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rmer Mercenary is a Chaebol Heir RAW novel - Chapter (305)
전직용병 재벌서자-305화(305/305)
305화. 발견 못 했던 흔적 (2)
신우는 심각해진 얼굴로 모니터에 띄워진 위성 사진을 뚫어져라 보았다.
“화물선과 러시아 해군 함선을 움직인 사람은 찾았고?”
“당연히 찾았지. 놈들이 윗선을 포섭해서 위장 경로를 만들고, 위성 사진까지 지운 걸로 안심하고 있던 거 같아.”
타타탁―
자판이 두드려지더니 화면에 인물의 신상 정보가 떠올랐다.
【발레리 루드스코이】
― 19△△년 △△월 △△일
― 러시아 △△△ 출신
― 화물선 베르게이프 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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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브게니 프루스티코프】
― 19△△년 △△월 △△일
― 러시아 △△△△ 출신
― 러시아 세베로모르스크 해군기지 △△△ 함선 1등 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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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상에서는 특별한 것이 없었다.
다만, 거기서 알아내지 못할 사항이 없지는 않았다.
“돈으로 포섭되었을 확률이 높겠네.”
“아마도 그렇겠지. 그래서 확인해둔 사항이 있긴 하지만.”
장만수의 손가락이 다시 바쁘게 움직였다.
이내 두 사람의 행적을 추적하여 최근 이동한 경로와 본인을 포함한 친인척의 재산 변동 내역을 띄웠다.
“각자 차명 계좌로 자금을 받았네. 마카오와 홍콩 쪽 은행이야. 성미가 급했는지 IP 추적 걱정도 하지 않고서 계좌를 확인했어.”
“금액은?”
“휘우∼! 100만 달러씩이나 받으셨네.”
약 14억 원이나 되는 돈이었다. 당연히 그만한 자금이 동원된 일이라면 작은 일일 수 없었다.
“화물선이 메인이겠네. 이동 경로는 파악했어?”
“잠깐… 위장 경로를 덧씌워놓고 자체 GPS는 꺼놔서 이동이 가능한 경로의 모든 나라 항구를 싹 다 뒤져봐야 해.”
“그건 시간이 좀 걸리겠네. 어느 정도로 예상돼?”
“경로를 생각하면 카라 해, 동시베리아해. 거기서 북극해나 베링해를 통해서 북태평양으로 빠졌다면 찾기가 어려울 수도 있어. 하지만―!”
화물선의 GPS를 위장하고서 움직인 것이니 장만수의 설명은 납득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장만수가 마지막으로 던진 말에 신우는 미소가 지어졌다.
“방법이 있나 보네.”
“놈들이 모든 사람을 통제할 수 있을 리는 없었을 거야. 화물선의 탑승자들을 찾아내 거기서 발생되는 GPS를 찾아내야지.”
나름 참신한 방법이었다.
물론 루두스에서 통제를 완벽하게 이뤄내지 못했다는 가정하지만…….
이에 장만수는 다시 컴퓨터 쪽으로 몸을 돌렸다.
“오래 걸리지 않는 거야?”
“놈들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한들, 탑승한 사람을 완벽하게 지울 수는 없을 테니까.”
모니터의 화면은 빠르게 바뀌어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세계 지도에 하얀 격자무늬와 빨간 선이 그려졌다.
“잡았다―!”
장만수의 외침에 신우와 뒤쪽에서 조용히 지켜보던 웨이와 릭도 가까이 다가섰다.
“어디로 간 거야?”
빨간 선은 유즈니섬에서 시작해 길게 이어졌다.
이내 장만수의 탄식이 흘렀다.
“이것 봐라. 반대로 올라갔네.”
화면에서 빨간 선의 방향은 북쪽이었다. 바렌츠해에서 그린란드해, 래브라도해를 거쳐 캐나다의 세인트 존 항구까지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아까 예상한 방향과 완전히 달랐기에 장만수도 깜짝 놀랐던 것이다.
“저기서부터는?”
“그쪽 기록을 보니 연료만 보충하고서 다시 움직였어. 최종 목적지는 도미니카 공화국의 푸에르토플라타 항구. 여기서부터는 기록이 없네. 항구 CCTV를 오프라인으로 관리하나 봐.”
아무리 LEUCO가 대단하다고 한들, 오프라인으로 된 전산망까지 뚫을 수는 없었다.
“오프라인이라도 해도 지금 상황을 보면 남겨둔 것은 없겠지.”
“맞아. 최대한 흔적을 지웠을 거야.”
신우는 잠시 생각하고서 말했다.
“그럼 해당 시점에 남아메리카 쪽에서 움직인 조직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겠어?”
