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104)
104화
엘리자벳은 이유나 들어보자는 듯이 팔짱을 끼며 물었다.
“아까까지는 난리를 쳤으면서 왜 이제와서 화해를 하자는 건데?”
“…생각해보니까 최연승 님께서 너희하고 싸우지 말라고 했다.”
“……”
“……”
생각치도 못한 이유에 헌터들은 할 말을 잃었다.
무슨 부모님한테 혼나는 꼬마도 아니고…
엘리자벳은 화를 내려다가 말았다. 저렇게 나오니 있던 화도 사라졌다.
“알겠어. 뭐라고 안 할 테니까 이동이나 하자.”
“저걸 그냥 넘어가준다고?”
“슈나이더. 넌 저것보다 더 심했어.”
엘리자벳의 말에 안토니는 발끈했다.
“내가 언제 저런 놈보다 심했다는 거냐!”
“음. 안토니가 더 심하긴 했지.”
스몰우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했다.
오다이곤이 짜증을 내긴 해도 안토니와 비교하면 꽤나 선량한 편이었다.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나를 따라와라. 이동해야 한다!”
“왜 우리가 널 따라가야 하는데?”
“맞아. 친구. 너의 뭘 믿고?”
“최연승 헌터면 모를까 그쪽은 믿음이 잘 안 가는데요.”
“……”
오다이곤은 말문이 턱 막혔다.
세상에 뭐 이런 인간 놈들이…?
‘주인님. 주인님은 어떻게 이런 놈들을 데리고 같이 움직이셨던 겁니까?’
* * *
팟!
“혼돈쌍두견이군.”
그르렁거리는 소리와 함께 팟, 소리가 들리자 최연승은 쳐다보지도 않고 알아 맞혔다.
무공을 갈고 닦을수록 감각은 극한으로 예민해졌다.
마법사에게 탐지 마법이 있다면 무공 사용자에게는 이런 직감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레나스가 보기에는 신기하기 그지없는 현상이었다.
주변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몬스터가 나타났다고 먼저 말한다니!
클랜의 어떤 헌터도 저런 묘기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이게 무공인가?’
최연승을 보니 무공이 이상하게 좋아 보였다.
사실 무공은 저평가되었던 거 아니었을까?
‘아니. 클랜의 다른 헌터들도 말했잖아. 무공은 안 좋다고.’
아레나스는 정신줄을 붙잡았다.
지금 이건 착각일 뿐이다!
최연승이 잘 쓴다고 해서 무공이 꼭 좋다는 법은 없지 않은가.
“뒤.”
“어?”
“뒤라고.”
말과 함께 최연승은 아레나스의 멱살을 잡더니 앞으로 끌어당겨 집어 던졌다.
아레나스도 나름 근접전 전문 탱커였다.
지금 방어 마법에, 무게 증가 마법까지 걸고 있는 상태였는데…!
최연승이 잡아당기자 그냥 훅 하고 날아갔다.
“!!!”
콰당탕!
아레나스는 앞으로 내동댕이쳐서 뒹굴었지만, 화를 낼 틈도 없이 더 깜짝 놀라야 했다.
방금까지 그가 있었던 자리에 두 마리 머리를 갖고 있는 사냥개가 컹컹대며 나타난 것이다.
혼돈쌍두견이었다.
단거리 텔레포트로 나타난 것!
‘레벨이 150 정도인가?’
성좌의 능력으로, 최연승은 몬스터의 레벨을 파악했다.
레벨 150정도면 C급 정도.
아레나스가 못 잡을 몬스터는 아니었지만, 갖고 있는 스킬인 뒤로 텔레포트하는 스킬이 매우 까다로운 스킬이었다.
처음 보는 상대는 예측 못하고 당할 수밖에 없는 것!
하지만 상대해 본 적만 있다면 그리 어려운 상대도 아니었다.
퉁-
최연승의 손가락이 튕겨지자 혼원지가 쏘아져나갔다.
강기보다 밑 단계의 공격이었지만 그 정도만으로도 충분했다.
푹! 푹!
-■■■■!
몸통에 지력이 박힌 혼돈쌍두견이 비명을 지르며 나뒹굴었다. 정확히 급소를 맞은 것이다.
움직임이 봉쇄되자 최연승의 검이 번쩍였다. 빠르게 접근해서 두 개의 목을 전부 날려버렸다.
서걱!
“장… 장난 아니잖아…?!”
아레나스는 입이 벌어져서 말했다.
강력한 마법을 준비하지도 않고, 손 몇 번, 검 몇 번으로 몬스터를 잡은 것이다.
무엇보다 자기가 그 고생을 했던 몬스터를 그렇게 쉽게 잡았다는 게 충격적이었다.
