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469)
469화
‘뭐하는 미친놈인지 모르겠군.’
최연승은 상대의 제안에 당황했다.
성좌가 저렇게 싸움도 하지 않고 물러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가 싸움에 자신이 없어서 피하려는 거 아니냐고 묻습니다.]-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라. 고양이 성좌. 여기가 어비스 변두리인 줄 아나?
[가 시무룩해집니다.]어비스 외곽이면 모를까 지구까지 와서 이름을 날릴 정도의 성좌면 싸움에 자신이 없다는 게 말이 안 됐다.
물론 덜 호전적인 성좌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싸움을 피할 성격은 없는 것이다.
대낫을 휘두르는 약탈자. 부글부글 끓는 역병의 덩어리에 대해 아는 대로 말해봐라.
[가 이렇게 멋대로 명령해도 될 것 같냐고 항변합니다.] [는 가진 힘에 비해 겁쟁이 같은 놈이라고…] […]‘음?’
듣던 최연승은 멈칫했다.
진짜 겁이 나서 이러는 건가?
[가 말했지 않냐고 화를 냅니다!]* * *
그냥 도망칠 순 없다. 도망치고 싶다면 다른 적들에 대해 아는 걸 다 털어놓도록.
최연승은 상당히 무리한 조건을 내놓았다.
원래라면 그냥 받아주는 게 나을지도 몰랐다.
상대가 그냥 빠져나가는 것만을 원한다면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적의 전력을 일단 줄이는 게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이다.
하지만 최연승은 유리한 입장인 만큼 한 번 더 밀어보았다.
‘이것도 받아주나?’
-그럴 것 같지는 않…
[가 그거면 되냐고, 알겠다고 말합니다!]-……
-……
최연승과 나태의 여신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진짜 이래도 되나?
물론 악신 성좌들이 서로를 경멸하고 혐오하는 사이라는 걸 알고 있긴 했다.
하지만 지금 적들의 전력에 대해 다 털어놓는 건 다른 이야기였다.
이렇게 당당하게 배신을 했다는 게 들킨다면 다른 악신 성좌들이 나중에 죽어라 칼을 갈아 복수하지 않겠는가.
-뭐… 받아서 나쁠 건 없겠군. 받도록 하지.
-그, 그러도록 하려무나.
[가 자신의 생각이 짧았음을 사과합니다.] [싸우기 전부터 적을 무너뜨리는 그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 *
이 텍사스에 보낸 권속은 화염의 전령, 이게르카였다.
겉모습은 작은 새처럼 생겼지만 이 이게르카란 몬스터는 흉악하기 그지없는 A급 몬스터였다.
화염을 토해내고 화염을 삼키며 주변을 모두 잿더미로 만들어버리는 방화범 몬스터!
한 번 던져 놓으면 주변을 화염의 지옥으로 테라포밍해버리는 몬스터인 만큼 처럼 새 영역을 손에 넣고 싶은 성좌에게는 딱 알맞은 권속이었다.
이게르카는 화염을 토해내고, 주변으로 퍼진 화염이 각종 건물들과 시설들을 불태우고, 그 힘으로 이게르카는 다시 화염을 토해내고, 열기가 뜨거워지면 각종 화염 계열 몬스터들은 더욱 힘이 강해지고…
이 사이클은 제법 견고하게 굴러가면서 을 미소 짓게 만들었다.
안 그래도 뜨겁고 건조한 텍사스였다. 이 곳곳에 퍼진 불들은 몇 년간 꺼지지 않고 타오를 것이다.
이 전면전을 벌이는 대신 물러서자고 주장할 법도 했다. 이미 막대한 존재력을 챙겼으니…
-주인님. 적들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어지간하면 싸우지 말고 물러서라. 다른 자들과 먼저 싸우도록.
지금 텍사스에 발을 들이민 악신 성좌들의 생각은 다 비슷했다.
적들이 들어오면 자신이 아닌 다른 성좌들이 먼저 싸우는 걸 본 다음 견적을 내겠다!
-주인님. 놈들이 방향을 정해서 이쪽으로 오고 있습니다.
짜증나는 머저리 놈들 같으니! 하필이면 왜 이쪽으로 온단 말이냐? 다른 곳도 많을 텐데!
은 짜증을 냈다.