갑자기 뜬금없는 물음에 장만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조직? 남미 쪽은 몇몇 나라를 제외하고서는 전부 위험해서 조직들이 꽤 많을 텐데.”
“놈들은 유즈니섬이 발각될 위험 때문에 뭔가를 옮겼어. 굉장한 은밀하고 조심해야 하는 것이라면, 내부에서 정보가 새어 나갔을 확률부터 확인하겠지.”
그때 웨이가 끼어들었다.
“그래서 자기 사람들보다 다른 놈들을 썼을 가능성이 높다는 거구나.”
동시에 장만수도 이해하고서 손뼉을 부딪쳤다.
짜악―
“맞네! 혹시나 발각되더라도 꼬리를 자를 수 있으니까.”
신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어갔다.
“그래도 신뢰가 중요하니 666부대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순간 떠오른 것이 있었다.
말이 끊기자 다른 동료들이 신우를 쳐다봤다. 그리고 신우는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지난번 곽치영이 MH전자 디자인과 기술 유출 사건을 만들었을 때, 베네수엘라 쪽에서 병력을 움직였어.”
장만수도 상황을 떠올릴 수 있었다.
“아, 맞네! FEROX에서 MH의 고석주와 안동원을 구출할 때 그쪽에서 뒤늦게 666부대가 움직였지!”
“바로 확인할 수 있겠어?”
“급하게 움직였던 거면 흔적이 남았을 수도 있으니 찾아볼게.”
“그동안 나는 생존 신고 좀 하고 올게.”
“신고?”
그런 반문에 신우는 웃어 보였다.
“내가 죽었다고 확신했던 기간 동안 놈들이 가만히 있었을 리가 없잖아.”
명인철만 봐도 그 소식과 함께 곧장 움직였다. 당연히 MH퓨처시큐리티를 노리는 중인 다른 이들도 뭔가 해놨을 수 있었다.
동시에 장만수가 감탄사를 흘렸다.
“전투밖에 모르던 우리 대장이, 기업인 다 됐네.”
“이 짓도 계속하다 보니 익숙해지긴 하더라. 그리고 하르파스 쪽은 슬슬 계획대로 진행해줘.”
“Okay―!”
일단 TSF의 대표 자리를 릴리안이 꿰차게 만들었다. 그러니 다음은 하르파스 인더스트리의 차례였다.
대화가 웬만큼 마무리되자 옆에서 웨이와 릭도 일어났다.
“너희들은 어디 가게?”
그 물음에 웨이가 대답했다.
“KITE에 가봐야지. 우리가 없는 동안 훈련 수준이 개판이 됐더라고. 가서 한번 뒤집어줘야지.”
릭도 엄청 벼르고 있었는지 옆에서 팔을 크게 휘두르며 몸까지 풀었다.
“오늘 죽어 나가는 사람들 많겠네. 미리 구급차라도 불러줄까?”
“딱 기어서 나갈 정도까지만 할 거야.”
그렇게 이야기하며 같이 밖으로 향했다. 뒤쪽으로 비서인 장진호가 따라붙었다.
“회사 좀 돌아다니려는데, 굳이 따라오려고?”
“대표님이 무슨 사고를 치실 줄은 알아야 뭐라도 조치하죠.”
“내가 사고만 치고 다니나?”
“안 치신 적이 없긴 하죠.”
장진호의 당당한 대답에 신우는 다시 웃음이 나왔다.
잠시 후, 신우가 먼저 들어선 곳은 운영1실이 있는 층이었다. 사무실에서 바쁘게 일하던 직원들은 몇몇 사람들의 놀란 목소리와 함께 시선을 돌렸다.
신우의 출근 소식을 듣긴 했지만, 직접 모습을 보였으니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운영1실 사무실 구석에서 신우를 발견한 나정현이 튀어나왔다.
“대표님!”
“잘 지내셨죠?”
“제가 드려야 할 말이죠! 정말 괜찮으신 겁니까?”
나정현은 잔뜩 걱정한 얼굴이었다.
“멀쩡합니다. 크게 다친 곳도 없고요.”
“일단 보고받기로는 회사에 큰일은 없었던데, 혹시 제가 모르는 일이 있었습니까?”
그런 물음에 나정현의 시선이 주변을 슬쩍 훑는다.
“잠시 괜찮으시면 제 사무실로 들어가시죠.”
은밀히 할 말이 있는 것 같았다.
이에 신우는 장진호와 함께 그를 따라서 사무실에 들어가 앉았다.
“안 좋은 일이라도 있던 겁니까?”
