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vanced Player of the Tutorial Tower RAW novel - Chapter 312
312화. 우선 좀 조용히 있으려 했는데 (3)
“꺄흑”
김현우가 도착하자마자 그쪽으로 날아오는 아브의 몸.
그는 급하게 날아오는 아브의 몸을 받아들고는 이내 그녀가 정신을 잃었다는 것을 깨달은 뒤, 곧바로 시선을 돌려 그녀와 함꼐 있던 노아흐를 찾았다.
“끄으…….”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김현우는 한쪽 구석에 쓰러져 고통스러운 신음을 흘리고 있는 노아흐를 발견했다.
더더욱 굳어지는 김현우의 표정.
허나 그런 그의 표정과는 달리 조금 전까지 아브의 몸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고 있었던 남자는 자연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이야기했다.
“이것 참 잘됐군. 짐이 굳이 찾으러 갈 필요가 없어서 말이야.”
“……뭐?”
“네 녀석한테 개인적으로 볼 일이 있어서 말이야. 이 녀석들을 처리하면 짐이 손수 너를 찾으러 탑을 돌아다닐 생각이었는데…… 고맙게도 눈앞에 직접 나타나주니 이 얼마나 편한가?”
그의 말에 김현우는 저도 모르게 입을 벌리려다가 다물었다.
저 녀석과 말싸움을 하는 것 보다 당장 해야 할 일이 있었으니까.
탓-
김현우는 아브를 안아든 채 순식간에 몸을 놀려 저만치에 쓰러져 있는 노아흐의 몸을 챙겼다.
‘정신을 잃었나.’
쓰러져 있어서 내심 걱정했으나 막상 보니 외적으로는 크게 상처 입은 모습이 보이지는 않았기에 김현우는 안심하고 그들을 성 밖으로 옮겼다.
그리고-
“도망칠 줄 알았더니 다시 돌아왔군. 용기는 칭찬해 줄 만하다.”
-아브와 노아흐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돌아오자마자 그 남자는 마치 대견한 것을 보는 듯한 눈으로 김현우를 바라봤다.
그 모습에 김현우는 어처구니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입가를 굳히고는 이야기했다.
“그러니까, 나한테 볼일이 있다고?”
“그래. 짐은 네게 볼일이 있기에 이렇게 직접 찾아왔느니라.”
“무슨 볼일?”
“유감이지만 친우에게 네 녀석의 태도를 조금 교정해 주라는 부탁을 들었지.”
“뭐? 태도 교정?”
“그래, 자네가 그렇게 천둥벌거숭이처럼 날뛴다지?”
남자의 말에 김현우는 곧 그가 어디에서 부탁을 받고 온 것인지 곧바로 깨달을 수 있었다.
‘정령 파벌 쪽인가.’
물론 그쪽 말고도 관리기관 쪽에서 움직였을 수도 있으나 그 가능성은 턱없이 낮다고 김현우는 생각했다.
그렇다면 남은 건 정령 파벌쪽.
“뒤지게 처맞고 혼자서 언플하더니 결국 생각해낸 게 친구 부르기였어?”
“말했을 텐데? 동등한 친구관계가 아닌 부탁을 받아서-”
“그게 중요한 게 아니거든 이 빡대가리 새끼야.”
말을 정정하려는 남자에게 평소처럼 욕을 처박아준 김현우.
“역시 소문대로 태도 교정이 필요한 쪽인 것 같구나. 이 태양신에게 그런 무례한 말을 내뱉다니 말이다.”
그에 태양신은 슬쩍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그리 말했으나 김현우는 별다른 동요를 드러내지 않은 채 말을 이어나갔다.
“무례하기는 씨발새끼야, 지금 네가 더 무례한 거 아니냐? 왜 갑자기 남의 집 쳐들어와서 다 쳐부수고 지랄이야 지랄이? 거기다가 애먼애들은 또 왜 건드리는데?”
“그거야 당연한 것 아닌가? 탑주의 잘못은 그 탑주 밑에 있는 이들에게도 자연스레 적용되는 것이다.”
“지랄도 풍년이다 미친년아, 네 애미가 그렇게 가르쳤냐?”
“뭐…… 애, 애미?”
“아, 미안 애비가 그렇게 가르쳤어? 캬~ 시발 고건 몰랐네~”
김현우가 극도로 분노할 때만 나오는 패드립에 순간적으로 당황한 태양신, 그러나 곧 그는 인상을 팍 찌푸리며 말했다.
“네 녀석! 정말로 정도를 모르는 녀석이로구나!”
태양신의 분노 섞인 외침.
