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Youngest Son of the Righteous Sun Family RAW novel - Chapter (191)
의선명가 천재막내 191화(191/191)
제191화
위지천과 탈혼희는 항주 근처 야산으로 향했다.
위지천이 괜히 진료소에서 소란을 피우면 민폐이니, 인적 없는 곳으로 향하자고 제안한 거다.
‘이 어린놈이 미쳤나?’
탈혼희는 고개를 갸웃했다.
숨겨진 한 수가 있음은 알고 있다.
어쩌면 그녀가 받았던 직감처럼 정말로 초절정에 이르렀을 수도 있으리라.
약관에 초절정!
강호가 경악할 성취인 건 맞지만, 그녀가 누구인가?
십객, 십악, 십마도 제각각 우열이 있다.
그녀는 십악 중에서도 앞줄에 꼽히는 이였다.
초절정의 경지가 아무리 대단해도, 강호 정상급 절대 고수인 그녀 앞에서는 어른과 어린애와 같은 차이가 있었다.
‘그래도 무려 그 재수 없는 검선을 경탄하게 한 아이이니, 얼마나 대단한 재롱을 보여줄지 궁금하군.’
설마 그녀와 진심으로 겨루려는 것은 아닐 거고, 그녀의 인정을 받기 위해 ‘재롱’을 보이려는 것이리라.
만약, 그 재롱이 인정할 만하다면, 그녀도 너그러이 저 어린것의 건방짐을 용서해 주기로 했다.
그런데.
“제 다섯 수를 버티면, 방주님께서 이긴 것으로 할게요.”
“…네놈, 뭔가 말을 실수한 것 같구나. 누가 누구의 수를 버텨?”
“방주님께서 제 다섯 검획을 버티면 방주님의 승리라고요.”
“!!”
마치 자신이 탈혼희보다 고수라도 되는 듯한 이야기.
간신히 억눌렀던 탈혼희의 가슴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최대한 너그럽게 넘어가려고 해도… 지나치게 건방지지 않은가?
“네 스승의 위용을 믿고 그러는 거냐? 난 검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알고 있어요. 방주님께서 신주(神州)에 발을 들이기 직전이라는 것을.”
“!!”
화경 극을 말한다.
범인들이 닿을 수 없는 경지란 뜻으로 신주(神州)에 닿았다고 표현한다.
“…네놈이 그걸 어떻게?”
그녀가 단순한 화경 상이 아닌, 신주육강에 필적하는 경지에 닿은 건 누구도 모르는 비밀이다.
“방주님께 가르침을 드리겠다고 했잖아요. 당연히 이 정도는 한눈에 알아봐야 가르침을 드리죠.”
탈혼희의 눈빛이 깊어졌다.
저 어린것이 그녀가 가늠한 것보다 더욱 만만치 않은 존재임을 눈치챈 거다.
물론, 그렇다고 경계심을 느끼거나 한 건 절대 아니다.
그러기엔 그녀의 경지가 너무나 지고했다.
조금 더 진지하게 재롱을 관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
“좋다. 다섯 수를 양보하마. 있는 힘껏 재롱을 피워봐라.”
위지천이 검을 들었고, 기운이 바뀌었다.
마공을 드러낸 거다.
“호오?”
탈혼희가 탄성을 뱉었다.
“의선혜검이 마공을 익혔다니. 온 천하가 놀라겠구나. 내가 네 비밀을 강호에 폭로하면 어쩌려고 드러낸 거냐?”
“방주님께서 그럴 분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뭐, 네가 내 돈을 떼어먹지 않는 이상 쓸데없이 남의 비밀을 떠벌리고 다닐 이유는 없겠지.”
탈혼희가 발을 한 걸음 앞으로 내디뎠다.
보법을 밟은 거다.
저 어린놈의 마공이 도저히 경시할 수준이 아니었던 탓이다.
단순한 초절정이 아니었다.
월천경(越天境).
그렇다.
위지천은 지난 삼여 년의 시간 동안 무려 초절정 상에 도달했다.
‘이건 내 상상을 초월하는구나. 저 나이에 초절정 입도 경이로운 성취인데, 월천경이라니?’
위지천의 현재 경지를 정확히 말하면, 정도 무공으로는 초절정 입이고, 마공으로는 초절정 상의 경지였다.
탈혼희의 표정이 진중해졌다.
절정과 초절정이 다르듯, 초절정 입과 초절정 상은 완전히 다른 경지다.
