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304)
전직용병 재벌서자-304화(304/305)
304화. 발견 못 했던 흔적 (1)
곽치영은 TSF 본사에 마련된 감사본부장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
“대체 어떤 방법으로 생존한 거지?”
얼마 전까지 항공기 추락 사고로 백신우가 꼼짝없이 죽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 달이나 지나서 살아 돌아온 탓에 탄식만 흘렀다.
“위에서는 대체 일을 어떻게 처리한 건지…….”
지난번 로사 테일러에 의해 상부의 수작임을 알게 되었다. 그게 정확히 누군지는 몰랐지만, 지금의 상황으로 난리가 났을 것은 확실했다.
그러다 노크 소리가 울리며 오한성이 안으로 들어왔다.
“본부장님. 한국 쪽에서 소식이 왔습니다.”
“오재성이 뭐 좀 알아낸 것이 있나?”
백신우의 생환으로 한국에 오한성의 형인 오재성을 보내둔 상태였다.
“현재 백신우가 입원 중인 병원에 송유메이가 다녀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백신우 대표와 VIP 병실로 같이 들어간 것까지 확인했답니다.”
“란펑의 송유메이가 백신우를?”
그 이름을 모를 수가 없었다. TSF의 대표 자리를 브릴리언트가 아닌 오큘러스에 넘긴 장본인이니 말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녀의 배후에 누가 있는지는 알아내지 못했다.
“확실하다고 합니다. 임시 주총 때랑 같은 경호원들을 대동하고 있어서 다른 사람일 수가 없다고 합니다.”
“송유메이가 거긴 왜 방문한 거지? 설마, 란펑이란 회사의 주인이 MH퓨처시큐리티였나?”
그런 의문에 오한성이 조심히 끼어들었다.
“일단 사업자 계좌에서 연결점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MH퓨처시큐리티가 배후에 있었다면 지분을 확보할 자금이 처음부터 있었다는 건데, 굳이 란펑이란 페이퍼 컴퍼니까지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요.”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최소한 배후와 밀접한 관계가 있을지도 몰랐다.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듣지 못한 건가?”
“안전을 위해 VIP 병실 전부를 대실한 데다가 입구부터 내부까지 경호팀이 진을 치고 있어서 불가능했다고 합니다.”
“꼼꼼히도 신경을 썼군. 그럼 송유메이 쪽 상황은?”
“부대원 하나가 따라붙었는데, 공항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따로 확인해보니 중국 타이위안 우수 국제공항으로 가는 티켓이었습니다.”
곽치영은 그 말을 듣고서 고개가 갸웃거려졌다.
“진중으로 간다고? 도로시 맥다니엘이 아직 중국에 있던가?”
“아마도 그럴 겁니다.”
“일단 내가 확인해보도록 하지. 아, 그리고 MH퓨처시큐리티 쪽 인원들은 포섭이 좀 되었나?”
백신우가 실종되었을 때 지시했던 일이었다.
그간 곽치영도 TSF의 일로 정신이 없다 보니 확인을 미루고 있었다.
“직원들 몇몇은 이야기를 마친 상황입니다. 다만, 핵심 부서 쪽은 은혜를 입은 인물들이라 시기를 보던 중이었는데, 백신우가 돌아오면서 보류시켜 두었습니다.”
자칫 포섭에 관한 사항이 역으로 백신우에게 들어갈 수도 있었다.
이에 곽치영은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잘했군. 그쪽은 좀 더 고려해보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오한성은 그렇게 말하고서 밖으로 나갔다.
그사이 곽치영은 도로시 맥다니엘에게 전화를 걸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날카로운 그녀의 목소리가 수화기에서 들려왔다.
[무슨 일이죠? TSF의 곽치영 감사본부장님.]잔뜩 비꼬는 호칭이었다.
“내가 원해서 앉은 자리가 아니니, 그리 삐뚤게 받지 않았으면 하네. 그리고 좋은 자리가 아닌 건 자네도 알고 있지 않나.”
TSF Investment는 현재 침몰 중인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물론 도로시 맥다니엘도 그 사실을 모르지 않았다.
[하지만 브릴리언트그룹 본사의 MD 자리는 다르지 않나요?]그녀는 곽치영과 다르게 브릴리언트그룹에서 MD보다 한 직급 아래인 디렉터가 되었다.
물론 그것도 결코 낮은 위치가 아니었지만, 한국에서 대대적인 실패를 보여주었던 곽치영이 자신보다 높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다만, 곽치영은 그 사실이 벌써 도로시 맥다니엘의 귀에 들어간 것이 신기했다.