넓고 넓은 땅덩어리에서 하필이면 이 장악한 곳으로 몰려오다니.
파이어 드레이크들을 보내라. 놈들의 숫자가 꽤 많이 불어났을 테니 막기에는 충분하겠지.
파이어 드레이크.
지구에서는 B급 몬스터로 분류되는 몬스터였다.
거대한 악어와 드래곤을 섞은 것 같은 육중한 몸에 아가리에서 토해내는 화염으로 한 번 도심에 나타나면 막대한 민간 피해를 입히는 몬스터.
게다가 이 주변이 뜨거워지고 건조해진 만큼 파이어 드레이크의 힘은 몇 배로 강해져 있었다. 최근 알에서 부쩍 불어난 놈들의 숫자를 생각해봤을 때 어중간한 A급 몬스터 하나 박아놓은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할지도 몰랐다.
가벼운 마음으로 정찰하러 온 적들은 분명 물러서리라!
?!?
그러나 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 * *
일레야는 걱정 가득한 눈빛으로 최연승을 쳐다보았다.
이유는 하나밖에 없었다.
지금 공략하려는 지역은 이 점령한 지역.
어떤 스킬이 가장 효과적이겠는가.
바로 일레야가 사용할 수 있는 의 권능이었다.
멀리서 볼 때는 최연승이 그렇게 영웅 같아 보일 수 없었는데 가까이서 같이 싸우게 되니 최연승은 좀 미친 사장에 가까웠다.
그렇다고 자기가 뒤에서 시키는 것도 아니고 앞에서 같이 싸우면서 ‘너도 할 수 있다! 자, 하나, 둘! 하나, 둘! 권능 사용!’이러니 못하겠다는 소리는 하지도 못하고 일레야는 끙끙대면서 권능을 사용해야 했다.
성좌의 권능이란 게 원래 평범한 인간의 육신으로는 부담이 강하게 오는 거라 그렇게 쉽게 쓸 수 있는 게 아닌데…
만약 일레야가 한국말만 유창했으면 욕 몇 마디 정도는 나왔을 것이다.
“저기, 그, 있자나요.”
“?”
일라파엘은 일레야가 말을 걸자 고개를 돌렸다.
일레야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자신이 없어서 크러는데… 이번에는 천사님이 선봉을 맡으시면…”
“고맙군.”
일라파엘은 만족스럽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일레야의 얼굴이 환해졌다.
“하지만 명령을 내리는 건 최연승이다. 나는 멋대로 나설 생각이 없다.”
“……”
일레야는 황당하다는 듯이 일라파엘을 쳐다보았다.
언제부터 일라파엘이 이렇게 성숙해졌단 말인가.
그냥 먼저 선봉 서겠다고 억지를 부리는 게….
쩌저저적!
“!?”
최연승이 양손에서 극한의 냉기를 뿜어내기 시작하자 일레야는 깜짝 놀랐다.
“아. 놀랐나?”
일레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공도 이런 게 가능하지. 정보를 들어서 미리 알고 있는 만큼 준비했었다.”
마법은 아직도 엉성하지만, 무공에 관해서는 최연승은 조금만 시간을 주면 새 무공을 뚝딱 만들어내는 완전의 경지에 도달해 있는 성좌였다.
의 정보를 들은 만큼 최연승은 기운 중 극음지기(極陰之氣)만을 사용하는 무공을 새로 만들었다.
자연의 기운 중 가장 차가운 기운만을 사용하는 무공인 만큼 어지간한 냉기 마법은 따라올 수 없을 만큼 강력한 힘을 자랑했다.
일레야는 감탄하면서 박수를 쳤다.
“대단해요!”
“높게 평가해주니 고맙군.”
“그러면 저는 이번에…”
“하지만 네가 불러 올 권능에 비한다면 내 무공은 범위가 좁고 일대일에 특화된 스킬이지. 네가 필요하다.”
“……”
일레야의 얼굴이 차갑게 변했다. 옆에 있던 일라파엘은 부럽다는 듯이 말했다.
“내게 냉기 계열 권능이 있었다면…”
“걱정 마라. 일라파엘. 너는 너대로 활약할 일이 있을 테니.”
“그 말을 들으니 좋군.”
