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cademy’s Time Stop Player RAW novel - Chapter (68)
ⓒ 애모르
“놈을 확보했다.”
바르스 본부의 깊숙한 지하 어느 곳.
그곳에서 한쪽 눈에 칼자국과 검은색 마스크를 쓴 남자, 보르헬은 누군가와 연락하고 있었다. 그리고 보르헬의 말을 들은 상대편에서는 믿기지 않은 듯 헛웃음을 흘릴 뿐이었다.
-그러니까. 네놈이 그놈을 확보, 아니, 납치했다고?
“그렇다. 연합 또한 찾고 있던 놈이었을 텐데?”
-허··········, 바르스의 수장이라는 놈은 생각보다 멍청한 병신이었군.
그리고 전화 상대의 갑작스러운 욕짓거리에 보르헬의 눈이 서서히 좁혀진다.
전화 너머 상대가 말했다.
-놈이 그렇게 쉽게 붙잡힐 놈으로 보이나?
“그러나 실제로 붙잡혔지.”
-그렇다면··········-
그때였다.
쿠쿵!! 콰콰쾅!!
바로 위층에서 거대한 굉음과 함께 잠시 건물 전체가 흔들린 것은.
보르헬의 눈동자가 매섭게 좁혀진다.
그리고 전화 너머 남자의 말이 이어졌다.
-일부러 붙잡힌 거겠지.
“··········.”
-연락은 끊겠다. 어차피 네놈들과 다시 거래할 일은 없을 거 같으니.
삑-
그렇게 전화가 끊어진 순간.
“빌어먹을 놈들이··········.”
“바르스의 보르헬··········맞나?”
“!?”
그 말이 들린 순간.
보르헬은 빠르게 판단했다.
곧바로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그림자 속으로 숨어든 것이다.
그러나 몸 전체가 그림자 속으로 숨어들기도 전에.
콰쾅!!!
정확히 얼굴 어깨 그리고 배를 노린 거대한 타격이 주어진다.
“크헉!!”
그대로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려던 몸은 충격을 받아 도로 몸이 솟아나왔고 후웅- 하는 파공음과 함께 놈은 바로 옆에 있던 벽으로 날아갔다.
콰쾅!!!
“크흑!!”
큰 충격에 타격을 입은 보르헬은 그대로 피를 토하며 고개를 들었고.
곧이어 무언가 행동할 기회도 그리고 생각할 시간도 없이 충격이 전해졌다.
콰콰콰콰콰쾅!!!
연쇄적인 충격이 이어졌다.
마치 끝없이 몰아치는 거대한 폭풍처럼.
그 충격으로 인해 서서히 벽이 파여지고 사방에 조각들이 튀며 자옥한 먼지가 생길 때.
“··········응?”
무언가를 깨달은 하준은 망치를 멈추고 그 자리를 바라봤다.
깊숙하게 파인 벽에 놈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주 그 짧은 찰나에 놈은 그림자에 숨어든 것이다.
그때였다.
-뒤다!
후웅!!
필라텐의 말에 하준은 순간적으로 뒤를 돌았고 동시에 놈의 칼날이 정확히 하준의 심장을 향해 날아왔다.
그리고 하준은 가까스로 놈의 단검을 피했다.
그러나 완벽히 피할 수는 없었다.
놈의 단검이 미세하게 하준의 가슴을 베고 벽에 박혔으니.
-그렇군, 확실히 그 강함은 궤를 달리하는구나. 그러나 어리석군. 우둔하게 자신을 그림자에 숨어둘 기회를 줄 줄이야.
그때 놈의 목소리가 공간 사방에 울려 퍼진다.
공간 전체가 천천히 그림자로 뒤덮이기 시작했으며 동시에 하준의 몸이 천천히 굳어져 간다.
가슴을 시작해 천천히 다리가 마비되고 몸 전체가 굳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하준의 미간이 서서히 좁혀졌다.