“요령만 알면 별로 어렵지도 않은 놈이지. 먼저 알아챈 다음 뒤에서 날아온 공격 피해준 다음 반격하면 방어력이 약해서 잘 싸우지도 못해.”
“먼저 알아채는 건 어떻게 하는데?”
“…흠. 다시 생각해보니 좀 어려운 몬스터긴 하다. 마법 사용자한테는 어렵겠군.”
“……”
최연승의 어이없는 말에 아레나스는 할 말을 잃었다.
저걸 말이라고…
그러는 사이 최연승은 혼돈쌍두견에게 다가가서 안에 있는 코어를 꺼냈다.
반짝이며 마력을 뿜고 있는 코어가 가방에 들어갔다.
거기까지는 좋았다.
“?????”
최연승이 혼돈쌍두견을 해체해서 고기를 챙기기 전까지는!
“뭐… 뭐하는 거냐?”
“식량 다 잃어버리지 않았나?”
최연승도 갖고 들어온 식량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오다이곤이 다 들겠다고 가져간 것이다.
물론 최연승은 성좌가 되어서 아무리 굶어봤자 별 상관없긴 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내 목걸이 공간창고에 있는 고기를 꺼내주긴 아깝고.’
한정된 공간에 있는 몬스터 고기들은 지구에서 구할 수 없는 특 A급 고기들이었다.
어비스에서는 고기를 먹는 것보다 채우는 속도가 훨씬 더 빨랐기에 남김없이 썼는데…
지구에 오니 먹는 속도가 훨씬 빨랐다.
평소에 쓸 일 있으면 질이 나쁜 고기들부터 꺼내긴 했지만 이제는 좀 아껴야 할 것 같았다.
‘필요한 일 아니면 꺼내지 말아야지.’
어비스에서 돌아다닐 때에는 몬스터들이 지긋지긋하기만 했지, 지구로 돌아가면 만날 수 없으리라고는 생각치도 못했던 것이다.
“그걸 먹자고?”
“독 없으니 먹을 수 있다.”
“아… 아니. 몬스터잖아. 먹을 수 있는 몬스터가 맞나?”
“맞는데.”
정말?
최연승이 그렇다고 하니 아레나스는 일단 납득했다.
클랜이 그런 것도 테스트를 했나보군!
* * *
혼돈쌍두견은 그 뒤로도 계속 최연승과 아레나스를 노렸다.
하지만 한 번도 기습에 성공하지 못했다.
땅 밑에 숨어 있다가 기습하고, 나뭇잎 속에 숨어 있다가 기습하고, 나무 위에서 떨어져서 기습하고…
이쯤 되자 아레나스는 혼돈쌍두견이 안쓰러워질 정도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말도 안 된다!
던전은 몬스터의 집, 몬스터의 홈그라운드였다.
그런데 그런 곳에서 몬스터가 사람 상대로 한 번도 기습을 성공하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나?
‘아니. 그보다 내가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데…?’
아레나스는 슬슬 초조해졌다.
최연승이 치료를 해 준 은혜가 있지 않은가.
최소한 몬스터가 나왔을 때 앞에서 탱킹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은혜를 조금이라도 갚고 싶었다.
딱히 아레나스가 성실하고 선량한 사람이어서가 아니었다.
…그저 최연승한테 너무 버러지 같은 취급을 받고 있어서 뭐라도 하고 싶은 마음!
그러나 그럴 기회는 없었다.
최연승이 다른 헌터들을 발견한 것이다.
“저기군. 헌터들이다.”
“아무것도 없는데…?”
“대화 소리가 들린다. 가자.”
“???”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나무 사이를 거침없이 헤치고 지나가는 최연승을 보며 아레나스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나 정말로 헌터들이 나타났다.
숲 안의 거대한 공터에 헌터 열댓 명이 모여 있었던 것이다.
“!!”
한눈에 봐도 여러 클랜에서 온 헌터들이 일단 모였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몇 명씩 삼삼오오 흩어져 있었던 것이다.
다른 클랜에서 온 헌터들도 흩어져서 헤맸다가 여기에 모인 것이 분명했다.
“이지도르 님!”
“아레나스?”
놀랍게도 클랜의 헌터들도 있었다.
B급 헌터 이지도르를 발견한 아레나스는 반갑게 이지도르를 불렀다.
“살아 있었구나! 걱정하고 있었다.”
“크흑… 감사합니다!”
“어떻게 된 거냐?”
이지도르는 놀랍다는 듯이 아레나스를 쳐다보았다.
냉정한 소리였지만, 이지도르는 아레나스가 반쯤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던전에서 흩어졌는데 며칠이 지났는데도 합류하지 못하면 살아있을 확률이 별로 없다고 봐야 했던 것이다.