허나 김현우는-
“정도를 모르기는 씨발아 네가 더 모르고 있는 거지 이 좆같은-”
빡!
“-새끼야!”
곧바로 그의 앞으로 날아가 그의 얼굴에 주먹을 꽂았다.
김현우의 죽빵에 순식간에 뒤로 밀리는 그의 몸.
허나 그뿐이었다.
텁!
“!”
김현우의 주먹을 붙잡은 그, 태양신은 분노한 표정을 지우지 않고는 입을 열었다.
“감히 짐에게 선공을 가하다니, 네 녀석이 그러고도 무사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마라.”
그의 말에 김현우는 본능적인 위협을 느끼며 그에게 붙잡힌 팔을 빼려 했으나.
‘안 빠진다고?’
마치 무척이나 거대한 철판에 박혀 들어간 듯, 김현우의 손은 빠지지 않았다.
그와 함께 주먹을 날린 태양신.
김현우는 급하게 머리를 노리고 날아오는 주먹을 피해내고 몸을 뒤틀어 그의 얼굴을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라는 듯 그의 발을 막기 위해 남은 손을 들어 올리는 태양신.
그러나 김현우는 그 상태에서 마력을 담았고.
“!”
빠아악!
마력으로 강화된 김현우의 발차기는 손쉽게 태양신의 가드를 뚫고 그의 얼굴에 박혔다.
순간적으로 비틀거리는 그의 몸.
그때를 기다렸다는 듯 김현우는 곧바로 그에게 잡혔던 손을 빼내곤 그를 발로 차 저 멀리로 날려버렸고, 그 즉시 마력을 끌어 올렸다.
파직- 파지지짓!
그의 혈도를 타고 도는 마력이 순식간에 몸 전체로 흩어지고, 김현우의 주변으로 스파크가 터져 나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런 김현우의 마력에 반응하듯.
사아아아악-!
태양신의 주변으로도 마력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이제껏 보지 못한 모래빛의 마력이 성벽에 처박힌 그의 주변으로 모여들기 시작하고, 이윽고 그의 마력이 마치 모래바람처럼 주변으로 퍼져나가며 주변 환경을 모래로 덮어버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마력을 뿜어내고 있는 태양신은.
“맨 처음에는 죽이라고 했어도 부탁받은 게 있으니 가볍게 태도만을 교정해주려고 했거늘, 선은 네가 넘은 것이니 후회하지 마라.”
이내 김현우쪽으로 걸음을 옮기며 굳은 표정으로 손을 휘둘렀다.
그와 함께 그의 주변으로 몰아치기 시작한 모래빛 마력은 순식간에 어느 한곳으로 모여들기 시작했고.
“……해골?”
곧 김현우는 모래들이 모여들기 시작한 곳에서 해골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하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도 그냥 해골이 아닌, 몬스터와 같은 스켈레톤.
그러나 그것은 김현우가 9계층에서 보았던 스켈레톤과는 본질적으로 달라보였다.
고대 시대에나 쓸 것 같았던 장식품을 주렁주렁 달고 김현우의 앞에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한 스켈레톤들은 이내 저마다의 무기를 김현우를 향해 겨누고 있었으며.
그들이 본질적으로 다른 스켈레톤과 다르다고 느낀 점은 마력이었다.
언뜻 느껴지는 것만 하더라도 지금 이 근처의 스켈레톤은 한 마리 한 마리가 굉장한 마력을 머금고 있었다.
거기에 그 숫자는 지금에 와서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었고.
쿠구구구구궁-!!
“지랄났네.”
그렇게 나타나고 있는 스켈레톤의 뒤로 뼈로 만들어진 거대한 코끼리들까지 나타나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며 김현우는 어처구니없다는 듯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서.
“지금부터 너는 네가 한 일을 후회할 것이다! 나 태양신 라(Ra)의 철퇴를 받아봐라!”
태양신은 위엄 있게 선포했다.
xxxx
거대하게 자라 있는 세계수의 나무 꼭대기.
그곳에서 에리얼은 무척이나 아름다운 조경이 구성되어 있는 대지를 바라보고는 아까 전 나이아드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51번 탑에서 ‘오물’에 집어넣을 생명을 찾아야 한다……라.’
물론 나이아드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지금 그들에게는 분명히 오물 안에 집어넣어야 하는 이들이 필요했다.
그도 그럴 것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오물에서 올라오고 있는 업의 질은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으니까.
‘거기에다 이다음에 관리기관에 지불해야 할 업도 상당히 많은 양이야.’
그렇기에 나이아드가 자신에게 부탁한 일은 분명히 필요한 일이었다.