의혼(意魂) 때문이다.
초절정 상부터는 마음속 의지를 실제 현실적 힘으로 발현하는 의혼을 다룰 수 있다.
초절정 입은 절대로 화경의 고수를 당해낼 수 없지만, 초절정 상은 다르다.
의지의 힘, 의혼을 어떻게 다루냐에 따라 화경 고수도 위협할 수 있었다.
물론, 화경의 고수는 조화의 이치를 깨친 이들.
아무리 의혼이 강력한 수법이라고 해도 화경의 고수가 당하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애초에 의혼을 다루는 능력도 화경의 고수가 훨씬 더 능숙하고 강하고.
그저 화경의 고수조차 방심할 수 없는 수법을 들고 있다, 정도의 의미였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위지천과 탈혼희의 시선이 교차했고.
동시에 위지천이 검을 출수했다.
마기로 이루어진 검강이 탈혼희에게 쇄도했다.
‘완벽한 천추!’
탈혼희는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
아름답기까지 한 검강이었다.
검강을 이루는 천추가 궁극의 이상에 달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본좌를 상대하기에는 부족하다.’
탈혼희가 손을 내밀었다.
그녀는 권사(拳士)였다.
그것도 흑도제일권사라 불리는.
그녀는 위지천의 검강에 맞서 수강을 꺼내지 않았다.
그녀의 손이 위지천의 검강에 사선으로 미끄러졌다.
그녀의 넓은 소매가 펄럭이더니 검강을 감쌌다.
팔랑거리는 천과 바위조차 자르는 검강이 닿았는데, 결과는 놀라웠다.
위지천의 검강이 허공에 흐트러졌다!
‘역시 탈혼희.’
절정은 외기
초절정은 강기.
하지만, 화경은 그런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
화경은 조화의 경지.
거창한 공능 대신, 한 수, 한 수에 조화의 이치가 깃들게 된다.
따라서 화경 고수가 펼치는 무공을 보면 심심하게 보일 때가 많다.
한 수, 한 수마다 심오한 이치가 깃들어 있지만, 그 깊이를 알아보는 건 초절정 고수조차 어렵다.
위지천이 다음 수를 펼쳤다.
천마신공, 파혈검법, 검선의 가르침, 위지천 본인의 검술 식견을 합쳐 창안한 새로운 마도 검법, 파천선도검(破天仙道劍)이었다.
하늘을 깨부술 듯 강렬하며, 동시에 선도(仙道)의 묘리가 담긴 신공.
여기서 선도는 일반적인 선이 아니다. 세상 모든 것 위에 군림하고자 하는 마선(魔仙)의 도였다.
“대단하구나! 가히 마도제일을 논할 만한 검법이다!”
탈혼희가 다시 감탄해 외쳤다.
그녀가 더욱 경탄한 건, 검법 자체의 뛰어남보다, 그 검법을 다루는 위지천의 재간이었다.
감히 정면으로 맞서지 못하게 패도적이면서, 치밀하게 다음 수를 계산하고 있는 게 보였다.
무심코 피했다가는 꽤나 귀찮은 상황에 처하게 되리라.
‘의도대로 놀아줄 수는 없지.’
탈혼희는 처음 위지천을 경시하던 마음은 온데간데없어지고, 흥이 차오름을 느꼈다.
건방지게 굴긴 했지만, 이 정도 실력이면 충분히 자격이 있었다.
이번엔 탈혼희가 먼저 움직였다.
원래 다섯 수를 양보하려고 했지만, 흥이 올라 생각이 바뀌었다.
주먹을 정면으로 내질렀다.
“!!”
파아앗!
그녀의 주먹에 권강이 깃들었다.
탈혼희는 과연 위지천이 어떻게 반응할지 기대되었다.
‘막겠지?’
다른 이라면 피할 것이다.
무려 탈혼희의 정권이니까.
피하기 어려운 수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건 죽음의 길이었다.
조화의 이치가 깃든다는 건, 거스름이 없어진다는 거다.
피해도 벗어날 수 없었다.
방법은 하나.
정면으로 파훼하는 것뿐이다.
물론, 이것도 정답은 아니다.
무슨 수로 정면으로 파훼할 건가? 화경 고수의 수법이 강해도 훨씬 강할 텐데.
화경 고수가 항거 불능인 이유였다.
공략할 방법이 없었다.
위지천이 파앗 옆으로 몸을 틀었다.