“그건 어떻게 알았나.”
[저도 주변에 뿌려둔 귀가 적지 않으니까요.]“뭐, 불만일 수 있겠지. 하지만 상부의 지시 아닌가. 그게 싫다면 자네가 직접 말을 해보든지.”
그 순간 도로시 맥다니엘은 아무런 말도 못 했다.
현재 상황에서 상부에 이의를 제기한다는 건 반기를 드는 것과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곽치영은 잠시 조용해진 분위기 속에서 살짝 웃음을 흘리며 계속 말했다.
“아직 중국인가?”
[그건 왜 물으시는 거죠?]여전히 날카로운 물음에도 곽치영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란펑의 송유메이가 타이위안 우수 국제공항을 통해서 중국에 들어갈 거야. 그쪽에서 사람을 붙여주지 않겠나.”
[굳이 제가 말인가요?]“자네가 알다시피 지금 우리 상황이 안 좋지 않나. 가용 인력도 상당히 부족해졌고 말이야. 게다가 란펑에 대한 조사는 원래 자네 담당이기도 했고.”
마지막 말에 도로시 맥다니엘은 수화기 너머에서 묘한 정적을 흘렸다.
[이번 TSF 임시 주총과 관련해서 깊은 부분까지 관여 중이셨나 보네요.]주주 명부 조사에 관해서는 지사장들이 관여할 부분이 아니었다.
도로시 맥다니엘도 마찬가지였지만, 중요한 지분의 소유자이던 란펑이란 기업의 조사가 불가피했다.
하지만 임시 주주총회 직전까지 알아봤음에도 건진 것은 없었고, 당사자는 TSF 본사에 나타나 오큘러스 펀드의 손을 들어주기까지 했다.
결국 임무에 실패한 것이기에 도로시 맥다니엘은 난처해진 상황이었다.
“그러니 자네와 다른 대우를 받는 거겠지.”
[타이위안 공항에는 언제 도착 예정인 거죠?]“현재 위치가 어디인가?”
[…지금은 헤이허에 있어요.]러시아 국경을 코앞에 둔 중국 동쪽 끝 지역이다.
곽치영은 그 이유를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었다.
“헤이허? 설마, 아직까지 로이드 더글라스의 흔적을 쫓고 있는 건가?”
벌써 1년이 넘어갔기 때문이다.
그녀가 아버지처럼 생각하던 로이드 더글라스가 비즈니스 중에 사라진 후, 계속 찾는 중이었다.
[곽치영 본부장님께서 신경 쓰실 일은 아닐 텐데요.]“그러지. 한데, 거기서 타이위안 공항이 있는 진중까지는 빠른 이동이 불가능할 텐데.”
같은 중국 땅임에도 경유까지 한다면 약 24시간이 걸리는 거리였다.
문제가 심각했기에 곽치영의 분위기는 무거워졌다.
[란펑의 조사로 상하이에 보내둔 인력이 있으니, 그쪽으로 보내서 붙여두면 됩니다.]그곳에서는 비행기로 2시간 정도였다.
“다행이군. 그럼 부탁하지.”
[일단 붙고서 웬만큼 확인한 후에 연락드리도록 할게요.]“놓치지나 말고.”
통화는 그렇게 끝났다.
곽치영은 찜찜한 기분에 표정만 살짝 구긴 채 핸드폰을 옆으로 내려놓았다.
* * *
【MH퓨처시큐리티 백신우 대표의 생환, 하이퍼 브릿지 프로젝트는 문제없이 진행되는가. 임시 대표로 직책을 수행하던 주호연 재무이사 측에서는 진행 과정에 차질이 없다는 의견을 홍보팀을 통해서 내놓았으며…….】
【백신우 대표가 무사 귀환한 가운데, 대한민국 정부와 외교부 측에서는 이번 JDE324 K949 편 전세기 하이재킹 사태의 수사를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관심이 몰리고 있다.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기업의 대표가 타국에서 세 번이나 테러당한 상황을 가볍게 여길 수 없기에, 확실한 대비책과 해결책이 마련되어야…….】
.
.
연일 언론에서는 신우와 회사의 이름이 거론됐다. 다른 언론사들을 통해 후속 보도까지 계속해서 터지며 가라앉을 기미가 없었다.
그사이 회사 앞에서 죽치던 기자들이 정리되고, 신우는 퇴원과 함께 회사에 출근할 수 있었다.