“사실… 얼마 전에 외근으로 밖에 나갔다가, 지영숙 팀장이 TSF 한국 지사 사람을 만나던 걸 보았습니다.”
신우의 고개가 갸웃거려졌다.
“우연히 그걸 보셨다고요? 근데 TSF 한국 지사 사람인 것은 어떻게 아셨습니까?”
“MH그룹 본사에 있었을 때 사업차 만났던 직원이었습니다. 혹시나 하고서 지 팀장에게 물어보니, 친분이 있어서 이직 때문에 만났다고 하더군요.”
현재 TSF 한국 지사는 철수한 상태이다. 당연히 거기서 일했던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고서 실직자가 되었다.
지금 설명대로면 납득될 만한 만남과 대화이긴 했다.
“이상한 점이 있던가요?”
“TSF의 김종호 과장이라고, 저랑 대학 동기인 사람입니다. 동문들 사이에 퍼진 소문으로는 최근 고가의 스포츠카를 구입하고, 강남에서도 고급 클럽을 자주 들락거린다고 했습니다.”
실직한 사람의 씀씀이가 커졌다는 의미였다.
“그렇군요.”
“지 팀장은 크게 신경 쓸 일이 아니라고는 했지만, 이후 수상한 모습이 좀 보여서 말입니다.”
“어떤 부분에서 말입니까?”
“갑자기 비서실 직원들이랑 자주 어울리고 다녔습니다. 그래서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물으니, 운영0실 사무실에 출입하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고 했습니다.”
그건 확실히 이상했다.
동시에 신우는 나정현이 거기까지 알아봤다는 것도 신기하게 느껴졌다.
“나 실장님이 그런 것까지 확인해보실 줄은 몰랐네요.”
“대표님이 안 계신다고 해도, 회사를 지켜야 하니까요. 게다가 지영숙 팀장은 지금도 명인철 대표하고 정기적으로 연락 중입니다.”
나정현과 지영숙은 MH그룹 본사에 있었을 때 명인철의 사람이었다.
이후 MH퓨처시큐리티로 계열사 분리가 되면서 같이 넘어왔다. 그리고 나정현은 명인철에게 버려지고서 신우에게 붙었다.
반면 지영숙과 더불어 몇몇 직원들은 명 씨 일가의 자식들과 아직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
물론 신우도 그 사실을 웬만큼 알고 있었다.
“그런 것까지 아십니까?”
“운영1·2실 회식 때 지영숙 팀장이 자리를 빠져나가 통화하던 것을 우연히 들었습니다. 그 사실을 알고 나니 수상한 모습들이 더 보였습니다.”
나정현은 신우에게 은혜를 입고서 완전히 충신으로 변모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연한 일이죠.”
그의 대답에 신우는 진지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하지만 가족을 생각해서라도 위험한 일에는 나서지 마세요.”
“예?”
“조심하시라는 충고이니 그렇게만 아세요.”
TSF와 명인철의 관계. 그 외의 자세한 설명은 해줄 수 없었다. 물론 지금 수준의 정보는 위험할 정도는 아니지만, 이보다 더 나아가면 잘못될 가능성을 배제하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지금 상황에서 명인철의 휘하에서 이탈한 나정현은 쓸모가 있었기에, 불필요한 상황으로 잃기는 아까웠다.
“…알겠습니다.”
신우의 분위기를 읽던 나정현은 바로 이해했는지 순순히 대답했다.
“다른 사항은 없죠?”
“없습니다. 그리고 돌아오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진심이 느껴지는 표정과 목소리였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 그럼 저는 다른 부서로 가보겠습니다.”
대답과 함께 신우는 장진호를 데리고서 이동했다. 그리고 기획부에서도 이성문 부장이 나정현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대표님―!”
MH리테일에서 탈출시켜 준 은혜에 대한 외침이었다.
그때부터는 나정현과 나눴던 일반적인 대화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물론 이성문은 나정현보다 더 흥분하여 신우를 걱정했다.
“이 부장님… 진정하시죠.”
“아, 죄송합니다.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해서…….”
“일은 잘되고 있다 해서 둘러보던 중입니다.”
현재 MH퓨처시큐리티 기획부에서는 하이퍼 브릿지 프로젝트의 일부와 함께 기존 테마파크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다.
“전주 쪽은 문제없이 공사를 진행 중입니다. 그리고 강원도 쪽도 부지 용도 변경 확정 후 설계 마무리 단계라서, 얼마 후면 착공식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잘 부탁드릴게요.”
신우는 이성문과도 대화하고서 다른 부서를 쭉 돌았다.
MH퓨처시큐리티 내에서 신우가 측근들에게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는 분위기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