탈혼희의 예상과 다르게 피하는 걸 선택한 거다.
‘흐음. 뭐, 어쩔 도리가 없긴 하겠지. 너무 기대했나?’
그때, 위지천의 검이 스르륵 움직였다.
느긋하게.
하지만 찰나, 무시무시하게 가속했다. 상리를 뛰어넘는 속도로.
‘의혼(意魂)!’
탈혼희가 신중한 눈빛을 했다.
앞서 말했듯 의혼은 유일하게 화경 고수를 위협할 수 있는 수였다.
더구나 보통의 의혼이 아니었다.
의지의 힘이 강할수록, 상리를 더욱 강하게 초월하게 되는데, 검의 속도가 마치 빛과 같았다.
이게 고작 월천경이 펼친 의혼이라니? 믿기지 않을 지경.
그녀도 마주 의혼을 펼쳤다.
위지천의 의혼이 쾌(快)였다면, 탈혼희의 의혼은 강(强)이었다.
속도는 다소 떨어졌지만, 상관없었다.
탈혼희의 주먹과 위지천의 검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
마치 화탄이 터지는 듯한 소리가 울렸고, 탈혼희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위지천이 충돌 순간, 탈혼희의 권력(拳力) 대부분을 흘린 거다!
‘의혼이 충돌하는 순간, 저런 묘기를 부리는 게 가능하다고? 어떻게 되어먹은 놈이길래?’
탈혼희 마음속에서 위지천의 평가가 또 바뀌었다.
건방진 놈에서 나름대로 인정할 만한 놈.
이제는 경악스러운 존재로.
‘몇 년만 지나면, 나와 어깨를 견줄 만하게 될지도?’
하지만, 탈혼희는 모르고 있었다.
아직 진정한 경악은 시작되지 않았음을.
위지천이 다시 검을 움직였다.
또 의혼이었다.
탈혼희는 왜 위지천이 다섯 수를 이야기했는지 어렴풋이 눈치챘다.
‘이번에 펼치는 수가 네 번째.’
의혼은 막대한 심력을 소모한다.
월천경의 경우 세 번 정도 펼치는 게 고작이다.
방금 한 번 펼쳤으니, 지금 펼치고 있는 것을 포함해 두 번만 남은 거다.
하지만, 몇 번이 남든 의미 없었다.
의혼이 화경 고수에게도 위협적인 건 상리를 초월하는 수로 허를 찌를 수 있기 때문이다.
탈혼희는 위지천이 어떤 수를 펼치든 철저히 대비하고 있는 터.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었다.
그런데.
탈혼희의 표정이 놀람으로 물들었다.
‘무슨?’
앞서는 경탄의 놀람이었다.
그러니까, 고수 된 입장에서 하수의 수가 경탄스러워 놀란 거다.
이번에는 달랐다.
‘어떻게 검에 조화의 이치를?’
말도 안 되는 일!
잘못 판단한 게 아니다.
평범해 보이는 검로다.
다른 이가 보면 전혀 다른 점을 눈치채지 못했을 거다.
하지만, 그녀의 눈에는 보였다.
저 검에 어떤 인위적인 거스름도 없음을.
그래서 항거할 수 없음을.
오싹 소름이 돋았다.
위기감이 들었다.
탈혼희는 마주 손을 움직였다.
전심으로.
마치 동급의 화경 고수의 수법을 상대하는 것처럼.
어처구니없게도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옳은 판단이었다.
“!!”
서로 수를 교환 후 탈혼희는 간담이 서늘해졌다.
만약,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면, 큰 낭패를 봤을 뻔한 거다.
그때, 위지천이 다시 검을 움직였다.
마지막 수였다.
이번엔 방금처럼 조화의 이치가 깃든 수가 아니었다.
인위적인 거스름이 가득했다.
탈혼희가 다소 안도해 대응하려는 순간이었다.
탈혼희의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무언가 이상함을 눈치챈 거다.
일반적인 ‘거스름’이 아니었다.
‘이질감’이 느껴졌다.
마치 위지천의 검만 세상에서 동떨어져 따로 존재하는 느낌.
일반적인 ‘거스름’은 ‘부자연스러움’이다.
우주의 조화를 거스르는 데서 오는 부자연스러움.
위지천의 검은 달랐다.
조화를 완벽하게 거스르고 있는데, 부자연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홀로 완벽했다.
자신만의 세상, 신주(神州)에 우뚝 선 것처럼.