게다가 지금 상황에서는 에리얼이 일을 하기 더더욱 편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장 51번 탑에서는 태양신이 찾아가 김현우와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들었고, 그렇다는 것은 곧 51번 탑에 에리얼을 방해할 수 있는 이가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물론 51번 탑주가 대비를 해놓았다면 모르겠지만.’
51번 탑주를 몇 번밖에 보지 못했으나 그가 이런 혹시나의 상황에 대비를 해놓았을 것 같진 않았다.
‘그리고 설령 대비를 해놓았다고 해도.’
그들이 탑주인 자신을 처리할 수는 없을 거라고 그녀는 생각하며 이내 몸을 돌렸다.
우우웅-
몸을 돌리자마자 보이는 것은 새하얀 빛을 뿜어내고 있는 포탈.
그것은 바로 나이아스가 땅의 정령왕인 오리에드와 합작해 만든 51번 탑과 연결되어 있는 텔레포트 포탈이었다.
물론 다른 탑으로 이동하는 포탑이다보니 그녀가 탑 어디 좌표로 소환 될지는 몰랐으나 에리얼에게 있어 그런 것은 딱히 상관없었다.
애초에 그녀의 몸은 바람으로 이루어져 있고, 기본적으로 바람이 존재하는 곳이라면 그녀는 그 어디에도 존재할 수 있었으니까.
그렇게 생각을 마친 에리얼은 곧바로 자신의 몸을 포탈 안으로 밀어 넣었고, 이내 그녀는 곧 자신의 몸이 포탈 안쪽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순식간에 빨려 들어가기 시작하는 그녀의 몸은 얼마 지나지 않아 세계수에서 사라져 버렸고 그녀가 다시 시야를 회복했을 때.
“…….”
그녀는 자신이 있는 곳이 51번 탑 안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보이는 것은 위아래가 끝도 없이 이어져 있는 통로와, 그 통로를 만들어주고 있는 성벽.
그녀는 잠시 위아래를 한 번씩 훑어보고는 곧바로 자신의 특기를 이용해 이 탑 내에서 ‘오물’의 안에 들어갈 만한 이를 찾았다.
잠시 흐르기 시작하는 시간.
그러나 그것도 얼마 가지 않아-
“……찾았다.”
-그녀는 곧 이 통로에서 바람을 통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 탑 내에서 ‘오물’에 밀어 넣을 만한 이들을 찾을 수 있었다.
게다가 다른 곳으로 나뉘어 있지도 않고, 51번 탑에는 단 한 구간에 꽤 질 좋은 ‘연료’가 많이 모여 있었다.
그것에 에리얼은 잠시 신기함을 느꼈으나 이내 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몸을 바람에 동화시켜 자신의 감이 잡힌 곳을 향해 몸을 움직였고.
바람으로 바뀐 에리얼은 탑의 ‘통로’에서 순식간에 9계층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그리고 별다른 문제없이 김현우가 탑의 꼭대기 층에서 싸우는 동안에 연료들이 있는 곳에 도착한 에리얼은-섬찟-!
“……!!”
-도착하자마자 느껴지는 거대한 마력에 저도 모르게 두 눈을 휘둥그레 뜨며 마치 기다렸다는 듯 자신의 앞에 앉아 있는 한 여자를 볼 수 있었다.
이마 나 있는 두 개의 붉은 뿔.
날카로운 입매는 까득까득 거리는 소리를 내며 소름끼치는 소리를 내고 있었고.
핏빛처럼 붉은 눈빛은 이제 막 나타난 에리얼을 소름끼치도록 살벌하게 노려보고 있었다.
“네년이냐?”
그와 함께 나온 목소리.
“무…… 무슨.”
에리얼이 한순간에 느껴지는 소름끼치는 소음에 저도 모르게 목소리를 떨자 야차는 마치 짓씹듯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래, 왠지 이상하다 싶었느니라, 어떻게 된 게 이제야 애들 좀 달래놓고 ‘맛’을 보려고 하는데 갑자기 사라지는 건 좀 이상하다 싶었지. 그 녀석이 멋대로 도망칠 놈은 아니니까.”
그래서-
“분명 뭔가 일이 생겼다 싶었는데, 그 원인이 이렇게 앞에 와주니 정말로 감사하구나. 응? 아주 감사해.”
“……자, 잠깐.”
에리얼은 자신이 탑주 중 한명이라는 사실도 순간 잊어버린 채 압도적으로 끓어오르기 시작하는 야차의 살기에 뒤늦게 손을 내저었으나-
“내 맛보기(?)를 방해한 죄가 얼마나 큰지, 내 지금 직접 느끼게 해주마……!”
-이미 야차는 일보(一步)를 내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