“……”
둘의 훈훈한 대화에도 일레야의 얼굴은 돌아오지 못했다.
* * *
구역에 들어온 적들은 파이어 드레이크들이 떼를 지어 몰려와도 당황하기는커녕 바로 약점을 노려서 쓰러뜨렸다.
권능으로 주변의 기온이 떨어지자 파이어 드레이크는 순식간에 움직임이 느려졌다.
-크르르륵… 크륵크륵.
의 권속 놈은 사방에 퍼진 화염을 빨아들여서 가두어버리더니 그걸 사용해서 파이어 드레이크들을 조련하기 시작했다.
추운 냉기에 벌벌 떨던 파이어 드레이크들은 권속 놈이 다루는 화염에 홀린 듯이 이리저리 조련당했다.
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성좌들끼리 싸우다 보면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었다.
의 권능이 가진 약점이 발견당할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빠르게는 아니었다.
어떻게 이렇게 숨 돌릴 틈도 없이 빠르게 공략해서 들어온단 말인가?
이게르카를 데리고 후퇴해라! 화염이 끊기면 영역 자체가 약해진다.
은 이제 체면도 신경 쓰지 않고 급히 명령을 내렸다.
가장 중요한 권속들만 적을 피해서 달아나도록 한 것이다.
다른 악신 성좌들의 권속들이 있는 쪽으로 도망친다면…
[가 이게 무슨 짓이냐고 황당해합니다.] [은 못 들은 척합니다.] [가 조롱하며 지켜보라고 말합니다.]는 차라리 잘 됐다 싶었다.
악신 성좌들이 여럿 있으면 좋은 점도 있었지만 서로 존재력을 갈라먹어야 한다는 단점도 있었다.
이번 기회에 의 세력을 싹 몰아내버리면…
??!?
그러나 또한 이 받은 충격을 그대로 느껴야했다.
는 이 주변을 돌아다니는 권속들에게 을 하사했다.
성좌가 가진 강력한 권능 중 하나로, 검 형태의 무기에 대해 막대한 방어력을 가지는 권능이었다.
인간 헌터들이 가진 아티팩트들 중에서도 검이 가장 많이 보이는 만큼 는 이 권능이 강력한 힘을 발휘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연승이 데리고 온 헌터들은 작정하고 원거리 딜러로만 구성되어 있었는지 의 권속들을 닥치는 대로 쏘아 죽이고 쓰러뜨렸다.
가 준비한 권능은 허무하게 무너졌다.
[가 혹시 의 권능 아니냐고 경악합니다!] [은 말도 안 된다고 말합니다.] [미래를 예지하는 권능은 흐릿하고 불확실한 권능이지 이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완벽하게…] [가 그러면 상대가 어떻게 저렇게 완벽하게 움직이는지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단순한 힘과 힘의 승부였다면 이렇게 싸움이 충격적이지는 않았으리라.
노골적으로 약점을 공략당하는 레이드 방식이 성좌들에게 더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었다.
대체 어떻게?
* * *
[이 에게 접근합니다.]어비스에서 모두가 꺼리는 성좌의 접근에, 천사 성좌도 당연히 불쾌감을 표했다.
꺼져라. 네 헛소리를 들어줄 기분이 아니니!
[은 중요한 정보가 있다고 호소합니다.] [지금 와 이 에게 속고 있다고 말합니다.]……
천사 성좌는 순간 멈칫했다.
그 반응에 은 자신이 제대로 찔렀다는 걸 깨달았다.
담당하고 있는 영역이 영역인 만큼 은 서로의 사이가 가진 틈새를 예리하게 잡아낼 줄 알았다.
최근 선신 성좌들은 을 필두로 단단하게 결속하고 있는 것 같았지만, 그 중에 은 예외였던 것이다.
여러 선신 성좌들이 미심쩍게 여기고 있는 만큼 조금의 의심만으로도 불화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해봐라.
[가 자신은 언제나 근거가 있는 말만 한다고 자부합니다.]여신은 속으로 냉소했다.
이 정도 반응이면 반쯤 성공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가 을 호출합니다.] [의 고발을 같이 들어보자고 말합니다.]……
허락도 구하지 않고 바로 상대를 불러서 삼자대면을 해버리는 급발진에 은 경악했다.
이게 대체 무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