일단 놈의 단검에 독이 묻었다는 것은 미리 알고 있었지만 사정에 두지는 않았다.
애초에 놈의 단검에 베일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으니 말이다.
“쯧-”
하준은 짜증스럽게 혀를 찼다.
곧이어 그런 하준을 향해 바르스의 빌런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놈들이 하준을 중심으로 사방을 둘러싸기 시작했고 그 상황을 관망하던 보르헬이 입을 열었다.
-이레귤러, 너는 오늘 여기서 죽-
그리고 하준은 놈의 말을 다 듣기 전에 시간 정지를 발동했다.
그러나 정지를 하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털썩 주저앉았다.
하준은 그대로 바닥에 대짜로 누워 피곤한 한숨을 내쉬었다.
“하··········, 염병.”
몸의 독이 서서히 퍼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하준의 감정에는 당황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담담했다.
솔직히 지금 느껴지는 감정은 성가심과 짜증 뿐이었으니.
죽음에 대한 분노나 당황 따위의 감정은 이미 지고한 불굴에 의해 사라진 지 오래였다. 물론, 그걸 넘어서 솔직히 지금 상황이 위급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조금도 들지 않았지만.
“이걸 쓸 날이 올 줄은 몰랐네.”
하준은 속으로 생각했고 그것을 떠올렸다.
시간 정지라는 능력을 가진 이후 한 번도 쓴 적이 없는 또 다른 능력.
“상점.”
포션 아이템
1. 하급 포션 10P
2. 중급 포션 150P
3. 상급 포션 250P
.
.
.
.
“상급 포션.”
상점창.
솔직히 이걸 쓸 일이 생길 줄은 몰랐다.
이게 딱히 쓸 일이 없어서 이후에 열어본 적이 없으니 말이다.
하준은 곧바로 상급 포션을 구입했다.
곧이어 하준의 손에서 새하얀 빛줄기가 휘몰아치며 아주 진한 새빨간 포션 하나가 생겨났다. 그대로 점차 굳어가는 몸을 억지로 움직여 포션의 뚜껑을 열어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리고 효과는 곧바로 생겨났다.
점차 굳어가던 몸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하준은 손을 쥐었다 폈다를 반복하며 자리에서 일어섰고 다시 망치를 들었다.
다만, 놈들을 다시 후려치기 전 하준은 주변을 둘러싼 그림자를 바라본다.
그림자에 숨어둔 보르헬.
다행히 그림자를 타격하면 일단 데미지를 줄 수 있다.
놈의 능력은 그리 완벽에 가까운 능력이 아니니.
문제가 있다면 이 넓은 그림자에 숨어둔 녀석을 정확하게 찾아 후려치는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가능하기는 하지만 하준은 그렇게 힘을 빼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하다 하준은 잠시 시간 정지를 풀었다.
“··········어떻게?”
그리고 정지를 푼 순간, 보르헬은 그저 눈을 좁힌 채 하준을 노려봤다.
지금 쯤이면 쓰러져야 정상인데·········.
막상 하준은 담담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봤다.
놈들 또한 천천히 자세를 잡은 채 하준에게 가까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준은 그런 그들은 무시하며 필라텐에게 물었다.
“필라텐.”
-무슨 일이지? 주인이여.
“너는 어디까지 커질 수 있냐?”
그 물음에 필라텐은 왠지 모르게 기분 좋은 듯한 말투와 함께 하준에게 말한다.
-주인이 원하는 대로.
그 말을 들은 순간.
하준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그리고 그 미소를 본 보르헬의 눈동자가 떨리기 시작했다.
그는 본능적으로 안 것이다.
이레귤러가 무언가를 시도하려는 것을.
그러나 반응하기도 전에 이레귤러는 사라져 있었다.
그저 덩그러니 놈이 들고 있던 황금색 망치만이 바닥에 세워져 있을 뿐.
그때였다.
화악!!
그것은 반응할 수도 없는 속도였다.