“대장―!”
업무를 시작하려던 중에 옆 사무실과 연결된 문이 열리며 장만수가 외쳤다.
“왜 그래?”
“제약회사 연구소에 맡겼던 분석 결과가 나왔어!”
미구엘 존슨이 사용한 BOU32란 주사기의 약물을 말함이었다. 어떤 성분인지 정확히 알 수가 없었기에 상당한 기간이 걸렸다.
이에 신우는 컴퓨터를 잠그고서 옆 사무실로 넘어갔다.
지금 운영0실 사무실에는 장만수와 웨이, 릭만 있었다. 릴리안과 헥터는 미국 쪽 일로 넘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가 어떤데?”
“혼합된 성분 때문에 정확히는 안 나왔어. 그런데 혈액에서 채취된 잔여 약물이 테스트에서 뉴런과 시냅스를 강제적으로 자극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 같아.”
“신경 쪽을 말하는 거지?”
“나도 의학은 전문이 아니라서 잘은 모르겠는데, 일단은 그래. 쉽게 예를 든다면 오감이 일반인들보다 예민해지는 효과가 나타나는 거지.”
그 순간 신우의 표정이 굳어졌다.
물론 약물을 사용했던 미구엘 존슨이나 에반 노츠와 싸우면서 본 것이 있으니 예상하던 바였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분석된 결과로 들으니, 불길했던 생각이 무언가와 맞아떨어졌다.
“루두스가 그 약물을 연구로 만들어냈다는 뜻이겠네.”
“그렇지. 하지만 부작용이 심한 걸 보면 아직 테스트 단계인 것 같아. 어떤 부작용인지는 알지?”
“…무통각?”
약물을 사용한 이들 전부 상당한 부상에도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행동했다. 물론 전투에서 통증이 없다는 건 무적처럼 보일 수 있었다.
그러나 통증을 모르는 상태라는 건 스스로 얼마나 데미지가 축적되었는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이기도 했다.
오히려 그 점이 두 사람과 싸울 때 이점으로 작용했다.
“거기다가 찾아낸 성분 몇 가지는 심장에 큰 무리가 간다고 해. 오감이 예민해진 만큼 반사신경이 높아지면서 생기는 부작용이라고 하더라고. 일종에 강심제의 효과가 있는 거지.”
“진짜 살인 기계라도 만들 생각인 건가.”
“그런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지. 게다가 놈들이 약물로 얻은 증상… 우리랑 비슷하지 않아?”
그게 바로 신우가 불길하게 생각하던 부분이었다.
과거로 돌아온 직후부터 느끼고 있던 신체의 위화감. 분명 몸은 그때보다 젊어진 상태이지만, 그간 단련하며 쌓아온 몸의 경험치와 전투 습관은 현저히 부족한 상태였다.
하지만 666부대원들을 압도하는 실력을 보여주었다.
전부 이전보다 예민해진 오감과 반사신경 덕분이었다.
그사이 신우는 장만수에게 분석 결과가 적힌 서류를 받아 살펴보았다. 100% 분석된 결과가 아님에도 장만수가 말한 것과 자신이 느끼고 있는 것이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유즈니섬의 핵미사일 기지… 거기에 우리가 파악하지 못한 연구소 같은 것이 있던 걸지도 모르겠네.”
“안 그래도 나도 혹시 몰라서 확인해봤어.”
“어떤 걸?”
“우리가 그쪽 정보를 흘린 후, 유즈니섬에서 빠져나온 뭔가 있는지를 말이야.”
현재 유즈니섬은 불법 핵미사일 기지가 발각되면서 러시아 국방부와 SVR에 의해 폐쇄되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기지 내부의 시설도 수색을 마쳤으니, 뭔가 나왔다면 정보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발견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나온 것이 없다면 누군가 은폐했거나 발견하지 못하도록 미리 옮겼을 가능성이 높았다.
“나온 것이 있었어?”
“정보가 유출된 직후, 해양 경로가 위장된 화물선과 해군 함선이 있었어. 출발지는 러시아 북동부의 세베로모르스크. 당시 위성지도에 잡혔는데, 그것마저 러시아 국방부에서 누군가 삭제했어. 뭐, 나의 LEUCO가 백업 서버를 뒤져서 복원할 수 있었지만.”
모니터에는 방금 설명의 증거인 위성 사진이 떠올랐다.
확실히 유즈니섬의 핵미사일 기지 인근으로 화물선과 해군 함선이 순차적으로 접근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