던전이 그렇게 만만한 곳이 아니었으니까.
그런데 아레나스는 좀 창백하긴 해도 멀쩡해보였다. 다친 곳도 없이 걷고 있었고.
“여기 이 최연승 헌터가 절 구해주고 치료해줬습니다.”
“뭐…?”
“구해주고 치료해줬다고?”
“???”
그 말에 이지도르뿐만 아니라 자리에 있는 다른 클랜의 헌터들의 고개가 돌아갔다.
구해주고 치료해줬다고??
“아하. 몬스터를 같이 만나서 싸웠나보군?”
“아니… 다쳐서 쓰러져 있었는데 구해줬습니다.”
“…아하. 원래 아는 사이였나? 친했었나보군.”
“아니… 오늘 처음 보는 사이입니다만.”
“…그럼 왜 구해준 거지?”
“그… 그러게요?”
이지도르의 말에 아레나스도 동의했다.
진짜 왜 도와준 거지?
“도와줘서 불만이라도 있나?”
최연승은 심드렁하게 말했다.
여기 미국 헌터들은 어떻게 된 게 구해주면 구해줬다고 화들짝 놀라서 지랄이었다.
물론 최연승도 숭배를 받고 존재력을 올리기 위해 선행을 하는 것이었지만…
그냥 좀 ‘감사합니다’하면 안 되나?
“아… 아니다. 고맙다. 최연승. 의 이름으로 감사를 표하지.”
이지도르는 진심을 담아서 말했다.
헌터들이 모두 이기적인 개새끼라 같은 클랜의 헌터도 안 도와주는 일들이 대부분이긴 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선의를 보여주는 헌터는 감사 인사를 받을 자격이 충분했다.
이지도르는 그런 헌터에게 감사 인사를 하지 않을 정도로 삐뚤어지지는 않았던 것이다.
“어디 소속이지?”
“.”
“!? 클랜도 왔나!?”
이지도르는 여러 가지로 놀랐다.
일단 소속이라는 것에 놀랐고, 의 다른 헌터들이 흩어진 상황에서 자기 클랜 헌터를 도와준 선의에 놀랐다.
이 정도면 헌터가 아니라 성자 수준 아닌가?
‘아. 최연승이면…’
이지도르는 깨달았다.
라스베가스에서 있었던 영상을 이지도르도 봤던 것이다.
어비스에서 돌아온 1세대 헌터!
‘그래서 그런 건가?’
옆에서 다른 클랜 헌터들이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치료라니. 그냥 몬스터 잡은 김에 일으켜 세워준 정도겠지. 클랜 헌터는 과장이 심하군.”
“자기 클랜도 아닌 놈을 치료해 줄 사람이 어디 있겠어.”
그 말을 들은 아레나스는 분노했다.
물론 그도 최연승을 처음에는 강도라고 생각하고 오해했었지만, 다른 놈들도 그렇게 말하는 건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헛소리 하지 마라! 여기 최연승 헌터는 치유 마법까지 써서 날 도와줬다!”
“치… 치유 마법까지?!”
“말도 안 되는…!”
다른 헌터들은 또다시 경악했다.
그건…
정말로 말이 안 되잖아!
아레나스는 발을 구르고 침을 튀겨가며 설명을 시작했다.
-아, 그러니까 내가 뒤지기 일보 직전에 저 최연승이란 헌터가 나타나서 ‘죽으면 안 된다! 내가 반드시 널 구해주겠어!’라고 말하면서…
…누가 들으면 ‘와 최연승이란 헌터는 성자인가??’싶을 정도로 각색이 심하게 되어 있었다.
‘이 자식은 자기도 안 믿어놓고 뻔뻔하군.’
최연승은 속으로 생각했다.
자기가 양심에 찔려서 저러는 거 같긴 한데 너무 거짓말이 심하지 않은가.
“헛소리 작작해라. 다들 이상하게 생각하잖나.”
“뭐야… 허풍이었나?”
헌터들은 안심했다.
설마 했는데 역시나였던 것이다.
졸지에 거짓말쟁이가 된 아레나스는 억울하다는 듯이 말했다.
“헛소리라니! 치유 마법 써줬잖아!”
“써주긴 했지.”
“그리고 몬스터 해치우고 구해줬잖아!”
“구해주긴 했지. 그런데 그런 선한 의도는 아니었고 그냥 보여서…”
“????”
듣고 있던 헌터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치유 마법 쓴 것도 맞고, 구해준 것도 맞으면…
틀린 말이 하나도 없는데??
[숭배를 받아 존재의 힘이 오릅니다!]“…?”
왜 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