놈이 남긴 망치가 이 공간 전체를 뒤덮을 정도로 갑작스럽게 거대해진 것이다.
당연히 그 속도에 반응하지 못한 빌런들은 거대한 망치에 짓눌렀고 동시에 망치는 더욱 크기를 키우며 공간 전체를 무너트리기 시작했다.
쿠쿠쿵!! 쿵!! 쿠쿵!!
“크아아악!!!”
“커허억!!”
그리고 그 상황에 보르헬의 눈동자가 떨려왔다.
이대로 있으면 자신 또한 저 망치에 덮쳐질 것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보르헬은 곧바로 그림자가 되어 지상으로 대피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였다.
그러나, 그것보다 먼저.
후웅!!!!
보르헬의 몸에 거대한 황금색의 벽이 덮쳐왔다.
그것이 보르헬이 기억하는 마지막 순간이었다.
* * *
이사벨라는 하준의 말에 따라 사람들과 함께 계단을 타고 벙커로 보이는 문을 열어 놈들의 본거지를 탈출했다.
그리고 보인 장소는 밝은 햇살과 넓은 사막.
그저 저 멀리 보이는 도로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황무지.
그렇게 사람들과 탈출한 이사벨라는 고개를 돌려 하준이 있을 놈들의 본거지를 바라봤다.
그녀의 눈동자는 걱정이 끼쳐 있었다.
“하준··········.”
그렇게 걱정스러운 눈으로 그를 바라본 순간.
“아직도 여기 있냐?”
그녀의 등 뒤에서 하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꺄악!!··········어? 어떻게?”
멍한 표정으로 하준을 바라보는 이사벨라.
그런 이사벨라를 향해 하준이 말했다.
“그것보다 좀 멀리 떨어져 있어.”
“떨어져 있으라니··········?! 저, 저기!”
그때 벙커의 문을 통해 빌런들이 튀어나왔다.
그러나 다급히 나오는 빌런들의 표정에 이사벨라는 의아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봤다. 처음에는 빌런들이 자신들을 쫓아 올라온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상하게도 그들은 하나같이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무언가에 도망치듯 비명을 지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헤 헬프!!!!”
“오, 마이갓! 홀리 쉣!!”
“프, 플리즈!! 퍽!!”
그 모습에 어벙한 표정으로 그곳을 바라보는 이사벨라.
구조된 다른 사람들 또한 어처구니없는 얼굴로 그들을 바라봤다.
그때 하준이 말했다.
“조금 뒤로 물러서 있어.”
“네? 그게 무슨··········.”
그때였다.
쿠쿠쿠쿠쿠쿠쿠쿵!!!!
갑작스럽게 지축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마치 지진이 난 듯 크게 진동하는 지면.
파사삭!!
지진이 나는 동시에 서서히 땅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탈출하려던 빌런들 모두가 갈라진 땅 사이로 분수가 터지듯 솟아나오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는 사람들.
“What the··········.”
“Holy shit! What now!”
이사벨라를 포함해 탈출한 사람들의 시선이 갈라진 땅 사이로 튀어나오는 무언가를 향했다. 그것은 아주 한순간에 땅에서 솟아오른 거대한 기둥이었다.
황금색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거대한 기둥.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할 말을 잃고 그 거대한 기둥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oh my god··········.”
“세상에··········.”
“··········.”
그리고 하준 또한 그 기둥을 바라보다 속으로 생각했다.
일단 짜증 나서 홧김에 저지르긴 했는데 하준의 예상보다 더욱 거대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준은 저 거대한 손잡이를 바라보며 이후 사태 수습에 대해 생각했으나.
“하··········, 모르겠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나름 힘들이지 않고 해결을 했으니 이득은 이득이니까.
하준은 털썩-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대로 보르헬에게 빼앗은 휴대폰을 이사벨라에게 건네며 멍하니 황금색 기둥을 바라봤다. 그리고 휴대폰을 건네받은 이사벨라가 물었다.
