 상자에서 정보를 선택할 수 없었어.
“그, 그럼…….”
-나 역시 아무것도 몰라서 알려줄 정보가 없다는 거지. 다음 라운드는 각자 스스로가 헤쳐 나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아…….”
잠시 할 말을 잃은 허태석이 이내 정신을 차렸다.
“그, 그럼, 사람들에게 지금 들은 대로 전달해도 될까요?”
-그래라.
“알겠습니다. 그럼 편히 쉬십시오.”
통화가 끊긴 걸 확인하고서야 핸드폰을 내려놓은 허태석이 깊은 한숨을 쉬었다.
“하아, 아무런 정보 없이 다음 라운드를 맞이해야 한다니.”
실은 이게 정상이다.
매번 퀘스트를 미리 알고 공략법을 듣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다 함께 1위 보상을 공유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지 않은가?
“그런데 이제는 그게 불가능하다?”
여태 잘만 정보를 받다가 고작 한 라운드를 받지 못했을 뿐이다.
그런데도 미래가 안개에 싸인 듯 막막했다.
‘이거 생각보다 문제가 심각한데…….’
어쩌면 신도들 사이에 반발이 생길 수도 있다.
항상 받던 특혜를 받지 못하면 아무래도 손해 보는 기분이 들 테니까.
‘물론 검은 낫 님의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볼 순 없지.’
으레 그렇듯 사람이 뭉치면 또X이 한두 명씩 있기 마련.
143명이 모두 정상이라 단정할 순 없다.
‘검은 낫 님을 의심해서 음해하려는 놈들이 있을 수 있어.’
어떻게 해야 검은 낫 님을 도와줄 수 있을까?
골똘히 생각하던 허태석은 이내 정신 차리고 단체 문자를 작성했다.
사람들의 반발이 없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