“이건··········.”
“일 끝났으니까 이제 연락해야지.”
“아!”
그 말과 함께 이사벨라는 급하게 어딘가로 향해 연락했고 하준은 그 거대한 기둥을 경치 삼아 잠시 휴식을 취했다.
* * *
이사벨라가 미국 히어로 협회에 연락을 넣자마자 상황은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몇 분 뒤, 협회 소속 차량과 구조 헬기 그리고 미국 히어로들이 현장에 모여들었고 하준은 그들이 오기 전에 일단 마하라즈의 크기를 줄인 뒤, 곧바로 회수했다.
다행히 협회 소속 차량과 헬기가 시선을 끌어준 덕분에 아주 짧은 순간에 곧바로 회수할 수 있었다.
당연히 한순간에 사라진 마하라즈로 인해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또다시 경악했지만.
물론 사람들의 반응과 별개로 하준은 안심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미국 시각으로 오전 11시.
라스베이거스의 어느 호텔에서는.
“후우··········.”
하준은 호텔 욕조의 몸을 담아 피곤을 풀고 있었다.
일단 놈들의 본거지는 라스베이거스 인근의 사막이었다.
그렇기에 현재 하준이 위치한 곳이 바로 이 호텔이었고.
라스베이거스에서 유명한 5성급 호텔이라고 하나?
“나쁘지 않네.”
하준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일단 그들이 이렇게 하준을 배려하는 이유는 당연히 미국 히어로 협회 쪽에서 하준의 얼굴을 알아봤기 때문이었다.
뭐, 저번에 계약 건을 생각하면 못 알아보는 것도 이상하지만.
“자, 그러면.”
하준은 간단한 샤워를 한 뒤, 욕조를 나왔다.
그대로 가운을 걸쳐 입고 이곳에서 뭘 할까 생각하고 있을 때.
똑- 똑-
누군가의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하준은 곧바로 현관으로 다가가 문을 열었고 그곳에는 깔끔한 검은색 정장을 차려 금발의 남자가 서 있었다.
그는 하준을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Mr, Kim hajun?”
“예?”
“You’ve got a call.”
그 말과 함께 폰을 건네는 남자.
요원으로 보이는 남자는 그저 폰을 건넨 뒤, 자리를 떠났고 하준은 전화가 오는 폰을 바라보다 곧바로 연락을 받았다.
-몸은 괜찮으신가요?
그리고 전화기 너머에서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더라?
익숙하기는 한데 잘 기억이 안 나는 목소리였다.
하준은 솔직하게 물었다.
“누구세요?”
-후훗, 저 엠마에요. 전에 한 번 보셨죠?
“아··········.”
분명 미국 히어로 협회에서 하준의 집으로 찾아온 스카우터였다.
기억이 난 하준은 곧바로 그녀에게 질문했다.
“그래서 무슨 일로 연락을 주셨어요?”
-역시··········, 하준 생도님이 이레귤러였군요. 그 일단 이번 사건에 대해 감사 인사를 하기 위해 연락을 드렸습니다.
“··········.”
그 말에 하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뭐, 그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눈치챘겠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입으로 솔직하게 말할 생각도 없었으니 말이다.
-아, 그리고 정말로 죄송하지만, 하준 생도님께 긴히 부탁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그 말에 하준의 미간이 서서히 좁혀졌다.
뭔, 부탁?
미국 빌런 집단 하나 때려잡아 줬으면 됐지 뭘 또 부탁하려고.
일단 거절하기 전에 무슨 부탁인지 들어보기로 했다.
하준이 물었다.
“뭔 부탁이요?”
-그 정말 죄송하지만 이사벨라씨에게도 일단 연락을 드렸습니다만··········.
그렇게 부탁을 설명하는 엠마.
부탁 내용을 들은 하준은 귀찮은 표정으로 인상을 꾸길 수밖에 없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